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 인류의 역사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4
김민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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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으로 유명한 김민형 교수님의 신간이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크게 나누어져 있고 다시 각 시대를 두 장으로 나누어 담았다.

고대는 1장에 피타고라스, 2장에 아르키메데스를

중세는 3장에 바빌로니아 알고리즘과 무리수를, 4장에 모양에서 방정식까지, 르네상스를 만든 수학을,

근대는 5장에 과학혁명 시대의 실험과 이론을, 6장에 과학과 문학의 융합, 열망의 17세기를

현대는 7장에 루크레티우스의 원리자론과 8장에 과학자와 시를 언급하고 있다.



1장에 언급된 피타고라스 관련 이론은 두 개다. 피타고라스 화음 이론과 피타고라스 정리다. 피타고라스는 화음을 유리수로 설명함으로써 수를 가지고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화음이론은 우주와 자연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음 생성 시 소리의 주파수가 기본인데 모든 소리는 주파수 합성이다. 이 주파수 분석이 소리 과학기술의 근본이며 원자로부터 혹은 기본 입자로부터 큰 물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기본 주파수를 합쳐 복잡한 음이 되고 화음도 되고 소리도 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원자이론의 시작이 피타고라스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또한 피타고라스 정리로부터 일반적인 추상기하를 만드는 방법이 나왔다. 대수를 통해 어떻게 기하를 일반화하는지를 알 수 있고, 이는 피타고라스 정리가 추상공간 이론의 근간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2장은 아르키메데스다. 워낙 여러 업적들이 알려져 있지만 이 책에서는 부력의 원리 그리고 아르키메데스를 언급한 학자들의 얘기를 담고 있다. 플루타르코스는 아르키메데스를 응용 및 이윤 목적으로 하는 모든 종류의 기술을 탐욕스럽고 비열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순수한 사고에 큰 열망과 애정을 보였다고 찬미했다. 마찬가지로 키케로도 아르키메데스를 실용적 목적에 관심이 없는 고고한 학자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는 어떻게 보면 플루타르코스와 키케로에 의해 전통의 위조를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학자나 학생들은 플라톤주의처럼 자기가 공부하는 학문의 순수성이나 영원성에 집착하거나 사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음을 플루타르코스와 키케로의 글에서 알 수 있다.



3장은 바빌로니아 알고리즘과 무리수의 발견에 대한 내용이다. 제곱근의 근사치를 구하는 방법을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이들은 제곱근 D의 근삿값을 구하기 위해 첫 번째 근삿값 a1과 D/a1의 합의 중간값을 두 번째 근삿값으로 지정하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 제곱근에 가까운 수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무리수의 발견은 당시 수 체계에 많은 혼란을 가져왔고 아르키메데스 또한 그의 논문들은 상당히 기하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19세기 되어서야 코시, 바이어슈트라스, 데데킨트 등에 의해 정확한 논리와 대수적 방법으로 실수 체계가 정립되었다. 중세에서는 알렉산드리아가 헬레니즘 문명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중요한 곳인데 여기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무세이온이라는 학술원이 있었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디오판토스 등이 이 도서관에서 토론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4장은 르네상스를 만든 수학이다. 18세기 즈음 함수 개념이 체계적으로 나타나고 오일러에 의해 많은 이론이 체계적으로 개발되면서 연속적으로 변하는 실수 같은 것이 뭔지에 대한 파악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것이 수 체계의 정립이 된 배경이다. 알 콰리즈미는 '소거' , '대비' 방법을 도입한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인데 알고리즘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페르시아의 수학자인 오마르 하이얌은 삼차방정식의 분류와 해법을 제시했으며 이로부터 점점 발전하여 복소수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대수학의 향연 속에서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기하학을 동원해 집필한 이유는 유클리드 등 그리스 기하학에 대한 압도적 우세론, 광학 연구에 기하학이 적합했다는 점, 케플러 법칙이나 갈릴레오 포물선 등 행성 운동에서 곡선의 중요성, 18세기 되어서야 대수학이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는 점, 그리스 로마 고전 문화 부흥 추구 운동으로 인한 것 등이 가능성으로 비춰지고 있다. 콘스탄티노플의 함락과 레판토 해전을 거치면서 르네상스 초기부터 절정기까지 기독교문명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념들이 형성되고 자라나는 단계에서 이슬람과 자신들을 구별하려는 노력이 수학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슬람 문명에서 습득한 대수학보다 고대 그래스 문명에서 사용한 기하학을 강조하는 것이 당시 문화적 조류에 잘 부합했을 거라는 추측이다.



