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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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 그의 작품들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거침없는 필력과 속도감,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으로 가득한 중독성 있는 이야기로 대중은 물론 비평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유럽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불리고 있다. 그 외에도 영화와 책, 음악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팟캐스트를 공동 제작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가의 이름만으로 일본 작품일거라 짐작했는데, '후안 고메스 후라도'는 유럽 스릴러 작가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동안 읽었던 장르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 처음에는 사건 구성이나 인물 설정이 무척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경찰인 존 구티에레스가 119년된 계단을 올라가면서 시작되고, 더불어 존이 왜 계단을 오르게 되었는지에 관한 상황들도 설명한다.

 

열아홉 살 소녀 데시를 비롯해 몇몇 소녀가 포주에게 발로 걷어차이는 것을 목격한 존은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고, 포주를 말렸지만 포주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소녀에게 빠진 존은 포주가 6~9년 형을 받게 하려고, 포주의 차에 몰래 375그램의 헤로인을 싣는 부정을 저지른다. 하지만 포주를 불쌍하게 여긴 데시가 존이 헤로인을 싣는 장면을 찍었고, 결국 정직에 월급도 정지된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멘토르. 멘토르는 존에게 '안토니아'라는 여자를 만나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함께 춤을 춘다면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존은 거래를 수락하고, 안토니아를 만나 스페인 상류층들만 모여 사는 초호화 부촌, 라 핀카로 향한다. 존과 안토니아는 라 핀카에서도 가장 거대한 저택을 찾아가는데 그 곳의 소파 위에는 유럽 최대 은행 총장 아들의 시체가 기괴한 모습으로 놓여있다. 끔찍한 이 사건 앞에서 '붉은 여왕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이들은 사건을 해결 해나갈 수 있을까?

 

 

'너에게 이 짓을 한 사람을 잡아줄게.'

그녀는 사진 속의 소년에게 말했다. 머릿속으로 이런 말이 만들어지자, 후회스러웠다. 그렇다고 했던 말을 취소할 방법도 없다. 이래서 죽은 자들에게 약속하는 것은 나쁜 짓이다. 실패하면 사과하기가 더 어려우니까.

p.71-72 중에서.

 

 

인물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본격적인 사건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이 모든 것에 몰두하게 된다. 놀라운 능력을 가진 안토니아와 존의 콤비는 그들이라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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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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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파헤칠수록 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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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와 헤이즐이 절대 사귀지 않는 법
크리스티나 로렌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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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리스티나 로렌 지음

크리스티나 로렌은 오랜 절친인 크리스티나 홉스와 로렌 빌링스가 의기투합해 공동 집필을 하면서 쓰는 필명이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 17편을 출간했고,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판한 스타 작가. 수많은 로맨스 소설 팬들 사이에서 신간이 나오는 즉시 구매하는 ‘믿고 보는’ 작가로 손꼽힌다. 크리스티나 홉스는 과거 십대 청소년에게 둘러싸인 중학교에서 상담교사로 일했고, 지금은 글을 쓰고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보며 지낸다.

 

 

'크리스타나 로렌'이 두 명의 저자가 공동 집필시 사용하는 필명이라니 이름인 줄 알았는데, 조금 놀라웠다. 서평을 쓰면서 저자에 관해서도 기록하는 편인데, 이처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조쉬와 헤이즐이 절대 사귀지 않는 법>은 로맨스 소설이라는 장르에 걸맞는 발랄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의 예상이 들어맞는 작품이었다.

 

열여덟 살의 헤이즐 카밀 브래드포드와 스무 살의 조쉬는 헤이즐이 토사물을 뿜는 것을 시작으로 처음 만나게 된다. 대학생 파티에서 헤이즐은 조쉬에게 반해 "내 평생 본 남자 중에 제일 섹쉬한 남자"라는 고백과 함께 그에게 토사물을 선사했던 것. 이후로도 헤이즐은 조쉬에게 민망한 장면을 몇 번이나 보이게 되고, 조쉬와는 결단코 사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졸업 후 그들은 10년 가까이 마주치지 않게 된다.

 

헤이즐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고, 그녀의 절친인 에밀리 또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이다. 헤이즐은 에밀리네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에 참여하고, 그 곳에서 완벽남 조쉬와 재회한다. 조쉬는 구릿빛 피부에 빚은 듯이 퍼펙트한 근육질 몸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 때보다도 더 훈훈해져 있었다. 놀랍게도 에밀리의 오빠가 조쉬였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헤이즐은 집 문제로 조쉬의 집에 얹혀살게 된다. 우연히 겹치면 운명이라고 했던가. 헤이즐과 조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신 경 그고 사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 나간 듯한 헤이즐 브래드포드의 행동에 악의와 고의성은 없었다. 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지.

p.26 중에서.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한 소설이었는데, 특히나 주인공인 헤이즐 카밀 브래드포드는 행동만으로도 유쾌하고 웃음이 나는 인물이다. 엉뚱하다 싶을만큼 발랄한 그녀가 조쉬와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언제부턴가 로맨스 코미디의 주인공은 밝은 인물이 좋았는데, 헤이즐은 내가 좋아하는 인물에 딱 제격인 것 같다. 유쾌하면서도 재미있는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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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 새소설 11
류현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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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현재

