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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 나에게 -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다 ㅣ 나에게
김찬희 지음 / 몽스북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수영이나에게
『감정 없는 기계는 한 치 물러남 없이 새벽을 깨운다.』
매일의 솜 뭉텅이 같은 하루의 시작을 얘는 지치지도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깨운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컨디션의 따라 ‘오늘의 수영복’은 달라진다.
‘보라색 삼각? 감은 바탕에 형형색색 꽃무늬 쇼트 사각(이 부분에서 순간 여자인가? 남자인가? 할 정도로 취향이 아주 확고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하하!!)’
아침마다 나의 기분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날씨? 아니면 일어났을 때의 잠깐의 기분? 그것도 아니면 아무 이유 없이? 그런데 대부분은 일어나는 그 순간의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날씨야 일어나면서 보이지도 않고(커튼이 쳐져 있다면..), 보인다 하더라도 ‘비 아님 흐림, 아님 맑음’이지 뭐.. 안 그런가?
그런데 아침에 혹은 새벽에, 알람 소리에 혹은 그냥 저절로, 눈이 떠졌을 때, 괜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마냥 기분이 좋을 수도, 괜히 짜증이 나고 예민할 수도.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익숙해지면 잘해야 하는 거 아냐?”
“사는 게 익숙해졌다고 잘 살아져?”』
어찌나 이 말이 뼈 때리던지. 가슴에 화살처럼 확~ 박혀오더라.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고, 다시 노력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실력이 늘어 조금은 쉬워지고, 그러다 다시 새로운 것을 배워 도전하다보면 지치고, 재미없고, 하기 싫은 여러 감정들로 똘똘 뭉쳐 버린다. 그러다 다시 또 익숙해지면 재미있고, 계속 하고 싶고. 이 모든 감정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수영장의 레이스처럼 계속 돌고 돈다.
수영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제자리걸음 같은 건 참.. 그래도 첫 시작했을 때의 그 느낌과 기분은 잊을 수가 없다. 언제나 시작은 설렘 그 자체인 것 같다.
『“네, 좋아했고, 좋아하고 있고, 앞으로도 좋아할 겁니다.”』
나도 무언가를 그렇게 열망했던 적이 있었던가. 간절히 원하고 바랐던 그 순간. 여전히 지금도 좋아하는, 그리고 후에도 꾸준히 좋아할 거라는 굳은 믿음. 절대로 나를 배신할 것 같지 않은. 굳은 결의, 의지, 그런 것 말이다.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그런 거 하나 정도 가지고 있다면, 조금은 이 팍팍함이 부드러워지고, 살만하지 않을까. 적어도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만큼은 발걸음이 가벼울 테니까 말이다.
『“... 그래, 쉼표를 찍을 때가 되긴 했어. 그래도, 마침표는 아니잖아.”』
참 글들이 주옥같다. 시도 아닌 것이, 그저 나의 일상을 적어 내려갔던 건데.. 아마도 저자의 일상에 내가 들어가 공감이라는 것을 함께 하니 그런 것일까. 모든 일에 힘듦이 있고, 지쳤을 때에는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나를 돌봐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몸도 마음도. 그건 말 그대로 끝내겠다는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저 잠시 나를 쉬게 함으로써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니까.
『“이대로도 괜찮아. 지루한 일상이 쉼표와 마침표 사이에서 쳇바퀴를 돌다 느낌표를 찾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