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세이 1
민경우 지음 / 매직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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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학에세이>라는 제목 답게 수학사나 수학적 배경에 대한 저자의 주관성을 많이 담고 있다. 저자인 민경우는 2012년부터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한 수학교육연구소 소장이자 강사다. 수학이라는 더도 없는 객관적 학문에 주관적 에세이라니?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수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절대 불변의 진리로 수학을 생각한 사람들이 아니라 오류주의적 접근법으로 수학을 바라본 이들에 의해 거듭 수정되고 발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신선하게 깨뜨리고 자유롭게 저자의 의견에 비판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기존 수학 책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에세이기는 하지만 수학에세이인만큼, 거의 대부분은 수, 대수, 기하, 미적, 확률에 대한 다섯 주제와 관련된 굵직한 객관적 수학사 및 배경에 대한 가지를 곁들인 쉬운 설명을 토대로 하고 있다. 여타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편안하게 읽히는 문체가 특징이며 책 자체가 두껍지 않고 글자가 커서 읽기 더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1장 <수>에서는 자연수, 0의 출현에서부터 실수, 허수에 이르기까지의 수의 확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수학사 관련 서적을 따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수학사나 수학을 공부하기 전, 흥미를 돋게 하기 위해 비교적 쉽고 간결하게 핵심만 서술한 동기유발용 책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 하다.

2장 <대수>에서는 음수의 도입에 관해 설명하면서 형식불역의 원리를 언급한다. 중학교에서 처음 음수에 대해 도입할 때, 바둑돌 모델이나 수직선 모델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해 음수의 연산을 도입하긴 하지만 가장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고 수학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원리는 형식불역의 원리다. 음수와 음수의 곱이 양수가 될 수 밖에 없는지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대수 파트의 마지막 장에서는 일차방정식을 풀이하는 과정에 대해 이항, 소거 같은 몇 가지 원리를 정립한 후 기계적인 대수적 조작으로 미지수를 구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은 채 이러한 기계적 계산을 강조하여 풀게되면 결국 왜 이항할 때 부호가 바뀌는지 학생들을 대답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게 규칙이니까요, 라고 대답한다. 등호를 건너면 부호가 마법처럼 바뀌는데 그냥 그게 법칙이고 규칙이라는 것이다. 등식의 원리에 의해 양변에 똑같은 수를 더하거나 빼거나 곱하거나 0이 아닌 수를 나누어도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임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수학을 형식주의로 몰고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닐 수 있다.

3장 <기하>는 피타고라스 정리, 귀납법과 연역법, 작도와 같은 기하 전반의 내용을 다룬다. 학생들에게 설명하며너도 나조차 어려운 개념이 호도법이다. 고등학교에서는 육십분법이 아닌 호도법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학생들이 왜 그동안 잘 쓰던 각도법을 호도법으로 바꾸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와닿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에서도 각속도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리 선명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4장은 <미적>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사실 미적분이 얼마나 중요하며, 이로 인해 수학이 얼마나 격변하게 되었는지 학교 수학이나 수능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는 고스란히 느끼기 힘들다. 미적분과 관련된 수학사 관련 책을 읽고 대학에서 수학을 오랜 시간 공부하며 이 부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미분과 적분의 관계, 그리고 원 넓이와 구 부피를 적분으로 구하는 과정이 언급되어 있다. 정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수학이 미분을 만나면서 동적 환경을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로 생각되어지는 계기가 되고, 물리와 같은 타학문과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설명이 소개되어 있는 장이다.

5장 <확률>에서는 베이즈의 정리를 주로 소개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조건부확률과 확률의 곱셈정리를 배우며 어느 정도 학습하는 내용인데 확률과 큰 관련은 없는 것 같지만 칸토어의 무한과 관련된 내용이 마지막 부분에 소개되고 있다. 중학교에서 처음 접하기 시작하는 가무한이 실무한으로 옮겨오면서 학생들에게 상당한 인지적 오류가 생긴다. 0.999...와 같은 순환소수가 1과 같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어쨌든 1보다는 조금이라도 작을 것 같은데 1과 같음을 수학적으로 증명되는 순간 약간은 벙지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확률과 다른 장으로 따로 떼어 언급했으면 좋았을 주제다.



