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 아이 시간표대로 어메이징 몬테소리 교육의 힘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시모네 데이비스 지음, 조은경 옮김, 히요코 이마이 일러스트 / 키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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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육아 서적을 읽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예전 임용 공부할 때 들었던 전설의 교육자들의 이름을 다시 접했었다. 발도르프교육이나 프뢰벨 은물 등이 맘카페에서 한창 화젯거리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교육자나 교육에 대한 자세한 내용보다는 방문학습과 같은 사교육쪽으로 화제가 움직이면서 관심을 끊었던 것 같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예전에 배웠던 몬테소리를 다시 만나니 반가우면서도 몬테소리 교육법이 어렴풋이 기억날 뿐 디테일한 내용들은 기억나지 않았다. 내 기억 속 몬테소리 교육법은 장애 아동들을 위해 도구로 감각을 일깨우고 환경을 조성하여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어서 영유아에 대한 육아법과 몬테소리의 접목이 궁금했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육아와 직장, 나와 아이들, 엄마의 역할과 나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여러 가지 괴리로 인해 생겼던 약간의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육아서를 많이 읽고 공부하는 요즘 엄마들의 시선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다소 뻔하고 당연하여 반복학습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여전히 아이가 어렵고 버거운 워킹맘인 나에게는 한 줄기 빛같은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1,2장은 몬테소리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다. 몬테소리 교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길러주는 것이다. 이걸 기본으로 여러 활동들이 소개된다.​

3장은 전인적 발달을 위한 활동의 원칙과 그 예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개월에 따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연령별 실생활 활동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내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장난감 정리함보단 진열대에 도구를 펼쳐놓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우리집 둘째 망아지는 13개월로, 꿰기, 넣기, 여닫기 등의 활동을 점차적으로 숙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활동들도 나름의 절차가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의 수록, 다양한 몬테소리 교구들이 사진으로 나와 있어 비슷한 물건으로 준비해 놀기 좋도록 구성되어 있다.

4장은 <아이가 있는 집 인테리어>를 소개하는데 몬테소리 스타일로 공간꾸미는 노하우가 사진과 글로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5장은 애정이 충분한 가운데 창의성과 호기심이 충족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충분한 관심을 받은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기>는 아이에게 탐험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또래와 다르게 발달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는, 즉 아이에 대한 신뢰를 기본 바탕에 깔고 있다. 아이가 그만의 특별한 길을 가며 자기만의 시간표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는 쉽고도 어려운 진리는 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아이주도(개입최소), 직접체험, 천천히,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실수에 너그러워지기'는 내 육아법에 많은 잘못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것보다 나중에 다시 알려주었을 때 아이들이 배움에 좀 더 마음을 열게 된다는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통념을 깨뜨리는 문장이었다. 판단이나 분석을 배제하고 보거나 인식하는 관찰하기는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게 하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6장은 <협동심과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5장과 더불어 내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이가 참여하게 하고 싶을 때,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한 방법 중 내가 첫째에게 그간 부족했던 부분은 충분한 시간을 주기/아이가 참여할 수 있게 하기/문제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보기다. 내 조급함이 아이 참여를 제한하고 결국 자신감도 잃게 만든건 아닌지 돌이켜보았다. 또한,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선 다정하면서 확실한 자세를 유지하며(이게 어렵다ㅜㅜ) 한계를 정해주는거다. 한계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식사 시에는 앉아서, 서로에게 친절하게, 이런 규칙들. 짜증이 많은 두 망아지를 다루는 방법은 그간 읽은 육아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못을 바로잡는 단계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기억하면 될 것 같다.

