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고영 지음, 허안나 그림 / 카시오페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지금 내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완전히 죽을 정도는 아닌데 조금 더 이대로 가다간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엎드려 책읽고 공부하는 자세, 늘 업무할 때 굽어있는 등과 경직된 어깨, 아이를 안느라 생긴 손목통증, 아기띠나 힙시트를 하느라 가중된 무게를 지탱하던 허리의 통증, 쪄버린 살들로 옷이 맞지 않아 새옷 산다고 돈은 돈대로 들고, 입던 옷을 폐기할 때 마음도 폐기되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책의 저자는 일간지 기자다.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분은 원래 마른 분이셔서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과 근육이 목표였던 점. 나는 살도 빼고 근육도 생겨야하는 상황에 통증까지 겹쳤는데, 어쨌든 운동이 필요한 사람이란 공통점에서 공감을 많이 하며 읽은 '본격 운동 에세이'다.

병원 다닐 돈으로 피티를 하겠다고 결심한 저자는 집 근처 헬스장으로 간다. 요즘 재미 있는 운동도 많지만 나도 저자처럼 요가나 필라테스, 헬스처럼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혼자 하는 운동이 좋다. 이 점에서 나와의 생각이 일치했다. 저자가 운동에 빠지게 된 계기는 도저히 이대론 못 살겠다는 일념에서였다고 한다. 수백만원의 척추 교정 치료를 권유 받고는 그 돈이면 피티하지, 라는 생각에 들어간 헬스장에서 피티를 시작했고, 첫 3차시를 '스티프 레그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으로 스타트 끊으면서 운동에 1도 특기가 없던 그녀가 그 곳에서 2년 반을 피티 받고 반년은 혼자 운동을 했다고 한다. 점점 운동에 빠지면서 머리 감는 시간도 아까워 숏컷으로, 운동하며 듣는 음악, 식단과의 싸움, 가우스 함수 그래프처럼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운동 실력, 운동하며 오는 근육통을 비롯한 통증들에 대한 이야기는 운동에 관심있거나 운동을 시작해보려고 하거나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법한 얘기들이다.

운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이벤트가 아닌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p206

운동을 취미로 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보디빌딩부문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자격증 좋아하는 내가 솔깃했던 부분이다. 나처럼 운동을 안좋아하는데 동기가 필요하다면 저런 동기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운동에 대한 다양한 단상들이 소개되어 있어 읽기 편하고 운동, 특히 이 책을 읽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 용어나 준비물 등도 중간중간 등장한다. 저자도 언급했지만, 어쨌든 모든 종류의 운동은 시간과 적당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헬스하고 왔다 갔다 씻고 준비하고 하면 사실 하루 중 두세 시간은 운동에 할애해야하는데, 나는 돈도 돈이지만, 지금은 아이 때문에 그렇게 운동 투자할 시간이 없다는게 아쉽다. 결혼 전에 기구 필라테스 받았던 때에 내 몸이 가장 날씬하고 건강했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가 네살정도까지라도 좀 크고나면 나도 본격 피티를 다시 받고 싶다. 그전엔 집에 있는 온갖 홈트 책으로 혼자서라도 운동을 위한 예열을 해볼까싶다. 새해 목표중 하나가 운동하긴데, 현실적으로, 거창한거 말고 그냥 스트레칭이나 홈 요가부터 시작해서. 운동 에세이라는 특별한 장르라서 더 재밌었고 내가 결국 이 비루하고 거대한 지방 덩어리를 보고 있느니 어쨌든 반드시 운동해야겠구나 일깨워준 책이다. 나와 가족 모두를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