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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 당신이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
우종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평점 :
내 새해 목표 중 하나는 책을 백 권 읽는 것이다. 그냥 계산 쉽게 120권 읽는다 치면 한 달에 10권, 대충 3일에 한 권씩 읽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열심히 책 읽은 걸 안 까먹게 기록하는게 목푠데 그냥 기록보다 이왕이면 좀 멋진 서평을 써보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이후 글쓰기에 관한 아무런 학습도 독서도 전무했던터라, 기자 생활을 오랜 시간 거친 이 책의 저자가 쓴 책에 더 관심이 갔다. 디자이너를 꿈꿨을 정도로 미술 감각이 좋아 글과 함께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 삽입되었는데, 각 그림들은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거의 그림 한 페이지, 글 한 페이지 순서로 배치되었다.
이 책은 직업적인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책을 읽고 글 잘쓰는 방법을 내 나름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을 글라스, 생각을 와인이라고 한다면, 일단 와인이 좋아야 한다. 또한 글쓰기도 B2B(비지니스 투 비지니스)와 B2C(비지니스 투 컨슈머)로 나누었을 때, 시중의 글쓰기 책들이 B2C를 타겟으로 두고 쓰여져 있다면 내용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B2B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자기 세계에 빠진 글보다 소통을 우선한 글이 좋다.
둘째, 원경보단 근경중심. 즉, 구체성이 드러난 글이 좋다. 말하듯이 쓰라(자신이 겪은 구체적 경험을 이야기하라)!
셋째, 글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독자 문제가 아니라 생산자(작가) 문제다. 잡스에 의하면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넷째, 맥락의 중요성이다. 어떤 팩트라도 맥락이 결여된 팩트는 독자에게 의미를 상실한다.
다섯째, 취향과 완성도를 구분하여 글쓰기를 해야 한다.
여섯째, 글은 간결하게, 최소화시킨다. 심미성은 기능성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마지막엔 퇴고와 발표에 관한 부분도 잠깐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핵심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과 비유를 많이 든다. 단순성을 설명하기 위해 미술과 아이폰을 가져오고 최소화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를 예로 든다. 그럼으로써 구체적인 예를 통해 구체성을 획득했다. 또한, 글이 간결하며 읽기 편하고 단순하다. 그래서 금방 읽힌다.
글쓰기를 못하는 이유는 그래서 뭘까? 마지막에 정답이 나와 있다. 제대로 된 글쓰기 방법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라고. 난독 사회는 읽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컨텐츠 생산자의 문제이며, 복잡성은 일정한데 생산자가 복잡해지면 소비자는 복잡성을 덜 수 있게 된다는 말이 기억난다. 책을 읽으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래서 그 완성도 높이는 방법, 단순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글라스가 아닌 와인이 충만한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