7장은 <실전 육아>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가 옷 입기를 거부할 때(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음식 먹을 때(동영상, 떠먹이기 등 난관...), 형제간의 일, 내성적인 유아일 때(해당 사항이 없음...), 때리고 밀고 물고 던지기(늘 일어나는 일이다...) 등 다양한 난관에 봉착한 경우 해결법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8장은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처방>이 나와 있다. 천천히, 아이를 기다려주기.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문관, 안전 지대의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반응하기보다 대처하기를 해야한다는 점이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9장은 조부모 육아 등 <공동 육아> 시에 고려해야 할 점을 얘기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듯 부모 이외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육아에 참여하고 있고 그들과의 육아 합치점을 찾는 과정을 소개한다.

10장은 <영유아 이후> 유치원 및 학교 준비부터 시작해 24세가 되기까지의 발달 단계를 6년씩 4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육아는 끝이 없다. 아직도 우리 엄마는 나와 손녀들을 같이 육아한다...)

부록에는 세계 곳곳의 몬테소리 사례와 유아를 위한 몬테소리 활동 목록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구성이 상당히 깔끔한 책이다.



몬테소리교육이 지향하는 바와 그 구체적인 교육의 예, 부모들이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절한 구성으로 제시된 이 책은 만1세에서 3세 정도의 영유아에게 적절한 몬테소리 방향을 소개하므로 해당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반드시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제 13개월인 나의 둘째 망아지에게 적용해보고 세돌을 넘겼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고 밥 먹는 것이 힘든 나의 첫째 망아지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읽은 육아서 중에 가장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몬테소리 의사선생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며, 최근 읽고 있는 책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저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몬테소리 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아이는 아이에게 맞는 길을 잘 찾아 가고 있으니 옆에서 약간의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 이 중요한 사실을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육아는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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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완성 - 매번 시작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범용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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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다가오면서 나는 여전히 속으로 무진장 분주하다. 다이어리를 검색해 구매하고(한 번도 끝까지 쓴 적 없음), 목표를 세운다.(물론 역시...) 그리고 연말이 되면 다시 또 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반복반복한지가 셀 수 없이 흘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히트를 치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 신랑이 들고 있던 그 책을 보았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뭔가 이론편 느낌이라면 이 책 '습관의 완성'은 실전편 느낌이 강하다. 가독성이 좋았고 첫 장에서 성공 실례가 많이 등장시켜 자극제를 뿌린 상태에서 2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왜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은 시작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너무 거창한 목표는 시작의 행동 자체를 어렵게 한다. 그 다음은 꾸준함이다. 당연한 듯한 이 꾸준함이 어려우므로 하루 10분 안에 습관 3개를 실천할 수 있게 목표를 작게 설정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성공 경험이 자신감을 증대시켜주기 때문이다.
내가 늘 답답했던 부분, 가려운 부분이 시원하게 긁히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은 바로 정체성 중심의 목표를 찾으라는 거였다. 결과 중심 습관보다 정체성 중심 습관이 훨씬 오래 지속되는데 이 정체성이 막막해서 난 늘 답답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찾는 방법'을 따라 나의 목표를 적어 보았다. 여기서는 아들러 심리 분석을 토대로 초기 기억 재해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작업이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늘 나를 괴롭혔던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뭘 할때 즐거운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은 내 목표를 정하는데 초석이 되는데 나는 늘 고민만 했지 뭔가 행동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적어보자, 뭐든, 실행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시행해봤고 내 직업적 꿈, 개인적 꿈이 어느 정도 각이 잡히는 것 같다.
목표가 셋팅되면 매일 100퍼센트 실천해야한다. 월 90퍼센트 이하로 성공하면 우리 뇌가 예외를 인정하게 되므로 연속 두 번이상 습관을 거르지 않는다. 십 분안에 세 개 습관 달성하기는 아무리 몸이 아프거나 일이 생겨도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평상시라면 내 능력껏 그 이상을 하는거다. 근데 하루 책2쪽 읽기가 목표면, 일단 시작하고 나면 사실 2쪽만 읽어지지는 않는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좀 더 읽어나가게 되는데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2쪽은 유사시에도 실천할 수 있기 위한 하한선이다. 그 하한선을 습관 목표로 잡는거다.

