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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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젊은 건축가인 저자 이규빈이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를 출장다니며 각 나라의 건축에 대해 알려주는 건축 에세이다. 나는 건축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이상하게 건축이라는 것에 관심이 간다. 천편일률적인 성냥갑같은 도시의 아파트들을 보다가 신선한 건축물을 보면 도시 속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타국으로의 여행에 기약없는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여행을 현재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한다.

책 첫 장을 들어가기 전에 도면 읽는 법이 간단히 소개된다. 도면은 책을 읽으며 가끔 등장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실제로 가본 적 없는 곳이지만 내가 그 곳을 상상하거나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첫 장은 일본이다. 가까운 나라인데, 일본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하긴, 내가 가본 나라 자체가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일본은 코로나 터지기 전에 한번 가볼껄 하는 생각이 드는 나라다. 지리적, 환경적 영향 등으로 우리나라와 다른 건축의 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도쿄에서 가볼 만한 건축으로 추천된 '미우미우 아오야마'는 건축물로는 일본답지 않은 느낌이다. 스테인리스 강판이 뿜어내는 인상이 압도적인 이 건물의 평면도를 첨가해 건물의 이해를 도왔다. 뭔가 과자먹고 난 후 상자가 조금 들린 듯한 특이한 전경. 저자가 본 작고 남루한 소바집의 전경과 너무도 닮아 있었는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건물이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스카이트리같이 뾰족하고 웅장한 높은 건축물에서 바라보는 아래의 모습이 더이상 감동적이지 않다는 것은 건축물에서 무엇을 보는지가 아닌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함을 일깨운다.

두 번째 장은 중국이다. 중국 하면 떠오르는 건축물의 느낌은 웅장하고 옛스러운 고풍 건축이다. 하지만 베이징은 그 옛스러움과는 동떨어진 모습인 듯 하다. 베이징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지상 15층 높이의 갤럭시 소호라는 복합시설은 상당히 특이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설계의 모티프는 중국 전통 건축인데 뭔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곳이 들어선 자리가 급격한 도시화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파괴된 옛 전통마을이기 때문이다. 건축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곳에 선 땅의 원래 모습, 주변 환경등도 고려되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다. 그래서 난징 대학살 기념관은 외관을 떠나 추모의 공간이자 슬픔의 건축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건축은 진실 앞에 자리를 양보하고, 바닥을 덮는 대신 슬픔을 담아내는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건축이다.

세 번째 장은 미국이다. 그 넓은 땅덩어리를 한번 밟아보지도 못하고 코로나... 어쨌든 미국은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다. 농사짓는 땅도 광활한 대지도, 날것 그대로의 자연과 아주 인공적인 도시의 모습 모두를 품고 있는 미국에서는 건축, 하면 가슴아픈 것이 바로 세계무역센터다. 911 추모공원 및 기념관의 횡단면도는 추모를 위해 건축가가 얼마나 고심했을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프리덤 타워는 기하학적으로 아주 탐구해보고 싶은 외관인데 추모공원에 아주 가까이 있다. 쌍둥이 빌딩이 사라진 자리에 다시 초고층 건축이 세워져야만 했던 이유에 결국 면적과 돈에 대한 수학적 계산이 숨어 있음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세계무역센터 교통허브의 아치는 상부 구조의 단부가 슬래브에 매달려 어떻게 무게를 지탱하게 하는지, 수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건축의 섬세함을 느끼게 하는 건축이다.

그러나 그런 치밀함만 있는 곳은 아니다. 포 프리덤스 파크는 이름에서 오는 느낌과 같이 탁 트인 빈 공간이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무엇이 미국의 건축인지 보여주는 대표적 예같다.

네 번째 장은 다소 생소한 브라질이다. 부루마불에서나 들었던 상파울루 미술관, 쿠리치바라는 도시를 답사한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브라질의 건축에 대해서 알려진 바나 선입견같은 것은 없지만 브라질이 1985년 민주화를 맞이한 후 조금씩 바뀌는 건축풍경을 느낄 수 있다.

다섯 번 째 장은 프랑스다. 왠지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을 거 같은 나라. 르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는 워낙 유명한 분이라 이름을 알고 있다. 라투레트 수도원, 생폴 드 모졸 수도원 등 수도원 위조의 건축을 소개하고 있다.

젊은 건축가의 신선한 시선으로 각 나라의 건축을 소개하며 사진과 도면을 보는 시간이 풍요로웠다. 대리 여행을 갔다온 느낌이기도 하면서, 건축은 어떤 부분에 앞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 젊은 건축가의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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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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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천재, 음악 천재, 온갖 천재는 다 있으면서 왜 행복 천재는 없을까.

