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문답법 - 아이의 마음이 보이는 하버드 대화법 강의
리베카 롤런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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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떻게 부모로써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난감한 순간이 많이 생긴다.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잔소리가 되거나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많고 아이와의 관계만 나빠졌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언어학자가 자신의 육아 경험 및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자세한 상황별 예시와 문답법이 제시된 대화 안내서다.

사실 대화만 잘 되어도 충분히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안내할 수 있고 소통도 무리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의 질문과 답은 그들만의 기질,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부모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 될지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아이들과 나 사이의 관계에 변곡점이 되었다. 그 전엔 무조건 말을 안들어서 혼을 내거나 부모인 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다. 다소 엉뚱하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무시한 적도 있다. 주로 확인용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숙제 했는지, 옷을 제대로 걸었는지, 준비물을 챙겼는지, 학원 시간 지켰는지 등등. 그런데 이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화를 잘 하면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방식으로 아이와 연결될 수 있고 학습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한다. 이 책은 기회 대화, 학습 대화, 공감 대화, 자기 대화 등 총 8개의 대화 유형으로 나누어 각 상황에 맞는, 또 아이 기질에 적합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에서도 갈등 해결의 열쇠는 결국 공감과 경청이라고 말한다. 특히 반영적 경청 4P(알아맞히기, 분해, 추리기, 처리)를 이용한 방법이 나에게 많이 와닿았다. 또한 성숙함과 자기 인식을 비롯한 토대는 아주 사소한 것, 즉 아이들이 충분히 선택하고 익히고 반성하는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며 자기 통제권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게 중요함을 깨달았다.

또한 보드게임과 같은 놀이에 대한 부분도 눈여겨볼만 하다. 놀이 자체에 집중하게 하고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에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놀이 상황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질문을 할 때는 단답형, 폐쇄형 질문보다는 개방형 질문이 좋다. 부모가 놀이의 발판을 잘 만들어주면 아이의 기질, 아이의 문제해결력, 아이의 집중도 등 여러 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보드게임을 가끔 하는데 아이가 지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크고 성취욕구가 높은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는 아빠랑 놀이를 하면 늘 지기 때문에(신랑이 일부러 져주진 않는다) 울음으로 마무리하곤 하는데 조금 더 융통성 있게 대화를 이어나가면 곧 울음을 그치고 다시 하자고 조르기도 한다. 놀이상황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게임 그 자체뿐만 아니라 학습이나 동기부여, 성격적 측면 등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육아서를 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답답했던 건 내 아이에게는 육아서의 방법이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거였다. 기질에 따라 양육방식와 접근법이 달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간과한 것이다. 이 책은 육아법이나 대화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 기질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교사도 의사도 아닌 부모라는 것. 아이가 부모와의 대화가 즐거울 수 있도록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저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직접 겪고 느낀 경험과 감정, 그리고 변화 상황을 이야기해주어 더욱 좋았다. 대화의 힘은 단순함과 진실성에서 비롯된다는 이 책의 마지막 말을 되새기며 이 책에 나왔던 다양한 상황들을 다시 읽어보고 실제 상황에 잘 적용하여 아이와 원만한 관계, 원활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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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
내성적인 건물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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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건물주. 이 유튜버의 이름은 어디에선가 들어봤다. 신랑에게 들었던 걸수도 있고 아니면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내가 보게 된 걸 기억할 수도 있다. 일단 내성적이라는 점이 나랑 공통점이구나, 건물주인 것은 나랑 공통점이 아니구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돈에 관한 것에 집중하는 것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런 내 마음이 바뀌고 있다. 돈에 집중하지 않는데, 돈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어떻게 돈이 내게 올 수 있을까. 아마 그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더 돈과 관계없는 것에 의도적으로 집중했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잘하는 일을(하던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부와 연결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내가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다는 제목을 보니 내가 읽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나 재테크는 나중이 일이다. 일단 소득을 높여라. 돈 모으는 속도가 빠르면 재테크는 쉬워진다."

