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에게 물어봐! 알맹이 그림책 79
네이트 래 지음, 애나 도허티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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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공룡에 대해 별 관심 없는 어른이 되었음에도 한 장 한 장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어렸을 때 공룡 그림을 찾아 오리고 붙이며 놀던 기억이 났고, 정도는 다르지만 공룡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그 어린이들이 읽으면 얼마나 더 신기해할지 덩달아 설레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아주 오랜 전 지구에서 사라졌지만 한편으론 아주 오랜 시간 지구를 차지했던 공룡들이니만큼, 수많은 공룡들에 대한 연구와 정보들이 넘쳐나고 관련된 책들도 무척 많다. 시리즈물의 대백과사전도 계속 나올 정도니 공룡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웬만한 애정이 아니고서야 그런 두꺼운 백과사전을 정독하기는 쉽지 않을 듯한데, 이 책은 공룡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들을 담으면서도 따뜻한 그림과 부드러운 문체로 어린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게 해주고 있다. 

  단순히 공룡의 종류를 소개하거나 나열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공룡의 구분, 공룡이 살던 시대, 생김새, 먹이, 멸종 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들려준다. 공룡을 도마뱀엉덩이 공룡과 새엉덩이 공룡의 두 무리로 나눈다는 사실부터 공룡의 개념을 새롭게 다지게 해주고, '왜 어떤 공룡은 뿔이 있어?", '공룡 울음소리는 어땠어?'라는 물음을 통해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게 된다. 또 공룡의 역사를 통해 지구의 역사를 들여다보게 되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생명체들에 대한 배움을 통해 생태계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사랑스러운 그림이다. 공룡의 특징은 세밀하게 나타내면서도 자칫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공룡들이 귀엽게 그려져 있다. 색감도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어린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보여줄 수 있겠다. 공룡에 대한 호기심을 품기 시작한 아이가 공룡의 세계를 즐겁게 탐험할 수 있도록, 첫 공룡책으로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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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리의 어휘 콕콕! 한 컷 초등 맞춤법 얄라리의 어휘 콕콕!
재능많은국어연구소 지음, 에렘 그림 / 휴먼어린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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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 배우기 쉬운 문자라고 하지만 맞춤법은 그렇지 않다. 자주 틀리는 맞춤법이라고 익혀 두어도 막상 사용할 때가 되면 헷갈려서 다시 찾아 확인해 보아야 할 때가 많다. 소리 나는 것과 쓰는 것이 다르고, 같은 글자도 띄어 쓸 때와 붙여 쓸 때가 달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는 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맞춤법 관련 도서도 이미 많은 편인데, 처음에는 그저 새로운 어린이용 책이 나왔구나 하며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자주 틀리는 맞춤법, 2장에서는 서로 헷갈리는 낱말의 구별, 그리고 3장에서는 올바른 띄어쓰기 규칙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웬일'과 '왠일', '매다'와 '메다', '바다만큼'과 '노력한 만큼'과 같은 낱말들이 그 각각의 예이다.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필수 맞춤법 어휘를 실었기에 초등학생들에게 유익함은 물론이고, 기본이 되면서도 핵심적인 어휘들을 잘 골라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맞춤법 관련 책과 다른 장점도 많다. 특히 귀엽고 개성 있는 네 명의 캐릭터를 활용한 한 컷의 그림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따분하고 지겹게 느껴질 맞춤법 공부가 짧은 만화를 보듯 쉽고 흥미롭게 느껴져,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뜻이나 활용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고, 생활에서 자주 쓰일 만한 예시 문장들이 있어, 설명이 많지 않음에도 맞춤법에 대한 이해가 잘 되었다. 

 재능많은국어연구소에서 펴냈다는 '얄라리의 어휘 콕콕! 한컷 초등 맞춤법'은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이 맞춤법을 쉽게 익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책이다. 얄라리, 하오리 등 그림 친구들과 배우고 또 다른 친구들과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 문제도 내주며 맞춤법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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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눈부신 철학 - 한류와 ‘다이내믹 코리아’의 뿌리 철수와영희 생각의 근육 5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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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k-열풍'에 뿌듯해하면서도 '국뽕'에 취함을 조롱하기도 하는 오늘날의 우리들. 그런 한국인들에게 철학자인 한국인 손석춘은 '한국인의 눈부신 철학'에 '한류와 다이내믹 코리아의 뿌리'가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눈에 띄는 표지의 색상도, 글씨체도, 삽화도 어떻게 한국을 담을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 책을 쓰며 저자는 한국인의 뿌리를 세상에 내보이고자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싶었다. 이 책은 단군 신화, 처용 설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 등 신화와 설화, 우리 문학을 통해 그에 담긴 한국인의 철학을 설명하며, 주제를 구분하여 총 7장으로 구성하였다. 머리말에 적은 것처럼 한국인의 철학을 찾은 문제 의식과 방법론, 기본 개념들을 '여는 글'에 서술하여, 여는 글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 되고 있기도 하다. 여는 글을 읽은 뒤에는 순서와 상관 없이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을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한 장 한 장이 각각 하나의 연구 논문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논문 같기에 마냥 쉽게 술술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그만큼 각 문단마다 근거가 충실하며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아가는 느낌이 든다.  

