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이 가져다준 선물 - 생사의 경계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박균영 지음 / Soljai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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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이 가져다 준 선물>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불안해하는 저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불면증, 심장 발작, 우울증, 이명증에 이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다 죽음을 준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는데......마음의 건강은 건강한 몸에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지 못한 저자의 상태를 보니 어쩐지 내 마음도 갑갑해진다. 나 또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의도치 않은 관계에 시달린 적이 있다. 계속해서 신경을 쓰다보니 불면으로 이어졌고, 결국 헛구역질과 함께 잘 먹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경험이 떠오른다. 축축 쳐지고, 기운 없는 몸으로 지내다 보니 마음도 덩달아 쳐지고 우울해졌다. 하지만 저자는 쳐지는 몸과 마음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애를 썼고, 이러한 시련을 겪고 이를 글로 담아내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니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살면서 시련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고 성장하기도 한다.



며칠 전에 좋아하던 유튜버가 하늘 나라로 떠났다. 암을 앓으며 시시 때때로 변하는 자신의 심리적, 육체적 상태를 일기처럼 영상으로 기록 해왔는데,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면하게 되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의 채널을 구독 해왔던 이유는... 아프고 힘들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던 모습이 귀감이 되어서였는데,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저자에게 일어난 일처럼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몸이 아프게 되면 참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아파서 고통을 겪는 과정을 고스란히 글로 담아낸 책을 보면서 자잘하게는 자주(?) 아프지만 큰 병치레 없이 오늘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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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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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여동생이자 또 여성으로서 나는 성공을 거두거나 탁월해서는 안 되었다. 숙모 한 분은 내가 아무리 내 일에 관해 겸손하게 이야기해도 꼭 “너는 네 어머니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성공했구나”라고 말씀하신다. …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 그리고 여기에 따르는 부가적인 일들은 자유를 향한 길처럼 느껴졌다. 나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그렇게 느끼기를 바랐다. 그들은 나에게 기회, 존중, 문화, 성취와 같이 인간에게 중요한 주제에 관해 말할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주었다.

p.238-239


<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선정한 '2022 올해의 최고의 책'이라고 한다. 책은 젊은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남성들이 많은, 특히 전문가 집단에서 소수에 위치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당당하게 설 자리를 찾아가는 이가 있다는 건 꽤나 멋진 일인 것 같다. 2023년 10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 ‘16 프시케’로 무인 탐사선을 쏘아 올렸다. 지구의 핵과 가까운 금속인 철과 니켈로 구성되어 있는, 태양계에서 가장 신비한 물체 소행성 프시케를 탐사하는 ‘프시케 프로젝트’다. ‘행성의 핵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의를 지니는,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프시케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은 바로 여성 과학자 린디 엘킨스탠턴이다.


린디 엘킨스탠턴은 여자는 과학자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연구를 의심하는 이들로부터 스스로를 위로하고 과학으로 증명해보이며 나아간다. 그녀는 자신을 향한 차별로부터 지구 생성의 비밀을 품고 있는 소행성 프시케로 눈을 돌리고, 결국 대형 과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 ‘MIT의 여학생’에서 암과 나사 내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행성과학 분야의 대표자로 거듭나기까지의 린디 엘킨스탠턴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자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종종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차별적 시선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학창시절에 여학생은 회장이 될 수 없고, 부회장으로만 활동 가능했는데, 그땐 그런 시스템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줄 알면서 자랐던 것 같다. 그렇게 길들여지면서 지내온 날들이 있는데, 누군가 목소리를 높이고 이건 아니라고 (비교적 많이) 이야기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린디 엘킨스탠턴은 환경이나 차별적 시선에 의한 한계를 뛰어넘고, 자신의 역량을 스스럼 없이 발휘하는데 참 배울게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론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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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_스포일러 - 이란성의 미래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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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마켓 셜록>을 인상 깊게 읽었던지라 박희종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는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전작에서 '중고거래 앱'이라고 하는 일상적 소재를 사용하여 기발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부분과 이어질 이야기를 추리 하게 만드는 부분이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_스포일러>는 주인공인 이란성 쌍둥이 남매 지함과 함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쌍둥이 남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데, 지함은 긍정적인 미래만 볼 수 있고 함지는 부정적인 미래만 보는 것이다. 대립되면서도 이어져 있는 능력 설정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아침, 지함은 친구의 미래가 느껴져 " 곧 네가 갖고 싶어 하던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신발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말을 꺼냈고, 그로 인해 친구는 신발을 사기 위해 가족 여행에 불참한다. 결국, 친구의 가족은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하고, 모두 사망하고 만다. 이 일로 친구는 지함을 찾아와 울부짖으며 왜 다 알고 있으면서 알려주지 않았냐는 원망을 하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가서 모두가 지함을 악마 같은 놈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지함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고, SNS를 통해서만 사람들의 미래를 알려주고 돈을 번다. 여느 때처럼 누군가에게 미래를 알려주었는데,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보스인 태혁으로 지함의 말을 오해하여 자신의 전 재산과 조직의 돈까지 빼돌려 코인에 투자하고, 실패하고 만다. 분노한 태혁은 지함의 SNS 계정과 스마트폰 해킹을 통해 지함을 쫓으며 몰아붙인다.