5장은 근대의 과학혁명시대를 다룬다. 과학혁명은 동시에 수학혁명이기도 하다. 네이피어, 뉴턴, 라이프니치, 뢰메르, 데카르트 등 수많은 수학ㆍ과학자들이 배출되었다. 베이컨에 대해서도 다룬다. 정치가, 과학자, 철학자이기도 한 베이컨과 경험주의, 그리고 이론적 변화와 경험주의적 변화가 함께 가는 듯한 현대의 수학 발전 상황에 대해 저자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6장은 과학과 문학의 융합 시기에 대해 다룬다. 소르 후아나라는 다소 낯선 수녀이자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녀의 글에 나타난 팽이에 현상, 놀라운 과학관들에 대해 얘기하며 한 수녀 시인의 학문적 사고와 놀라운 창의성에 대해 얘기한다.



7장은 원자론에 대한 내용이다.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루크레티우스, 베르누이 기체론, 루돌프 클라우지우스를 거치면서 원자론이 구체화되었고 맥스웰과 볼츠만, 기브스가 통계 물리의 기반을 닦아 큰 물체들의 성질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배경을 닦았다. 큰 물체의 성질은 물체를 이루는 원자 상태의 분포가 결정하는 각종 물리량의 분포에 의해 나타난다는 확률론적 시각인 것이다.



8장은 기브스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기브스 전기를 쓴 시인인 루카이저. 왜 수학물리학자인 전기를 시인이 썼을까? 과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은유가 필요하며 시인은 은유의 전문가라고 말했다. 기브스의 인생과 과학 세계, 미국적 과학 사상을 파헤치고 싶었던 것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오랜 역사를 거쳐온 수학의 역사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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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살 돈이면, 상가주택에 투자하라 - 2022년 전면 개정판
Andy Kim.장성수 지음 / 이언이노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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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파트는 가격이 꼭대기다. 내가 결혼할 시점부터 꼭대기라 했고 우리는 그래서 전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빚, 대출이라는 게 무서운, 둘다 이제 사회초년생에 막 접어든 시점이었고 은행, 어쨌든 남의 돈을 빌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고 6년이 지난 지금, 그때 꼭대기였던 집값은 어디가 꼭대기인지 시험이나 하듯 오른다. 다행히 경제관념이 있던 남편이 몇 년 전 집을 큰맘먹고 하나 장만하자 하여 메뚜기 신세는 면할 수 있게 되었지만, 서울 신축 평당 1억이 기본인 세상에 아파트만 바라보면서 사는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영끌 차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새 아파트 매입에서 상가주택으로 시선을 바꿔보라고 얘기하는 책이다.

상가주택은 총 3개층까지, 합계 200평 이하의 면적한도에서, 몇 개의 호실로 나누던 세법상 집을 하나로 본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아파트보다 상가주택>인 이유를 6가지로 정리하면, 내 급여는 생활비로, 월세는 대출 상환으로 할 수 있고, 실제로 다주택인데 1주택자로 종부세, 월세 소득까지 비과세다. 실제 동네 상권에서 접하는 소형 상가주택은 기준 시가 9억 미만인 경우가 많아 비과세다. 임대 주고도 실거주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있으며 장특공 80%혜택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매도 시 비과세 2년 요건을 충족하기도 용이하며 상가주택은 철저히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는 소득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노후 대비 확실한 절세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투기가 아닌 장기적 가치투자, 자산 투자 부동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매입단계, 보유단계, 매도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1장의 매입단계에서는 왜 우리가 현 시점에서 상가주택에 주목해야 하며 언제 시작할지, 주택형 부도한 투자는 어디에 해야할지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30대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하며 미니빌딩, 빌라 투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2021년 달라진 부동산 제도와 함께 잘 정리하여 언급하고 있어 판단에 도움이 된다. 현재 조정지역에는 10가지의 제약이 있는데 주택담보 대출 규제 사항 최신판을 실어놓고 있고 주택 가격 14억원 주택 매입 시 주택 담보 대출 LTV한도 계산의 경우를 예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RTI 같은 여러 대출 한도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형 상가 건물에 대한 RTI 대출 실제 사례도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매입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감을 잡을 수 있고, 잔금 치르기 전 임대사업자 등록하는 방법부터, 부동산 취득세, 공동명의를 할지 말지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어 매입단계에서 고려한 모든 것들을 총 망라해 놓았다.