행복은 가까이 있는 듯 하면서도 너무 멀리 있고, 멀리 있는 듯 하면서도 찾아보면 내 안에 있다. 행복에 대한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작은 담론을 엮은 책인 <아주 보통의 행복>은 '보통'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렸음을 말하고 있다. 너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상투적인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연한 사실은 자주 들여다보고 기억해내려고 애쓰지 않으면 다시 까먹게 되고 사는 대로 살아지게 되는 것 같다. 다시금 내게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책이어서 좋다. 한 구절 한 구절 당연한 말을 당연하지 않게, 곱씹어서 천천히 생각하며 읽으니 새로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나는 내가 꽤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우울해하고 삶을 힘들어 했을 때도 나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감정 조절이 안되는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무던한 편이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겠거니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의외로(?) 행복한 척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내용 중에 제일 먼저 내 가슴을 후벼팠던 뜨끔한 말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잘 모르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는 거였다. 식당에서 음식 메뉴를 주문할 때 늘 아무거나를 외치는 습성이 있는데 여기엔 내가 거절당할 거라는 두려움이 존재했었다. 그런데 타인의 시선에 대한 강박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이 되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의 표현을 숨기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게 되었다. 행복한 사람들은 좋아하는 게 많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걸 빨리 고를 수 있다고도 하는데 나는 그런 것들이 많지 않다. 자율성을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걸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가 첫 번째 결심이다.



두 번째, 나는 계획을 아주 철저하게 짜고 이를 행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새해에는 그 결심을 늘, 매번, 거대하게 짠다. 그리고 그 계획은 얼마 안가 뒤틀려 나 자신과 그렇게 만든 환경에 짜증나는 걸 반복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를 외치며 오늘을 포기해버리는 것, 12월의 끝자락을 공날로 쉽게 흘려보내는 것의 부작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게다가 새해 결심 자체가 지난 날의 과오와 나태를 반성과 처벌없이 용서해주는 셀프 면죄부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새해 결심이 일으키는 부작용을 나 역시 매년 겪는데 이 지점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세 번째, 행복을 흡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흡족함이 심장을 뛰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일에서 흡족함을 못느껴 계속 다른 곳에 시선이 간다. 고질병같다. 의미와 목적을 가진 삶이어야 흡족할텐데 나는 그 점에서 늘 난항을 겪어 왔다.



코로나블루가 유행인 시대에 다행인건 내가 내성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위안이 된다. 칼 융에 따르면 내향성이란 자기의 내면세계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을 받는 성향을 말하는데 갈등도 회피한다. 왜냐면 갈등 자체보다 갈등이 만들어내는 자극의 과잉이 싫기 때문이다. 어쨌든 코로나 시국에 다른 사람들이 거리두기로 힘들어할 때 나는 한번도 힘든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 만나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사람 사는 재미를 두루두루 부대끼며 지내는 것이라는 관점보다 '꼭' 필요한 사람과 부대끼며 지내는 것에 의미를 두는 나는 불필요한 모임이 없고 만날 사람만 만나서 정말 좋다. 이 친밀하고 좁고 깊은, 좋은 인간관계는 내 삶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는 브레송의 뒤늦은 깨달음이 옳다면, 여행을 통해 얻고자 했던 모든 운명적 만남과 결정적 순간은 이미 일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p.58

행복이란 오로지 일상을 위한, 일상에 의한, 일상의 행복이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

p 192



느리게 생각하기

천천히 걷기

여유 있게 바라보기

속도의 시대에 꼭 필요한 행복의 조건들이다. 오늘부터 하나씩 실천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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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니체를 말하다 - 니체의 작품으로 본 니체 니체 아카이브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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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내게 니체는 벽돌같은 철학자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지만 역시 한 번 읽어 이해가 잘 가지 않았고 알듯 말듯한 그의 철학에 대한 나의 갈증을 이 책을 읽으며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가 니체에 대해 쓴 책을 옮긴 이 책은 니체라는 철학자와 그의 철학에 대한 보고서라 보면 될 듯하다. 살로메는 니체가 첫눈에 반해 청혼했던 여성이며 니체와 한동안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니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의 정신세계를 잘 이해해슬 것이다. 이 책은 니체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 니체의 외양, 성격, 질병, 사회적 관계, 정신세계, 철학 등 니체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서술하고 있다. 그 중에는 서로 나눈 편지, 그와 나눈 대화, 니체의 지인들이 니체에 대해 적은 기록 등도 있는데 이런 기록들을 중심으로 그의 철학적 세계의 변화를 짚어내고 있다.




니체라는 존재, 니체의 변화과정, 니체의 체계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니체의 존재에 대해 다루는 첫 장에서 살루메가 바라본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보여지는 파격적이고 개혁적인 니체의 모습과 달리 조용하고 섬세하며 고독한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살루메는 니체를 은둔자나 침묵하는 고독자,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가진 사람, 격식을 차리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그의 철학이 주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성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의 본성이 여성적이라는 평은 니체의 철학이 그간 보여준 사상적 이미지에 반하는 느낌이다.

