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해지는 말
이금희 지음, 김성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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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아나운서 이금희 님이 쓴 책, <모두 행복해지는 말>은 어른이 읽어도, 어린이가 읽어도 좋을 따뜻한 책이다. 요즘과 같이 경쟁과 불통이 심하고 서로 갈라치기만 하는 시대에 서로를 따뜻하고 행복해지게 만드는 말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하는 사람의 말이 고우면 듣는 사람의 마음도 행복해진다. 이 책은 이금희 님 주변의 아이들, 라디오 청취자 사연 속 아이들의 말 중 행복해지는 말들을 모아 엮은 글이다.



아이들이 어른을 위로하는 순간이 있다. 헬스 트레이너들의 멋진 몸을 보며 툭 튀어나온 아빠의 배를 보며 자책할 때, 속살이 가득한 꽃게처럼 속이 꽉 찬 사람이 되는게 더 중요하다는 아이의 말. 혼잣말하는 어른의 말에 무심코 위로를 건네는 아이의 말. 딸이 상처받지 않고 컸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말에,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면 먼저 상처주지 않으면 된다는 아이의 말은 마음이 반짝이는 말들이다.

아이에게 사랑 고백을 들었던 적이 부모라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엄마, 사랑해. 라는 말을 들을 때 모든 걱정 근심이 눈녹듯 녹아내린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같은 장난꾸러기 질문에도 둘다 좋다거나 재치있게 부모님 모두 상처받지 않게 하려는 아이의 말에는 마음이 일렁거린다. 아이가 배려하는 말, 아이의 순수하고 정직한 말이 책 안에 가득 들어 있다. 읽으면서 내 아이들이 내게 했던 따뜻한 말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했다. 어떨 때는 아이가 나보다 더 어른같기도 했다.

부모가 아이를 재워줬듯 아이가 깜빡 잠든 엄마를 위해 토닥토닥하며 아직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엄마가 아파 입원했을 때 엄마의 부재 중에 아이가 혼자서 척척 할일을 챙기는 모습을 볼 때, 아이가 어른스럽게 엄마 괜찮냐고 물어볼 때 아이도 어른도 한층 커진 느낌일 것이다. 엄마의 아픔이나 힘듦을 헤아리게 되는 첫 마디를 들을 때 그보다 더 행복해지는 말이 있을까.

꽃이 더 예쁜데도 꽃보다 엄마가 더 예쁘단 아이의 말을 들을 때면 꼭 아이가 엄마를 지켜주는 것 같다.

첫째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었다. 아이는 자기가 엄마인 내게 직접 했던 말들도 있고 또 다른 이야기를 읽으며 행복해했다. 아이에게 날서는 경우가 나도 많다. 그런데 이왕이면 말을 할 때 좀 더 다정하게, 함께 행복해지도록 말을 하면 어떨까 싶다. 말은 기적을 낳을 수도 있다. 내가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기 힘들고 기적을 말하면 반드시 그 말은 내게 돌아와 나를 꼭 안아 줄거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직접 적은 글이고 그녀의 따뜻한 음성이 내게 직접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어린이 버전의 잡지 "좋은 생각"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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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상위 1%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 - 초등 교과서부터 수능 문제까지 관통하는 성적 추월 독서법
최지아 지음 / 웨일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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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

옛말에, 영어 성적은 월급 다 털면 오르고, 수학은 집 팔아 학원 보내면 오르고, 국어는 집 팔아도 안 된다는 썰이 있다. 그 정도로 국어 성적은 올리기 어렵고, 또 국어는 감각이 중요해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아주 창의적이고 시인이나 작가의 감성을 가진 학생을 제외하고는 어쨌든 국어도 (안타깝지만) 다섯 개 중에 정답을 고르는 과목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논리적인 추론을 해서 가장 적절해보이는 답을 고른다는 점에서 국어도 어쩌면 훈련을 받으면 점수가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올해 2026 수능은 국어와 영어가 변수로 떠올랐고 사교육 시장만 불티나게 생겼다는 기사들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국어 감각이 정말 탁월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보통 전과목 잘하는 애들이 국어도 잘하지,영어 수학은 못하는데 국어만 잘하는 학생은 보기 드물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이 늘 책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최근에 읽은 교육서 중에서 가장 내게 도움이 많이 된 책이 이 책이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국어만큼은 사교육의 힘을 많이 빌리고 싶진 않았고 책에 그 열쇠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냥 책을 읽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면서도 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 읽기를 하려면 부모가 무작정 책만 사다 나르는 게 아니라 길을 제시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이 있었던 내게 많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대치동에서 기파랑 이라는 학원을 운영하는 분인데 최근에 기파랑 체인점이 많이 생기고 있고 국어계의 영재학원으로도 유명하다.