루틴이 있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p108

S.W.A.P 기법은 Select 해서 Write하고 Appraise 한 후 Payback하라는 거다. 즉, 습관을 엄선해서 실천결과를 기록하고 기록한 걸 평가한 후 나에게 보상하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적절한 보상은 나를 힘나게 하는 동력이겠지. 여기서 포인트는 '적절한'이다. 어떻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예가 나와 있어 이해가 편했다.
시도 자체가 힘든 경우는 <5초의 법칙>에 나왔듯 5초를 세고 시작한다. 그것도 힘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다. 위에서 말했듯 뇌가 따르는 관성의 법칙은 한 번 시작하면 계속 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모든 건의 전제 조건은 강력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습관은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데이터화해서 하나의 정보로 만들어 월별로 성공률을 체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록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게 그동안 내 습관 실패의 포인트였던 것 같다. 메타인지적 측면에서 정말 중요한 말이었다. 환류의 과정이 없으면 실행은 무의미하다.
나는 이 책에 적힌대로 한 번 해 볼 생각이다. 첫 장에서 성공사례들의 너무 소박한 목표를 보고 처음에 이게 성공을 이끈다고?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끝까지 다 읽으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러한 습관 세우기의 근거는 여러 참고 문헌을 인용하여 더욱 신뢰가 갔다. 새해가 오기 전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왜 우리가 그간 실패했는지, 더이상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전략을 써야하는지가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나와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마지막의 부록에 90일 습관 달력은 내가 직접 한글 파일로 만들어 써 볼 생각이다. 습관의 4가지 게이트가 표시되어 있어서 그만두고싶은 유혹을 이기기 쉬울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용된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다. 이처럼 잘 사는 것에 전념하면 미래는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된다.
p193

잘 살기 위해 습관을 완성하고, 더 잘 살기 위한 방편으로 'Have a 2nd string to one's bow'하기 위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루틴이 만들어진 사람이 되는 것. 올해는 반드시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정체성이 뭔지 조금 알아가는 느낌이랄까. 습관의 비밀과 실패의 원인, 성공의 노하우가 들어 있는 이 책의 비법으로 매일! 작은 목표를 꾸준히! 성실하게 루틴 인간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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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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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인 마마 아메리카의 장례식을 치른 후 일주일 뒤 자신의 70세 생일을 맞은 멕시코 남자 빅 엔젤. 암 선고를 받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파티가 될 70세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가족들을 모두 불러모은다. 빅 엔젤 가족, 범상치 않다. 일단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온통 그 또는 그의 아내 페를라의 가족, 친척이다. 중간에 슬며시 등장하는 몇몇 외부 인물들(우키, 데이브 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이다. 빅 엔젤의 친구 데이브는 소설의 초반부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인생이 그런 거라고, 멍청아. 너 말이야. 물결은 처음에 세차게 시작하지만, 해안으로 갈수록 점점 약해지지. 그러다 다시 안으르 돌아오고. 돌아오는 물결은 눈에 보이지 않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해서 세상을 바꾸는 법이야. 그런데 너는 지금 본인이 뭔가 성취했는지 어떤지 의심이나 하고 있잖아.
p41