니체 사상은 자기 고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그의 정신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곧 그의 사상 이해로 연결된다. "나는 그것을 나 자신을 위해 썼다"라는 니체의 문구는 이를 대변한다. 그의 삶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치유의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고 이 과정이 그의 사유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인식을 만들었다. 혹독한 자기 극복의 과정에서 자기변화, 창조력을 동반하는 영혼의 투쟁, 인식의 투쟁을 거치며 그의 철학을 완성시킨 것이다. 또한 그에게 종교는 커다란 하나의 축인데 살로메는 "잃어버린 신을 위한 대체물을 자기 신격화라는 가장 다양한 형식에서 찾는 가능성"이라고 표현하며 무신성의 주장이 니체에게는 영혼의 운명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또한 니체의 인간과 세계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니체는 기만이나 허구, 비진리를 높이 평가하며 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도 연결된다. 이 책에서 살로메는 그의 광기에 주목해 이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했다.

살로메가 쓴 책이지만 이 책에서는 인용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살로메는 니체의 저서들에서 나오는 문구를 중심으로 니체의 사상을 표현하고 있는데 살로메의 해석이나 설명보다는 니체의 저술 자체를 통해 그의 사상을 왜곡하고 싶지 않은 그녀의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살로메의 책인지 니체의 저서 인용에 대한 책인지 헷갈릴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니체 본연의 사상과 철학 있는 그대로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고 그녀의 니체에 대한 평도 인상적이다. 니체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측면도 있고, 니체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니체라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말해주는 측면도 있다. 니체의 사상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한 것도 역시 인상적이며 그의 삶의 변화에 따른 사상적 변화가 잘 구분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다.

니체와 관련된 책, 혹은 철학책 중 니체가 일부 포함된 책들 중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관심있는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번역되어 있어 가독성이 좋았다. 니체의 사상을 니체의 입이 아닌 타인의 관점에서 조명한 것도 신선했고 오히려 더 객관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에 대해 궁금한 독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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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심리 - 돈이 되는 인문학
전인구 지음 / 살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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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딱 하나로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분야다. 나도 관심이 여전히 많고 평생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인문학이 실용적이지 않다는 편견이다. 나는 나 자신을 좀더 잘 이해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여러 인문학책을 들여다보지만 이 책은 인문학의 저변을 더 넓혀 재테크에까지 입성시켰다. 인문학이 주식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호기심이 일었다.



이 책의 저자 전인구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주식 초보자들에게 적합하게 쓰여진 주식입문용 책이었는데 설명이 쉽고 간결하였다. 그래서 저자가 쓴 주식의 심리라는 책이 더 궁금했다. 인문학과 주식과의 표면적 괴리와 간극을 이 사람이 얼마나 메울 수 있는지 궁금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인문학이라 해도 옳다. 이 책에서는 그 많은 인문학의 분야를 역사, 예술, 철학, 지리와 공간, 영화, 여행, 스포츠, 심리로 나누어 이들 속에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지혜를 살펴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 올바른 판단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생기게끔 돕고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몰랐던 인문학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도 좋았다.



이름만 들어봤던 한니발과 그의 행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역발상의 전략을 sk하이닉스를 통해 조명해본다든가 적벽대전으로부터 공포에 사고 확신에 팔 수 있는 배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함을 워렌 버핏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신선했다. 저자는 생활속 모든 것을 재테크에 대입하여 생각하고 판단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사업가형 화가인 루벤스나 안나 카레리나의 이야기로 확인할 수 있는 투자법의 전환을 생각하며 내 재테크관도 되짚어보게 된다. 최근 구찌 디자인을 보면서 예전 내가 느꼈던 구찌의 올드한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구찌의 파격적인 디자인, 네이버나 카카오 등 다음 세대를 멀리 내다보는 변신의 용기 또한 투자자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주식투자를 하려면 그 회사의 CEO를 살펴봐야 한다. 군주론이나 플라톤의 철인정치로 국가적으로는 어떤 지도자가 현명하며 기업의 경영자로는 어떤 사람이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직접 총수가 M&A를 진두지휘하는 조직이 있고 있는듯 없는듯한 조직이 있다. 미디어나 sNs에 자주 노출되는 혹은 경영자도 있다. 그 기업의 이미지나 매출 상승에 어떤 경영자가 적합한지 알아보는 힘도 철학과 같은 곳에서 얻을 수 있다.



애플처럼 승자독식하거나, 에르메스처럼 느리지만 장인정신을 가진 기업은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벅처럼 휴식에 적합한 공간디자인과 로고도 눈여겨볼만 하다. 나는 메디나라는 미로도시와 빅쇼트같은 영화, 에비타라는 영화 소개로 알게 된 에바 페론이라는 인물을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얻은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여행을 다니든 쇼핑을 하든 어디를 가든 모든 촉수가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안목을 기르는 연습이 지금처럼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 결과물로 나타난 것 아닐까 싶다.



