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마르는 시간 - 그럼에도 살아볼 만한 이유를 찾는 당신에게
이은정 지음 / 마음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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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이은정 작가의 산문집이다. 11월에 내가 읽은 첫 번째 산문집이다. 산문이 주는 매력에 빠져 있는데 이 책은 무덤덤하고 잔잔하게 감성을 자극하고 어떤 지점에선 후벼파기도 한다. 아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 이은정 작가 역시 삶의 여러 방향에서 아픔과 고독을 느끼고 그것을 치유하며 이겨내는 과정을 산문으로 담아낸 것이라 더 인간적인 글로 다가왔다.

이 산문집이 좋았던 이유는 참 많다. 그 중에 몇 가지만 꼽자면 첫째로, 그녀의 산문은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며 상처를 가지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따뜻함이 있다. 사람마다 상처없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렇지만 이 작가의 글에는 뭔지 모를, 그녀가 받았을 상처가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그런 상처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서 비롯된 것인지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지는 않다. 작가가 순간순간 뱉어내는 감정의 단어들과 일부 고백으로 짐작할 뿐이지만 어린 사춘기 시절 시작된 방황과 마음의 상처는 지금껏 치유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온몸이 발갛게 달아오를 만큼 떨어지지 않으려 했던 그 애달픈 낙엽'(177p)이나 사과를 깎는 장면에서 사과가 교수형을 당하고 머리마저 서서히 능지저참 당하는 꼴로 묘사하는 부분은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상적인 모습을 특유의 감성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일품이었다.

두 번째는 풍부한 감정과 섬세한 촉수가 글솜씨와 어우러져 읽기 편안하면서도 멋드러진 문장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더불어 내가 평소 잘 모르던 말을 배워서 더 좋았다. 머츰하다, 소포하다, 난만하다, 각회지다 등등 생소한 단어들은 그냥 지레짐작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사전을 찾아보았다. 그래야 작가가 이 글을 썼을 때의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산문이 문학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이런 단어의 선택에서 온 것 같다.

세 번째는 작가의 고백에서 느껴지는 진정성과 어디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언니같은 편안함이 글에 묻어 있다. 그건 아마도 가난에 힘겨워 동전으로 물건 값을 치르는 일에도 느끼는 부끄러움, 부모를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론 상처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고백, 폐지 줍는 할아버지를 보는 것에 대한 감정 같은 것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닐까 싶다. 공감이란 단어를 쓰기가 좀 조심스럽기는 하다. 나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다는 걸 어른이 되고 한참 뒤인 최근에 깨달았다. 작가도 말미에는 그렇게 말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무게는 다르고, 나도 가난해봤으니, 나도 그런 상처있는 시절이 있었으니 이겨내라, 나약하다 같은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고. 그저 그랬구나, 한마디면 될걸 섣부르게 충고나 조언은 위험하며, 각 개인은 상대에게 그럴 입장이 아니라는 걸 나도 점점 세상에 닦여가며 배우는 중이다.

작가의 눈물이 마르는 시간동안 책을 읽는 독자의 눈물도 서서히 마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어제 읽은 산문집에서 에세이란 단지 말랑말랑한 감성의 표출이 아니라 지성과 사유의 표현이라 했었는데, 가끔은 추운 겨울의 문턱에서 가슴을 녹이는 말랑말랑한 감성 덩어리 산문집도 필요하다. 읽고 가슴이 따뜻해졌으면 그걸로 훌륭한 글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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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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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100) 살림을 못한다. 더 정확히는 요리를 못한다. 살림을 잘하고 싶은 마음도, 배울 마음도 있었는데 내가 처음에 잘 못하니 성미 급한 신랑이 요리를 뚝딱 해버리는 바람에 주방을 넘겨(?) 주었고 그러다보니 하나씩 살림과는 멀어졌다. 내가 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상황과 맞물리기도 한데다 사실 편한게 컸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엄마가 어느 정도 살림을 하는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책 표지에 "살림, 재미있으세요?"라는 문구도 나를 자극했다. 아날로그 살림이란 제목에서 오는 느낌은 살림의 기본기를 배울 수 있을거란 느낌이었다.