의미없는 삶이 있을까. 빅 엔젤과 그 일가족의 삶과 관계를 정신없이 뒤따라가다 보면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나의 죽음의 순간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삶의 순간을 이렇게 처절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듯 그 끝인 죽음도 계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경찰이었던 아버지 돈 안토니오는 아들인 빅 엔젤을 엄하게 교육시켰다.(사실 엄한 교육이라기보다는 요즘같으면 아동학대로 잡아갈 판이다.) 돈 안토니오의 미국인 베티와의 바람, 그로 인해 삼촌인 첸테벤트에게 피비린내나게 맞던 청소년기, 하얀 피부의 미국인 이복형제 리틀 엔젤까지. 바람잘날 없는 이 집안에서 리틀 엔젤은 그 나름대로 형인 빅 엔젤,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섞이지 못하고 늘 겉돌았으며 형과도 어쩔 수 없는 태생적 벽 등으로 인해 트러블을 겪어왔다. 어쨌든 이 멕시코인들은 거의 모두 미국인이 되고 싶어했고 미국인인 리틀 엔젤을 알게 모르게 부러워했다. 이들 형제의 대화에 섞이는 걸쭉한 욕과 지극히 현실적인 빅 엔젤의 딸, 아들인 미니, 랄로 남매간의 욕이 절반 이상인 대화는 소설을 읽는 내내 피식하게 만든다. 이미 브라울리오, 인디오라는 아들이 둘이나 딸린 페를라를 사랑하여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 빅 엔젤은 겉으론 욕이 난무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멕시코 아버지다.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아들들을 강한 아들로 키우려했던 잘못된 교육법은 인디오를 가출하게하고 랄로는 그동안 마약 폐인이 되었지만, 파티를 주도하고 아버지를 살뜰하게 묵묵히 챙기는 딸 미니의 모습은 그녀가 곧 이 집안의 가장임을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강한 여성상을 엿보게 한다.

"우리가 하는 건 말이다, 얘야. 바로 사랑이란다. 사랑이 답이야. 아무것도 사랑을 막을 수가 없어. 사랑에는 경계도 없고 죽음도 없지."
p372

빅 엔젤이 미니에게 했던 이 말이 이 소설 전체의 핵심이다. 결국 천사 같던 빅 엔젤의 죽음 앞에는 온 가족의 서로를 향한 사랑, 화합이 있었다. 랄로를 쏘려던 총잡이 앞에서 기꺼이 자신을 먼저 쏘라했던 아버지 빅 엔젤, 그리고 인디오까지. 서로를 오해하고 짓누르던 거대 가족이 빅 엔젤이라는 멕시코인의 따뜻한 가족애로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은 우리 나라 주말드라마의 성인버전 확장판같은 느낌도 들었고 장편 시트콤같기도 했다. 노란색 표지 만큼이나 따뜻했던 빅 엔젤의 70세 생일파티, 그들 가족의 사랑과 화해, 화합의 스토리가 추운 겨울과 아주 잘 어울린다.

책 마지막에 리틀 엔젤이 중간중간 그렸다는 이 가계도가 나온다. 방대한 등장인물과 책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라 글로리오사의 매력, 그리고 정말 이상야릇한 리틀 엔젤과의 관계, 브라울리오와 기예르모 그리고 엉클 짐보의 이야기, 마르코와 눈 먼 소녀 릴리의 불꽃같은 사랑 이야기 등 깨알 같은 소스들이 중간중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작가의 형이 불치병 말기일 때 어머니 장례를 치러야 했고 장례식이 형의 생일 전날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일 그 파티를 손녀의 제안으로 시끌벅적하게 열면서 생일 파티이자 송별회를 열게 되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빅 엔젤과 리틀 엔젤이 탄생했고 멋진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작가 자신의 따뜻한 가족애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멕시코인들의 시끌벅적 가족 화합기,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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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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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추천인에 '하.정.우.' 이 세 글자만 보고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읽게 된 소설이다. 권지예 작가에 대해 궁금하여 검색해보았는데 꽤 등단한 지 오래 되셨다. 벌써 올해로 60세라고 하는데 작가님 사진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이 소설은 <베로니카의 눈물>을 포함한 6편의 중,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마지막 편을 제외하고는 낯선 여행지에서 느끼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주인공의 감정선이 주를 이룬다.

