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재발견 - 뇌과학이 들려주는 놀라운 감사의 쓸모
제러미 애덤 스미스 외 지음, 손현선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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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그냥 다이어리보다는 특정 주제가 있는 다이어리나 플래너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테크 플래너라든지, 3년 후나 5년 후의 나를 생각하며 적어내려가는 일기 등. 나 역시 감사일기를 한동안 적었고 아쉽게도 습관이 형성되지는 못했지만 바빴던 일상에 활력소였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감사하는 삶이 왜 필요한지 뇌과학으로 접근하여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감사는 사고와 정서, 행동을 수반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풍성하고도 다면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감사는 하루 아침에 습득할 수 없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학습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가 의식적으로 감사 교육 환경에 자녀를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도대체 왜 우리는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걸까? 이 책에서는 감사하는 삶을 살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다양한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당연한 말일 수 있겠지만 감사하는 삶을 살면 기분이 좋아지고 관계가 좋아지며 신체도 건강해진다. 뿐만 아니라 이타적 선행을 불러일으키며 단지 행복하고 건강한 삶뿐 아니라 스스로 삶을 개선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그래서 감사하는 사람 중에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이다.

물론 감사가 늘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 감사 실천이 긍정적 여파를 일으킬 만큼 효과가 충분치 못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감사가 몸과 마음, 인간관계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 후 불편한 마음이나 어색함 때문에 상대방과 연결이 단절되는 경우도 있고 미래 보상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단기적 불쾌감, 부채의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성격, 관심사, 가치관을 고려하여 개인에 적합한 감사 실천을 해야 긍정적 효과를 더 많이 낼 수 있다.

감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남자가 여자보다는 감사에 더 어려움을 느끼고 감사의 양상도 문화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일부 문화권에서는 감사를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일상에 감사하기, 감사 일기나 편지 쓰기,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등 어떻게 보면 감사하기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쉬운일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힘들 때 감사하는 것이다. 삶이 순탄치 않을 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삶이 다시 순탄해질까?

저자들은 감사로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수적이며, 위기상황이야말로 감사가 효과를 발휘할 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역경 상황을 다른 국면으로 전환시키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과 연결된다. 정서적 안정감을 지닌 사람들은 어떤 역경 상황에서도 큰 감정의 요동 없이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 중심에 바로 감사가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연구결과들은 뇌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심리학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단순힌 감사하라, 감사는 좋은 거다, 라는 식상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 중에, 가족, 그러니까 부부나 자녀 사이에서의 감사에 대한 부분이었다. 권리의식은 감사와 상극에 가까운 감정이다. 권리의식이란 내가 특별한 존재이므로 주변사람들이 내게 뭔가 해줘야 한다는 태도를 말하는데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스스로 만든 것은 아님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권리의식을 떨쳐버릴 수 있다.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권리의식이 발동하여 많이 싸우게 된다. 단지 내 배우자와 내가 어떤 일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임계점이 다른 것일 뿐임을 받아들이고 내 권리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모든 행복이 시작된다.

오늘부터 다시 잊혀졌던 감사일기를 다시 써보아야 겠다. 이 책에서 제시한대로 말이다. 감사하는 삶을 살면 뇌의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좀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좋은 걸 왜 실천하지 않겠는가. 오늘부터 당장 감사를 일상 아주 작은 곳으로부터 실천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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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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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할머니 품 같기도 하고 시골 냄새 같기도 한 것이 이상하게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게 한다. 사람 냄새나는 글이라고 하는게 적당한 표현같다. 박완서의 글은 그래서 따뜻하고 위로가 된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스치게 내버려두지 않고 의미를 두어 글로 써내려간다는 것 자체가 자기 삶에 대한 애정이다. 따숩고 뜨겁게 살다간 작가의 삶이 부럽다.

<보통사람>은 보통의 존재로서의 사람은 어떤 건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보통적으로다가 평범하게 사는게 이렇게 어렵다는 걸 사십이 다되서가는 지금에서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른 보통의 잣대 속에 나의 보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갔던 또다른 글은 <꿈>인데, 꿈이란 단어만큼 희망차면서도 허무할 수 없다. 예기치 않은 일에 대한 서프라이즈와 기대감을 꿈이라 한다면 너무 앞만 보고 계획적으로 살아온 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근거리며 살기에 이미 현실에 찌든 불혹의 직장인의 삶은 퍽퍽해서 더 그리운 청춘같은 단어다.