코로나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면서 교재연구의 일환으로 읽게 되어 학생의 입장에서 다시 수학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수학에 대한 배경적 지식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책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수학사나 기타 교양 도서를 같이 겸하여 읽으면 더욱 깊고 재미있게 수학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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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2
최정화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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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내가 좋아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22번째 소설. 최정화 작가의 소설이다. 길이가 긴 소설은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새로운 느낌의 소설이라 상당히 신선했다.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은 1장에서 화성에 도착한 지구인 니키의 상황 묘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구의 멸망으로 화성으로 이주한 지구인들. 그런데 화성인들은 지구인들을 완전히 무시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지구인의 묘사가 아주 직설적인데 딱히 반박도 못하겠다. 아이디얼 카드가 없는 지구인은 차별당한다. 결국 화성인이 되기로 한 니키는 화성인 반다와의 기억을 교환하고 화성인이 된다. 반다의 기억을 갖고 사는 니키는 자신을 화성인 도라라고 믿으며 살고 있다. 탈락한 화성인 반다는 수용소에 갇혀 전파로 인해 통제된 삶을 살며 감시받는다. 반다는 전파 오류 사고로 수용소를 탈출하고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며 기억을 교환한 니키를 찾아와 서로의 잃어버린 기억을 얘기해주고 얼마 뒤 사살된다.



상당히 특이한 소재의 소설이지만 읽고 나서도 뭔가가 저릿한 느낌이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제주난민사태나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한 교민들을 수용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나온 여러 이견들이 스쳐지나갔는데, 역시나 작품해설에서 그것(제주난민사태)을 염두에 두고 작가가 썼다고 한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야 하는데 늘 이 문제들은 결국 정치의 문제로 연결되어 결국 인터넷 댓글의 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혐오의 시선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피부가 하얀 사람과 까만 사람 등 온갖 이분법적 사고는 혐오를 생산하는데 그 중 일부가 난민사태라고 생각된다.



지금 심각한 코로나 사태에서도 온갖 혐오들이 방출된다. 중국에서 입국한 교민들을 수용하는 문제부터, 중국인이라하면 개인 자체가 혐오의 대상이 된다. 신천지에서 비롯된 종교문제는 기독교, 그리고 성지순례의 문제까지 파고들어 혐오의 대상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하지 않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으며 수차례 여러 종교인들이 권유했지만 결국 무종교인이다. 밑도 끝도 없이 전도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중국인, 중국교민, 기독교까지 한꺼번에 일반화시켜 혐오의 대상이 되는 상황은 안타깝다. 이 책에는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란 말이 수차례 반복된다. 종교, 정치, 국가의 문제를 넘어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한다. 나와 다른 것이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세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단, 비난받아 마땅한 경우도 있음은 당연하다... 자유롭고 존중받는 인간이 되기 위해선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이기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한다. 특정 종교의 확진의심환자들은 동선공개와 자진신고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범지구적으로 풀어낸 소설. 금방 읽히지만 또 금방 읽혀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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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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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고흐. 니체라는 철학가와 고흐라는 화가의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절대 진리를 거부하고 기존 가치를 때려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철학가 니체는 '신은 죽었다'는 유명한 문장 뿐만아니라 주옥같은 문장으로 현대까지 그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철학가이다. 미술 문외한이라도 고흐 이름을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왼쪽 페이지는 니체의 말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고흐의 그림이 배치되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글과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니체 이렇게 10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 페이지의 니체의 말과 오른쪽 페이지의 고흐의 그림은 서로 큰 연관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큰 10개의 주제로 묶여 있는 장 안에서 같은 주제끼리 니체의 글과 고흐의 그림을 엮었다.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발췌한 글이다. 니체의 여러 저서에서 주옥같은 문장들만 따로 엮어두었다. 니체의 글은 그의 저서의 제목에서처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글들이며 그가 삶의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성 회복과 삶의 실존을 위하여 얼마나 고뇌했는지 알 수 있다. 니체의 글들이 꾸준히 전세계적으로 현대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현대의 삶이 팍팍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위로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그의 글은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다.



나는 지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굉장히 높이 올라왔다. 이에 대한 몇 가지 확실한 증거도 있다. 주위가 전보다 넓어졌고 전망도 훨씬 좋아졌다. 바람이 조금 차가워졌지만, 내 가슴은 따뜻해졌다.

