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고영 지음, 허안나 그림 / 카시오페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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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지금 내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완전히 죽을 정도는 아닌데 조금 더 이대로 가다간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엎드려 책읽고 공부하는 자세, 늘 업무할 때 굽어있는 등과 경직된 어깨, 아이를 안느라 생긴 손목통증, 아기띠나 힙시트를 하느라 가중된 무게를 지탱하던 허리의 통증, 쪄버린 살들로 옷이 맞지 않아 새옷 산다고 돈은 돈대로 들고, 입던 옷을 폐기할 때 마음도 폐기되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책의 저자는 일간지 기자다.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분은 원래 마른 분이셔서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과 근육이 목표였던 점. 나는 살도 빼고 근육도 생겨야하는 상황에 통증까지 겹쳤는데, 어쨌든 운동이 필요한 사람이란 공통점에서 공감을 많이 하며 읽은 '본격 운동 에세이'다.

병원 다닐 돈으로 피티를 하겠다고 결심한 저자는 집 근처 헬스장으로 간다. 요즘 재미 있는 운동도 많지만 나도 저자처럼 요가나 필라테스, 헬스처럼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혼자 하는 운동이 좋다. 이 점에서 나와의 생각이 일치했다. 저자가 운동에 빠지게 된 계기는 도저히 이대론 못 살겠다는 일념에서였다고 한다. 수백만원의 척추 교정 치료를 권유 받고는 그 돈이면 피티하지, 라는 생각에 들어간 헬스장에서 피티를 시작했고, 첫 3차시를 '스티프 레그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으로 스타트 끊으면서 운동에 1도 특기가 없던 그녀가 그 곳에서 2년 반을 피티 받고 반년은 혼자 운동을 했다고 한다. 점점 운동에 빠지면서 머리 감는 시간도 아까워 숏컷으로, 운동하며 듣는 음악, 식단과의 싸움, 가우스 함수 그래프처럼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운동 실력, 운동하며 오는 근육통을 비롯한 통증들에 대한 이야기는 운동에 관심있거나 운동을 시작해보려고 하거나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법한 얘기들이다.

운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이벤트가 아닌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p206

운동을 취미로 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보디빌딩부문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자격증 좋아하는 내가 솔깃했던 부분이다. 나처럼 운동을 안좋아하는데 동기가 필요하다면 저런 동기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운동에 대한 다양한 단상들이 소개되어 있어 읽기 편하고 운동, 특히 이 책을 읽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 용어나 준비물 등도 중간중간 등장한다. 저자도 언급했지만, 어쨌든 모든 종류의 운동은 시간과 적당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헬스하고 왔다 갔다 씻고 준비하고 하면 사실 하루 중 두세 시간은 운동에 할애해야하는데, 나는 돈도 돈이지만, 지금은 아이 때문에 그렇게 운동 투자할 시간이 없다는게 아쉽다. 결혼 전에 기구 필라테스 받았던 때에 내 몸이 가장 날씬하고 건강했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가 네살정도까지라도 좀 크고나면 나도 본격 피티를 다시 받고 싶다. 그전엔 집에 있는 온갖 홈트 책으로 혼자서라도 운동을 위한 예열을 해볼까싶다. 새해 목표중 하나가 운동하긴데, 현실적으로, 거창한거 말고 그냥 스트레칭이나 홈 요가부터 시작해서. 운동 에세이라는 특별한 장르라서 더 재밌었고 내가 결국 이 비루하고 거대한 지방 덩어리를 보고 있느니 어쨌든 반드시 운동해야겠구나 일깨워준 책이다. 나와 가족 모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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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 당신이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
우종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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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해 목표 중 하나는 책을 백 권 읽는 것이다. 그냥 계산 쉽게 120권 읽는다 치면 한 달에 10권, 대충 3일에 한 권씩 읽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열심히 책 읽은 걸 안 까먹게 기록하는게 목푠데 그냥 기록보다 이왕이면 좀 멋진 서평을 써보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이후 글쓰기에 관한 아무런 학습도 독서도 전무했던터라, 기자 생활을 오랜 시간 거친 이 책의 저자가 쓴 책에 더 관심이 갔다. 디자이너를 꿈꿨을 정도로 미술 감각이 좋아 글과 함께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 삽입되었는데, 각 그림들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거의 그림 한 페이지, 글 한 페이지 순서로 배치되었다.

