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드니까 아이다 걷는사람 에세이 18
백설아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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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어떤 선생님이신지,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 선생님이신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왠지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해 화가 나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 때,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가 들 때 읽으면 조금은 다시 일어설 힘을 주지 않을까 싶었고, 힘든 2학기를 마치고 맞은 짧은 겨울방학 동안 이 책을 읽으며 실제로 그러했다. 하지만 마음이 아주 각박해졌을 때라면 또 반대로 매우 읽기 힘든, 공감하기 어려운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교직 경력 34년의 저자, 아직 그 반의 경력도 채우지 못한 내게는 그 마음이, 그 삶이 여전히 짐작이 되지 않는다. 다만 어려운 구절 없이 쉽게 읽히는 이야기가, 조곤조곤 평화로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떤 미사여구나 겉치레 같지 않아서, 나 또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읽어낼 수 있었다. 간간이 드러나는 교실과 아이들의 모습이 나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어렵거나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서 마음이 편안했다. 어쩌면 학생들을 만나지 않는 방학 때 읽어서 더 그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시 한 번 이 책은 제목 그대로라는 생각이 든다. '떠드니까 아이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없이 너그럽고 자애롭다. 그리고 덧붙인 '극한직업 초등 선생님들을 위하여'라는 부제에서처럼, 쉽지 안은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걱정과 위로 또한 듬뿍 담고 있다.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마음에서 잊혀질 때 한 번쯤 꺼내 보면 좋을 책이다. 좋은 선생님,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 또한 다시 꺼내 닦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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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학교에서 활용하기
이진명.이재찬.박하느리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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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평생교육의 시대'라고, 학교를 졸업하면 학습을 마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평생 배우고 익히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게도 역시 해당하는 말이다. 코로나19와 함께 그 전까지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원격수업이 시작되었고, 다시 대면 수업이 이루어지게 된 뒤에도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말로만 듣던 '메타버스'를 교육에서도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게임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는 그 개념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고, 그저 때가 되면 배워야 할지도 모를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그렇게 '메타버스'라는 단어만 알고 있을 뿐인 내게도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메타버스의 개념과 필요성, 장점 및 유의점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교육에 활용할 만한 플랫폼을 그 특징에 따라 소개하여 준다. 화상회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반, AR과 VR 기능 중심, 게임 기반 플랫폼으로 나누어 제시함으로써 어떤 수업에 어떤 플랫폼을 활용하여 학습해야 할지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대표적인 플랫폼들을 각각 설치나 회원 가입 방법부터 하나씩 안내해 줌으로써 메타버스 활용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차근차근 따라해 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타버스, 학교에서 활용하기'라는 제목에 맞게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과 그 후기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메타버스가 최고의 학습 방법은 아니다. 아니, 사실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그 수만큼 다양한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에 따라 적합한 교육방식이 다를 테고, 그리고 아이들도 세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부모나 교사가 해주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그래서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고 생각하며 해결하는 과정을 더 많이 겪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잘 모른다고 아이들에게서마저 그 기회를 뺏지 않도록,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만들어주신 책을 따라 나도 한 걸음 내딛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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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하는 1학년 학교생활 - 걱정과 불안을 기대와 설렘으로 채워줄
최정아 지음, 이유승 그림 / 교육과실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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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이나 처음 1학년 학생을 가르치게 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 불안한 부모와 교사들이 초등학교 1학년 학교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보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시중에 꽤 나와 있는 편이다. 나 또한 3년 전 처음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게 되면서 설렘보다 더 큰 두려움이 있었고, 그런 1학년 학교생활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이 책이 반가웠고, 앞서 내가 읽었던 다른 책들과는 어떻게 다를지, 부모와 교사 중 어느 쪽이 읽으면 더 좋은 책일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금세 내가 기존에 읽었던 책들과는 다른 즐거움과 새로움이 있는 책임을 느낄 수 있었다. 1학년 학교생활을 준비하는 다른 책들과 이 책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그림책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학년의 학교생활과 그림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줄 때 학급의 상황, 아이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가기에, 단정한 수필을 읽듯 글이 쉽게 읽혔다. '기초 생활과 학습 습관 바로잡기', '학교생활 적응하기', '나를 이해하고 관계 맺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배려하기', 이렇게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1학년 학생들의 60가지 과업을 다루고 있는데, 3월의 적응활동에 특히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을 만나며, 내가 가끔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그림책이 나올 때면 반가웠고, 처음 듣는 그림책이 나올 때면 메모하며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큰 장점은 따뜻하다는 것이다. 학급에서 학생들을 유용하게 지도할 수 있는 팁이 많아 학부모보다 교사에게 더 반갑게 읽힐 책이라 생각이 드는 한편, 이 책을 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읽어 주었으면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는 부모님들,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에게, 책에서 알려주는 정보보다도 글에 나타난 학생을 만나는 선생님의 태도와 애정 어린 마음을 느끼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불안을 덜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믿음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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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본본 노란상상 그림책 91
정유진 지음 / 노란상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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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만지지는 말라는 거지?"