취미 독서, 학습 독서, 국어 학습의 세 영역으로 나누고 초저, 초중, 초고학년에 이르기까지 일주일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어떻게 투입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단 주당 6시간은 최소한 이 여정에 투입해야 한다. 학년군별로 각각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그리고 각 영역별로 어떻게 부모가 도와줘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서 좋았다. 예를 들면, 학습 독서의 경우 아이마다 흥미 있는 영역이 다를 수 있고, 또는 아직 독서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 경우도 많으므로 그러한 경우에 대해 학습 독서의 범주는 달라지며 어떻게 부모가 도와주면 좋을지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아이들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건지 초3인 우리 아이에게 카페에서 추천한 책을 들이밀었을 때 너무 난이도가 높아 아이가 읽기 싫어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생각에 각 학년에 적합한 책을 추천하고 있는 것 같다. 학년별 추천 책 혹은 전집을 제시해주고 학습계획표의 예시도 들어 있다.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면 다운을 받을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다.

책과 친해지는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는 팁도 좋았지만, 내가 특히 공감했던 것은 대치동에서 직접 강사를 하면서 저자 본인이 느낀 점에 대한 마지막 부분이었다. 대치동,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비싼 사교육, 극성 엄마 뭐 이런 것들이다. 사실 아주 고액 과외가 아닌 이상 대치동에 있는 대형 학원들은 대치동이 아니라도 찾아볼 수 있다. 원비도 어차피 체인이기 때문에 거의 동일화되어 있을 거다. 대치동이 극성이라고 말하기 전에 대치동 아이들과 학부모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교육의 큰 틀에서 볼 때 과연 이 방향이 맞나를 논하기 전, 어차피 아이들이 입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대치의 분위기는 아이들이 조금 더 자신의 틀린 것을 다시 보고 반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부모들은 그런 자녀들을 기다려주는 것에 익숙하다는 거다. 공부는 자신의 실패를 밑거름삼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하는 자세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이 익숙하고 당연한 아이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정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그런 걸 배우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대치동을 무조건 사교육 1번가라고 치부하고 비판하기보다는 거기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자세나 부모의 태도를 조명하는 글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더 좋았던 점은 국어 1등급, 100점만이 목표가 아니라, 책을 평생 가까이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나에게 많은 가르침이 되었다. 갈피를 못잡고 있던 국어교육, 독서교육에 방향성을 갖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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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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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기업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유진 변호사가 오래 전부터 실행해 온 4시 30분 기상의 기적같은 변화를 담은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의 리커버 에디션이 나왔다. 김유진 변호사의 미라클 모닝은 이 책이 출간된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던 찰나 좋은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다. 주변에 미라클 모닝을 실제로 하고 있는 분들도 많고, 그 분들의 달라진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보고 듣는다. 나도 한때 새벽 기상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걸 놓았다. 물론 지금도 다섯시 반에 일어나긴 하지만 그 시간을 알차게 쓰지는 못하고 있다. 그저 나의 높은 불안도로 인해 업무나 내가 해야 할 일을 그 시간에 일어나 복기할 뿐이다. 내가 진짜 새벽 기상을 하게 된 과거의 계기는 출퇴근 장거리로 인해 지하철에 있는 시간만 왕복 두 시간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다섯 시 기상에 아침 독서를 하게 되었던 것인데, 그때 지하철에서 매일 두 시간씩 읽던 책들이 지금의 내 삶을 책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현재는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고 있는데,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더 게을러진 것이 주효한 원인이지만 결국 내 마음과 의지의 문제, 목표의 부재다.

