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6~7 세트 - 전2권 -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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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시백


<35년>은 1910년 8월 29일 국권피탈에서

1945년 8월 15일 해방까지의 일제식민지

35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매 5년을

각 한권에 담아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정책,

그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그리고 친일파들의 부역의 역사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는 한시도 멈춤이 없었던

선열들의 치열한 투쟁과 그 반대편에서 일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소개하는 데 많은 공을 쏟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원형이 바로 '35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35년> 6권은 우리나라 1936년에서

40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은 전쟁을 위해서 우리나라를 병참기지로

삼고 인적, 물적 자원을 수탈해간다.

또 내선일체를 주장하면서 우리민족에게

창씨개명을 강요하기도 한다.

책은 국권 피탈로 인한 억울하고,

가슴 아팠던 우리 민족의 모습을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런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독립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와중에도

나라를 등진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다.

작가는 광복 이후에도 단죄되지 않았던

친일인사들을 거론한다.

 

그러면서 시대의 요구 앞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응답했던 사람들, 그들의 정신, 그들의 투쟁을

우리가 기억하길 바라는 바, 그것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선열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여긴다.

또한 나라를 팔고 민족을 배반한 이들도

기억해야하는데, 그들은 일신의 부귀영화를

누리며 집안을 일으키며 살았고,

단죄되지 않았던 그들은 해방 후에도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며 살았다.

예전에 티비를 보다가 한 프로그램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어찌 살아가고있는지

취재하는 걸 보았던 기억이있다.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뿔뿔히 흩어져

어렵게 하루를 살고내고있는...

그들의 후예들.

여전히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친일파의 후손들과 대비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더랬다.

이러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건 아닌가해서.

 

그리고 손기정 선수의 이야기...

1936년 나치 독일이 베를린에서

개최한 올림픽에 남승룡 선수와 함께

일본 대표 선수로 참가한 그는 우승하지만

시상대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월계수나무로 가슴에 있는 일장기를 가린다.

어린시절에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그랬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던 것 같은데

그림과 사진으로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려온다.

여기저기에서 힘을 모아보려했던

항일세력은 결국 나라를 되찾기위한 열망으로

뭉쳤던 것일터. 오늘을 살고 있는 나도

그들이 있기에 존재한다.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문명의 틈바구니 속에서

책을 펼치고 있는 나의 삶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35년>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정남매가 좀 더 자라면 꼭 읽게하고 싶은

책이기에 잘 둬야지.

 

그리고 어제(2020.08.29) 별세하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막달 할머니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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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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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읽다보니 뒷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잠을 줄여가며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책을 펼쳐든지 채3일이 지나지 않아

단숨에 읽어버린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사라가 가장 믿고,

사랑했던 남자친구 호아킨에게 

배신당하며 시작한다.

인생에서 제일 힘든 순간에

만난 말하는 고양이 시빌.

시빌의 뜻밖의 방문으로 사라는 그녀와 함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현재보다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고통 속에서 좌절하는 사라에게 시빌이

제안한 건 고통도 세상에 있는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끝이 날거니

억지로 제어하려하지 말고,

그냥 제자리에 두라는 것... 



아. 꽤 신선한 조언이 아니던가.

나는 내게 고통이 찾아올 때면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동분서주했던 것 같다.

때론 아프지만 그대로 두면 또 그런대로

흘러가는 것을. 어쩌면 그게 

세상의 이치라는 생각도 든다. 







난 한숨을 쉬면서 높이 솟은 집 천장의

균열을 응시했다.

"난 애인도 없고, 돈도 없고, 희망도 없는데

머리는 쓸데없이 핑글핑글 돌고만 있어서

멈출 수도 없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 옆집에 살고,

좋아하지 않는 나라에서 살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게다가 또 뭐가 있게? 

이제 비도 내리네."

시빌은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으으음, 그럼 너 이는 어때?"

"뭐?"

"아주 심하고 짜릿해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누가 네 잇몸에 망치로 쐐기를 

박아 넣는 것 같은 고통이 있느냔 말이야."

'으아아! 그런 말을 왜 해? 없어! 없다고!"

.

.

