신성한 그릇 ㅣ 사계절 그림책
윤정미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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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그릇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는 아주 귀하고 아름다운 물건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신성한 그릇’의 정체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변기라는 사실을 알고 뜻밖이면서도 재미있었다. 평소 너무 당연하게 사용해 그 소중함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물건을 이렇게 특별한 존재로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참 기발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변기가 없는 하늘 세상에서 시작된다. 천사들은 아침마다 똥을 누기 위해 구름 앞에 줄을 선다. 그러던 어느 날 인간 세상에는 똥 걱정을 해결해 주는 ‘신성한 그릇’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두 어린 천사인 수호와 천사가 그것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마침내 그 신성한 그릇이 바로 변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은 변기의 역사와 작동 원리, 배설물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등 다양한 지식도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수호와 천사는 하늘 밑 땅으로 내려가 욕심 많다는 크루즈를 찾아가 신성한 그릇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크루즈 집을 찾게 되고 만났지만 생각처럼 욕심 많은 아이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신성한 그릇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변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늘에서 꼭 필요한 물건임을 깨닫게 된다.
하늘에선 구름 속에 똥을 누고 덮었지만 변기는 물이 있었고 똥을 누면 물과 함께 어디론가 사려지는 원리가 신기해 크루즈에게 물으면서 그 원리를 알게 되는데 현대식뿐만이 아니라 고대 때부터 화장실 문화에 대해 들으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만약 변기가 없다면 우리의 하루는 얼마나 불편할까?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의 생각을 듣기로 했다.
아이들은 똥 얘기부터가 더럽다고 날리도 아니다. 화장실을 수시로 가면서 말이다. 남의 똥도 아니고 자기 똥이면서 하하~ 똥 얘기만 하면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는...
변기의 유래와 원리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는 시간이 되었고 더불어 만약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변기가 옛날 변기였다면 어땠을까를 비교했을 때의 느낌을 함께 생각하며 지금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다.
그림책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지식들... 재미와 흥미만 담겨있는 그림책이 아닌 이렇게 실생활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생각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것도 그림책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영향력은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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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난 도토리 ㅣ 풀빛 그림 아이
조은수 지음, 안태형 그림 / 풀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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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는 조그마한 도토리가 자기 몸보다 훨씬 큰 꽃을 들고 어디론가 힘껏 달려가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작은 도토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무엇을 만나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귀여운 그림 속에는 자연과 생명, 성장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작고 평범해 보이는 존재도 저마다 소중한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길을 걷다가 쉽게 지나치는 도토리 한 알도 그냥 작은 열매가 아니다. 땅에 떨어져 겨울을 견디고, 알맞은 햇빛과 비를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견디며 자라 마침내 커다란 나무가 된다. 손가락만 한 도토리 속에 거대한 나무가 될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자연 속에서 작은 벌 한 마리와 꽃 한 송이, 도토리 한 알까지 서로 연결되어 살아간다. 사람 역시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의 관심과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고,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면서 함께 살아간다. 어느 것 하나 쓸모없는 존재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수업하면서 아이들의 반응에 한 번 더 웃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작은 도토리가 왜 모자가 없다고 할까? 그렇다면 우리가 모자를 만들어주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니 아이들은 의외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고 이쁜 모자를 만들어 주자고 하기도 한다.
-엄마가요, 도토리는 껍질을 까서 도토리묵을 해먹는데요.
-할머니집에 가면요. 할머니가 산에서 주워온 걸로 도토리묵했다며 주세요. 그럼 아빠가 소주 에 먹어요.
아이들은 일상에 보이는 그대로를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소주’라는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나쁜 말이라고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저 웃으며 어른들이 마시는 것라는 말뿐...
그 반면이 그림책에서 나온 것처럼 예쁜 꽃으로 모자를 만들거나 떨어진 나뭇잎으로 모자를 만들어 도토리에서 선물하면 어떻겠냐고 한다. 숲공원에 가면 나뭇잎이 많다면서 말이다.
이번 연휴 때 가족여행가는데 도토리 모자 만들 재료를 가져오겠다는 아이도 있다.
귀여운 발상이다. 아이들에게 작고 힘없는 생명체의 소중함과 자연의 흐름과 계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친구들 중에 힘없고 약한 친구들이 있다면 도울 수 있는 강인한 친구들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그렇게 하겠다며 그림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달라고 한다.
책을 덮으며 빨리 자라려고 서두르기보다는 내 자리에서 천천히 뿌리를 내리고, 비바람을 견디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삶. 작다고 해서 결코 보잘것없는 것은 아니다. 작은 도토리 안에 커다란 나무가 숨어 있듯 우리 안에도 아직 피어나지 않은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믿고 기다려 주는 마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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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유자 호랑이 ㅣ 백유연 지역 특산품 그림책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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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와 호랑이가 어떻게 한 이야기 속에서 만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생겼다. 작가의 창의적인 발상일까? 아니면 고장의 전설일까? 일단 읽어보기로 했다. 표지에는 노랗게 익은 유자와 귀여운 호랑이, 푸른 자연이 어우러져 있어 고흥의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향긋한 유자의 느낌을 그림만으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밝고 생동감이 넘친다.
호랑이라는 친숙한 존재를 통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옛이야기 속 호랑이는 무섭고 용맹한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처럼 익살스럽고 친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의 호랑이 역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도와주는 매력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유자와 호랑이의 만남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흥이라는 지역과 유자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작가는 전남광주 산뿐만 아니라 섬에도 호랑이가 살았다고 한다. 고려사에는 고흥의 옛 이름인 고이부곡의 ‘고이’가 당시 방언으로 ‘고양이’를 뜻했다는 흥미로운 기록도 남아 있다고 말한다. 사실 작가가 이렇게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야기다.
