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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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만타 슈웨블린

197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2010년 영국의 권위있는 문예지 <그랜타>에서 곱은 '35세 이하 최고의 스페인어권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피버드림>은 영화로 제작되어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사만타 슈웨블린이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감성과 형식을 더해 사만타 슈웨블린만의 장르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은 줄곧 두 사람의 대화로만 전개된다. 젊은 도시 여인 아만다와 마을 소년 다비드가 이 대화의 주인공들이다. 아만다는 침대에 누워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며이들은 그녀가 왜 죽어가고 있는지에 관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대화한다. 도시에 살고 있는 아만다는 바쁜 남편은 두고, 시골에 있는 별장을 빌려 딸 나니와 단둘이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어느날 딸과 머무르기로 한 별장의 이웃인 카를라를 알게되고, 그녀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6년 전, 마을에서는 새와 말의 연이은 죽음에 이어 카를라의 아들 다비드도 갑작스럽게 병에 걸린다. 그리고 별다른 해결책도 없이 죽어가던 중에 마을의 녹색집 여인에게 치료를 받지만 괴물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들은 아만다는 혼란에 빠지고, 카를라에게 있었던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까봐 두려워한다. 딸의 안전을 걱정하지만 딸과도 떨어지고, 자신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중독된다. 그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벌레 같은 거예요.

-무슨 벌레인데?

-벌레 같은 거요, 어디에나 다 있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건 남자아이다. 질문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몸에 있는 벌레?

-네, 몸에 있는 벌레요.

-지렁이 말하는 거니?

-아뇨, 다른 종류의 벌레예여.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까슬까슬한 시트가 내 몸 아래에서 구겨진다. 나는 움직이진못하지만 말은 한다.

-벌레 때문이에요.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돼요. 그리고 기다리면서, 벌레가 생기는 정확한 순간을 찾아내야 해요.

-왜 그래야 하는데?

-중요하거든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p.11-12

 

벌레 이야기로 시작하는 대화의 첫부분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벌레는 뭘까? 그리고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만 전개되는데, 그래서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앞의 대화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은 글을 읽는 내내 해석 해내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 독특한 방식은 피로를 느끼기도하지만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포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라 더이상 내용을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벌레는 의미하는 바가 꽤 크다.

 

요즘 넷플릭스 작품을 하나, 둘 보고 있는 찰나인데, <피버드림>도 제작되고 있다니 기대가 된다. 더구나 대화로만 전개되는 원본의 이야기가 영상으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흥미롭다. 안방 티비로 <피버드림>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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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이널! 마음을 꿈꾸다 3
신채연 지음 / 꿈꾸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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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채연

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화쓰는 일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어린이책 작가 교실의 글벗들과 신나게 수다 떨며 글을 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다.

 

<신라초 축구 영재, 서정훈 본교 입학> 주인공 서정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중학교 축구부 생활을 시작하고, 언젠가 영국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채 축구에 전념한다. 학교 축구부가 전국 중학교 축구 대회 8강에 진출했다는 발표가 나고, 그 무렵, 전봇대 같은 길쭉한 송대범이 전학을 온다. 송대범은 축구가 특기이며 포지션 또한 정훈과 같은 골키퍼인데다 영국에서 지낸 이력도 가지고 있다. 대범은 정식으로 축구부에 들어오고, 정훈은 점차 위기의식을 느낀다. 정훈은 8강에서 사력을 다해 골문을 지키려고하지만 송대범이 옆에 앉아 수비수인 선호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듯 한 이후로, 선호의 실수가 잦아진다. 그렇게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선호의 공은 골포스트 오른쪽 기둥을 벗어나 날아가고, 결국 팀은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후 정훈은 고등학교에서 같은반 애를 일 년이나 괴롭혀서 제주도로 전학을 갔다가 다시 중2로 전학을 오게된 송대범에 관한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고, 선호로 하여금 경기에서의 실수는 송대범의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경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들었던 기존 감독님은 새로운 감독님으로 교체되고, 송대범의 아버지가 재정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게되면서 정훈의 위치는 달라지기 시작하는데......그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책은 중학교 축구부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풋풋하게 다가왔고, 잠시나마 축구하던 남학생(?)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정훈이가 부당한 현실을 인지하고, 괴로워하는 장면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서 상당히 씁쓸했다. 더구나 아직 어린 중학생의 아이들이 학교와 축구부 그리고 물질적 가치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평가의 기준이 달라지는 걸 몸소 경험하게 되는데, 이런 일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정의'는 존재한다고 하지 않는가.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된다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거란 사실을 믿고 싶다. 다시 파이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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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천종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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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른들이 그리고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관심 가져본 적이 없기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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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천종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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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어릴 때부터 꿈이 판사였다. 극빈의 경험은 '세상은 기울어진 저울'이라는 진실에 일찌감치 눈뜨게 해 주었고, 기울어진 저울추를 조금이나마 평편하게 만들고자 법관의 길을 택했다. 2010년 2월 소년부 판사가 된 이후 열악한 비행소년들의 처지에 눈감을 수 없어 이들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

 

책은 저자가 법정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고심해 온 법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독자와 나누기 위해 쓰여졌다고 한다. 그가 만난 아이들 중에는 생계형 비행으로 법정에 선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데, 소년범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물건을 훔치는 '절도'라니... 보통의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물건을 훔치는 일이 생기더라도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가서 사과를 하고, 변상하는 정도로 끝날 일인데, 돌봐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은 경미한 비행으로도 법정에 선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동안은 아이들이 법정에 선다는 것은 아주 무거운 죄를 저질렀을 경우라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갈수록 비행의 강도가 강해지는 소년범죄가 이슈가 되는걸 보면서 법이 조금더 엄격해져야한다고만 여겼다. 우리 어른들이 그리고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관심 가져본 적이 없기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또 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사연을 읽고 있자니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비록 범죄는 잘못된 방법이나 이는 자기를 좀 봐달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시그널일 경우가 많았기때문이다.