2003년 MBC 드라마 단막극〈아빠 로미오 엄마 줄리엣〉각본으로 데뷔, 그 후 방송작가로〈난 니가 부러워〉〈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로 갔을까?〉 등을 선보였다. 장편소설 『야미』『남편은 요세미티에 있습니다』『아내를 위해서 월요일에 죽기로 했다』『네 번째 여름』 등을 냈다. 지금은 남해에서 반은 작가, 반은 어부로 생활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자연산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되고자 한다.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은 제목부터 책 표지, 프롤로그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긴 흔치 않은 책 중의 하나이다. '가족...' 내게도 가족은 딜레마 같은 존재일 때가 있다. 너무 애틋하고, 사랑하지만 또 그래서 쉽게 상처받고 아프게 된달까. 책의 프롤로그는 가슴과 배에 칼을 네 군데나 맞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 하는 남편이 찹쌀떡이 목에 걸려 점점 숨이 멎어가는 아내를 지켜보며 하는 생각들을 담고 있다.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서 빠른 속도로 책을 넘기게 된다.

 

 

#김은희

은희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후 이혼을 했고, 친정 동네에 집을 얻을까했었지만 우리에게 기댈 생각 하지 말고, 네 맘대로 했으니 스스로 책임지고 살라 했던 아버지 김영춘과 어머니 이정숙의 말에 크게 상처 받는다. 그렇게 아들과 단둘이 생활하던 중, 엄마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가장 먼저 병원으로 달려간다. 은희는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엄마를 간병하지만 고생이 많다는 형식적인 인사나 하고 떠나는 형제들에게 서운하기만 하다. 또 그들의 자신의 사정만을 이야기하며 엄마를 요양병원에 모시려하지만 아빠가 이를 반대한다. 결국 은희가 부모를 모시기로 하는데, 언젠부터가 존경하는 부모는 지긋지긋한 노인네로 바뀌어 있었고. 노인들과 24시간을 함께하는 일은 예상치 못한 고역이었다.

                           

나 한 사람 희생하면 다른 가족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집에 들어온 건데, 철저하게 자기들만 생각하는 형제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배신감이 들었다. 왜 나만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회의감이 밀려왔다.

p.39 중에서.

김영춘은 이정숙의 상태가 전보다 더 안 좋아졌다고, 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김은희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거라고 걸핏하면 트집을 잡는다. 은희가 할 수 있는거라곤 그들이 하는 말을 못 들은 것처럼 아무 반응 하지 않는 것 뿐이었는데...

 

소설을 읽고 있으니 '긴 병에 효자없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픈 사람도 간호하는 사람도 편치 않은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그마저도 기간이 길어지면 서로 지치게 되는 것 같다. 소설은 은희 뿐만 아니라 현창과 인경, 현기 또 김영춘과 이정숙의 시선에서 각자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아픈 부모를 간병하는 것은 상상 이상의 일이 되기도 한다. 소설은 노인 돌봄 문제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가지는 취약한 시스템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는 듯하다. 이들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에서 나아가 우리 모두의 문제로 회자되어 고민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기암 아버지와 함께했던 이년의 시간이 내겐 너무 소중했지만 또 살면서 제일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간병이나 돌봄과 관련된 사회적 제도가 다양하게 마련되어있었다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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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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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산화

SF 작가. 우주 이야기를 쓰면 꼭 지구로 떨어지는 버릇이 있다. 장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밀수: 리스트 컨선』, 단편집 『증명된 사실』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앤솔러지 및 잡지에 단편을 실었다.

 

인간의 형상을 한 흙더미. 신의 이름을 적은 종이 대신 포스트잇. 진리에 이른다라는 뜻의 글자에서 일부분을 지우면 죽은 시체로 변하는 구조. 얼핏 터무니없게 들리는 오 사장의 말을 곱씹어 보던 두 직원도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송영을 뒤쫓아왔고 시니와 사투를 벌였던 괴물의 정체는 아무래도 골렘인 듯 했다. 그중에서도 카발라에서 유래한 술법을 동양풍으로 재해석해 만들어 낸 골렘. 이렇게 방향을 제대로 잡고 나니 잔뜩 쌓였던 의문도 순식간에 풀려 나갔다.

p.121, '마그눔 오푸스' 중에서.

 

 

"기이현상청"은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라는 2004년 당시 서울시장의 발언으로 인해 서울특별시의 영적 균형이 흔들리며 빈발하기 시작한 수도권 기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난 조직이다. 소설은 전국의 기이 관련 일들을 도맡아 해결하는 곳인 기이현상청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사건 일지의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참신한 구조와 설정부터 시선을 끌었는데, 귀신이나 령의 존재 그리고 이 존재들을 인지할 수 있는 이들이라하면 흔히들 알고 있는 퇴마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책은 기이현상청이라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는 국가직의 공무원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이를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했다.

 

책은 <노을빛>,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마그눔 오푸스>, <왕과 그들의 나라> 등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각 이야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영적 존재 즉, 기이가 등장한다. 귀신부터 괴물, 괴현상까지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기이들은 저마다 기원과 특성이 달라 이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책소개부터 호감갔던 책인데, 몰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현실과는 다른 구조라던가, 다양한 기이와 등장 인물들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읽다보니 이 모든 것들이 매력있게 다가온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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