"너 왜 나한테 그런 끔찍한 말을 하는거야?"​

"나야말로 왜 네가 자신에게 끔찍한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

"너는 하루 종일 머릿속으로 너한테 없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잖아. 네가 잃어버린 것들과 앞으로

가질 수 없을 것들, 좋아하지 않는 것들 등등..."

p.249 본문 중에서.


때론 우울해지면 투덜이 스머프가 되는 내게

시빌이 말해주는 것 같았던 말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염려하고 그로인해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때가 있는데,

내 자신에게 끔찍한 말을 해가며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빌이 던지는 말이 사라가 아닌 내게 해주는 

말같아서 어쩐지 그녀에게서 

제대로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팍팍해지는 현실에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걸까?'라는 고민과 숱한 자책 속에서

예민해져있었는데, 끔찍한 말로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시빌의 말에 온기를 느낀다.

내 인생에는 다른 것들이 있으니까.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 또 냥이들까지.

내 곁에 긍정적인 것들로 오늘을 채울 수 있으니

괜한 것들로 힘들어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사라는 시빌과 함께 진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깨닫고, 고양이 요가도 배운다.

충만한 위로와 격려를 받기도.

또 통렬한 말을 듣기도하면서.

그렇게 성장한다.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따뜻한 이야기는 글귀 하나하나 새겨가며

천천히 읽기를 좋아하기에

기억에 남는 시빌의 말들은

페이지를 기억했다가 몇 번이고

되뇌였다. 책장을 덮으면서 잔잔하면서도

몇 번이고 가슴을 뭉클하게했던 말들은

여전히 가슴 속에서 울리는 기분이다.

사라의 성장기이기도하면서

내가 위로 받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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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위로한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셀프 위로법
글서 지음 / 커리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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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글서



책은 작가가 이혼을 경험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던 방법을 적은 글이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써가면서 그녀는 자신을 

보듬기 시작했고,

어린 시절의 나와 마래의 나를

지금의 나에게로 오게 해서 그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받는다. 

그렇게 그녀는 '나를 보듬는 방법'을

터득한다. 이러한 위로 방법에서

중요한 사실은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삶의 어디쯤에서

곪고 있는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지

그 연결고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오롯이 나뿐이기에.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힘든

시간을 선택하고, 그 시간으로 나를 보내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아 연결고리를

끊고 자신을 보듬길 바란다. 

 



"마흔인 나도 일곱살인 내 옆에 누워본다."



처음엔 책 속에 위로법이 마냥 공감이 되진

않아서 이걸로 위로가 되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시점의 내가 해주는 위로라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현재의 상처가 희미해진 듯하지만 과거로 인해서

덧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에서도 치료를 위해

과거의 기억을 들추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 시절에

비해서 훨씬 수월해진 삶을 영위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코로나19를 비롯,

폭염, 홍수, 기상이상...등 

온갖 바이러스와 자연재해로 인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스트레스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뉴스 시청만으로도 팍팍한 현실이지만

그럴 땐 잠시 눈을 감고.

90년대 유행가 가사를 흥얼거려본다.

이미 나는 이렇게 과거의 나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추억 속의 티없이 맑고, 씩씩했던 내가.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믿는 그 때의 내가.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와

언제 감염될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지쳐있는 내게 괜찮다고 말해준다.

일어나지 않는 일에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다고. 아이들 또한 당장은 

엇나간 감정 속에 서로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부모의 곧은 마음에 의한

서툰 방법일 뿐이었다는 걸 알게되면 

올바르게 자랄거라고.

그렇게 토닥.

토닥.

토닥.

.

.

나는 나에게 위로받는다.





누구나 마음에 꽃향기가 있다.



어떤 이의 마음에는 봄이 왔다고 아기 같은 얼굴을

내미는 샛노란 개나리가 피어있고, 어떤 이의 

마음에는 가을 바람에 흩날리는 흰색의 코스모스가,

어떤 이의 마음에는 봄바람의 짙은 향기를 가득

머금고 내리는 벚꽃이, 어떤 이의 마음에는 유치원

화단 아래 아주 조그맣게 피어 '안녕?'하고 인사하는

보라색 들꽃이 피어있다.



맡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의 꽃향기가 난다.

내마음은 어떤 향기가 나는지 맡을 수 있을까?