<베로니카의 눈물>은 쿠바로 여행을 떠난 한국 작가가 그 곳에 두 달 가량 머무르며 만난 집 관리인 베로니카와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의 널뛰기가 잘 그려진 소설이다. 가까운 나라도 아닌 낯선 나라, 특히 풍족하지 않은 지역을 여행하며 느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보면 아무리 고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의존하고 싶어지는 법일 거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에겐 그 대상이 73세의 가난한 집 관리인 베로니카다. 가스 불도 제대로 붙이기 힘들어 먹는 문제, 씻는 문제 등 기본적인 욕구도 제대로 해결하기 힘든 여행지에서 현지인 베로니카는 그녀에게 구원 같은 존재이면서도 너무나도 가난한 그녀의 사정을 뻔히 보고 있자니 연민의 감정에도 휩싸인다. 그리고는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약속을 잘 안 지키지긴 하지만 어쨌든 또 나중에 듣고 보면 그럴 법한 이유도 있다.

초록 오렌지 반쪽을 귀하게 먹는 쿠바 노인의 순수한 기쁨 앞에서 나는 미안해서 맛있는 척 한다. 하지만 맛없다. 내 혀와 내 뇌는 정확하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 개구리보다 더 행복한 거 같아 살짝 질투가 나려 했다.

p67

베로니카의 삶에서 오래전 내 친구가 인도를 여행하고 온 이야기를 떠올렸다. 나는 사실 굳이, 여행하고 싶지 않은 나라 인도를 갔다오고 내 친구의 삶은 많이 바뀐 것 같다. 우리의 눈에는 그들이 매우 가난해서 연민과 동정의 감정으로 안타깝게 그들을 우리의 마음대로 재단하여 보고 행복을 결정짓지만 그들의 행복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니다. 실제로 인도에서 내 친구가 만난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하루하루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충실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다고 했다. 비교 대상이 많아 불만만 많은 우물 밖 개구리보다는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행복을 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더 나을 수도 있는 거였다.

아래 문장 또한 이 소설이 의미하고자 하는 주요 주제는 아닌듯 하지만 어쨌든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모니카, 중요한 일이라고 너무 집착하고 애쓰지 마. 그런 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아. 그럴수록 그 중요한 일이 너를 괴롭히는 거야. 인생은 그저 흐르는 거야. 그냥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실어. 춤출 때처럼. 우린 그래서 모두 춤을 잘 추지. 여긴 쿠바야!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어. 그냥 파도에, 리듬에, 인생의 시간에 몸을 실어.

p76

말미에는 주인공이 베로니카에 대해 쏟는 연민과 선심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실 사건이라기보단 이 역시 주인공이 혼자 오해 또는 이해하는 거다. 베로니카는 어쩌면 변하지 않고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똑같은 행동을 보고도 내 감정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변한걸까, 내 마음이 변한걸까. 어떤 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아는 것일까, 안다고 믿고 싶은 내 마음일까. 베로니카의 눈물은 자신을 쿠바 엄마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이타심에 대한 감동인 것인지, 그 이타심을 무조건 손에 돈을 쥐어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눈물인지 알듯 모를듯하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낭만적 삶은 박물관에나>는 일 때문에 파리에서 연인들의 키스 사진을 찍던 재이는 동성 커플의 키스를 몰래 찍다 혼쭐을 당한다. 전남편 진봉을 만나게 된 곳도 이곳 파리였는데, 세바스티앙이라는 프랑스어 과외 알바 교사를 더 사랑했었다. 하지만 멋지고 늘씬한 세바스티앙과 달리 작고 초라한 모습의 동양인 여자라고 생각되는 본인의 모습을 깨닫고 세바스티앙 옆에 있던 한국인 진봉과 결혼했다. 그러나 진봉의 외도를 확인한 후 충격에 휩싸여 이혼하게 된다. 배우자의 외도, 그리고 드러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 재이의 감정에서 낭만적 삶은 박물관에서 줘버리겠다는 말이 감히 이해가 되었다. 낭만적 삶이란 무엇일까. 낭만이란 왠지 드라마에서나 존재하는 것 같다는 허무주의가 내게도 온 몸에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파라다이스 빔을 만나던 순간>은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있다고 해서 파라다이스 빔을 만나는 듯한 섬광같은 아름다운 순간이 공유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개인의 파라다이스를 구성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고, 누군가를 완벽하게 믿으면 안된다는 점은 안타깝지만 진실같기도 하다. 믿었던 남편이 잠깐 만났던(실제로 잤는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그냥 연민인지도 모를) 쿠바의 어린 여인에게 느꼈던 파라다이스의 순간을 아내인 수현은 죽은 남편 민수를 뒤로 하고 혼자 떠난 여행에서 느꼈다. 그 참담하면서도 찬란한, 오묘한 기분이 잘 표현되어 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한 방송작가가 남자 연예인과의 하룻밤으로 인해 아기가 생기게 되고 오래된 연인에 대한 미안함,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죄책감 등에 휩싸여 미투를 선언할 것인지 말것인지 고뇌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플로리다라는 낯선 곳으로의 예기치 않은 여행, 그리고 여행에도 역시나 돈이 필요하다는 쓰디쓴 진실과 마주하게 되며 자신을 더럽힌 남자 연예인이 송금해준 천만원의 돈이 이러한 상황에 겹쳐진다. 방송가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까 정말...

