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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평점 :

저자 이산화
SF 작가. 우주 이야기를 쓰면 꼭 지구로 떨어지는 버릇이 있다. 장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밀수: 리스트 컨선』, 단편집 『증명된 사실』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앤솔러지 및 잡지에 단편을 실었다.
인간의 형상을 한 흙더미. 신의 이름을 적은 종이 대신 포스트잇. 진리에 이른다라는 뜻의 글자에서 일부분을 지우면 죽은 시체로 변하는 구조. 얼핏 터무니없게 들리는 오 사장의 말을 곱씹어 보던 두 직원도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송영을 뒤쫓아왔고 시니와 사투를 벌였던 괴물의 정체는 아무래도 골렘인 듯 했다. 그중에서도 카발라에서 유래한 술법을 동양풍으로 재해석해 만들어 낸 골렘. 이렇게 방향을 제대로 잡고 나니 잔뜩 쌓였던 의문도 순식간에 풀려 나갔다.
"기이현상청"은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라는 2004년 당시 서울시장의 발언으로 인해 서울특별시의 영적 균형이 흔들리며 빈발하기 시작한 수도권 기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난 조직이다. 소설은 전국의 기이 관련 일들을 도맡아 해결하는 곳인 기이현상청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사건 일지의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참신한 구조와 설정부터 시선을 끌었는데, 귀신이나 령의 존재 그리고 이 존재들을 인지할 수 있는 이들이라하면 흔히들 알고 있는 퇴마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책은 기이현상청이라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는 국가직의 공무원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이를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했다.
책은 <노을빛>,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마그눔 오푸스>, <왕과 그들의 나라> 등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각 이야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영적 존재 즉, 기이가 등장한다. 귀신부터 괴물, 괴현상까지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기이들은 저마다 기원과 특성이 달라 이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책소개부터 호감갔던 책인데, 몰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현실과는 다른 구조라던가, 다양한 기이와 등장 인물들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읽다보니 이 모든 것들이 매력있게 다가온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