살림에 대한 마음을 되찾기 위해 일단 낭비되는 모든 것들을 끊는 것에 집중하자.
p23

저자는 무의식이 지배하는 소비의 감정을 벗어나기 위해 물건 구매 전에 3일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무분별한 소비를 막는 제어장치인 셈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우리 무의식 속에 절제를 심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우연히 보게 된 환경 관련 다큐에서 일회용품 등 우리의 살림살이에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함을 깨닫고 환경을 생각하는 살림에 대해 고민하며 저자는 세 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첫째는 사람에게도 자연에도 해롭지 않은 소재의 물건 선택, 둘째는 재활용보다 재사용, 셋째는 최소 필요한 물건만 구비, 넷째는 쓰레기 버리는 날짜 체크다. 특히 넷째는 쓰레기 버리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24개월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 이후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정리하자. 요일별로 정리구역을 나누고 물건 상태에 따라 재사용, 버릴 것, 기증할 것 등을 나눈다. 또한 애착 살림물건을 만들면 살림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고 한다. 전기밥솥도 겨우 이용하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같지만 저자는 무쇠 밥솥을 이용한다고 한다. 관리에 신경써야하지만 쌀알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밥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설거지할 때 수세미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지는 몰랐다. 저자는 수세미 열매, 소창 수세미 등 천연 수세미를 소개하고 세제도 소프넛과 설거지비누를 사용한다. 소프넛 액상추출법도 소개하고 있다. 소프넛은 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빨래 세제로도 쓸 수 있다.

생각보다 환경을 위하고 낭비와 지출을 줄이는 간단한 방법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장보러 갈 때 장바구니와 식품 바구니를 들고간다거나 텀블러, 손수건 사용하기, 생리컵이나 면생리대 사용, 화장품 다이어트하기, 보자기 사용 등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살림 포인트다. 편리함을 무기로 무분별하게 쓰였던 각종 일회용품, 거기서 파생된 쓰레기. 우리 집도 분리수거할 때 정말 애먹는다. 택배를 시키면 오는 무수한 포장 비닐들이 베란다를 어지럽힌다. 대책이 필요하긴 했는데 한 번에 나도 쉽게 바뀌긴 힘들겠지만 아이들과 미션 작은 거 완료하듯이 매일 조금씩 일상에서 이런 것들을 실천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살림을 쉽고 간단하게 하는 방법이 실려져 있을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조금 더 돌아가더라도 진짜 아날로그 살림, 옛날 살림의 기본을 배운 것 같다. 더불어 환경에 무해한 살림살이를 배움과 동시에 약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그간 아무 생각 없이 썼던 많은 살림 도구들이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들을 배출하는지 다시 확인했던 시간이었다. 이런 것들을 실천하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많이 찾아보고 공부하고 비교했을까. 살림에 대한 기본 관심이 있고 똑부러지는 엄마라 가능한 일이었을거다.

네이버 카페 '아날로그살림안내소'에 이런 고민을 함께 하는 더 많은 살림꾼들이 모여있다고 해서 나도 가입했다. 자연을 살리는 제품들 소개, 쓰레기 줄이는 매장, 환경 책 소개 등 다양한 자연 살림법과 팁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직 살림이 많이 버거운 야매엄마지만 베테랑 선배 살림꾼의 깨알같은 노하우를 알게 되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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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단함 - 세상.영화.책
오길영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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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1월 늦가을을 보내며 선택한 세 번째 에세이다. 충남대 오길영 교수의 에세이 <아름다운 단단함>.