새벽 기상은 온전하게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나는 이 시간을 너무나도 좋아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새벽 기상의 장점, 새벽 기상으로 인생을 바꾼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을 다잡아보기로 했다.
아침형 인간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도 낮고 주관적 행복감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서 결국 새벽 기상은 좋다는 건데, 여기서 의문을 두 가지일 것이다.
첫째, 아침에 어떻게 하면 잘 일어날 수 있는가?
둘째,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할 것인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는 알람 소리가 들리면 5, 4, 3, 2, 1을 세고 일어나라고 말한다. 사실 이런 저런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일어나는 것이 제일 좋다. 이 5초라는 짧은 카운트다운 동안 일어날 마음의 준비를 잠깐 하는 거다. 생각이 많아지면 자꾸 핑곗거리를 찾는다. 또한 당연한 거지만 일찍 자는 거다. 구체적으로, 수면 사이클을 앞당기는 것이다. 30분 일찍 자고 30분 일찍 일어나기를 해보면 조금씩 시간을 당길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는 운동, 독서, 취미생활, 자기계발 공부 등을 추천한다. 이것은 저자가 하는 활동에 대한 예시인데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게 되면 하루를 알차게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어 긍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그러면, 일주일 내내 미라클모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일요일 하루 정돈 온전히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습관이 되면 일요일도 그렇게 늦게까지 잠을 자진 않는다.
내가 제일 공감했던 부분은 '마음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인간관계든 내가 하고 있는 일이든 뭐든 미니멀하게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내게 큰 즐거움이 되지 않는 누군가와의 약속, 또는 소중한 사람이 제안한 약속이더라도 나의 발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주도하고 통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김유진 변호사가 직접 만든 플래너를 참고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부록으로 플래너 예시가 나와 있으니 이 플래너를 참고로 자신만의 플래너 양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직장인이라면 고정된 업무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이외의 자유시간에 해야 할 일을 지금까지 나는 비정상적으로 많이 적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적고 조금씩 늘리는 게 낫다. 많이 적고 결국 완수하지 못할 경우 번아웃이 오기 때문이다.
예전에 이 플래너를 바탕으로 플래너를 직접 만들어 쓴 적이 있는데, 자투리 시간이나 추가 자유시간(새벽 시간)을 활용하여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그 때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즐거웠다. 아마 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내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려 스스로를 태웠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미라클 모닝을 해 볼 의지의 불씨를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 다시 피워보려 한다. 자기계발의 가장 첫 단계는 미라클 모닝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이 흐트러질 때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정신차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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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안젤라 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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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다정함에 관한 책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최근 가수 화사가 어느 방송에 나와 "다정함도 체력이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몹시 공감하며 나를 다잡고 있던 중이었다. 내 몸이 힘들고 만사가 귀찮으면 어떤 상황도 견뎌내기 힘든 법. 그러나 또 생각했다. 내가 안 피곤했던 적은 있었는가? 주말에 많이 자도 피곤, 평일에 많이 안 자도 피곤. 그렇다면 결국 내 마음 먹기에 달린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타인에게도 썩 다정하지 못했지만 내 자신에게도 다정하지 못했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할 때 이 책을 수시로 꺼내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유퀴즈에도 출연했던 영국 공인심리치료사 안젤라 센으로, 전문가의 시선에서 왜 다정함을 선택해야 하는가, 다정함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다정의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다정했는데 상대의 반응이 좋지 않을 때 상처를 입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러나 다정하기만 하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내 다정함과 배려가 간섭이나 폭력이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에게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내 입장에서의 다정이 타인에게는 다정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중심성을 벗어나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는 "조망수용능력"은 20대 중반 넘어야 완성된다고 한다. 올바른 다정함을 위해 우리가 부단히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 내가 다정함을 선택하고 상대방에게 공감하고자 했으나 이른바 공감 피로를 느낀다면 힘들다고 말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게 적절한 거절과 비판으로 선을 지키고 거리를 조절해야 자신과의 관계를 돌볼 수 있다. 즉, 무조건적인 다정이 아니라는 거다. 내용은 분명하고 태도는 부드럽게! 되새겨야 할 명언이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일화 중, "내 행복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남편도, 딸도, 부모도 나를 완전하게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한다. 물론 공격하는 이는 공격한다고도 생각하지 못한다. 당혹, 불안, 분노와 같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다가 결국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정력, 판단력도 흐려지고 감정만 흐르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건 3초 혹은 10초 세기다. 숨 고르기나 스트레스볼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민하고 불안도가 큰 첫째가 슬라임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타임아웃, 즉 시간적 거리두기뿐만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도 좋다. 어쨌든 결론은 멈추라는 것이다. 멈추어야 반응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다정해야 할 상대는 나 자신이다. 또한, 관계에도 예방주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몹시 공감이 됐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예전과 달리,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내 의사와 경계도 확실하게 밝히는 방법을 알려주어 도움이 많이 됐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온다면 꼭 써먹어볼 계획이다.
결국, 다정함이 이긴다. 무례함에 무례함으로 맞서지 말자. 관계의 거리는 유동적이다. 멀어져야 하는 관계도 있다. 다정함으로 상대를 대하는 기본 태도는 유지하되, 적절한 사이를 지키려면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기 전에 스스로에게도 다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내게 다정한 사람이 타인에게도 다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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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단편선 소담 클래식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배인섭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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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 존재의 불안,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을 날카롭게 통찰한 문학을 남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 대표작 <변신>은 첫 문장의 강렬함으로 익히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고 다른 단편들은 접해보지 않았었는데 좋은 기회에 카프카의 단편을 읽게 되었다.

