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김미리 지음, 이지연 그림 / 단한권의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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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이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읽을 책들이 많은 상태라 생각없이 펼쳐든 책이었는데... 평범한 듯 그렇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반전에 반전을.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은 <주말여행>, <화염소녀>, <검은바다에 나 홀로>, <붉은 고양이 흰 고양이>, <먹는다>, <아비>, <장거리 연애>등 총 일곱 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어떻게 우리 가족은 타오르게 되었을까?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는단다. 그게 자연의 법칙이거든. 그리고 생명이 사라진 몸은 그렇게 변하게 돼 있어. 어머니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지만 생명은 반드시 죽고, 죽어서 썩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면 어떻게 우리 가족은 거기서 벗어나게 되었을까? 어떻게? 언제부터? " p. 83-84, '화염소녀' 중에서.

 

기억에 남는 스토리 중 하나는 '화염소녀'다. 인간은 살아있고, 살아있는 것은 언젠가는 죽고, 죽어서 썩는 것은 자연의 순리인데, 죽어도 썩지 않고 타오르는 사람이라......아홉살 소녀 한나는 병약해서 늘 집에 있어야하지만 한나의 어머니는 그녀를 늘 아주 특별한 아이라고 말해준다. 아버지는 여행에 대한 책을 쓰느라 일년에 채 열흘도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녀에게 아버지는 그리움의 대상이라기보다 손님 같은 사람이다. 일곱 살 생일이 되던 아침, 한나는 강아지 아나이스를 생일선물로 받는다. 아니이스와 함께 살면서 행복을 느끼지만 강아지는 이 년도 살지 못 하고 죽는다. 어머니는 한나를 뒤뜰로 데리고 가서 작은 구덩이에 아나이스가 담긴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흙을 덮어 구덩이를 메우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째 되는 날, 어머니는 악취를 풍기며 구더기가 들끓는 아나이스의 살덩어리에 불을 붙이며 한나에게 비밀을 알려준다. "우리는 썩지 않고 타오른단다."

 

인물의 설정자체가 독특하고,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많이 읽어왔지만 비슷한 이야기 조차 들어본 적 없는 느낌이랄까. 뒤로 갈수록 이어지는 반전의 반전은 이야기의 흥미를 더한다. <주말여행>을 비롯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기묘하면서 재미가 있다. 아주 예전에 <기묘한 이야기>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었는데, 마치 그 드라마를 볼 때 들었던 기분이 오버랩되는 듯 하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상상치 못했던 결말이 펼쳐지는...이상한 이야기.
 

부디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의 마음에 흡족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책을 읽은 내 마음은 꼭 그랬다. 일상이 지루한 어느 날, 툭하고 펼쳐들면 금세 빠져들만큼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만난 것 같아 나름대로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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