아들을 먼저 보낸 후 쓴 글들이 많다. 죽음에 대한 단상,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느냐 묻는 수녀님의 질문에 깃든 겸손함도 좋다. 가정을 가진 여자가 일을 갖기 위해 딴 여자를 하나 희생시켜야 한다는 글, 그당시에 딸을 신여성이 되게 하기 위해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어머니와, 그 어머니가 그리워하는 고향과 서울에 대한 모순된 감정들이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는데 그 솔직함이 너무 좋았다. 뻔한 클리셰를 깨는 느낌이었다.

<할머니와 베보자기>는 약간 울 뻔 했다. 어린 마음에 할머니가 부끄러워 초등학교 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면서도 멀찍이, 아니면 할머니와 붙어서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누가 아는 체 하는 사람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길을 가던 기억이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 할머니의 병약함과 촌스러움이 싫었던 것 같은데 박완서 역시 "할머니하고 같이 땅속으로 꺼질 수 있는 거라면 당장 꺼져버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손녀딸을 위해 밤잠 못 주무시고 송편 빚어 새벽에 쪄서 정갈한 베보자기에 싸서 이고 아침나절 20리를 걸었을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그 정결하고 시원하고 성깔 있고 소박한 섬유, 베보자기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나이가 된 박완서가 회고하는 할머니.

내게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참 많다. 할머니가 돌아가실까봐 밤마다 엉엉 울던 초등학생 시절. 할머니가 해준 감자튀김, 자주 사주시던 육개장 컵라면, 할머니가 몰래 드시던 박카스, 사춘기가 오고 할머니보다 내가 더 중요했던 시절에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하고 서운해하던, 손녀에 대한 할머니의 직설적인 사랑표현, 내가 제일 좋고 내가 제일이라고 동네방네 자랑하던 우리 할머니가 보고싶어지는 글이었다.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바닥에 엎드려 글을 쓰는 것. 규칙적인 코고는 소리가 있고, 알맞은 촉광의 전기 스탠드가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풀릴 때 행복하다는 박완서의 글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특히 남편의 코고는 소리로 그의 낙천성과 건강을 알 수 있어서 싫지 않다는 그녀의 말이 좋다. 내 남편의 코고는 소리는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는데 새삼 미안해진다.

가을이 와서 황량하게 떨어지는 낙엽을 보다가 살구나무 가장귀를 보고 봉숭아 꽃물 든 손가락 같다고 표현하는 딸과 그 말에 인생의 맛을 느끼는 엄마. 나와 딸들도 같이 나이들어가며 그런 촉수를 소소히 지니고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녀의 글은 읽기 쉽고 겸손하면서도 솔직하다. 책 제목처럼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그것이 진실이고 진심이면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건 감동이다. 글에 진실을 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일기장에 몰래 적어야 할 감정과 진실들을 그대로 수면 위로 드러내는 용기가 글쓰기의 시작임을 박완서의 글들은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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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 -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치유하는 고장 난 마음의 문제들 서가명강 시리즈 21
권준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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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서가명강 시리즈의 뇌과학, 정신의학 관련 책으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뇌영상학 전문가인 권준수 교수가 저자다.



1부에서는 뇌의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었다. 추론, 문제해결력, 자율성 등과 관련되는 전두엽, 공감각과 관련된 두정엽, 청각과 관련된 측두엽, 시각과 관련된 후두엽이 대뇌에 위치하고 있고, 인지 및 운동능력을 조정하는 소뇌가 척수와 연결되어 있다. 카할이라는 사람이 골지염색으로 뇌 신경계의 구조를 밝혀냈는데, 신경계는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신경세포는 다른 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받는 수상돌기가지, 세포유지에 필요한 단백질 및 효소를 생성하는 세포핵과 다른 세포 조직으로 구성된 세포체, 세포 사이 신호를 위한 축삭으로 이루어져 있다. 축삭은 마이엘린이라는 막으로 싸여 있는데 이 마이엘린 수초가 축삭에 감겨 자극 전달 속도를 빠르게 하는 수초화 현상은 20세에 이르러 완성된다. 이러한 뇌의 구조를 바탕으로 볼 때, 똑똑한 뇌, 높은 지능을 갖기 위해서는 신경망의 연결이 핵심이며 그러려면 유아기에 다양한 환경과 자극에 노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뇌는 사용할수록 활성화되고 그래야만 퇴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결망이라는 것이 참 신기해서 새해계획에 우리가 곧잘 실패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새해계획에 성공하려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행동을 통해 연결망이 바뀌는 뇌 가소성이 생겨야 한다고 하니 연결망이 생기기까지 꾸준한 반복으로 습관화시키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생후 6개월이 되면 뇌 속에 언어 음성 지도가 만들어지고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기 위해서는 5~10세가 결정적이라고 하니 조기 영어교육이 성행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다.