이 책은 직업적인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책을 읽고 글 잘쓰는 방법을 내 나름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을 글라스, 생각을 와인이라고 한다면, 일단 와인이 좋아야 한다. 또한 글쓰기도 B2B(비지니스 투 비지니스)와 B2C(비지니스 투 컨슈머)로 나누었을 때, 시중의 글쓰기 책들이 B2C를 타겟으로 두고 쓰여져 있다면 내용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B2B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자기 세계에 빠진 글보다 소통을 우선한 글이 좋다.

둘째, 원경보단 근경중심. 즉, 구체성이 드러난 글이 좋다. 말하듯이 쓰라(자신이 겪은 구체적 경험을 이야기하라)!

셋째, 글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독자 문제가 아니라 생산자(작가) 문제다. 잡스에 의하면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넷째, 맥락의 중요성이다. 어떤 팩트라도 맥락이 결여된 팩트는 독자에게 의미를 상실한다.

다섯째, 취향과 완성도를 구분하여 글쓰기를 해야 한다.

여섯째, 글은 간결하게, 최소화시킨다. 심미성은 기능성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마지막엔 퇴고와 발표에 관한 부분도 잠깐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핵심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과 비유를 많이 든다. 단순성을 설명하기 위해 미술과 아이폰을 가져오고 최소화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를 예로 든다. 그럼으로써 구체적인 예를 통해 구체성을 획득했다. 또한, 글이 간결하며 읽기 편하고 단순하다. 그래서 금방 읽힌다.

글쓰기를 못하는 이유는 그래서 뭘까? 마지막에 정답이 나와 있다. 제대로 된 글쓰기 방법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라고. 난독 사회는 읽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컨텐츠 생산자의 문제이며, 복잡성은 일정한데 생산자가 복잡해지면 소비자는 복잡성을 덜 수 있게 된다는 말이 기억난다. 책을 읽으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래서 그 완성도 높이는 방법, 단순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글라스가 아닌 와인이 충만한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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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 아이 시간표대로 어메이징 몬테소리 교육의 힘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시모네 데이비스 지음, 조은경 옮김, 히요코 이마이 일러스트 / 키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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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육아 서적을 읽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예전 임용 공부할 때 들었던 전설의 교육자들의 이름을 다시 접했었다. 발도르프교육이나 프뢰벨 은물 등이 맘카페에서 한창 화젯거리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교육자나 교육에 대한 자세한 내용보다는 방문학습과 같은 사교육쪽으로 화제가 움직이면서 관심을 끊었던 것 같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예전에 배웠던 몬테소리를 다시 만나니 반가우면서도 몬테소리 교육법이 어렴풋이 기억날 뿐 디테일한 내용들은 기억나지 않았다. 내 기억 속 몬테소리 교육법은 장애 아동들을 위해 도구로 감각을 일깨우고 환경을 조성하여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어서 영유아에 대한 육아법과 몬테소리의 접목이 궁금했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육아와 직장, 나와 아이들, 엄마의 역할과 나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여러 가지 괴리로 인해 생겼던 약간의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육아서를 많이 읽고 공부하는 요즘 엄마들의 시선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다소 뻔하고 당연하여 반복학습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여전히 아이가 어렵고 버거운 워킹맘인 나에게는 한 줄기 빛같은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1,2장은 몬테소리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다. 몬테소리 교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길러주는 것이다. 이걸 기본으로 여러 활동들이 소개된다.​

3장은 전인적 발달을 위한 활동의 원칙과 그 예가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개월에 따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연령별 실생활 활동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내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장난감 정리함보단 진열대에 도구를 펼쳐놓는 게 더 좋다고 한다. 우리집 둘째 망아지는 13개월로, 꿰기, 넣기, 여닫기 등의 활동을 점차적으로 숙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활동들도 나름의 절차가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의 수록, 다양한 몬테소리 교구들이 사진으로 나와 있어 비슷한 물건으로 준비해 놀기 좋도록 구성되어 있다.

