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미의 반딧불이 - 우리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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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쓴 소설이라 한다. 도대체 작가들은 어떤 삶을 살기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작가들은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 걸까? 뭐가 되었든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여행을 하다가 화장실이 급해 우연하게 들른 마을의 어느 집에서 생겨난 인연으로 인하여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 책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주인공인 나쓰미와 그 남자친구인 싱고는 여행 중 화장실이 급해 어느 집에서 실례를 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그 집에서 머물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그 이후 계속 인연을 이어가면서 그 집의 어르신들의 죽음을 보고 나중에는 탄생도 본다. 그 경험으로 인간적인 성숙을 하게 되고 일에서도 성공을 맛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어찌 보면 신선하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책을 몰아 볼 때 출간 순서대로 읽으면 재미있다. 작가가 어떤 책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어떻게 글을 쓰는 스타일이 바뀌게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인데. 좀 뒤죽박죽 읽고 있어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책을 봤을 때 작가는 음식에 참 목숨을 걸었었는데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담백하게 끊어 냈다. 그 이야기를 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아쉽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신선해서 좋았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일까?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잠자리의 행복은 나는 것이다. 소박한 것에서 행복을 찾자. 지극히 일본 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예전 무라카미의 소확행 같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잘한 행복을 계속 느끼는 것이 큰 한 방의 행복을 느끼는 것보단 더 좋다. 큰 한 방의 행복을 노리다가는 행복이 뭔지 모르게 되는 수가 있다. 나도 늘 행복했으면 한다.

"아, 기억하는구나."
"당연하지."
"그럼, 문제."
"응?"
"잠자리의 행복은?"
"잠자리의 행복은………."
싱고짱은 고추잠자리로 가득한 노을진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성큼성큼 걸으며 대답했다.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 행복해."
"정답."
우리는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 그때는 분명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나는 것만으로 행복한 게 아니라, 사실은 누군가와 함께 날고 있어서 행복한 것이다. 분명.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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