 

 

예전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때였다. 함께할 때면 매번 자거나 삐딱하게 굴었던 아이가 있었는데, 하루는 규칙을 어기는 바람에 교실에서 큰소리가 날 정도로 부딪혔다. 아이는 그대로 교실 밖을 뛰쳐나갔고, 속이 상했던 나는 다음날 아이를 다시 만났다. "왜 그렇게 화가 났냐"는 물음에 망설임없이 자기 감정을 늘어놓으며 죄송하단다. 그간 태도가 좋지 않았던 것에 관해서도 아르바이트를 새벽까지 하느라 졸려서 잤던거란다. 아르바이트는 옷도 사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데 부모님이 돈을 주지 않기에 할 수 밖에 없다고.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대로 들여다봐주지도 않고 다그치기만한 것 같아서... 찬찬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간식을 내어주곤 아이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언제든 오라고 이야기하며 돌려보냈는데, 이후로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만든 규칙은 스스로 지키려 애썼고, 배가 고프다며 불쑥 문을 열고와서는 간식을 먹고 재잘재잘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그 때 아이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그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구도 손을 잡아 주지 않아 일찌감치 길 밖으로 내몰린 아이들, 이른 나이에 잔인한 현실 앞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내던져진 수많은 아이를 생각하면 체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지곤 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구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힘을 모으기보다 나누고 갈라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문제아와 모범생, 위기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 등 참 많이도 나누고 벌려놓습니다. 어쩌면 이런 분별은 삶의 질곡을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이라도 삶의 질곡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것과 저것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얇고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알테니까요." p.55-56 중에서.

 

 

보호받으며 그 속에서 사랑받고 자라야 할 시기에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마음 누일 곳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저자는 단 한번의 실수지만 사회적 낙인이 찍힌 아이들은 더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꾸짖음보다 적절한 교육을 통해 비행의 문제점을 알려 주고, 아이가 반성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면 실수를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을거란 말에는 크게 공감했다. 분명 이런 관심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아이가 있다면 우리는 함께 배려하고, 노력해야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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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김미리 지음, 이지연 그림 / 단한권의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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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이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읽을 책들이 많은 상태라 생각없이 펼쳐든 책이었는데... 평범한 듯 그렇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반전에 반전을.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은 <주말여행>, <화염소녀>, <검은바다에 나 홀로>, <붉은 고양이 흰 고양이>, <먹는다>, <아비>, <장거리 연애>등 총 일곱 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어떻게 우리 가족은 타오르게 되었을까?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는단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거든. 그리고 생명이 사라진 몸은 그렇게 변하게 돼 있어. 어머니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지만 생명은 반드시 죽고, 죽어서 썩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면 어떻게 우리 가족은 거기서 벗어나게 되었을까? 어떻게? 언제부터? " p. 83-84, '화염소녀' 중에서.

 

기억에 남는 스토리 중 하나는 '화염소녀'다. 인간은 살아있고,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고, 죽어서 썩는 것은 자연의 순리인데, 죽어도 썩지 않고 타오르는 사람이라......아홉살 소녀 한나는 병약해서 늘 집에 있어야하지만 한나의 어머니는 그녀를 늘 아주 특별한 아이라고 말해준다. 아버지는 여행에 대한 책을 쓰느라 일년에 채 열흘도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녀에게 아버지는 그리움의 대상이라기보다 손님 같은 사람이다. 일곱 살 생일이 되던 아침, 한나는 강아지 아나이스를 생일선물로 받는다. 아니이스와 함께 살면서 행복을 느끼지만 강아지는 이 년도 살지 못 하고 죽는다. 어머니는 한나를 뒤뜰로 데리고 가서 작은 구덩이에 아나이스가 담긴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흙을 덮어 구덩이를 메우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째 되는 날, 어머니는 악취를 풍기며 구더기가 들끓는 아나이스의 살덩어리에 불을 붙이며 한나에게 비밀을 알려준다. "우리는 썩지 않고 타오른단다."

 

인물의 설정자체가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많이 읽어왔지만 비슷한 이야기 조차 들어본 적 없는 느낌이랄까. 뒤로 갈수록 이어지는 반전의 반전은 이야기의 흥미를 더한다. <주말여행>을 비롯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기묘하면서 재미가 있다. 아주 예전에 <기묘한 이야기>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었는데, 마치 그 드라마를 볼 때 들었던 기분이 오버랩되는 듯 하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상상치 못했던 결말이 펼쳐지는...이상한 이야기.
 

부디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의 마음에 흡족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책을 읽은 내 마음은 꼭 그랬다. 일상이 지루한 어느 날, 툭하고 펼쳐들면 금세 빠져들만큼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만난 것 같아 나름대로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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