이 책의 머리글이 참 좋았다. 에세이는 어원 자체가 '시도하다'에서 왔다. 그래서 저자는 "에세이는 글쓴이가 자유롭게 선정한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은 견해를 '시도'하는 글이며, 사유를 실험하는 글쓰기"라고 말한다. 에세이는 단순한 감상적 체험의 글이 아니며 지성과 개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현란한 글재주가 아니라 지성적 사유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성찰과 자기 응시가 빠진 에세이는 감상주의에 물든 글이며, 이 책은 철저히 저자가 "감상적 체험, 직접적 현실, 그리고 자연발생적인 현존재 원칙으로서의 지성과 개념"을 재료로 하여 쓴 글의 모음집이다.

세상, 영화, 책을 주제로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저자의 지성적 사유가 표현되는데,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혹은 나와 다르거나 같은 생각들을 만나 즐겁고 뜨겁게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내가 보지 않고 읽지 않은 영화와 책이 많아 볼 거리, 읽을 거리를 많이 제공해 주었다.

나는 특별히 1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책과 영화는 아직 문화적 소양이 부족한 내게 숙제와도 같았지만 꼭 보고 싶고 읽고 싶게 했다.
저자가 다룬 주제는 미당 서정주의 시에 대한 에세이 평론, 문학 표절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들, 철밥통 문제, 권력, 세월호를 통해 바라본 용서와 화해의 조건, 신영복, 권력과 욕망 등이다. 저자의 글은 잘 읽히며 크게 군더더기 없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고 명확하여 신뢰감이 든다. 기억에 나는 문구를 몇 가지 적어 보았다.

좋은 에세이는 한 개인의 내면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 내면에 스며있는 역사와 사회의 풍경을 포착한다. (중략) 좋은 에세이는 몇 가지 요건을 필요로 한다. 첫째, 경직된 형식이나 체계로는 표현되기 어려우면서도 표현되기를 갈망한 독특한 체험, 둘째, 그 체험을 갈무리하는 지성과 사유의 깊이, 셋째, 이런 물음을 그만의 고유한 형식과 스타일로 표현하는 능력, 정리하면 체험의 사유와 표현의 완미한 결합이 좋은 에세이의 요건이다.
p92

저자의 에세이에 대한 지론이다. 말랑말랑 감성을 쏟아내는 글도 좋지만 지성과 사유의 깊이가 드러나는 글. 나는 언제 그런 글을 써볼 수 있을까.
교수 철밥통 관련 기사에 대한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인상적이었고, 내 생각과 같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사회 전반에 걸쳐, 특히 자본과 국가에게 밥그릇의 철밥통을 당당하고 뻔뻔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남의 철밥통까지 빼앗아야만 철밥통이 흔들리는 '나'의 마음도 편해진다는 속좁은 이기주의는 결국 모두를 공멸하게 만든다.
p121

철밥통 끼고 산다는 소리 깨나 들어본 내가 공감한 부분이다. 교사나 공무원, 교수, 공기업 등 철밥통 직업은 가진 사람들을 겨냥하는 기사와 그 기사에 달린 수많은 댓글공격을 보면서 사회 분열과 이기주의의 단상을 보았기에 공감했던 대목이다.

신영복 교수가 저자에게 결혼 덕담으로 건넨 말도 인상깊다.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오늘도 절망을 가르치고 집에 온 것 같아서 읽으면서도 뜨끔하고 고민되는 문장이었다.

영화 <기생충>, <옥자>, <곡성> 등의 한국 영화 평론뿐만 아니라 <그린북>,<셰이프 오브 워터>, <첨밀밀> 등 다양한 외국 영화 평론을 읽으며, 일단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었던 저자의 여유(?)가 부러웠다. 아이 낳고 직장 다니며 사는 어미의 삶이란 참으로 고달파 아이가 좀 크면 봐야지 하는 게 영화다. 시간적 여유도 그렇지만, 뭔가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가 싫었던 것도 사실이다. 팍팍한 삶에 시간 겨우 낸 틈마저 머리 싸매고 싶지 않아 그냥 웃고 마는 영화만 극장서 골라봤던 것인데, 이 책에 언급된 영화들은 모두 지성적 사유가 필요한 일명 '머리 아픈' 영화일 수 있다. 첨밀밀 정도 빼고. 그런데 이제 여유가 좀 생겨 영화를 볼 틈이 생기면 메시지를 깊게 던지는 영화를 보고 싶다. 그런 영화의 예들이 이 책에 있다.