4장은 <아이가 있는 집 인테리어>를 소개하는데 몬테소리 스타일로 공간꾸미는 노하우가 사진과 글로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5장은 애정이 충분한 가운데 창의성과 호기심이 충족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충분한 관심을 받은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기>는 아이에게 탐험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또래와 다르게 발달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는, 즉 아이에 대한 신뢰를 기본 바탕에 깔고 있다. 아이가 그만의 특별한 길을 가며 자기만의 시간표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는 쉽고도 어려운 진리는 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아이주도(개입최소), 직접체험, 천천히,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실수에 너그러워지기'는 내 육아법에 많은 잘못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것보다 나중에 다시 알려주었을 때 아이들이 배움에 좀 더 마음을 열게 된다는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통념을 깨뜨리는 문장이었다. 판단이나 분석을 배제하고 보거나 인식하는 관찰하기는 섣부른 판단을 지양하게 하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6장은 <협동심과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5장과 더불어 내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이가 참여하게 하고 싶을 때,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한 방법 중 내가 첫째에게 그간 부족했던 부분은 충분한 시간을 주기/아이가 참여할 수 있게 하기/문제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보기다. 내 조급함이 아이 참여를 제한하고 결국 자신감도 잃게 만든건 아닌지 돌이켜보았다. 또한,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선 다정하면서 확실한 자세를 유지하며(이게 어렵다ㅜㅜ) 한계를 정해주는거다. 한계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식사 시에는 앉아서, 서로에게 친절하게, 이런 규칙들. 짜증이 많은 두 망아지를 다루는 방법은 그간 읽은 육아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못을 바로잡는 단계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기억하면 될 것 같다.

7장은 <실전 육아>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가 옷 입기를 거부할 때(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음식 먹을 때(동영상, 떠먹이기 등 난관...), 형제간의 일, 내성적인 유아일 때(해당 사항이 없음...), 때리고 밀고 물고 던지기(늘 일어나는 일이다...) 등 다양한 난관에 봉착한 경우 해결법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8장은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처방>이 나와 있다. 천천히, 아이를 기다려주기.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문관, 안전 지대의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반응하기보다 대처하기를 해야한다는 점이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9장은 조부모 육아 등 <공동 육아> 시에 고려해야 할 점을 얘기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듯 부모 이외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육아에 참여하고 있고 그들과의 육아 합치점을 찾는 과정을 소개한다.

10장은 <영유아 이후> 유치원 및 학교 준비부터 시작해 24세가 되기까지의 발달 단계를 6년씩 4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육아는 끝이 없다. 아직도 우리 엄마는 나와 손녀들을 같이 육아한다...)

부록에는 세계 곳곳의 몬테소리 사례와 유아를 위한 몬테소리 활동 목록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구성이 상당히 깔끔한 책이다.



몬테소리교육이 지향하는 바와 그 구체적인 교육의 예, 부모들이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절한 구성으로 제시된 이 책은 만1세에서 3세 정도의 영유아에게 적절한 몬테소리 방향을 소개하므로 해당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반드시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제 13개월인 나의 둘째 망아지에게 적용해보고 세돌을 넘겼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고 밥 먹는 것이 힘든 나의 첫째 망아지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읽은 육아서 중에 가장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몬테소리 의사선생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며, 최근 읽고 있는 책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저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몬테소리 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아이는 아이에게 맞는 길을 잘 찾아 가고 있으니 옆에서 약간의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 이 중요한 사실을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육아는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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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완성 - 매번 시작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범용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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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다가오면서 나는 여전히 속으로 무진장 분주하다. 다이어리를 검색해 구매하고(한 번도 끝까지 쓴 적 없음), 목표를 세운다.(물론 역시...) 그리고 연말이 되면 다시 또 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반복반복한지가 셀 수 없이 흘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히트를 치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 신랑이 들고 있던 그 책을 보았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뭔가 이론편 느낌이라면 이 책 '습관의 완성'은 실전편 느낌이 강하다. 가독성이 좋았고 첫 장에서 성공 실례가 많이 등장시켜 자극제를 뿌린 상태에서 2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왜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은 시작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너무 거창한 목표는 시작의 행동 자체를 어렵게 한다. 그 다음은 꾸준함이다. 당연한 듯한 이 꾸준함이 어려우므로 하루 10분 안에 습관 3개를 실천할 수 있게 목표를 작게 설정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성공 경험이 자신감을 증대시켜주기 때문이다.
내가 늘 답답했던 부분, 가려운 부분이 시원하게 긁히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은 바로 정체성 중심의 목표를 찾으라는 거였다. 결과 중심 습관보다 정체성 중심 습관이 훨씬 오래 지속되는데 이 정체성이 막막해서 난 늘 답답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찾는 방법'을 따라 나의 목표를 적어 보았다. 여기서는 아들러 심리 분석을 토대로 초기 기억 재해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작업이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늘 나를 괴롭혔던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뭘 할때 즐거운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은 내 목표를 정하는데 초석이 되는데 나는 늘 고민만 했지 뭔가 행동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적어보자, 뭐든, 실행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시행해봤고 내 직업적 꿈, 개인적 꿈이 어느 정도 각이 잡히는 것 같다.
목표가 셋팅되면 매일 100퍼센트 실천해야한다. 월 90퍼센트 이하로 성공하면 우리 뇌가 예외를 인정하게 되므로 연속 두 번이상 습관을 거르지 않는다. 십 분안에 세 개 습관 달성하기는 아무리 몸이 아프거나 일이 생겨도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평상시라면 내 능력껏 그 이상을 하는거다. 근데 하루 책2쪽 읽기가 목표면, 일단 시작하고 나면 사실 2쪽만 읽어지지는 않는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좀 더 읽어나가게 되는데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2쪽은 유사시에도 실천할 수 있기 위한 하한선이다. 그 하한선을 습관 목표로 잡는거다.

