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세속적인 지혜 - 400년 동안 사랑받은 인생의 고전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강정선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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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적인 지혜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세속이니 지나치게 이상적인 말보다는 세속적인 지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사람을 얻는 지혜>라는 책으로 유명함을 익히 알고 있었다. 160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이 생각하던 지혜가 현대의 세속에도 그대로 통용될 수 있을지 의심하며 읽었는데, 시대를 불변하는 진리가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한 페이지 당 하나의 격언, 지혜의 말로 구성되어 있다. 17세기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잠언 300개가 수록된 이 책을 통해 세속적이지만 현실적인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이 무려 400년 전의 지혜임에 한 번 더 놀랐다.

챕터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300개의 잠언들이 어떤 특정한 분류에 의해 나뉘어져 있지는 않지만 차례의 제목(주제)을 보고 내게 지금 현재 필요한 명언들을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세속적인 지혜이기 때문인지, '윗사람을 이기려 하지 마라'는 명언이 인상깊었다. 별의 가르침과 같이, 별은 태양의 자녀이고 태양처럼 빛나지만 절대로 태양의 광채에는 도전하지 않느나는 비유가 특히 와닿았다. 보통은 윗사람을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을지를 이야기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읽다보면 주로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명언이 자주 나온다. 결국 세속은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사회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지혜가 필수적이다. 어떻게 윗사람, 아래사람, 친구, 가족을 대할지를 생각해보고 타인에게 적절한 지혜를 발휘하는 사회적 융통성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도 지혜롭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혜롭게 무시하는 법을 알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원하는 것을 무시하는 척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라는 첫 문장이 상당히 현실적이다. 모두가 원하는 건 갖기 힘드나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것은 쉽게 가질 수 있으므로. 또한 마무리는 반드시 스스로 하라는 점도 저자의 경험이 드러난 부분이라 하겠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진정한 지식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결국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도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가치관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책은 내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당대의 철학가들에게 지혜의 대가라는 칭송을 받기도 한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혜안이 녹아 있어서 현대의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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