저자는 지금 화제의 책이 된 <세이노의 가르침>을 파일로 먼저 읽고 위의 문구를 가슴 속에 새기며 물리치료사로서 자신이 어떻게하면 몸값을 올릴 수 있을지 연구한 끝에 당장 소득은 적지만 더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열심히 일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 분야에서는 귀신이 되어라"고 말했던 세이노의 문구를 가슴에 새기며 버틴 결과 11개월 후 개인 치료실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여기서 저자는 '무엇을' 이 아니라 '왜' 즉,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신념'을 명확하게 만들어냈고 그 결과 병원 매출 1등 물리치료사가 됐다.

이후 경매 강의를 듣고 8개월만에 빌라 세 채를 낙찰 받은 이야기를 읽으니 저자의 실행력에 감탄하게 됐다. 누구나 책을 읽는다고 다 부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저자는 '사고방식의 유연함'이 중요하며 이는 책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했다. 또 우리 신랑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한데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된 사람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러니까 '경험자가 거친 과정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이건 내가 독서 후에 독서노트 또는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김애리 작가님의 책에서도 나왔던 건데, <내 삶에 적용할 부분>을 적는 거다. 나는 이 독서노트를 2권까지 40권 정도를 읽고 만든 후에 다시는 하지 않게 됐다. 내가 만든 독서노트를 내가 잘 훑어보지도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삶에 적용할 부분을 적기만 하고 실천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이 책에서는 그런 나를 꼬집기라고 하듯, "1책 1진리"를 반드시 실천해보라고, 그것이 부자의 독서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독서법으로 한 주제에 3권을 최대한 단기간에 읽었다고 한다. 그러면 똑같은 개념이 3번 반복되고 이게 장기 기억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저자가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해보기로' 한거다. 나이 불혹인 나도 아직까지 사십춘기를 겪으며 이걸 고민하고 있는데, 저자는 '내가 잘하는 일, 주어진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는 단순함으로 가볍게 스스로를 만들었고 그것이야 말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었단 거다. 그리고 너무 공감갔던 또 하나의 말. 무언가에 도전하고 변화를 주려고 할 때, 가장 방해되는 것은 주변 사람들. 특히 친구나 가족일 경우 더 그러하다는 것. 그런데 어차피 잘 안 될거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그 일을 경험해본 사람은 없다는 거다.

읽으면 읽을수록 쉽게 읽히고, 핵심을 잘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고가 유연하고 실행력도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겪었거나 겪고 있는 시행착오들을 어린 나이에 먼저 겪고 내가 가려운 곳에 대한 해결방안들을 시원하게 긁어줘서 더 만족한 책이다.

신랑이 <세이노의 가르침>을 들고 있던데... 나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추천한 다른 책들도 읽고 저자처럼 영감을 받아 실행하는 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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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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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니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책이고, 니체에 대해 탐구하고 싶었던 나는 <마흔에 읽는 니체>를 읽고 쉽게 니체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저자가 쓴 책이라 더 믿음이 갔고 최근 자기계발서 등에서 나오는 행복론에 조금 신물이 났던 터라 고전 문학 속 주인공과 함께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인생 수업이라는 부제가 와닿았다.

1장은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가장 대표적인 책이 데미안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28권의 책 중 첫 책으로 소개되어 있다. 싱클레어는 삶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가 모두 있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여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자 니체가 말한 초인이 도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싱클레어처럼 조금 두렵고 어려워보여도 죽는 날까지 성장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처럼 행복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 생각하는 태도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화가 폴 고갱을 모티브로 삼은 달과 6펜스라는 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간략한 줄거리가 나와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웠고 완전체로 반드시 읽어보고 싶다. 스트릭랜드와 같은 예술적 삶을 살아볼 수는 없겠지만 그의 서사도 결국은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었다. 오히려 스트릭랜드가 부럽기도 했다. 그는 정확하게 자기 자신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2장은 [우리는 사랑으로 산다]이다. 명고전 중에서도 사랑을 노래한 소설들이 참 많다. 나는 사랑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는데 사랑 이야기 중에 대표적인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로테 안에 살고 있던 베르테르가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했으므로 불행을 자초하게 되었고 죽음 이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맹목적인 사랑은 위험하다. 어린 왕자가 이쯤에서 등장한다. 짧은 소설같지만, 이 이야기가 어른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본다. 마치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는 글귀처럼 서로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다. 유명한 고전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도 사랑은 감정이 아닌 기술이므로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어찌보면 우리에게 반면 교사가 된다.