이제 나는 온화함과 따스함을 혼동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의 발걸음은 훨씬 단단해졌고 또한 확실해졌다. 용기가 나를 성장시켰다. 앞으로 나는 더욱 고독해질 것이며 이전보다 험난해진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308p

고흐의 그림은 유명한 자화상부터 시작해서 그가 우울증과 알콜(압생트) 중독에 걸려 그의 그림이 노란색으로 물들었던 그림들이 한 장씩 삽입되어 있다. 마치 미술관 전시회에 걸린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 압생트가 그의 친구이자 적이자 삶이자 죽음이었던 것 같다. 영원의 문턱에서 슬퍼하는 노인의 그림, 담배를 피우는 해골 등이 인상적이었고 폭풍우 치는 하는 아래 풍경, 목수의 작업장과 세탁장 등 다양한 풍경 및 배경뿐만 아니라 자화상, 정물 등도 그만의 색채와 질감으로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미술 문외한인 내가 봐도 그의 그림은 연도별로 보면 그의 심경의 변화나 우울의 정도가 느껴지는 듯 했다. 해바라기나 밀밭같은 노란색이 압도하는 그림에서는 마냥 밝은 이미지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노란색이 원래 주는 밝은 이미지 이면에 뭔가의 고독이나 우울이 느껴진다. 그가 힘들게 살아낸 세상을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뒤 내가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게 예술이나 글의 힘이 아닐까. 이 책은 니체와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시회같은 느낌의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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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락 UNLOCK - 내 안의 가능성을 깨우는 6가지 법칙
조 볼러 지음, 이경식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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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서도 한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될까,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어그러졌던 경험도 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뜻밖의 능력이 발휘되었던 순간도 있다. 내가 가진 잠재력을 백프로 아니 그 이상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하면 주어진 일을 잘 성취할 수 있을까. 한 인간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열쇠를 풀어내는 책, 바로 <언락>이다.

나는 수학 머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고 믿어왔으며, 나는 그 중 수학 머리가 없는 사람에 해당하고 그걸 인정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실제로 아주 머리가 좋은 대학 동기들과 내가 수학 문제를 풀거나 아이디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차이난다는 것을 알았고 정말 힘들게 그 사실을 인정했으며 다행스럽게도 수학을 포기는 하지 않았다. 그들이 1시간 걸려 도달할 양을 3시간이 걸려 도달한다는 것을 인정하며 양적인 시간을 투자한 결과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단, 그걸 인정한 후 노력하면 언젠가는 도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런데 책의 서문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

사람의 능력은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며, 어떤 학생이 특정 과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 것도 선대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덕이 아니다. 뇌는 고정되어 있고, 특정 분야에 소질이 없을 수 있다는 견해는 과학적으로 틀린 것이다. 뇌가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과 우리의 인생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믿음을 떨쳐내고, 뇌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응력이 높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어떤 것을 배울 때마다 우리 뇌가 새롭게 조직된다는 사실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중요하다고 꼽을 만한 신경가소성, 즉 뇌의 유연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확립되었다.

p11

이 서문은 내가 그간 생각했던 뇌와 유전자와 완전히 다른 결론이었다. 이 책에서는 여섯 가지 법칙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법칙1.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법칙 1에서는 신경가소성이라 불리는 뇌의 작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준별 수업의 위험성도 언급한다. 우리 나라에서 아직도 일부 학교에서 자행되는 수준별 수업은 학생을 A, B, C로 나누고 그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자는 취지로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읽었던 <수준별 집단편성의 비판적 이해>라는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이러한 수업은 최상위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학생들에게 낮은 정의적 태도만 길러줄 뿐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도 그와 같다. C반에 속한 아이가 A반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이미 C반에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의 뇌에 제한을 가하기 때문인 것이다. 뇌가 변하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학습 형태를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1장에서는 특히 수학 과목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 역시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잘못된 관념을 심어준 것은 아닌지 반성할 수 있었다.



