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먹는 자들 2
서니 딘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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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흥미로운 책이다. 대상이 책이 아니라면 뱀파이어 소설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뱀파이어가 사람을 무는 이인 송곳니를 대신하는 책 이가 있고 그 이를 통해 책을 먹는다. 책을 먹는다고 잉크가 배어 나오지 않을 텐데 책을 먹고 책에서 흘러나오는 잉크를 닦는다. 뱀파이어 소설 같은 책 소설이다.

책을 먹으며 똑똑해지는 책이터와 그에게서 나오는 돌연변이 같은 존재인 소울이터. 마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관계 같은 설정이다. 딱 봐도 그 관계를 베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신선한 느낌이다. 사람들은 공부할 때 책을 먹어서 그 내용을 암기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뇌를 먹으면 그 사람의 모든 기억을 다 얻을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 두 가지 설정을 하나로 합쳐서 저런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거기에 큰 줄기로 모성을 넣은 건 좀 탁월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다 좋았다. 딱 하나 동성애 코드만 빼면 말이다. 동성애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개연성을 놓쳤다. 모성애는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말하라고 한다면 모성애였다. 그에 반해 동성애는 좀 생뚱맞았다.

마지막까지 잘 진행되다가 갑자기 왜 저기에 저런 모습이 나오지?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도 있었고 터무니없이 사건이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분명 재미있었고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그런 책이긴 했다. 거기에 2편까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여지도 만들어뒀다. 영화로 만들어지고 책도 2권이 나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그럴 수도." 데번은 목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희생된 많은 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데번은 헤스터만큼이나 자신을 용서하기 위해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건,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빛을 따라 살 뿐이라는 거야. 어떤 이들에게는빛이 전혀 주어지지 않지. 그러면 그냥 어둠 속에서 앞을 보는 법을 배우는 수밖에."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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