2장은 보유단계다. 종부세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보유기간 실질 수익률 계산의 예시가 나와 있다. 아파트와 상가주택의 총 보유세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한눈에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자 명칭과 관련한 실수, 오해 등을 다시 정리해주고 개정된 주택 임대사업자 핵심사항을 정리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딘. 앞으로는 주택임대 최소 의무 기간이 10년으로 늘었고 아파트는 주택임대 사업에 등록할 수 없으며 오피스텔, 다가구, 다주택은 여전히 8년 임대를 기존 사업자도 연장 가능 및 신규 등록도 가능하다. 주택임대 사업자에 대한 취득, 보유, 양도 시 부동산 세제 혜택 요약도 꼼꼼히 정리되어 있다. 임대사업자가 기억해야 한 중요한 5개 날짜도 꿀팁이었다. 등록 임대 사업자의 10대 공적 의무내용, 임대 사업자에게 주는 6가지 세금혜택도 기재되어 있어 놓치지 않게 정리되어 있다. 건물 임대 관리 노하우까지 나와 있는데 공사 스펙 내역서 확보라든지, 임대기간 중 발생하는 각종 비용 처리 문제, 임대차 재계약 증액시 유의사항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3장은 매도단계다. 단기매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양도세 중과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택 양도시 다주택자는 어떻게 판정하는지, 장기보유 특별공제 요건은 어떠한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아파트와 상가주택 양도세를 비교하고 있는데 확실히 상가주택이 여러 면에서 이점이 많다. 오피스텔 세금 중 주의해야 할 부분과 법인주택투자 관련 내용도 읽어보면 좋을듯 하다.



이 책은 상가주택만의 차별적 가치 전달과 더불어 특화된 절세 노하우를 중심으로 상가주택의 투자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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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책세상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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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격식에 맞지 아니함', '기준 미달이나 기준 초과, 규칙 위반 따위로 자격을 잃음'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의 격식, 기준, 자격이란 무엇일까? 품격있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아닌지를 타인이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다.



어떤 남자(수기를 쓴 남자)의 사진 석 장을 본 사람의 머리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나'라는 화자가 이끄는 세 편의 수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남자의 사진은 어릴 적, 고등학생쯤 된 사진,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되어 나이가 가늠이 안되는 사진 석 장이다. 누가봐도 기분 나쁘게 생겨서 사진 속 웃음이 섬뜩한 느낌을 주는 아이, 그 아이는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어 묘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데 으스스하고 꾸민 느낌이며 살아있는 사람같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표정과 인상이 없이, 특징이 없이 불쾌한 모습이다. 이 남자에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 남자(요조)의 어린 시절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다. 아이는 열 명 안팎의 식구가 묵묵히 어두컴컴하게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는다. 즐거운 밥 시간이 아니라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먹는 매일 세 번의 밥시간은 '밥을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 일을 해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모호한 협박으로 들리게 했으며, 그렇기에 인간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고 고백한다.



