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락 UNLOCK - 내 안의 가능성을 깨우는 6가지 법칙
조 볼러 지음, 이경식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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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서도 한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될까,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어그러졌던 경험도 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뜻밖의 능력이 발휘되었던 순간도 있다. 내가 가진 잠재력을 백프로 아니 그 이상 발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하면 주어진 일을 잘 성취할 수 있을까. 한 인간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열쇠를 풀어내는 책, 바로 <언락>이다.

나는 수학 머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고 믿어왔으며, 나는 그 중 수학 머리가 없는 사람에 해당하고 그걸 인정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실제로 아주 머리가 좋은 대학 동기들과 내가 수학 문제를 풀거나 아이디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차이난다는 것을 알았고 정말 힘들게 그 사실을 인정했으며 다행스럽게도 수학을 포기는 하지 않았다. 그들이 1시간 걸려 도달할 양을 3시간이 걸려 도달한다는 것을 인정하며 양적인 시간을 투자한 결과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단, 그걸 인정한 후 노력하면 언젠가는 도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런데 책의 서문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

사람의 능력은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며, 어떤 학생이 특정 과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 것도 선대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덕이 아니다. 뇌는 고정되어 있고, 특정 분야에 소질이 없을 수 있다는 견해는 과학적으로 틀린 것이다. 뇌가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과 우리의 인생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믿음을 떨쳐내고, 뇌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응력이 높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어떤 것을 배울 때마다 우리 뇌가 새롭게 조직된다는 사실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중요하다고 꼽을 만한 신경가소성, 즉 뇌의 유연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확립되었다.

p11

이 서문은 내가 그간 생각했던 뇌와 유전자와 완전히 다른 결론이었다. 이 책에서는 여섯 가지 법칙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법칙1.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법칙 1에서는 신경가소성이라 불리는 뇌의 작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준별 수업의 위험성도 언급한다. 우리 나라에서 아직도 일부 학교에서 자행되는 수준별 수업은 학생을 A, B, C로 나누고 그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자는 취지로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읽었던 <수준별 집단편성의 비판적 이해>라는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이러한 수업은 최상위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학생들에게 낮은 정의적 태도만 길러줄 뿐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도 그와 같다. C반에 속한 아이가 A반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이미 C반에 들어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의 뇌에 제한을 가하기 때문인 것이다. 뇌가 변하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학습 형태를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1장에서는 특히 수학 과목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 역시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잘못된 관념을 심어준 것은 아닌지 반성할 수 있었다.



법칙2. 실패를 사랑하라

틀릴수록 뇌가 성장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신선했다. 성공의 경험이 뇌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틀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학생이 틀리지 않도록 학습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오류를 발견하고 여기서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학습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 틀리고 실패할 때가 뇌가 성장하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문제를 제시해주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칙3.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생각을 바꾸면 신체와 뇌가 바뀐다는 사실. 생각이 뇌를 결정한다는 것은 뇌가 그만큼 변동성이 크고 유동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마음이 신체를 지배한다는 것. 그렇다면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성장 마인드셋을 장착하고 가능하다고 믿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구체적인 과학적 연구자료와 함께 제시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이러한 믿음에 입각해서 지도할 때와 고정 마인드셋을 장착한 후 지도할 때 그 학생의 역량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법칙4.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사실 말은 쉽지만 어떻게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 장에서 손가락과 관련하여 대학생 손가락 인지 수준으로 계산 시험 점수를 예측하고 악기 연주와 수학 성취도 사이의 상관성이 오랫동안 입증되었다는 사실 등은 상당히 신선했다. 이 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다차원적 접근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떤 질문을 교사가 던져야 하는지 예시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방법을 통한 학습이 비약적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법칙5.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빨리빨리가 입에 익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그리고 심지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저도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이니만큼 시간과 속도는 학습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빠른 생각이 능력이 척도는 아니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학습 능력을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빨리빨리 스타일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반복연습이 창의성을 죽인다고 얘기한다.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수학이니 만큼 나는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시간을 재놓고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주어진 시간안에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살 때 읽기를 배우고 네 살 때 바흐를 연주하며 여섯 살 때 미적분 문제를 척척 풀어서 영재 대우를 받던 미국 학생들 가운데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 인물은 거의 없다"는 문장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우리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법칙6.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사실은 나 역시 세미나나 토론 학습 등을 통해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이러한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수업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 나라같이 주어진 단위 수안에 주어진 내용을 모두 학습해야하는 빠듯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내 경험을 공유하고 열린 마음과 자세로 협력 학습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학생을 교육하는 입장에 있는 모든 학부모, 교사, 교수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학에 대한 유전자 결정론적 관점이 우위에 있다는 사시을 알게 되었고 수학 학습에 대한 어려움에 공감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교육을 하다보면 고정 마인드셋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기억하고 교육에 임한다면 한 명의 학생일지라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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