무릎에 앉은 본본을 두고 어찌할지 몰라 한참을 꿈쩍 않고 앉아 있었다는 날, 태어나서 가장 뭉클한 순간이었다는 만남의 이야기에 나 또한 뭉클해졌다. 맞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이런 것이지.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지. 

이렇게 '만난 이야기'를 시작으로 '옛날 이야기', '우리 이야기', '떠나는 이야기', 크게 네 장의 이야기로 나누어지는 이 책은, 소제목을 보기 전부터도 왠지 나 또한 처음부터 이별을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아쉽고 슬펐다. '내가 본본을 어떻게 떠나보낼 수 있을까?' 곱씹어보게 되었다. 본본과 나의 이야기, 본본과 똘이의 이야기가 더 오래 이어지길, 그들의 작별 인사가 최대한 늦어지길 바라며 읽게 되었다.    

예쁘고 슬픈 책. 언젠가는 모두 '죽음'과 함께 하여야 하기에 우리는 늘 이별할 준비를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의 마음처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라는 것이다. 서로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고 떠나는 이별, 그런 이별이라면, 그래서 우리는 또 만나고 사랑할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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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는 법 -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깜짝 놀랄 만큼 쓸모 있는 생활 기술 위풍당당 어린이 실전 교양 2
캐서린 뉴먼 지음, 데비 퐁 그림, 김현희 옮김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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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 색을 닮은 표지 때문인지 왠지 인어공주가 떠올랐다. 한 팔엔 화분을 안고 한 손엔 뚫어뻥을 든 인어공주, 물고기들 대신 헤엄치는 온갖 생활용품들과 함께.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잃은 대신에, 그리고 곰은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은 덕에 사람이 되었는데, 이 책에서 알려주는 '사람이 되는 법'은 무엇일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깜짝 놀랄 만큼 쓸모 있는 생활 기술' 62가지를 알려준다는 이 책은 유쾌한 제목처럼 가볍게 술술 읽힌다. 생활 기술의 종류도 다양하여,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법이나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처럼 인성교육을 위해 들려줄 법한 이야기도 있고, 욕실 청소하는 법, 세탁기 돌리는 법처럼 의식주와 관련한 생활 기술도 있다. 그리고 건전지 갈아 끼우는 법처럼 '이런 것까지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니!' 싶은 것도 있고, 돈 기부하는 법이나 행복하게 사는 법처럼 어른인 내게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도 있다. 

초등학교 중, 고학년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은데, 특히 '맛있는 요리 만들기' 내용은 아이들이 좋아할 듯하다.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있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지요.~하나씩 해낼수록 자존감이 쑥쑥 커지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생길 거예요.'라는, 표지에 적힌 어느 초등교사의 추천사처럼, 아이들이 이 책에서 새롭게 배우고 혼자서 하나씩 실천해 보면서 자존감도, 자기효능감도 높여갈 수 있을 듯하다. 책을 보며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고 스크램블드에그도 만들어보고 변기도 뚫어보며 사람이 되었다고 뿌듯해할 어린이들 모습이 그려진다. 어른이 어린이에게 주는 책 선물로, 제목만 보고도 같이 웃게 되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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