  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우주철학'이라는 개념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우주적 존재로서 사람이라는 문학의 철학적 탐색, 그 심층에 자리한 사회서사가 우주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저자는 문학치료학과 우주철학, 사회서사를 연결하며 한국인의 철학을 찾은 방법을 제시한다. 사회서사를 범주화하기 위해 삶에 대하는 자세를 내향형과 외향형 둘로 나누고, 다시 세상을 보는 관점으로 사회 체제를 고정불변한 것으로 보는지, 변화하는 것으로 보는지를 구분하여, 사회서사를 순종서사, 적응서사, 관조서사, 실천서사의 범주로 나누었다. 이러한 구분의 타당성을 논할 만한 지식은 없지만, 이러한 구분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의 장면들, 그리고 그러한 사회서사의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면 성찰의 개념에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였다. 

  꽤 자세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단군 신화도, 처음 듣는 '효자 호랑이' 이야기도, 작가의 설명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개인이지만 사회 속에 속하는 사람들, 그 사회서사를 통해 한국인 대다수가 가지고 있던 철학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눈부신'이라고 칭한 것에서 드러나듯 우리로 하여금 그 빛남을 느끼고 존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철학자 로티가 '철학이 삶을 새롭게 재서술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하였는데, 한국인의 철학을 새롭게 재서술하는 작업을 통해 철학을 하고 있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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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몬스터 북멘토 그림책 26
이정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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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개정 교육과정 이전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별을 삼킨 괴물'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이들이 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야기를 읽고 독후 활동으로 자신만의 괴물을 그리고 소개하면서 너무나 즐거워했던 기억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도,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게 이 한글 몬스터들을 만날까 싶어 나 또한 덩달아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색연필로, 물감으로 따라 그리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 한글 몬스터들은 자음자에서 비롯된 생김새뿐만 아니라 무늬와 각각의 표정, 행동이 다양하고 생생하다. 평면임에도 느껴지는 질감 표현에 알록달록 색깔들까지 더해져 눈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한글 몬스터의 행동을 겅중겅중, 두리번두리번, 룰루랄라, 웅얼웅얼, 각 자음자가 들어간 의성어, 의태어에 연결 지어 표현한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막 자음자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와는 아무 쪽이나 펼치며 한글 몬스터의 이름을 맞히며 자음자의 모양과 이름을 익히는 것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겠다. 또 낱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와는 의성어, 의태어의 뜻을 파악하거나 반대로 몬스터의 모습을 보고 의성어, 의태어를 맞혀 보게 하고, 같은 자음자가 들어간 다른 흉내 내는 말을 찾아보는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자음자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친구를 상상하여 그려주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북돋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 스스로 모음자 모양으로 한글 몬스터2 책을 만들어 보게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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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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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내용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책을 만났다. 하지만 강경수 작가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작가 이름을 보고 기대하며 책을 펼치게 되었다. 노랑 바탕에 검정과 하양, 그 환하고도 어두운 표지는 판화 작품 같기도 하고 영화 포스터 같기도 했다. 그 표지를 펼치자 '우주'가 나타나고, 다시 '지구', '도시'로 들어가 작은 아기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깨어난 그 작은 아기와 아기를 보살피는 커다란 손의 이야기다. 기지개를 켜고 기분 좋게 기어가던 아기는 벽에 부딪히고, 그 작은 집 위로 다시 커다랗게 '세상'이라는 글자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 아기가 처음 만난 세상에는 이렇게 자신을 가로막는 벽이 자리하고 있지만, 커다란 손의 다정한 보살핌이 있어 아기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아기는 자라서 아이가 되고 바깥을 궁금해하며, "그럼 나도 세상에 나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라고 알려주는 커다란 손. 처음 보는 아름다운 생명인 사슴과 그 사슴이 죽은 자리에서 나타난 한 소녀 덕에 세상이 더 궁금해진 아이는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커다란 손과 갈등하게 된다.

  커다란 손 스스로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말했던 것처럼 아이와 커다란 손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부모의 품이 세상의 전부였던 아기는 자라면서 점차 그 관심과 애정이 가정 밖으로 향하게 되고, 하지만 부모는 여전히 작게만 보이는 아이가 세상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한없이 품어주고 싶고. 이 둘의 세상 밖에서 바라보는 우리는 비로소 그 둘의 마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이가 성장한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보호와 통제 사이에 있던 부모의 사랑이 그 어딘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그러했듯, 결국 이야기 속 아이는 스스로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세상을 직접 보고 싶어요.", "모르면 알아갈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나는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네가 있을 곳은 내 곁이란다."라고 말하는 커다란 손에게 "나는 잘할 수 있어요.", "정말 고마웠어요."라고 답하고는 세상을 향해 걷는 아이. 당연히 예상했던 결말임에도 마음이 짠하다. 아이를 응원하고 커다란 손을 위로하고 싶어지는 마음. 어떤 마음에 더 공감하면서 읽든, 나를 돌아보며 읽게 되는 책이다. 아이 손을 잡고, 또는 부모님 손을 잡고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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