이런 집안 분위기에서 시작된 불안과 공포는 아이에게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 행위격이었던 '어릿광대짓'을 하게 했다. 그걸로 아이는 인간과 겨우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가졌다. 사소한 꾸지람도 천둥처럼 강하게 들렸던 이 예민한 아이를 가족들은 마음으로 보듬어주지 않았다. 아이는 우울을 숨기고 천진한 낙천가인척 어릿광대짓을 하는 괴짜로 인간들을 웃기며 타인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이는 싫은 것을 싫다고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 줄 몰랐다. 회고 수기에서 그는 양자택일의 능력마저 없었던 것을 실격 인생의 결정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집안의 하인들도 겉으로는 주인인 아버지, 어머니에게 살가우면서도 속은 다르다. 요조는 남녀 하인들에게 서글픈 짓을 배웠고, 욕을 당했으며 어린 아이를 상대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 가운데서도 가장 추악하고 저속하며 잔인하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고 한다. '그런 짓'은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도 성추행이나 성적 학대로 생각된다. 내성적이고 순수했던 아이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너무 일찍 실망을 하고 본성을 알아버린 것이다.



가면을 쓴 삶을 살던 요조는 학창시절 자신의 가면을 처음으로 알아본 다케이치에게 놀라 일부러 그녀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다케이치는 잘생긴 요조에게 많은 여자들이 너에게 홀릴거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요조의 삶은 여자들과의 관계로 인해서도 얼룩졌다. 다케이치는 고흐의 자화성을 요괴 그림이라고 표현했는데 요조는 화가들이 인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서운 요괴를 똑똑히 보고 싶어서 과감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하고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은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완성된 그림은 음산했는데 그것이 자신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이 직업에 매력을 느껴 그림을 그리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공무원을 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대꾸하지 못하고 아버지가 가라는 학교에 갔다가 흥미를 잃고 어떤 화가의 화실에서 호리키라는 미술학도를 알게 되고 그를 따라 술, 담배, 매춘부, 전당포, 좌익 사상 등을 알게 된다. 다케이치의 예언처럼 여자들은 요조 특유의 분위기와 잘생김에 반해 요조를 좋아했고, 그 무렵 들었던 공산주의 모임은 음지의 인간들인 것 같아 동질감을 느껴 요조는 그들이 편안했다. 요조의 아버지는 의원 임기를 마치고 요조가 있던 집을 팔아 아들을 낡은 하숙집으로 이사시켰는데 그는 부잣집 아들로만 살다가 그때부터 돈에 쪼들리게 된다.

카페 종업원이었던 쓰네코와의 만남은 요조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녀 앞에서는 본성을 숨기지 않고 과묵하게 술을 마셨던 요조는 남편을 형무소에 두고 고립된 삶을 살던 쓰네코에게 동정과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그녀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에 매우 지친 나머지 같이 죽자고 제안했고 우유살 돈마저 없어 굴욕을 경험한 요조는 제안에 응하며 같이 물에 뛰어든다. 쓰네코는 죽고 요조만 살아남은 처참한 결과, 그의 가족들은 그와 연을 끊고 형제들이 보내주는 조금의 돈으로 요조 아버지에게 부탁받은 넙치라는 아저씨와 생활하게 된다.

넙치 씨네 집을 나와 호리키를 찾아간 요조는 거기서 잡지 기자 시즈코를 알게 되고 만화 기고를 제안받아 그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딸 시게코는 요조를 아빠라 부르고 같이 모녀와 함께 동거한다. 하지만 불안감과 우울함은 더 심해진다. 그러나 그즈음 '세상이란 개인'이란 생각을 하면서 예전보다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술의 양은 더 늘었다. 그러나 외박을 하고 들어온 시즈코의 집에서 두 모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자신이 끼이면 둘의 인생은 엉망이 될 거라고 생각해 아파트를 나왔다.



