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게 아니라 예민하고 섬세한 겁니다 - 세상과 불화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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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이성을 지나치게 앞지르는 감성이 걸림돌이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감정이 유달리 많았고, 감성적인 아빠를 닮았다는 점을 참작하기에도 지나치게 많았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해서인지 타고난 성격이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고 첫 기억 또한 흐릿하다. 그럼에도 성장 과정에서 매번 걸려 넘어지곤 했다. 감정 과잉과 공감 능력이 불협화음을 이루어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다는 꼬리표를 얻게 됐다. 어릴 때는 얘 말도 이해가 되고, 쟤 말도 이해가 돼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모자라 불같은 리액션을 했는데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 눈에는 그리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나 또한 미성숙한 어린아이였으므로 그것은 내내 상처로 남았다.

지지부진한 관계들 속에서 소심하고 내향적으로 변하며 감정을 다 내보이지 않게 되었다. 감정이 많고 공감 지능이 높은 것은 대부분 문제가 됐다. 나는 너를 이해하고 너는 나를 부담스러워 피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자연스럽게 점점 경계선으로 밀려나는 기분이 들었는데 성인이 되고도 몇 년은 방황을 해야 했다. 나는 내가 '유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다 어느 날 내가 과도하게 외로운 게 아니고, 내가 과도하게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는 걸 알고나서 삶에 새로이 눈을 떴다.




이 책에서는 '민감성'이라는 특성에 대해, 특히 온갖 심리 연구에서 배제되고야 마는 젊은 여성들의 심리에 대해 깊숙이 파헤친다. 서문에서부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너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다정히 말해주어서 유독 불안해진 요즘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됐다. 타고나길 예민할 수 있으며, 그것 또한 특수한 성격으로서 인정되어야 하며, 잘만 발휘한다면 그 가치를 바탕으로 혁신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다시 일상으로 뛰어들 용기가 났다. 요즘 유독 스트레스가 쌓여 감정 과잉 상태였는데 누군가 그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서 되려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전에 어떤 영상에서 젊은 남성이 술에 취해 소란을 일으키는 중년의 남성에게 다가가 안아주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도 그의 순간적인 공감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난다.

꽤 오랜 시간 동안 감정을 억누르고 공감을 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살았는데 결국 다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주 무너지곤 했다. 비로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이 남았을 생의 시간 동안 나는 충분히 예민하고 충분히 신경 쓰며 충분히 공감하여 들어야 할 목소리를 지나치지 않겠다고, 새삼스러운 다짐을 해 본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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