책을 내가 읽기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아 역시 내공 부족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하는 책들은 수준이 상당하다. <하이데거와 나치즘>이라든지 <카프카의 프라하>, <안나 카레리나> 등 상당한 깊이와 내공이 필요할 것 같은 책들과 그 평론들이 서술된다. 이렇게 책을 읽어야하는 거구나 많이 배우고 느낀다. 비평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꾸준히 거치며 글쓰기가 정렬되고 좋은 에세이가 탄생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나의 단어 실력 및 지식의 수준에 다시 좌절했다.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글에 등장하는 랑시에르의 신화적 사고, 알튀세르의 '유물론자는 자기 변명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견지에서 카프카의 '세계와 당신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세계의 편에 서라'는 문장과 라캉의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는 부분은 깊게 새겨야 할 문장들이자,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아름다운 단단함. 아름답고 단단한 삶은 그냥 오지 않는다. 저자처럼 끊임없는 성찰과 자기 반성, 지성과 사유를 통해서만 아름답게 단단해질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지성적 사유의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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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5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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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졌었다. 믿었던 집단에 실망도 하고, 어떤 집단은 표리부동한 느낌도 받았고, 복지ㆍ교육ㆍ주거ㆍ경제ㆍ 외교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내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도 없다보니 점점 관심이 옅어지고 나와는 딴세상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되든 누가 집권하든 내 삶이 크게 바뀌겠느냐는 가장 좋지 않은 생각으로 가득찬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총선, 또 대선, 내 표 하나를 행사하기 위해 좀더 내가 적극적으로 정치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특히,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는 더더욱 그래졌다. 내 아이가 살아갈 곳이 좋은 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이길 바라며 멀어진 관심을 되찾기 위해 정치가 뭔지 원론적으로 알고 싶었고, 그래서 읽게된 책이다.

저자는 아들에게 정치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전개해나간다. 이 책은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라는 타이틀의 <누구나 교양>시리즈로 이 책의 저자는 '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성을 가진 인간은 죽음에 저항(혹은 보상, 위안)하기 위한 방편으로 영원한 공동체를 제공하는 '사회' 안에서 언어와 의사소통을 가지고 하는 놀이를 즐기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 책은 인간이 복종하는 이유와 저항하는 이유를 모두 합쳐놓은 '정치'라는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논의가 전개된다. 절대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어떻게 탄생되는지, 그리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아주 단순한 집단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이것이 그리스인들로 인해 혁명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원시 집단에시는 자연에 의해(힘에 의해), 좀더 규모가 큰 사회에서는 신학이 집단의 존재를 정당화한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특별한 능력에 집중하게 되고 시민공동체 폴리스를 만들어냈다.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법앞에서의 평등이란 원칙을 따르고 있고 그것은 다수에 대한 믿음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혁명적이었다. 로마에서는 법제를 만들어냈고, 국가라는 전체에 대해 개인이 정치에 개입하며 공동체 안에서 인간이 더 인간다워지는 인권을 논의하기에 이른다.
정치가를 부패하게 만드는 정치 혐오증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한 돈(자본)과 노동이라는, 정치와 뗄 수 없는 것들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인구 문제나 환경 문제도 정치와 전혀 다른 차원의 논의가 아니다. 때론 자국의 이익 또는 세계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기치 아래 전쟁이 자행되기도 한다. 자유로운 민주 사회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요구하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때론 감시하고 더 협조해야한다. 이 책의 미지막에서는 세상을 저주하는 바보가 되지 말라고 말한다. 자유로운 개인들이 사회적으로 연대하는 과정에서 정치는 성숙하고 사회는 올바르게 성장한다.