교바시 근처의 스탠드바 마담에 빌붙어 빈둥거리다 바 건너편 담배 가게의 열일고여덟살 정도의 순수한 아가씨 요시코를 알게 되고 그녀는 요조에게 술을 끊으라 한다. 요조와 결혼을 하고 스탠드바 마담을 내연녀로 두며 살다가도 자신을 믿어주는 신뢰의 천재 요시코를 보며 인간답게 살아볼까 하는 마음을 품는다. 어느 날, 찾아온 호리키와의 반대말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요시코가 남자 둘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을 알게 되지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한다. 그날 밤부터 흰머리가 나고 자신감을 잃어가고 다시 사람을 의심하게 된 요조는 요시코가 더렵혀졌다는 사실보다 요시코의 신뢰가 더럽혀졌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 한다. 요시코는 그날 이후로 요조의 눈치를 살피며 두려움에 떤다. 순결한 신뢰심은 죄의 원천인가? 알코올만 찾던 요조는 수면제로 자살 시도를 하다 다시 살아난다. 약국에서 처방받은 소량의 모르핀으로 인해 자꾸 그것을 찾아가 모르핀 중독까지 걸린 그는 약국 부인과도 관계를 하고 피폐한 삶을 살다가 호리키와 넙치 씨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거기서 들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 마음 속 두려운 존재가 없다고 생각하자, 모든 의욕도 흔적도 사라져버린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내가 지금껏 지옥 같은 삶을 살아온 이른바 '인간' 세계에서 다만 한 가지 진리처럼 여긴 것은 이 사실뿐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p.131

마지막 마담의 입을 통해 나온 말로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대신한다. 그들이 아는 요조는 아주 순수한데다 남 배려할 줄 알고 술을 마셔도 천사같이 착한 아이였다, 아버지가 나빴다는 말.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실격자는 정말 요조일까? 결국 자살로 생을 마무리한 다자이 오사무는 요조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인간 실격자가 아니라고. 그냥 따뜻하게 자신을 믿어줄 고향같은 집과 가족을 원했다고.

인생이란 뭘까. 그냥 지금 내 옆에 있는 따뜻한 사람과 서로가 주고받는 진심어린 신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 삶과 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 <인간 실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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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러브 - 마음챙김 다이어리
미건 로건 지음, 홍승원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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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관대하기도 하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간에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와 연습이 필요하다. 얼마전에 읽었던 레몬심리의 <홀로서기연습>이라는 책에서도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간 상담 심리 치료사로 일하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목격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책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이 책이다.



크게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셀프러브가 중요한 이유와 실천 준비의 시간을, 2부는 자기 인식, 자기 자비, 자기 회의, 자기 가치, 관계성 등 셀프 러브의 개념을 세분화한 구체적 활동을, 3부는 그 변화를 확인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왜 셀프러브를 해야하는지 그 동기를 부여하고 내면의 에너지를 채워야 한다. 셀프 러브를 실천하지 않으면 불안한 인간관계를 맺게 되고 부정적인 생각이 축적되어 자기 자신을 더욱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우리에게 셀프러브가 부족하다는 징후는 다이어트 집착, 거식증, 소셜 미디어로 인한 타인과의 비교 등이 있다.



"자신의 컵이 비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 줄 수 없다."



일단 15분이라도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고 색연필을 준비한다. 온 감각을 깨우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정직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명상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내 몸을 챙기는 방법, 내 시간을 보내는 방법, 내 취미를 즐기는 방법 등을 적어보며 나를 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연습을 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체크리스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약하고 혼자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타인의 눈이 나에게는 큰 약점인 것이다. 나도 이걸 알고 있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시간이 없다. 아이낳고 나서는 거의 그런 것 같다. 내 영혼을 달래줄, 그냥 들으면 내가 좋은 음악을 직접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참 의미있었다.



내가 초라했던 기억, 자랑스러웠던 기억들을 되짚어보고 마음 속 감정을 전환하고 스스로에게 응원메시지를 보내는 시간도 가져본다. 내 취향과 장점을 파악하기 위해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하나하나 적어내려가는 작업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고 고통과 어려움을 마주하는 작업을 연습해봄으로써 자기 자비를 실천할 경험을 가졌고 내가 나를 얼마나 잘 대하고 있는지 체크리스트로 다시 한번 더 확인한다. 부정적인 과거를 직시하고 긍정적인 과거를 설계해보는 작업을 해봄으로써 머릿속에 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해소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나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나에게 맞는 취미활동을 생각해보고 찾아가는 활동을 해본다. 그리고 건강한 관계성과 건강하지 못한 관계성을 비교하고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연습을 하게 도와준다.