2부는 마음의 문제에 대한 내용이다. 변연계라는 것은 대뇌와 간뇌의 경계를 따라 시상과 시상하부, 편도체 등으로 이루어진 기능적 시스템인데,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제 기능을 못하면 우르바흐-비테 증후군이다. 사이코패스라 불리우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에 대해서 편견을 버릴 수 있었던 계기도 되었다. 이 장애는 정신을 집중하게 하고 충동, 폭력을 억제하게 하는 전전두엽 활성이 저하되어 있고, 두려움을 느끼는 편도체 연결성에도 문제가 있으며 해마, 선조체 등 변연계 기능이 전체적으로 저하되어 있다. 존 내쉬 등이 앓았던 조현병은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조현병의 의미는 '마음 정진은 너무 긴장해 조금하게도, 너무 이완되어 게으르지도 않게 항상 마음의 끈을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전두엽과 시상의 연결성은 낮고 두정엽과의 연결성은 높으며 도파민이 과활성되어 나타나는 병이다. 시상의 미세구조가 감소되어 있고 뇌실 공간이 커져 뇌의 실질적 부분은 줄어든 상태다. 일반인들은 신체질환자를 대할 때보다 정신질환자를 대할 때 더 잘 공감하지 못하는데 실제 연구결과도 일반인의 뇌에서 정신질환자를 대할 때 공감이 어려워 인지적 지원이 많이 요구되는 내측 전대상피질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이 특히 코로나로 더 많이 앓고 있다는 우울증은 신경조절술로도 치료 가능하며, 운동이나 웃음, 명상 등으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고 있는데 운동 후에는 전전두엽, 전대상피질, 해마 부피가 회복되고 양측 뇌를 연결하는 뇌량 연결성이 증가한다고 하며, 웃음 후에는 덴도르핀이 생성되는 복내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우울증, 조현병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해결책을 같이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느꼈다.



3부는 행복한 마음은 뇌에 있다는 것이다. 동료 의사인 브로이어의 환자 안나 오를 치료하면서 프로이트는 정신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이 현상을 깨닫고 이드, 에고, 슈퍼에고 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본능, 뇌간과 관련있는 원본능 이드, 갈등 확인과 조절, 전대상 이랑과 관련있는 자아 에고, 전전두엽, 두정엽과 관련있는 초자아 슈퍼에고의 개념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특히 고등동물일수록 억제력과 관련있는 전두엽이 슈퍼에고와 관련되어 활성화된다고 한다.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바꿔주는 항정신병 약물이나 항우울제의 역할, 인지행동치료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행복을 위한 공식이 나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는데, 균형잡힌 건강한 식단, 수면, 일광욕, 운동, 명상 등이 도움이 되며 이것들이 왜 도움이 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특히 명상의 일종인 템플스테이는 전두엽, 두정엽 사이 그리고 뇌백질 연결성을 증대시켜 디폴트모드 네트워크의 기능적 연결성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아이러니하면서 신기했던 건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뇌의 선조체에서 도파민과 작용해 행복감을 만들어내는데, 도파민은 코르티솔이 있어야 지속적 만족감을 준다고 하니 약간의 스트레스가 행복감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거다.



4부는 과학이 마음의 미래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이 장에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는데, 바둑인들은 후두엽과 측두엽에 걸쳐 있는 방추 상회의 백질 치밀도가 증가하는 대신 전 운동피질 부위의 백질 치밀도는 감소한다고 한다. 이들은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통합에 있어서 일반인들보다 뛰어나고 그 이유가 뇌의 구조로 설명되는 것이다. 그리고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들의 뇌를 연구한 것도 인상깊었다. 아인슈타인 뇌는 좌우 두정엽 하단부인 연상회가 일반인보다 더 넓은 대신 좌우 두정엽 사이의 홈인 실비안 열구가 얕고 그 자리에 뇌 신경세포가 있다고 한다. 특히 언어중추인 측두엽이 작아 아인슈타인이 모국어 습득에 늦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AI의 발달이 정신의학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으며 미래에 어떤 도움을 더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었다.



