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문답법 - 아이의 마음이 보이는 하버드 대화법 강의
리베카 롤런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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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떻게 부모로써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난감한 순간이 많이 생긴다.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잔소리가 되거나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많고 아이와의 관계만 나빠졌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언어학자가 자신의 육아 경험 및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자세한 상황별 예시와 문답법이 제시된 대화 안내서다.

사실 대화만 잘 되어도 충분히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안내할 수 있고 소통도 무리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의 질문과 답은 그들만의 기질,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부모가 어떤 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 될지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아이들과 나 사이의 관계에 변곡점이 되었다. 그 전엔 무조건 말을 안들어서 혼을 내거나 부모인 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다. 다소 엉뚱하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무시한 적도 있다. 주로 확인용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숙제 했는지, 옷을 제대로 걸었는지, 준비물을 챙겼는지, 학원 시간 지켰는지 등등. 그런데 이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화를 잘 하면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방식으로 아이와 연결될 수 있고 학습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고 한다. 이 책은 기회 대화, 학습 대화, 공감 대화, 자기 대화 등 총 8개의 대화 유형으로 나누어 각 상황에 맞는, 또 아이 기질에 적합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에서도 갈등 해결의 열쇠는 결국 공감과 경청이라고 말한다. 특히 반영적 경청 4P(알아맞히기, 분해, 추리기, 처리)를 이용한 방법이 나에게 많이 와닿았다. 또한 성숙함과 자기 인식을 비롯한 토대는 아주 사소한 것, 즉 아이들이 충분히 선택하고 익히고 반성하는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며 자기 통제권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게 중요함을 깨달았다.

또한 보드게임과 같은 놀이에 대한 부분도 눈여겨볼만 하다. 놀이 자체에 집중하게 하고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에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놀이 상황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질문을 할 때는 단답형, 폐쇄형 질문보다는 개방형 질문이 좋다. 부모가 놀이의 발판을 잘 만들어주면 아이의 기질, 아이의 문제해결력, 아이의 집중도 등 여러 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보드게임을 가끔 하는데 아이가 지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크고 성취욕구가 높은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는 아빠랑 놀이를 하면 늘 지기 때문에(신랑이 일부러 져주진 않는다) 울음으로 마무리하곤 하는데 조금 더 융통성 있게 대화를 이어나가면 곧 울음을 그치고 다시 하자고 조르기도 한다. 놀이상황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게임 그 자체뿐만 아니라 학습이나 동기부여, 성격적 측면 등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육아서를 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답답했던 건 내 아이에게는 육아서의 방법이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거였다. 기질에 따라 양육방식와 접근법이 달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간과한 것이다. 이 책은 육아법이나 대화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아이 기질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교사도 의사도 아닌 부모라는 것. 아이가 부모와의 대화가 즐거울 수 있도록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저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직접 겪고 느낀 경험과 감정, 그리고 변화 상황을 이야기해주어 더욱 좋았다. 대화의 힘은 단순함과 진실성에서 비롯된다는 이 책의 마지막 말을 되새기며 이 책에 나왔던 다양한 상황들을 다시 읽어보고 실제 상황에 잘 적용하여 아이와 원만한 관계, 원활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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