3부는 확인이다. 지금까지 적어내려갔던 것들을 토대로 자기 인식, 자기 자비, 자기 회의, 자기 가치, 관계성을 확인하고 셀프러브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응원하면서 마무리 된다.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의식적인 노력과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며 그 과정에서 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배울 것이라 믿는다. 내 생각을 이 책에 적어내려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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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뭇잎 웅진 우리그림책 83
박은경 지음, 서선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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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진 때가 엊그제같더니 벌써 겨울이 왔다. 분주했던 생물들도 이제 겨울잠을 자러 떠나고 독야청청 푸르기만 할 줄 알았던 푸른 나무들도 이제 나뭇가지만 남은 채 봄을 맞을 인고의 시간을 보낼 준비를 한다. 이 책은 커다란 나뭇잎이 풍뎅이를 비롯한 여러 곤충들에게 주는 따뜻한 안식처의 의미, 함께 겨울을 이겨내는 것에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가을이 무르익어 빨간 옷을 입을 커다란 나뭇잎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바람에, 세월에 점점 오그라든 나뭇잎. 그 나뭇잎을 처음 발견한 풍뎅이는 커다란 나뭇잎을 안식처로 삼아 휴식을 취한다. 날개에 붙은 검은 점이 다소 무섭기도 하지만 비를 피해 들어온 나비에게 휴식처 한 켠을 내어주는 풍뎅이는 서로 꽃차를 나눠마시며 함께의 의미를 알아간다. 조금 있다가는 거미도 들어온다. 거미는 거미줄을 쳐서 걸린 곤충들을 잡아먹기도 하기에 풍뎅이는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지만 거미에게 잡아먹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나뭇잎 문을 열여준다.
커다란 나뭇잎의 역할은 이것만이 아니다. 매를 피해 이리저리 다니던 숲들쥐에게는 안전한 장소이기도 하고 꿩을 피해 새끼를 낳을 곳을 찾던 배부른 무당벌레에게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어느덧 무당벌레도 많은 새끼 무당벌레를 무사히 낳고 나비는 나비대로, 숲들쥐는 숲들쥐대로, 풍뎅이는 풍뎅이대로 각자 또 함께 겨울을 난다. 이 커다란 나뭇잎 안에서. 커다란 나뭇잎은 단지 비를 피하고 바람을 피할 곳만이 아니라 함께 힘듦을 나누고 고난을 헤쳐나갈 따뜻한 공간이다. 바깥은 춥고 나뭇가지는 앙상하지만 그곳에 덩그러니 있는 커다란 나뭇잎은 단순한 집의 의미 그 이상이다.


그렇게 봄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고 다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땅에서 잠을 자던 두더지도 깨어난다. 그바람에 나뭇잎이 뒤집어지고 집이 무너져버려 나뭇잎 속에서 안온한 공존을 하던 생명들은 깜짝 놀란다. 이미 뒤집어진 나뭇잎을 다시 뒤집긴 역부족. 이제 떠나야할 때다. 풍뎅이는 풍뎅이대로, 거미는 거미대로 모든 것들은 각자의 삶을 다시 살아내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바깥 세상은 여전히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뒤집어진 커다란 나뭇잎에는 물이 가득하다. 나뭇잎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내어준다. 다시 나뭇잎 친구들은 물을 마시고 수영을 하고 목욕도 하러 나뭇잎으로 하나 둘씩 모여든다. 나뭇잎은 세월에 오므라든 자신을 기꺼이 생명들의 안식처로 내어줬고, 나뭇잎을 처음 발견한 풍뎅이는 용기있게 다른 친구들을 나뭇잎 동지로 맞아들인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아이들의 책을 읽으면 아이들보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 배울 점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따뜻하고 풍성한 그림체와 어디선가 들려오던 그림책 속 노랫가사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나뭇잎을 거쳐간 수많은 곤충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나열되어 있다. 이렇게 이름 예쁜 곤충들이 많다니. 아이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보며 읽어본다. 이제 곧 우리 인간들도 추운 겨울을 나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더 추운 겨울일 것이다. 그럴때일수록 주위를 더 돌아보고 나누어야겠다. 아이도 그걸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자연을 배우고 마음이 커지고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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