3장은 [단 한 번뿐인 삶, 욕망하라]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해석이 참 좋았다. 개츠비의 존재는 욕망이며, 욕망은 개츠비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라는 것.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그의 앞에 나타난 가난과 장애물을 뛰어남어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거다. 욕망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내 마음 속 행복과 욕망에 귀를 기울인 연금술사도 마찬가지다. 산티아고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행복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는 걸 알았겠지만 그는 결국 돌고 돌아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걸 알게 된다. 나는 욕망 자체를 욕망하는 거이 아니라 욕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지상의 양식이나 그리스인 조르바 모두 읽다 실패한 책들이다. 꼭 완독하고 싶다.

4장은 [살아있음이 곧 기적이다]는 것이다. 멀리서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보면 비극인 인생. 적당한 거리가 중요하다고 다들 말한다. 길을 잃어도, 실패하더라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금 길을 잃은 나 자신의 존재가 변하거나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살아 있지 않으면 실패도, 길 잃음도 없다. 살아 있음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이며 기적이니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자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대지,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 등은 어려운 책일 것 같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정말 읽고 싶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꼭 완독하고 싶다.

5장은 [내 삶의 의미를 묻다]. 내가 읽은 <빅터 플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여기 실려 있어서 좋았다. <안네의 일기>도 비슷한 지점에 있다. 시련과 고통이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의식을 발견하라는 것. 그리고 카프카의 <변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 고독이 빠질 수 없다.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고독 속에서 자유를 발견하는 것, 그러다보면 고통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사라하게 되는 지점이 오지 않을까.

마지막 6장은 [행복해지고 싶을 땐]. 애석하게도 이 장에서 언급된 책 중에서 내가 읽어본 책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말은 내가 읽어야 할 책 목록이 늘어나서 행복하기도 하다는 것. 싯다르타, 대성당 등. 나의 독서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이 장은 일부러 읽지 않고 남겨두었다. 정말 책들을 다 정독하고 다시 읽고 싶다.

왜 사람들이 고전, 고전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방향성을 제시해 준 책이다. 하지만 결국 이 고전들은 줄거리만 알아서 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한 줄 한 줄 소화하면서 곱씹고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다. 문학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준 책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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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향한 완벽한 몰입 - 무의미한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8가지 다짐
조슈아 베커 지음, 이현주 옮김 / 와이즈맵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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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베커는 미리멀리즘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작은 삶을 사는 법>의 저자이기도 하고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다. 이 책은 저자의 물질적 미니멀리즘을 정신적 미니멀리즘으로 확장하여 내 인생의 '원씽'을 찾아 피곤하고 소모적인 방해물들은 과감하게 제거하고 필요한 것, 내 삶에 의미 있는 '원씽'에 집중하자고 제안하는 자기계발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는 죽기 직전에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타인을 위한 삶, 봉사하는 삶을 살라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에 내가 읽는 책들은 타인을 생각하는 삶, 공동선, 배려, 봉사 등의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다. 철저하게 이기주의적이었던 내가 이런 책들을 읽으며 아주 조금씩 마음이 변하고 있는데,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부자되기에 여념 없는, 넘쳐나는 자기계발서 속에서 돈에 대한 욕망을 버리고 여윳돈과 여유 정신으로 함께 하는 삶, 남을 돕는 삶을 살고 그것에 집중 포커스를 맞춘 삶을 살라니.
그런데, 죽기 직전의 사람들은 무엇을 후회하는가 물었을 때, 왜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하지 않았을까를 가장 많이 후회한다고 한다.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 왜 조금 더 내가 잘해주지 못했을까를 후회한다는 거다.
최근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은 그런 가치관의 연장선상에 있다. 죽을 때 돈을 싸들고 가는 사람 없고 우리는 결국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데 필요한 것 이상의 물건은 삶을 사는 데 방해물이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도 이 부분에 많이 공감한다. 가끔씩 머릿 속이 정리되지 않을 때, 집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버리고 물건을 비워내면 훨씬 마음도 가볍고 정리되는 느낌이다. 나는 물건을 정리했을 뿐인데 마음도 같이 가벼워지는 마법인 것이다.