이 글 외에도 복호산, 천등산등의 호랑이와 닮은 산의 모양을 그린 글도 함께 있다. 아이들에게 이 글을 설명하기는 힘들었지만 ‘유자’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 충분했다.
먼저 읽은 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수업을 진행했다.
유자라는 이름을 아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친구들도 있었다. 마침 지금 한참 시장에 가면 유자를 팔기에 한아름 사가지고 갔다. 집에 유자청도 있어 한 병 챙겨서 말이다.
매년 유자청을 만들어 먹기에 넉넉히 있어 아이들과 함께 마셔보기로 했다. 그림책이 유자차를 마셔보게도 하는 신기한 날이다.
책을 읽고 유자를 보여주며 만져보기 해고 맡게도 해보고 껍질을 까보며 육즙의 맛과 겉과 다른 향을 비교하며 마지막으로 유자청까지 만들어보았다.
그다음 자연과 신비로움과 농부의 노력과 사랑이 결실을 맺는 과정까지 더불어 유자가 우리 몸에 좋은 이유까지 깊게는 아니지만 친구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만 설명했다.
아이들은 직접 만져보고 청을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가정에서 엄마가 만드는 모습을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만든 것을 엄마에게 선물하겠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림책이 주는 선물이 소소하지만 이렇게 큰 사랑이 될 줄이야.
그림책은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 놀이터처럼 즐기고 만지고 생각하고 토론하며 요리할 수 있는 것 같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나만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술같은...
고흥이라는 곳이 어떤 곳이고 유자와 호랑이, 유자청, 선물등 키워드를 잡아 아이들과 함께하는 2시간은 우리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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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 존 케이지와 4분 33초 ㅣ I LOVE 그림책
니콜라스 데이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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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_존케이지와4분3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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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와 4분 33초’,‘아무것도’ 이렇게 띄어 생각했다. 아무것도 라는 이름의 연주곡를 설명하려는 그림책인가 싶었으니깐...
표지 역시 연주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고 건반 위에 작은 시계가 놓여 있어 약간의 강박증세가 있나 라는 생각도...연주가 눈을 지그시 감은 상태이지만 손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어 연주를 하려는 걸까 그것도 의문이었다. 전체적인 표지 느낌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느낌이랄까? 아이들에게도 표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연주 하기 전 기도하는 것 같다고 한다.’ 대회 나갈 때 자신도 기도 하기 때문에 그 모습 같다며 큰소리로 자신있게 말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책을 펼쳐보았다.
물론 아이들과 수업하기 전 존 케이지가 누구인지 피아니스트가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설명할 자료를 준비해갔다.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튜더는 헛간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연주를 한다는 말에 모두 갸우뚱한다.
연주라면 큰 무대와 은은한 조명과 관객이 많은 곳에서 연주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아이들 반응에 나 역시 끄덕이며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라며 더 읽어보기로 했다. 연주자는 피아노 앞에 앉았지만 연주를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시간이 흘러도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은 들려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 역시 이것을 과연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침묵 속에도 수많은 소리가 존재한다. 누군가 몸을 움직이는 소리, 기침하는 소리, 바람과 빗소리, 사람들의 숨소리처럼 평소에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소리들이 오히려 또렷하게 들려온다. 존 케이지는 바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음악과 침묵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
‘침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우리가 미처 듣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쁘게 움직이고, 말하고, 듣고, 새로운 것을 채워 넣으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가만히 멈추어 주변의 소리를 듣거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것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잠시 비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존 케이지라는 음악가를 소개하는 그림책은 ‘음악이란 무엇인가’, ‘고요란 무엇인가’,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듣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인 작품으로 다가온다.
우리도 책을 덮고 눈을 감은 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1분을 침묵 속에 가만히 있어보았다.
처음엔 그 1분도 못 견디고 실눈을 뜨고 말을 걸거나 옆사람을 툭툭 치더니 다시 2분 또다시 3분을 반복하면서 아이들은 그제서야 고요 속에 무엇인가 들린다고 한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는 무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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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임금님 납시오
강혜숙 지음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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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잇다

우리 옛이야기에서 친숙하게 만났던 도깨비를 유쾌하고 개성 넘치는 상상력으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제목부터 “임금님 납시오!”라는 힘찬 외침이 들리는 듯해 책장을 펼치기 전부터 어떤 도깨비가 등장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에서 도깨비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라기보다 익살스럽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도깨비들의 모습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난다. 화려하고 독특한 그림 속에는 우리 전통문화의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각이 함께 담겨 있어 장면마다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도 크다.
도깨비라면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갑자기 떠오르는 말~
도깨비 임금님 납시오는 글을 읽는 즐거움과 그림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그림책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깨비를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이에게는 신나는 상상의 세계를,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옛이야기를 듣던 추억을 불러오는 작품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왁자지껄한 도깨비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우리 이야기의 멋과 재미가 살아 있는 그림책이며 도깨비 주제로 옛이야기라 많은 우리 나라 그림책이 많아 여러 책을 함께 빌려와 비교하며 도깨비들의 재미나고 유쾌한 장면들을 함께보며 도깨비를 그려보기도 했다. 임금님이 되겠다며 선물을 가져왔던 도깨비들에게 모자를 하나씩 건내준 아이와 그 모자를 쓰고 임금님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도깨비들...
초등 저학년 또는 유치원생들이 읽으면 재미나게 따라하며 즐거워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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