<화부>, <선고> , <변신>으로 이어지는 세 단편이 수록된 소담출판사의 <변신>은 출간 110주년을 맞아 전문 독일어 번역가로 활동중인 배인섭 번역가의 힘을 빌려 번역되었다.

카프카는 이 단편 세 작품을 한 권으로 묶어서 출간하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제목은 '아들'이다. 왜 하필 아들이었을까. 이 단편들의 주인공은 아들이다. <선고>라는 작품은 처음 접해봤는데 카프카 단편 중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한다. 모두 아버지들은 가부장적인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는데 아들은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 지점이 현대인인 나로서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화부>도 카를 로스만은 유럽에서 부모에게 쫓겨난 열여섯 아들 카를이 우연히 화부를 만나게 되어 화부를 변호하고 공정을 요구하며 자신을 찾아가려 한다. 이 단편도 결국 그 노력은 외삼촌으로 인해 실패한다.

<변신>은 급기야 그레고르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레로 변한다. 벌레로 변한 상태에서도 출근을 걱정하고 늦잠을 잔 것에 놀라는 그레고르는 무작정 가족들에게 희생을 강요당하기만 한다. 사람을 한순간에 벌레로 변하게 함으로써 카프카는 인간의 외형적신 모습의 변신뿐만 아니라 사상과 시대의 정신의 변화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살이 쪄서 무능력한 아버지, 지병있는 어머니, 하필 아무 것도 모르는 즐거운 여동생까지. 그레고르로 인해 여동생은 변하지만 부모가 완전히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그레고르가 죽고 나서 화목한 가정이 되었다 할지라도 누군가의 죽음, 혹은 존재의 제거가 한 집단의 행복을 보장해버리게 되는 기이한 구조는 인간 실존 자체에 의문을 던진다.

특이하게도 아들들이 타겟이 되어 파고되고 있고 이들이 모두 희생되고 상처받고 제거됨으로 인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모습이 상당히 거북하다. 가족의 틀 안에 제시된 이 기이한 형상과 구조는 결국 가족을 넘어 사회적 구조와 시대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함을 보여준다. 지금 어딘가에서도 소리 없이 깨끗하게 제거되는 목소리들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간이 어떻게 벌레로 변하니? 하는 T스러운 질문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진짜 T의 모습을 직시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카를이 될 수 있고 그레고르가 될 수 있고 이 책의 아들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책은 시대를 꿰뚫는 힘이 있어야 한다. 왜 카프카의 책이 110년이 지난 지금도 절묘하게 읽히는지, 이것이 바로 고전의 묘미가 아닐까.

카프카를 읽으려면 이 단편 셋은 같이 읽어야 완성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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