단체 여행에 대한 단상이 절로 떠오르게 되는 <카이로스의 머리카락>은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에 대한 끝없는 뒷담화가 참 현실스러운 소설이다. 여러 개의 명함, 촌스러운 이름을 덮기 위한 필명, 결국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왔던 중장년에게 묵직한 삶을 살아온 한 남자의 드라마같은 이야기는 대비된다. 사진 속에 남겨진 아름다운 기억 뒤에는 그 컷 하나를 아름답게 남기기 위한 수많은 희노애락이 있었으리라. 그리스 신화의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앞머리는 길고 뒤는 휑하다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기회가 지나가면 다시는 붙잡지 못하기에 뒷머리는 휑하다고 한다. 주인공 부부 특히 아내 시점에서의 뒷담화로 시작된 소설에서 갑작스럽게 말미에 등장하는, 인생의 기회를 잡은 한 남자의 성공 스토리가 쌩뚱맞긴 했다.

인생 허무주의의 절정이 느껴지는 소설이 바로 마지막에 수록된 <내가 누구인지 묻지마>이다. 유일하게 타국이 등장하지 않는 단편소설이면서 신문기사로만 접하는 안타까운 이들의 단면들이 살짝 드러나는 소설이다. 마지막에 이 소설이 배치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으로 소설을 덮었다.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과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때 오는 괴리감이 중간중간 엄습한다. 결국 돈이 문제인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 소설들은 쿠바나 플로리다, 발칸반도 같은 여행하기 먼 나라를 대리 여행하는 느낌을 기본으로 크게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 우리 장착한 자본주의 프레임에 대한 재고찰이다. 우린 이미 모든 걸 자본주의 프레임으로 바라본다. 행복도, 사람도, 돈이라는 잣대에서 벗어날 수 없어보인다. 베로니카가 보인 눈물에서도 그렇고, 돈이 없어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모녀도 그렇다. 있는 척, 고상한 척 하며 자신의 기준을 잣대로 남을 재고 뒷담화하기 바쁜 카이로사의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마지막 단편소설인 <내가 누구인지 묻지마>에서는 극명하게 표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베로니카가 전한 문장들이 다소 상투적일 수 있지만 되새겨지는 것이 아닐까. 둘째, 타인과의 관계와 삶의 의미에 대한 연관성 고찰이다. 인간은 사회적일 수 밖에 없고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결국 삶을 구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행복의 의미는 아무리 가까운 타인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서 얻을 수 없다. 누가 내 삶의 주체가 될 것인가. 자신이 주체가 된 삶을 살아가야 타인도 있고 뒤돌아보는 여유도 생길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삶에서 오는 허무주의를 경계해야함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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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부자노트 - 인생이 바뀌는 진짜 돈 공부
윤성애 지음 / 프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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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다른 일반적인(?) 집과는 달리 신랑이 재테크 담당이다. 나와 달리 꽤 꼼꼼하고 섬세한 신랑이 보는 재테크 책들은 뭔가 심오한 책들이 많다. 가치투자... 월가의 영웅... 이런 두꺼운 책들, 보기만해도 머리 아픈. 나도 신랑이 가정 경제에 대해 의논할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런 두꺼운 책말고 나같은 경제무식자, 재테크 초보에게 적합한, 재테크 전반에 관한 상식적인 책은 없을까. 좀 쉽고 재미도 있으며, 무조건 돈만 좇아가라는 얘기 말고 인생 전반의 재테크에 대해 얘기해주는 그런 책 말이다. 그런 생각이 가득했을 때 만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먼저 꿈에 대한 마인드맵을 그려보는 것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이게 넘 좋았다. 단순히 돈이 최고야! 가 아니라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선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자유가 필요하므로. 그리하여 꿈은 비재무적 목표를 만들고 그것이 다시 재무적 목표를 만들어보게 한다. 단기목표, 1년 소득을 적어보고 불필요한 소비줄이기, 가계부쓰기 등을 통해 가정경제파악을 한다. 고정지출, 변동지출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산상태표, 부채상태표를 만들고 새는 돈이 없는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하는 시간도 갖게 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게 유도하고 소비 후 만족도가 큰 소비는 장려한다. 소비 피해를 봤을 때의 팁도 수록되어 있다.
빡빡하게 예산을 잡고 강제 저축하는 건 비추한다. 생활비 통장에는 필요 최소 생활비에 여유자금을 더해두어야 하는데, 돈관리가 인생의 모든 즐거움을 포기하고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는 금융자산의 20프로 내외로 여유자금으로 하기를 조언하며, 목표와 그 목표가 필요한 시점에 돈이 준비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택하게 표를 만들어보는 활동도 좋았다.