법칙2. 실패를 사랑하라

틀릴수록 뇌가 성장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신선했다. 성공의 경험이 뇌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틀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학생이 틀리지 않도록 학습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오류를 발견하고 여기서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학습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 틀리고 실패할 때가 뇌가 성장하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문제를 제시해주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칙3.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생각을 바꾸면 신체와 뇌가 바뀐다는 사실. 생각이 뇌를 결정한다는 것은 뇌가 그만큼 변동성이 크고 유동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마음이 신체를 지배한다는 것. 그렇다면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성장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가능하다고 믿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구체적인 과학적 연구자료와 함께 제시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이러한 믿음에 입각해서 지도할 때와 고정 마인드셋을 장착한 후 지도할 때 그 학생의 역량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법칙4.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사실 말은 쉽지만 어떻게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 장에서 손가락과 관련하여 대학생 손가락 인지 수준으로 계산 시험 점수를 예측하고 악기 연주와 수학 성취도 사이의 상관성이 오랫동안 입증되었다는 사실 등은 상당히 신선했다. 이 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다차원적 접근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떤 질문을 교사가 던져야 하는지 예시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방법을 통한 학습이 비약적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법칙5.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빨리빨리가 입에 익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그리고 심지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저도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니만큼 시간과 속도는 학습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빠른 생각이 능력이 척도는 아니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학습 능력을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빨리빨리 스타일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반복연습이 창의성을 죽인다고 얘기한다.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수학이니 만큼 나는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시간을 재놓고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주어진 시간안에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살 때 읽기를 배우고 네 살 때 바흐를 연주하며 여섯 살 때 미적분 문제를 척척 풀어서 영재 대우를 받던 미국 학생들 가운데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 인물은 거의 없다"는 문장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우리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법칙6.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사실은 나 역시 세미나나 토론 학습 등을 통해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이러한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수업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 나라같이 주어진 단위 수안에 주어진 내용을 모두 학습해야하는 빠듯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내 경험을 공유하고 열린 마음과 자세로 협력 학습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학생을 교육하는 입장에 있는 모든 학부모, 교사, 교수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학에 대한 유전자 결정론적 관점이 우위에 있다는 사시을 알게 되었고 수학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공감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교육을 하다보면 고정 마인드셋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기억하고 교육에 임한다면 한 명의 학생일지라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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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양장) - 개정판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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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강렬한 시작으로 유명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쉼표 하나, 번역된 글자 하나하나에 원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전달되기도 하고 조금 의미가 변형되기도 한다. 영어를 우리 말로 번역했을 때 그 의미가 어색해져버리는 것처럼.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번역을 다시 했고, '오늘, 엄마가 돌아가셨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직역 위주의 번역이라 원작을 번역 없이 읽을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를 양로원에 맡긴 후 양로원에서 알려온 엄마의 죽음. 표면적으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연애를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듯 하지만 주인공 뫼르소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 그가 이웃 레몽을 만나게 되고 그 우연이 우연한 살인으로 이어졌다기엔, 소설에서 주는 냉정하고 차가우며 스산한 느낌의 뫼르소와 배경들이 심상치 않았다. 레몽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만나 또 다른 우연을 만나게 되었어도 사고를 쳤을 것 같은 느낌. 그것이 엄마의 부재로부터 이어진 케케묵은 감정의 터뜨림이었는지 그에게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살인은 어쨌든 뫼르소를 이방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분, 삶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죽음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은 아주 건조하게 이어진다. 그 건조함이 카뮈의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찾아본 바에 의하면 <이방인>은 실존주의 문학으로 분류되며 해석하는 사람에 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삶의 실존에 대한 의미 부여, 혹은 반대로 그러한 실존 자체에 대한 허무주의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소설이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끔찍한 살인의 이면에는 분노로 점철된 인간의 모습, 혹은 또다른 인간의 부류로 분류되는 사이코패스적 인간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삶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실존 자체의 허무주의에 빠진(사실 살인에 대해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는 것도 우습고 또 하나의 변명을 만들어주는 것에 불과하지만)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에서 비롯된 살인과 점점 그러한 사건들에 무감각해져가는 현대의 모습을 알베르 카뮈가 이미 예견하고 <이방인>의 뫼르소로 탄생시킨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소설의 모습은 현대의 일부와 닮아 있다.

마지막 단락은 죽음의 앞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듯한 뫼르소의 모습으로 끝을 맺으며 묘한 여운을 띄운다. 죽음 앞에서 비로소 세상의 부드러운 무관심에 자기 자신을 열고, 형제처럼 느꼈고, 행복했었으며, 여전히 행복함을 느낀다는 문구가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사형 집행이 있는 그날 거기에 많은 구경꾼들이 증오의 함성으로 자신을 맞아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에서 한편으로는 고독과 무관심이 낳은 인간의 외로움, 그리고 감정의 부재가 한 인간을 파멸로 이끌었다고 생각되어 차분한 마지막 단락이 더 저릿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역자노트 부분에 꽤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이방인 깊이 읽기 부록은 단순히 소설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원작자 알베르 카뮈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고 번역하려는 번역자의 노고가 느껴진다. 가끔 번역이 너무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원작자의 소설 자체가 어려운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 이번 책은 번역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이 읽으면서 느껴졌다.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으로 이 소설을 이해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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