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 아이 시간표대로 어메이징 몬테소리 교육의 힘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시모네 데이비스 지음, 조은경 옮김, 히요코 이마이 일러스트 / 키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육아 서적을 읽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예전 임용 공부할 때 들었던 전설의 교육자들의 이름을 다시 접했었다. 발도르프교육이나 프뢰벨 은물 등이 맘카페에서 한창 화젯거리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교육자나 교육에 대한 자세한 내용보다는 방문학습과 같은 사교육쪽으로 화제가 움직이면서 관심을 끊었던 것 같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예전에 배웠던 몬테소리를 다시 만나니 반가우면서도 몬테소리 교육법이 어렴풋이 기억날 뿐 디테일한 내용들은 기억나지 않았다. 내 기억 속 몬테소리 교육법은 장애 아동들을 위해 도구로 감각을 일깨우고 환경을 조성하여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어서 영유아에 대한 육아법과 몬테소리의 접목이 궁금했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육아와 직장, 나와 아이들, 엄마의 역할과 나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여러 가지 괴리로 인해 생겼던 약간의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육아서를 많이 읽고 공부하는 요즘 엄마들의 시선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다소 뻔하고 당연하여 반복학습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여전히 아이가 어렵고 버거운 워킹맘인 나에게는 한 줄기 빛같은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1,2장은 몬테소리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다. 몬테소리 교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길러주는 것이다. 이걸 기본으로 여러 활동들이 소개된다.​

3장은 전인적 발달을 위한 활동의 원칙과 그 예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개월에 따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연령별 실생활 활동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내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장난감 정리함보단 진열대에 도구를 펼쳐놓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우리집 둘째 망아지는 13개월로, 꿰기, 넣기, 여닫기 등의 활동을 점차적으로 숙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활동들도 나름의 절차가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의 수록, 다양한 몬테소리 교구들이 사진으로 나와 있어 비슷한 물건으로 준비해 놀기 좋도록 구성되어 있다.

4장은 <아이가 있는 집 인테리어>를 소개하는데 몬테소리 스타일로 공간꾸미는 노하우가 사진과 글로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5장은 애정이 충분한 가운데 창의성과 호기심이 충족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충분한 관심을 받은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기>는 아이에게 탐험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또래와 다르게 발달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는, 즉 아이에 대한 신뢰를 기본 바탕에 깔고 있다. 아이가 그만의 특별한 길을 가며 자기만의 시간표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는 쉽고도 어려운 진리는 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아이주도(개입최소), 직접체험, 천천히,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실수에 너그러워지기'는 내 육아법에 많은 잘못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것보다 나중에 다시 알려주었을 때 아이들이 배움에 좀 더 마음을 열게 된다는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통념을 깨뜨리는 문장이었다. 판단이나 분석을 배제하고 보거나 인식하는 관찰하기는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게 하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6장은 <협동심과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5장과 더불어 내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이가 참여하게 하고 싶을 때,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한 방법 중 내가 첫째에게 그간 부족했던 부분은 충분한 시간을 주기/아이가 참여할 수 있게 하기/문제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보기다. 내 조급함이 아이 참여를 제한하고 결국 자신감도 잃게 만든건 아닌지 돌이켜보았다. 또한,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선 다정하면서 확실한 자세를 유지하며(이게 어렵다ㅜㅜ) 한계를 정해주는거다. 한계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식사 시에는 앉아서, 서로에게 친절하게, 이런 규칙들. 짜증이 많은 두 망아지를 다루는 방법은 그간 읽은 육아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못을 바로잡는 단계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기억하면 될 것 같다.

7장은 <실전 육아>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가 옷 입기를 거부할 때(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음식 먹을 때(동영상, 떠먹이기 등 난관...), 형제간의 일, 내성적인 유아일 때(해당 사항이 없음...), 때리고 밀고 물고 던지기(늘 일어나는 일이다...) 등 다양한 난관에 봉착한 경우 해결법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8장은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처방>이 나와 있다. 천천히, 아이를 기다려주기.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문관, 안전 지대의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반응하기보다 대처하기를 해야한다는 점이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9장은 조부모 육아 등 <공동 육아> 시에 고려해야 할 점을 얘기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듯 부모 이외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육아에 참여하고 있고 그들과의 육아 합치점을 찾는 과정을 소개한다.

10장은 <영유아 이후> 유치원 및 학교 준비부터 시작해 24세가 되기까지의 발달 단계를 6년씩 4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육아는 끝이 없다. 아직도 우리 엄마는 나와 손녀들을 같이 육아한다...)

부록에는 세계 곳곳의 몬테소리 사례와 유아를 위한 몬테소리 활동 목록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구성이 상당히 깔끔한 책이다.



몬테소리교육이 지향하는 바와 그 구체적인 교육의 예, 부모들이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절한 구성으로 제시된 이 책은 만1세에서 3세 정도의 영유아에게 적절한 몬테소리 방향을 소개하므로 해당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반드시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제 13개월인 나의 둘째 망아지에게 적용해보고 세돌을 넘겼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고 밥 먹는 것이 힘든 나의 첫째 망아지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읽은 육아서 중에 가장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몬테소리 의사선생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며, 최근 읽고 있는 책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저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몬테소리 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아이는 아이에게 맞는 길을 잘 찾아 가고 있으니 옆에서 약간의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 이 중요한 사실을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육아는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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