우울증, 조현병 등의 여러 정신적 문제는 결국 뇌의 문제다. 특히 조현병은 평생 잘 관리하면 일상 생활이 가능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 주위 사람들의 지원, 시선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 요즘은 많이 인식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정신적 문제는 신체적 문제에 비해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되기 쉽다. 사실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뇌의 문제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이런 정신의학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내가 몰랐던 뇌의 수많은 기능, 신비에 대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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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 초2 때 시작해 4년 만에 수능 모의고사 만점 받은 문해력 영어 학습법
김도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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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영어에 대해서는 정말 고민만 한가득이다. 내가 일단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 내 직업 상 영어를 못한다고 문제가 되는 건 전혀 없다. 누리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되기에 굳이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싶지는 않고, 그런데도 영유 다니는 아이들 보면 이미 시작점부터 다를 거 같아 괜시리 미안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던 찰나 이 책을 만났는데,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초2때부터 시작해 4년만에 수능 모고 만점, 그리고 영재의 길... 물론 나와는 차이가 있는 엄마이긴 하다. 억대 연봉 받던 영어 강사였으니 당연히 거기서부터 차이는 있겠다. 그러나 내가 읽어 본 다른 책들에 비해 상당히 여유가 있다. 어떤 여유냐면, 영어를 반드시 엄마가 끌고 가는 것을 권하지 않는 점이다. 엄마도움표 영어라는 용어를 써서 엄마가 엄마표 영어를 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학원같은 외부 도움을 이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엄마가 체크하는 형태로도 가능함을 여러 유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유념할 부분은 영어를 공부하기 앞서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우리말 독서를 통한 문해력 부분과 꿈 찾기를 통한 영어 공부 동기 심어주기다. 앞서 얘기했듯 모든 직업이 원어민과 같이 능수능란한 회화를 구사하는 걸 요구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원서를 읽고 이해할 수준, 수능과 내신 1등급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준 등 구체적인 영어공부의 목적과 목표가 먼저 수립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의 아이 행복이는 초2부터 영어를 시작했고 처음에 거부감이 심했지만 지금은 수학과학 영재로, 그리고 수능 모고 만점을 받는 아이로 바뀌었다. 이 아이가 처음부터 영재성이 뛰어난 아이라고 저자는 말하지 않는다. 묵묵히 매일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단계별로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지 프로세스가 일목요연하게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처음 6개월 파닉스 떼기부터 시작하여 그다음 2단계로 리딩을 시작하는 단계, 그리고 점차적으로 중등 수준 영어 학습법, 수능을 풀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 학습법이 제시되어 있다. 나는 지금 아이 파닉스가 급하므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는데, 어떤 교재를 사용했고 각 교재의 장단점이 무엇인지가 잘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주 4회 5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파닉스를 공부하게 되어 있는데 나는 아이의 상황에 맞게 시간을 조금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좋았던 건 여러 엄마표 영어 책에서 나오는 현란하고 어지러운 영어그림책, 리더스북 추천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습하는데 필요한 학습교재를 추천해준 것이다. 영어 모르는 엄마 입장에서는 아무리 영어그림책 줘도 요새 영어그림책은 단어도 생각보다 어렵고 추천목록이 너무 많아 오히려 더 복잡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은 파닉스 마지막 단계에서 코스북, 리딩 단계에서 리딩버디같은 학습서 추천, 그럼에도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팁을 소개하고 있어 실질적이라고 느꼈다. 말이 쉽지 영어 모르는 엄마가 아이 앉혀놓고 그림책 읽어주라는 책들이 조금 막막했다.

