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해 - 연꽃 핀 바다처럼 향기로웠다
도정 지음 / 담앤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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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정

 

하동 쌍계사에서 원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양산 통도사에서 고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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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해(香水海)는 화엄경에 나오는 '연꽃 피는 향기로운 바다'를 이르는 말이다. 화엄의 연꽃은 우주를 하나의 꽃으로 상징화시킨 것이며 모든 존재가 가진 각자의 고유한 세상을 대변하는 말이다. 연꽃은 고독하면서도 독립된 개체로서의 고유한 우주의 존재지만, 한편 상호 연결되어 소통해야만 존재하는 연기적 생명체며 그 향기다. 그대의 숨겨진 본체다. 온갖 고통과 즐거움, 슬픔과 행복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화엄의 바다에 핀 그대의 연꽃은 어떤 향기를 머금고 계시는가? 그대는 내가 아닌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사시는가?

'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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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정스님의 이야기와 깨달음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독자들에게 이 책이 그저 나와 타인을 좀 더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심중 씨앗이기를 바란다는 스님의 말씀처럼 이야기들 속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바람처럼 좋은 글귀들이 내 속에서도 기분 좋은 떨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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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컨대, 여름날 더위라도 나무 그늘 아래서 쉬면

시원한 것 같아도 금세 다시 사라져버리듯이

세간에 변함없는 건 없느니라.

-불살월난경

피해도 쉽게 피해지지 않는 성향의 사람 같다. 이 사람 피하고 나면 이 사람과 비슷한 저 사람을 만난다. 마음의 상처도 그러하였다. "어찌하면 반복해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가?"하고 누군가 물어왔지만, 뾰족한 답은 해 주진 못했다. 그러나 상처 많은 세월을 보낸 만큼 어떡하면 그 상처를 잘 보듬고 살아갈 지에 대한 지혜는느는 것 같다. 상처투성이 몸도, 상처투성이 마음도 아물 때가 있는 법이고 보면, 지혜란 세상을 살았다는 고마운 표시다.

p.30-3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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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좌측엔 불법(不法)에 나오는 글귀들이, 우측엔 그것과 관련된 상황과 도정스님의 깨달음 혹은 생각들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 그렇다.'는 동의의 감탄사들이 연신 나온다. 살다보니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이 꽤 많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사람을 사이에 두고서 벽을 만들고, 선을 긋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친해졌다가 상처받을게 두려워져서 그만 걸음을 딱 멈추고 마는 순간의 나를 말이다. 시원한 답인가 싶지만 나이가 들수록 '상처'를 받아들이고, 보듬는 스킬이 늘어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그러면서 삶을 사는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건가보다.

 

 

스님의 책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오늘도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날이기에...오늘도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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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 오늘날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웰다잉 준비법
케이티 버틀러 지음, 고주미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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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죽음을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겠다. 그리고 적어도 나의 죽음에 관해서는 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꼭 준비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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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 오늘날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웰다잉 준비법
케이티 버틀러 지음, 고주미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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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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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75퍼센트 이상이 집에서 죽음을 맞길 원하지만 실제로는 약 30퍼센트도 채 안 되는 이들만이 집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병원에서, 요양시설 또는 그 밖의 기관에서 죽음을 맞는다.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죽기 한 달 전부터 중환자실에서 지내며, 전체 미국인의 17퍼센트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한다. 살균 소독된 병실에서는 옛날의 통과의례 대신 병원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 규칙 속에서 죽어가는 이의 대부분은 마지막 말을 하지 못한다. 목 깊숙히 튜브가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복도를 서성이고, 자판기의 싸구려 커피로 속을 달래며, 그들이 아끼는 이가 곧 사망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간호사와 의사들은 가족이나 다른 의료진 중 누군가가 죽음을 받아들이길 거부할 경우, 중환자실에서의 상황을 묘사하면서 때로는 '고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환자실 밖에서 누군가 "멈춰주세요."라고 말할 용기를 낼 때까지 '처치'는 중단되지 않는다.

p.2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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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는 병원에서 말기 암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복지사인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과정과 임종을 잘 맞이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병원에서 말기암이나 중대질병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보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저자의 의도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목 깊이 삽입된 호스와 산소호흡기 그리고 소변줄...죽음을 당장 미루기 위한 처치들로 연명하다가 그렇게 서서히 식어간다. 삶의 질, 깊은 보살핌, 환자의 권한과는 무관하게 맞이하는 죽음이라니.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병원침대에서 그렇게 죽음을 맞고 있다. 저자는 준비하면 충분히 자신들이 원하는 질 높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잘 죽는 것'에 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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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좋은 죽음은 잘 사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당신이 스스로 가능한 만큼 몸의 기능을 유지하고, 의미 있고 기쁘게 삶을 살아가며, 수명은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이 의학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지 않는 것은 피하고, 당신이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삶의 마무리를 성취해내는 것이다.

p.3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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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메모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면,

- 아주 소소한 예방법이 큰 치료보다 효과적이다.

내가 생활하고 먹던 방식과 수면방식을 건강하게 바꾸려고 애써야 한다.

- 생애 후반기를 위한 기적의 약은 물, 운동 그리고 공동체이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두어야 한다.

직접 의사표현을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 그의 아들에게 자신의 의료 결정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서류를 만들고, 만약 죽음에 임박해있거나 혼수 상태일 경우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 의료적 처치도 밝혀 놓는게 좋다.

- 복용하는 약을 다시 보자

통찰을 가지고 복용하는 약과 부작용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생길지 모르는 장애에 대비해서 금전적인 계획을 세운다.

-질병의 진행과정을 이해하자

책은 이외에도 좋은 죽음을 위해 준비해야하는 것들에 대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한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이 듦에 익숙해지니 죽음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미처 생각치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괜찮은 죽음을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겠다. 그리고 적어도 나의 죽음에 관해서는 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꼭 준비해둬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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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류정호 지음 / 파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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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VINCIT OMNIA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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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류정호 지음 / 파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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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호 지음
부산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물리 교사로 일했으며, 금당 최규용 선생의 '금당다회'를 통해 다도에 입문했다.

 

만성신부전증으로 격일로 네시간씩 병원에 누워 투석을 받아야만 했던 남편을 위해 헌신적으로 병간호를 하고 남편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과정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에세이이다.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 당뇨병을 앓게 되었고, 이후에는 대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대장암은 성공적으로 치료했지만 그들은 또 다시 만성신부전증이라는 병으로 시련을 겪게 된다. 장기 이식을 결정하고 남편이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작가 자신에게 위험이 닥친다. 그녀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닥쳐왔을 때 부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경험해보지 않아서 전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글만으로도 이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고통스러웠을지...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필자는 묵묵히 사랑이라는 힘으로 이겨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녀에게 존경을 표한다.

 

 

다행인지 주변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들이 없어서 매일 반복되는 안전문자와 뉴스로만 소식들을 접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디, 무탈하길.

 

AMOR VINCIT OMNIA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고,

달은 자신을 위해

어두운 길을 밝히지 않는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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