저자가 더불어 이야기하는 것은 타인의 칭찬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 그럴수록 가치 있는 다른 사람들의 평판을 쌓아주는데 집중해보자고 말한다. 나도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을 받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남의 시선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기본적으로 칭찬에 목마른 기질이기에(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 욕구가 있기에) 아직도 가끔씩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의식한다. 현대인들은 특히 SNS에서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듯하다. 팔로워와 좋아요 수가 인정의 잣대가 된다. 그러나 내 사명과 목표가 중요하지 남들이 얼마나 내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쉽지만 어렵다. 그렇지만 새겨듣을 문구임은 분명하다.

또한, 일에 관한 저자의 관점을 살펴보자. 나 역시 일은... 일이다. 일은 당연히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즐거운 사람이 몇 될까?
우리는 주말, 휴일만 기다린다.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저자는 이를 반대로 해석한다.
일의 목표는 결코 더 많이 쉬는 것이 아니며, 휴식의 이유는 일을 더 잘해내기 위해서라고. 일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일에서 이타적인 성취감을 찾으라고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 열정과 능력이 일과 직결되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텐데, 문제는 내가 뭘 잘하는지 불혹이 되도록 잘 모르겠다는 데 있다.

저자가 목표로의 몰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방해물 중에는 테크놀로지(게임, sns 등)도 있다. 테크놀로지 단식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일명 디지털 디톡스를 시행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물론 무조건적인 테크놀로지 반대를 외치진 않는다. 우리의 온라인 활동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허용한다. 저자가 미니멀리즘 블로그를 개설하여 그로 인해 책도 쓰고 작가가 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좋은 방향의 테크놀로지는 분명 도움이 된다.

나는 무엇을 가치롭다고 생각하는가? 나의 원씽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타인을 돕는 삶, 타인을 위하는 삶을 지금 바로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왕 하는 일이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넓히는 계기가 된 건 분명하다.

"당신은 남들처럼 살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남들처럼 살지 않을 때 더 행복해질 거니까요."

"당신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향과 나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향이 어디든 관계없이 목적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의 행동이 정말 의미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그것이 타인에게 이로움을 주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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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세속적인 지혜 - 400년 동안 사랑받은 인생의 고전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강정선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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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인 지혜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세속이니 지나치게 이상적인 말보다는 세속적인 지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사람을 얻는 지혜>라는 책으로 유명함을 익히 알고 있었다. 160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이 생각하던 지혜가 현대의 세속에도 그대로 통용될 수 있을지 의심하며 읽었는데, 시대를 불변하는 진리가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한 페이지 당 하나의 격언, 지혜의 말로 구성되어 있다. 17세기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잠언 300개가 수록된 이 책을 통해 세속적이지만 현실적인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이 무려 400년 전의 지혜임에 한 번 더 놀랐다.

챕터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300개의 잠언들이 어떤 특정한 분류에 의해 나뉘어져 있지는 않지만 차례의 제목(주제)을 보고 내게 지금 현재 필요한 명언들을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세속적인 지혜이기 때문인지, '윗사람을 이기려 하지 마라'는 명언이 인상깊었다. 별의 가르침과 같이, 별은 태양의 자녀이고 태양처럼 빛나지만 절대로 태양의 광채에는 도전하지 않느나는 비유가 특히 와닿았다. 보통은 윗사람을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을지를 이야기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읽다보면 주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명언이 자주 나온다. 결국 세속은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지혜가 필수적이다. 어떻게 윗사람, 아래사람, 친구, 가족을 대할지를 생각해보고 타인에게 적절한 지혜를 발휘하는 사회적 융통성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도 지혜롭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혜롭게 무시하는 법을 알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원하는 것을 무시하는 척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라는 첫 문장이 상당히 현실적이다. 모두가 원하는 건 갖기 힘드나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것은 쉽게 가질 수 있으므로. 또한 마무리는 반드시 스스로 하라는 점도 저자의 경험이 드러난 부분이라 하겠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진정한 지식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결국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도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가치관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책은 내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당대의 철학가들에게 지혜의 대가라는 칭송을 받기도 한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혜안이 녹아 있어서 현대의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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