정치가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역사적 과정과 올바른 정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중요한 건 결코 정치가 나와 관련되지 않은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살아가는 곳곳의 문제들은 모두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 나의 한 표와 관심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바보를 의미하는 idiot는 고대 그리스에서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에 어원이 있다고 하는데, 더 이상은 바보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때마침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를 100분 생방으로 한다고 한다. 거기 초대된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성을 갖고 있느냐부터 시작하여 또 이 생방이 끝나면 온갖 언론에서 지지하든 헐뜯든 할게다. 나는 이 정치적 상황을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덮어두는 식의 사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려면 언론을 비판적으로 보고 사회에 대해 더 공부하고 나의 시각을 넓히고 다른 시각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진짜 idiot가 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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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 삶의 태도 - 나폴레온 힐의 마지막 인생 강의
나폴레온 힐 지음, 유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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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삶을 대하는 여덟 가지 삶의 태도에 대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제안으로 기자였던 나폴레온 힐이 집필한 책이다. 미국을 이끈 위인들을 잘 관찰해서 그들이 개발하고 실천한 인생철학을 무보수로 연구해 책을 써보라는 카네기의 제안으로 시작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책의 첫 장에서 언급하는 '명확한 목표'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직장이 없던 때는 그게 그렇게 간절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학위도 논문문턱 앞에서 그만두고 모든 계획이 올스톱이었다. 이 책에선 5년 안에 이룰 명확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계획을 짜고 행동을 하라고 하는데, 목표를 만드는 아홉 가지 기본 동기 중 내가 목표를 만드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욕구는 자기보존욕, 개인의 표현과 인정인 것 같다.
그 다음 장은 정확한 사고에 대해 얘기하는데 사실과 소문을 분리하고 중요하지 않은 사실과 중요한 사실을 구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함을 얘기한다. 크든 작든 삶의 핵심목표에 분명하고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사실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때까지는 조용히 항상 의문을 품고 사실여부를 탐구해야한다.
세 번째는 실행하는 믿음이다. 시크릿같다. 의심하지 말고 될거라고 생각하는 믿음과 기도(종교적 의미를 떠나), 그리고 모든 성공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 특히 이 책에서는 자연이 고유한 방식으로 실패와 좌절에 보답하며 그러한 자연법칙을 무한히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는 핵심목표부재, 교양ㆍ자기수양ㆍ야망ㆍ끈기의 부족, 부정적 마음가짐, 통제하지 못한 감정, 두려움에 굴복(가난, 비판, 병, 실연, 노화, 자유 부재, 죽음)하는 것 등등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이런 이유로 실패했다 해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며, 거기에 더하여 끈기와 빠른 결단력, 그리고 시간을 잘 활용하여 자기 수양을 하는 것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질이다.
호감 가는 성품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 너그러운 마음, 유머 등 당연하게 들리는 요소들도 있지만 융통성, 눈치 빠른 말과 태도, 무한한 지성에 대한 믿음과 같은 요소는 새롭게 다가왔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난 융통성이 특히나 부족한데 말이다. 앗,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다. 나는 가능하다는 긍정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 장인 놀라운 습관의 힘은 우주의 습관력에 따라 인간이 이에 적응해 자기만의 패턴을 만들고 실행해야 하며 명확한 목표를 상낭하고 수백번 반복하여 습관으로 만들어주면 그 목표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나폴레온 힐에 대해 알게 되고 이 사람이 긴 시간을 연구해온 결과를 만나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그간 목표부재로, 흘러가는대로 대충 살던 내가 나를 돌아보게 된 기회였다. 특히 마지막 장은 많은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듯 시크릿이나 호오포노포노, R=VD 같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제는 실제로 그걸 실천해 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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