루틴이 있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p108

S.W.A.P 기법은 Select 해서 Write하고 Appraise 한 후 Payback하라는 거다. 즉, 습관을 엄선해서 실천결과를 기록하고 기록한 걸 평가한 후 나에게 보상하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적절한 보상은 나를 힘나게 하는 동력이겠지. 여기서 포인트는 '적절한'이다. 어떻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예가 나와 있어 이해가 편했다.
시도 자체가 힘든 경우는 <5초의 법칙>에 나왔듯 5초를 세고 시작한다. 그것도 힘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다. 위에서 말했듯 뇌가 따르는 관성의 법칙은 한 번 시작하면 계속 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모든 건의 전제 조건은 강력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습관은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데이터화해서 하나의 정보로 만들어 월별로 성공률을 체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록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게 그동안 내 습관 실패의 포인트였던 것 같다. 메타인지적 측면에서 정말 중요한 말이었다. 환류의 과정이 없으면 실행은 무의미하다.
나는 이 책에 적힌대로 한 번 해 볼 생각이다. 첫 장에서 성공사례들의 너무 소박한 목표를 보고 처음에 이게 성공을 이끈다고?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끝까지 다 읽으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러한 습관 세우기의 근거는 여러 참고 문헌을 인용하여 더욱 신뢰가 갔다. 새해가 오기 전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왜 우리가 그간 실패했는지, 더이상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전략을 써야하는지가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나와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마지막의 부록에 90일 습관 달력은 내가 직접 한글 파일로 만들어 써 볼 생각이다. 습관의 4가지 게이트가 표시되어 있어서 그만두고싶은 유혹을 이기기 쉬울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용된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다. 이처럼 잘 사는 것에 전념하면 미래는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된다.
p193

잘 살기 위해 습관을 완성하고, 더 잘 살기 위한 방편으로 'Have a 2nd string to one's bow'하기 위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루틴이 만들어진 사람이 되는 것. 올해는 반드시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정체성이 뭔지 조금 알아가는 느낌이랄까. 습관의 비밀과 실패의 원인, 성공의 노하우가 들어 있는 이 책의 비법으로 매일! 작은 목표를 꾸준히! 성실하게 루틴 인간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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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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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인 마마 아메리카의 장례식을 치른 후 일주일 뒤 자신의 70세 생일을 맞은 멕시코 남자 빅 엔젤. 암 선고를 받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파티가 될 70세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가족들을 모두 불러모은다. 빅 엔젤 가족, 범상치 않다. 일단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온통 그 또는 그의 아내 페를라의 가족, 친척이다. 중간에 슬며시 등장하는 몇몇 외부 인물들(우키, 데이브 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이다. 빅 엔젤의 친구 데이브는 소설의 초반부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인생이 그런 거라고, 멍청아. 너 말이야. 물결은 처음에 세차게 시작하지만, 해안으로 갈수록 점점 약해지지. 그러다 다시 안으르 돌아오고. 돌아오는 물결은 눈에 보이지 않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해서 세상을 바꾸는 법이야. 그런데 너는 지금 본인이 뭔가 성취했는지 어떤지 의심이나 하고 있잖아.
p41