지함은 유일한 고등학교 친구인 대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대호는 지함과 함께 도망치다가 우연히 토정비결 진본을 발견하고, 이를 발견하자마자 지함은 책 속의 내용이 자신에게 빨려 들어오는 듯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미래를 보는 자신의 능력이 더 강해진 것을 느끼지만 책의 내용이 어딘가 틀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 힘으로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지함은 쌍둥이 여동생 함지에게 연락하는데....

쌍둥이 남매들의 특별한 능력을 탐내는 이들로부터 결론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추리나 스릴러 책은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 읽을 때마다 독특한 소재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걸 보면 참 신기방기한 것 같다.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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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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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나가 승주의 눈길을 끌었다. 영순이 삼춘이 10대 시절에 찍은 듯한 사진. 한 젊은 청년과 나란히 동백꽃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양장을 입은 영순이 삼춘은 선이 곱고 예쁜 미녀였고 옆에 선 청년은 이목구비가 단정한 미남이었다. 사진 귀퉁이에 '48년 2월'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영순과 한호열.' 영순이 삼춘이 10대 후반 무렵이다. 아직 혼인 전이니 옆에 있는 한호열이란 젊은 남자는 분명 삼춘의 남편이 아니다. 영순이 삼춘이 10대 시절에 연애했던 남자였을까?누구이기에 이렇게 밀몽해서 감춰놨을까.

2023년 제17회 황금펜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읽어보고 싶었다. 여러가지 문학상이 존재하고,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읽어보면 전부 이해나 공감이 가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상을 받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더욱 호기심이 일었던 것 같다. 수상작은 어떤 부분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는걸까? <황금펜상 수상 작품집>은 수상작인 <해녀의 아들>, 우수작인 서미애 <죽일 생각은 없었어>, 김영민 <40피트 건물 괴사건>, 여실지 <꽃은 알고 있다>, 홍선주 <연모>, 홍정기 <팔각관의 비밀>, 송시우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등 여섯 편의 우수작들이 실려있다.


#해녀의 아들

<해녀의 아들>에서는 주인공인 좌승주는 경찰이지만 모처럼 휴가를 받아 집으로 왔고, 해녀인 어머니를 따라 나선다. 그 때, 팔순이 넘은 해녀 영순이 삼춘이 물질 도중에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승주의 엄마는 올이 풀려 뜯어져 있는 망사리가 하루 만에 튿어진 건 말이 안되며 영순이 삼춘은 전날 망사리를 새로 갈았다며 이 일에 의구심을 드러낸다. 누군가 삼춘을 죽였으니 살인범을 잡으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데...... 승주는 자신에게도 애틋하고, 각별했던 영순이 삼춘의 죽음에는 제주 4.3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역사와 미스터리를 한데 잘 섞어 놓은 느낌의 <해녀의 아들>은 수상작답게 가독성 좋고, 뒤에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도 불러일으킨다. 학살과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에도 사람들은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한다. 이 작품에도 희노애락이라고 하는 '인간의 감정'과 그에 따른 '인간사'가 잘 담겨 있는 듯하다. 또 비극 속에서도 감동과 안쓰러운 감정이 동시에 묻어나서 참 희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여섯 편의 작품들도 몰입도가 높아서 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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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이경희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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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는 책 띠지에 "진정한 '나'를 찾으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긴다"라는 글귀가 공감이 가서 펼쳐보았다. '나'를 찾는다는 건 어떤 것일까? 공감이 가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생각을 정리해보니 잘 모르겠다. 불혹의 나이지만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고 생각하니 불현듯 내가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내면의 그림자가 작동하면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살지 못하게 된다. 일례로, 상사에게 지적받으면 과도한 긴장감 탓에 얼어붙는 사람들의 과거에는 어른에게 무섭게 혼났던 경험이 있다. "몸이 힘들었던 기억은 어딘가에 흔적을 남긴다"는 어느 의사의 말에 무릎을 친 적이 있다. 마음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감정은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아서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자극을 만나면 묻어두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A와 B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B만 봐도 A가 떠오르는 식이다.

P.20 중에서

 

책은 심리 상담사이자 심리 상담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일을 하는 저자가 내 마음의 현 상태를 점검하고, 나를 알아가는 방법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대수롭지 않았던 일이 갑작스럽게 떠올랐을 뿐인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이유를 이전에 경험에서 찾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나의 날 선 감정들이 이전 경험으로 인한 것들에 의해서라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데, 저자는 모른 척 하고 있는 내 감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설명되지 않았던 나의 감정들을 조금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소되는 건 아니기에 괜찮아지지 않는 감정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유를 찾아보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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