솔직하고 구성도 훌륭한 책이다. 저자의 블로그도 구경가 봤는데 많은 정보들이 나와 있었다. 우리말 독서를 통한 문해력 키우기 방법을 언급하고 저자의 아이가 실천한 방법을 얘기한 부분도 좋았다. 어릴 때일수록 더 한글책을 많이 읽어주고, 한 권 읽어줘도 제대로 읽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 영어문제로 막막한 엄마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계속 들춰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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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 쉽게 읽는 피케티 경제학 EBS CLASS ⓔ
이정우 지음 / EBS BOOK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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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근 관심사 중 하나는 불평등이다. 잘 살고 싶은 마음, 누리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다같이 잘 살 수 있는가, 아니면 자원은 한정적이므로 다른 누군가의 누리지 못함을 감수하고 내가 누릴 것인가. 평등을 바라보는 관점은 지극히 극과 극이다. 사회적 문제를 넘어서서 정치적 문제로 엮이기도 하고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도 느끼는 바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 내 주관이나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아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룬 책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읽어볼 필요성을 느꼈고 좋은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내놓은 책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번역되었고 이 책에서 피케티가 제시하는 불평등에 대한 해법을 두고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EBS의 제안으로 '피케티와 불평등'을 주제로 한 10회의 강의를 했고 그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 이 책이다.



결론적으로, 피케티는 비관적이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세습 자본주의 시대'가 닥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자본소득의 몫이 늘어나고 노동소득의 몫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부익부빈익빈, 불평등이 더 심해졌음을 의미하며 이런 추세가 40년간 지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가지고 있던 200년 넘은 소득 자료를 활용해서 장기 추세를 발견해냈고 이로 먼 미래를 추측한 것이 피케티란 경제학자의 생각이다.

그의 책 <21세기 자본>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불평등이 U자 형태의 양상을 보였고 이는 자본/소득의 비율 변동 양상과 같았다. 이것은 곧 국민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몫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21세기는 세습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할 거라는 거다. 이런 근거를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객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본주의 황금시대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0~40년의 기간도 있었다. 그러나 도금시대의 명암은 뚜렷했다. 피케티는 세습자본주의에 대한 처방을 세 가지로 내리고 있다. 첫째는 사회국가(이는 복지국가를 강화하는 취지), 둘째는 고율의 누진소득세, 셋째는 자본에 대한 과세를 세계공통으로 하자는 세계자본세다. 그리고 이런 피케티의 주장에 반기를 드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보수 경제학자들은 피케티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내 소득의 40%정도를 세금으로 낸다고 하면 이 자본주의 시대에 누가 반가워할까. 기업은 얼마나 반대를 하겠는가. 피케티에 대한 비판도 상세히 서술되어 있으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세계불평등보고서 2018>은 피케티의 두 번째 책이다. 역시 세계여러지역의 불평등 변동 양상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그래프가 '코끼리 곡선'이라는 것인데 밀라노비치라는 경제학자가 제시했으며, 전 세계 사람들을 소득 크기별로 나눈 뒤 각 소득 계층의 최근 소득 증가율 추이를 보여준다. 미국자본주의와 유럽자본주의이 비교도 볼 만하다. 유럽 자본주의는 복지자본주의다. 국가가 많이 개입하고 세금을 많이 거두어 들인다. 미국은 이런 완충작용을 최소화한 지각 복지국가이며 유럽의 불평등보다 미국의 자국내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은 여러 통계자료가 이미 입증하고 있다.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전 세계를 분석대상으로 정책과 이데올로기를 강조한 책이다. 앞의 두 책에 비해 역사와 문화, 이데올로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인문학적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노예제사회, 인도의 카스트제도 같은 불평등을 조명하며 불평등해소를 위한 새 해법을 제시한다. 사회적 소유와 일시적 소유을 중심으로 하는 참여사회주의라는 것인데 노동자 참여를 근본으로 기업 권력을 나눠먹음과 동시에 강력한 누진 소득세로 자본 세습과 집중을 막는다는 개념이다. 과연 이런 개념이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사회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의 후반부는 한국 사회와 부동산 불평등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실력주의, 학력주의에 대한 단상도 조명한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을 다시 읽어봐야 겠다. 이 책을 읽고 더 확신한 건 지금은 조금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세등등한 학벌주의는 결국 사회적 분위기를 등에 업은 입시제도에 있다는 거다. 수시와 정시 중 그나마 어떤 것이 더 공정하고 평등한지, 마이클 샌델의 제안처럼 파격적으로 추첨으로 대학을 간다든지, 내신과 표준고사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하게 하는 선택 입학제라든지 다양한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입시제도를 과감히 개혁하지 않으면 실력주의의 비인간적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입시 지옥에서 아이들을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나도 그 결론에 상당히 동의한다. 특히 그 입시제도의 가장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 일말의 죄책감도 느낀다. 무엇이 아이들을 위하고 사회를 바로 세우는 길인지 이 책을 읽으며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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