의미없는 삶이 있을까. 빅 엔젤과 그 일가족의 삶과 관계를 정신없이 뒤따라가다 보면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나의 죽음의 순간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삶의 순간을 이렇게 처절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듯 그 끝인 죽음도 계획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경찰이었던 아버지 돈 안토니오는 아들인 빅 엔젤을 엄하게 교육시켰다.(사실 엄한 교육이라기보다는 요즘같으면 아동학대로 잡아갈 판이다.) 돈 안토니오의 미국인 베티와의 바람, 그로 인해 삼촌인 첸테벤트에게 피비린내나게 맞던 청소년기, 하얀 피부의 미국인 이복형제 리틀 엔젤까지. 바람잘날 없는 이 집안에서 리틀 엔젤은 그 나름대로 형인 빅 엔젤,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섞이지 못하고 늘 겉돌았으며 형과도 어쩔 수 없는 태생적 벽 등으로 인해 트러블을 겪어왔다. 어쨌든 이 멕시코인들은 거의 모두 미국인이 되고 싶어했고 미국인인 리틀 엔젤을 알게 모르게 부러워했다. 이들 형제의 대화에 섞이는 걸쭉한 욕과 지극히 현실적인 빅 엔젤의 딸, 아들인 미니, 랄로 남매간의 욕이 절반 이상인 대화는 소설을 읽는 내내 피식하게 만든다. 이미 브라울리오, 인디오라는 아들이 둘이나 딸린 페를라를 사랑하여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 빅 엔젤은 겉으론 욕이 난무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멕시코 아버지다.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아들들을 강한 아들로 키우려했던 잘못된 교육법은 인디오를 가출하게하고 랄로는 그동안 마약 폐인이 되었지만, 파티를 주도하고 아버지를 살뜰하게 묵묵히 챙기는 딸 미니의 모습은 그녀가 곧 이 집안의 가장임을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강한 여성상을 엿보게 한다.

"우리가 하는 건 말이다, 얘야. 바로 사랑이란다. 사랑이 답이야. 아무것도 사랑을 막을 수가 없어. 사랑에는 경계도 없고 죽음도 없지."
p372

빅 엔젤이 미니에게 했던 이 말이 이 소설 전체의 핵심이다. 결국 천사 같던 빅 엔젤의 죽음 앞에는 온 가족의 서로를 향한 사랑, 화합이 있었다. 랄로를 쏘려던 총잡이 앞에서 기꺼이 자신을 먼저 쏘라했던 아버지 빅 엔젤, 그리고 인디오까지. 서로를 오해하고 짓누르던 거대 가족이 빅 엔젤이라는 멕시코인의 따뜻한 가족애로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은 우리 나라 주말드라마의 성인버전 확장판같은 느낌도 들었고 장편 시트콤같기도 했다. 노란색 표지 만큼이나 따뜻했던 빅 엔젤의 70세 생일파티, 그들 가족의 사랑과 화해, 화합의 스토리가 추운 겨울과 아주 잘 어울린다.

책 마지막에 리틀 엔젤이 중간중간 그렸다는 이 가계도가 나온다. 방대한 등장인물과 책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라 글로리오사의 매력, 그리고 정말 이상야릇한 리틀 엔젤과의 관계, 브라울리오와 기예르모 그리고 엉클 짐보의 이야기, 마르코와 눈 먼 소녀 릴리의 불꽃같은 사랑 이야기 등 깨알 같은 소스들이 중간중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작가의 형이 불치병 말기일 때 어머니 장례를 치러야 했고 장례식이 형의 생일 전날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일 그 파티를 손녀의 제안으로 시끌벅적하게 열면서 생일 파티이자 송별회를 열게 되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빅 엔젤과 리틀 엔젤이 탄생했고 멋진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작가 자신의 따뜻한 가족애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멕시코인들의 시끌벅적 가족 화합기,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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