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스토리콜렉터 19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두 번째 에피소드 역시 동화를 모티브로 차용했다. 첫 이야기가 신데렐라였다면, 두 번째는 빨간 모자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가 등장인물 외 스토리까지 어느 정도 차용했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등장인물 외 아무것도 빌려 쓴 것이 없다. 뭐 하나 빌려 썼다면, 할머니를 찾아가는 빨간 모자 정도? 원작은 순진한 빨간 모자는 아무것 모르고 잡아 먹힐 때까지 저항도 못하다가 사냥꾼에게 무사히 구해지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온 빨간 모자는 원작과는 다르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물이다.

능동적이다 못해 저돌적이기까지 한 인물로 너무 무모한 모습에 진취적이라기 보다는 짜증이 스믈 거리는 인물이다. 갱단에 맞서 혈혈단신으로 할머니를 구하러 가겠다라는 모습에서 도전정신이 투철하다기보다는 약간 억지스럽다는 인상마저 줄 정도다. 물론 저런 인물이 없진 않겠으나, 좀 무모한 인물이어도 저렇게 막무가내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저런 단점이 큰 흠이 아니게 보일 정도로 스칼렛은 강렬한 매력을 갖춘 인물이다. 첫 번째 주인공이자 시리즈의 주인공인 신더 이야기와 스칼렛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두 인물이 이어지기 전까지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 이야기를 혼자 이끌어 나가며 말도 안 되는 상황 전개도 넘어갈 만큼 스칼렛은 매력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매력은 신더와 스칼렛이 동료가 될 때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키게 된다.

알피지 게임에서 주인공이 동료를 얻게 되는 그런 장면이 연상될 만큼 인상적이고, 둘 사이에서 발생하는 화학작용이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작가 마리사 마이어의 책에서는 여성은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는 전부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남성들은 보조역할에 머문다. 옛날 동화로 빗대면 성 안에서 공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카이토 황제로 억지로 여왕과 혼인하게 되는 비련의 주인공 역을 맡고 있다.

이것조차도 즐겁다. 정의의 사도는 항상 남성이고 악당 마황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다라는 전제를 살짝 비튼다. 그렇게 함으로 뻔한 스토리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다. 사이보그 여성이 지구 세계를 구하고 강력한 여황제의 손에서 남성 황제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만들었다. 진부한 스토리로 흥미로운 소설을 만들어낸 것이다. 동료 2명을 구했다. 이제 파티원은 총 4 명+1 안드로이드다. 아직 3권, 4권이 남아 있기 때문에 동료를 어디까지 모을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연애에서도 적극적이다. 빨간 모자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남성이 오히려 소극적인 모습을 띈다. 그러면서도 살짝 남성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진취적인 여성과 전통적인 여성의 모습을 동시에 그렸다. 고전의 로맨스와 현대의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충족하는 모양으로 균형을 맞춰 주인공을 더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야 말았다. 의도했던 것이든 의도치 않은 것이든 상관없다. 이미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3 권에서는 라푼첼이 모티브라고 한다. 어떻게 라푼첼을 그릴지 지금부터 기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빨리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울프, 너 지금 나한테…… 알파 암컷이 되어달라고 하는 거니?"

울프가 머뭇거렸다. 그 순간 스칼렛은참지 못하고 깔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 미안! 내가 너무 심했어. 이런 걸 로 놀리면 안 되는데."
스칼렛은 계속 빙글빙글 웃으면서 손을 빼려고 했다. 그런데 울프가 그녀의손을 덥석 붙잡았다. 더 이상은 떨어지고싶지 않다는 듯이.

"울프, 내가 금방이라도 어디 가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은데…… 여기는우주선이야. 나 아무 데도 못 가."

- 본문 P 1080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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