2부는 연말정산, 부동산, 대출, 보험으로 나누어진다. 연말정산 계절이 다가오면서 매년해도 복잡했는데 그 복잡한 공제항목과 궁금했던 점을 쉽게 설명해줘 이해가 정말 잘됐다. 특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어떻게 써야 더 많이 환급 받을 수 있는지 예시로 쉽게 설명되어 있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결혼준비비용, 대출, 전월세계약 시 체크사항 및 과정, 주택 계약 시 반드시 확인할 사항, 부동산 절세지식 등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대출 상품과 대상, 기간, 한도, 조건 등이 정리되어 있어 비교하기 좋은데 맞벌이는 참... 대출이 쉽지 않다는게 다시 느껴진다. 보험은 정말 결혼 전엔 몰랐는데 건강이 젤 중요하고 그게 삐그덕했을 때 가정경제도 삐그덕하므로 점점 관심이 간다. 여기서는 보험 가입 시 알아둬야 할 사항을 정리하고 현재 내 수준에 적합한 보험료, 보험 리모델링이 필요한 건 아닌지 셀프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3부는 노후대책에 대해 나와있는데 노후의 비재무적 목표를 계획하고 필요한 한 달 생활비, 필요노후자금을 직접 계산하게 되어 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그 일을 위해 시작해야 할 일을 적는 칸에서 멈칫했다. 웰빙도 중요하지만 웰다잉도 중요하고, 그래서 유언장 적는 방식도 나와 있다.

이 책은 내가 직접 인생의 전반을 계획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 돈이 수단으로 필요할 뿐이지 그것이 목적은 아니란 인상을 준다.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고 아이키운다고 직장다닌다고 한동안 없었던 목표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계획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한땐 계획녀였는데 사실 하루하루 버티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지 이 생각이었던것 같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도 느꼈고. 그렇지만 남은 긴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다시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을 앞두고 이 책을 만난게 다행이다.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독신이지만 돈 관리 잘하고 싶은 사람들, 나처럼 뒤늦게 돈공부에 눈뜨려고 맘 먹은 많은 어머니들이 본격 재테크 시작 전에 아웃라인을 잡기에 딱 좋은 책이다. 술술 읽히는 초보 돈공부책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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