정신없이 지나가는 일상에서 감히 찾을 수 없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봐야지만

향기를 찾을 수 있다.

p.131 본문 중에서


주황색 사루비아를 따서 뒷부분을

쪽쪽 빨아 먹으며 꿀 따먹던 그녀의 어린시절이

나의 어린시절과 겹치기도해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이로 그저 반갑기도 했다.



작가는 미래의 나와 만나 

그녀에게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나는 미처 미래의 나까지 만날 생각은 

못 해봤는데... 좋은 팁을 얻은 듯하다. 

지나고 나면 괜찮아질거라는 미래의 내가

던져주는 위로 한마디.



그래,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도

사랑하며 아껴줘야지.

과거, 현재, 미래의 내가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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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안아도 될까요?
미츠루 유우 지음, 정아름 옮김, 아오이 블루 원작 / 북스토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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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오이 블루, 미츠루 유우



젊은 문필가이자 포토그래퍼인

아오이 블루가 트윗에 적은 스토리를

미츠루 유우가 집필한 연애 소설.



책은 로맨스 소설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본에서는 상당히 화제가 되어서

2018년도에 드라마로 제작되었을만큼

이슈였던 작품이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도 로맨스랑은 

많이 멀어져있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달달하고 두근두근. 

소설로 이런 감성을 느껴보는게 얼마만인지.

다섯 편의 이야기는 읽기에 부담없는

단편소설로 각각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쇼콜라 아이스

남자 후배 편집자와 사랑에 빠진

여성 편집자 이야기

타이밍 차이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들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실버링

장거리 연애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힘들어진 커플 이야기.

장거리 연애 경험이 있는 이들은

한번쯤 겪어봤을 이야기라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베이비핑크

옆집오빠를 짝사랑하는 여대생 이야기.



#스타더스트옐로

좋아하는 동아리 선배의 임시 남자친구를

맡게 된 대학생 이야기.



#섬싱 블루

베테랑 사진 작가와 풋내기 기자의 이야기.



풋풋하면서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단짝 친구에게서 그의 러브스토리를 

전해듣는 느낌이다.

책장은 순식간에 술술 넘어가고.

풋풋했던 너와 나의 시절을 생각해내게 하기도.

그 때의 풋풋했던 너는 지금, 

내 곁에서 어엿한 옆지기로 자리잡고 있다. 

토끼같은 두 아이와 함께.



등장인물들처럼 서툴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확인받고 싶었던

그 시간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주었다.

우리의 설레는 시간은 신나게 진행 중이다.

아, 가끔은 그 시간이 찐하게 그리워지기도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곁에서 쿨쿨자는 

정신랑을 보면서 살포시 미소 지어본다.



가끔 로맨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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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겨울
손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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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손길

대학생인 주인공은 겨울 방학이 시작하고
한달이 되도록 할만한 일을 찾지 못하다가
남은 방학은 할머니 댁에서 보내기로 한다.
시골집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쭉 빈집으로 있는데,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무언가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찾아간 곳이다.

인적인 드문 시골집에서 의도치 않게
이웃들을 알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점잖은 아저씨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선생님과 함께

산을 오르는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면서 선생님에 관해서

알게된다. 작가였던 선생님이 스무살

초반에 쓴 작품이 궁금해진 주인공은

선생님 댁에서 글을 감상한다.

<해와 달과 별>. 세상에 빛이 생기게

된 이야기...선생님의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그에 대한 동경도 생겨난다.

이후 주인공의 독백같은 고찰 그리고

선생님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렇게 주인공의 겨울은 지나갔다.

에세이인줄 알고 집어들었는데..

나도 <해와 달과 별>이야기가 참 신선했다.

주인공은 그 겨울,

선생님이 던져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고, 생각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애쓰면서 살아도 결국 끝이 있는

인생이기에. 그 애쓰며 사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은

결국, 생각의 변화를 맞는다.

주인공과 선생님의 대화는 책을 읽는

내게도 끝없는 질문을 던졌다.

예상 외의 답변과 기발한 질문 속에서

나도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나의 겨울>은 그리 두껍지 않아서

책장도 쉬이 넘어간다.

책을 덮은 후에도 그들의 대화가

한참을 아른거려서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겨울 내 심도있던

대화는 그들도 나도 자라게 해준 것 같다.

"

뒤를 돌아보며 앞을 기대하는 일,

파괴가 아닌 변화의 시간,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는, 그것이

나의 겨울이다.

p.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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