많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일상의 경험에서 세상의 여러 현상을 정확한 안목으로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인문학적 시선을 재테크에 연결한 시도가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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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읽기독립 - 아이의 건강한 독서습관을 만드는 긍정적 독서지도법
최신애 지음 / SIS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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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글을 떼고 난 다음의 독서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읽기독립"에 대해 다룬 책이다. 나는 평소에 독서에 관심이 많고 아이도 그랬으면 좋겠어서 매일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다. 6세인 첫째는 한글은 읽을 수 있는 단계이고 받침이 어렵지 않은 쉬운 글자도 쓰기를 할 수 있는 단계이지만 스스로 책을 읽는 단계로의 진입은 아직 되지 않은 것 같아 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읽기 독립이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고 어느 정도 내용을 이해하는 상태를 말한다. 나는 어떤 때는 아이가 계속 책을 읽어 달라는 요청에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빨리 재우기도 하고 그저 아이가 빨리 읽기독립을 했으면 하고 바랐는데, 많은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부모가 읽어주기'는 아이가 요구할 때까지, 어릴 때 읽어주던 애정과 관심을 그대로 담아 읽어줘야 한다고 한다. 아이가 읽는 글의 양이 늘어나면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면서도 자기 읽는 속도보다 느리므로 더 이상 읽어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어줄 때의 문제점을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는데 아직 우리 첫째는 문자해독의 자동화 과정 중에 있다. 그런데 문자해독 과정에서 가끔 나는 아이에게 내용을 이해하는 독해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용을 몰라도 되니 여러 권 천천히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해야할 때이고, 저학년 시기는 영어단어 몇 십개 더 암기하는 것보다 읽기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므로 독서를 줄이면 안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3학년이 되기 전인 1~2학년 까지가 읽기독립을 이룰 절호의 기회이며 이 시기에 제대로 훈련하지 않으면 빠르게 건성으로 읽는 나쁜 습관이 생긴다. 아이가 한글문해교육의 어디쯤에 있는지 부모가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읽다보면 나아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의 한글 해독과 읽기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읽기독립의 시기에는 살림도 2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난 늘 살림이 7순윈데...) 특히 읽기 부진을 겪는 학생들의 고질적 습관은 정독이 아닌 건성 읽기라는 점이므로 7~8세라면 아이의 읽기 독립에 부모가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책 전반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부모의 태도다. 부모가 불안을 이기고, 아이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게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부모의 기분과 불안과 불만,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되는 특징이 있다.
p.223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부모의 칭찬과 독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한 선택의 존중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의 선택과 자율성이 빠진 독서는 더 이상 아이의 것이 아니다. 그만큼 기본적으로 누구나 알면서도 하기 힘든 것이다.

읽기 독립의 단계를 이 책에서는 준비단계, 1단계, 2단계, 3단계로 나누어 제시한다. 자세한 내용이 이 책의 4장에 나와 있는데, 새삼 이 파트를 읽으니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자랑스러워졌다. 이 파트에서 나 역시 올바른 읽기에 대한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구개음화, 비음화, 유음화 등 읽는 규칙은 중학교 때 국어 시험 치면서 배웠던 것 같은데 읽기 규칙을 미리 습득한 아이들은 훨씬 매끄럽게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1단계는 규칙 낱자 읽기 단계, 2단계는 불규칙 낱말 읽기 단계, 3단계는 의미 읽기 단계다. 나는 1,2단계를 무시하고 3단계를 억지로 아이에게 주입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단계를 차근차근 잘 밟아야 아이가 과부하에 걸리지 않고 꾸준히 독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느리게 한 권 정독하는 것이 빠르게 여러 권 읽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마음에 심어야 건성으로 읽지 않는다.
p.258

아이가 아직 초3이 되려면 멀었지만 초3부터는 어휘부스터를 장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휘지도 그리는 것을 권하는데 일종의 마인드맵이다. 어휘지도란 아이가 접한 어휘를 중심으로 관련된 어휘를 찾아 지도로 구성하는 방식이며, 반대말, 유사어, 사용용례를 찾아보고 작문을 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영어 단어를 모르면 사전을 찾으면서 일상에서 마주하는 우리말은 뜻을 몰라도 대충 넘어가는 습관이 독해력을 가로막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나도 어휘를 많이 아는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엄마표 영어에 잔뜩 빠져 있던 내가 독서교육에 대해 잠깐 손을 놓고 있을 때 찾아와준 귀한 책이었다. 지금 한글을 막 뗀 아이들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아직 독서가 익숙지 않은 고학년을 둔 학부모가 읽으면 정말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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