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높이려면 내가 당신 몸속에 들어가 당신의 손발을 안에서 직접 조종하는 게 낫겠어요. 그래야 위급한상황에 보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할 것 같아요.」

「아니, 그런 방식은 왠지 끌리지 않아요. 그냥 상황이전개되는 대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선택하면서지켜보고 싶어요. 나는 지금도 여전히 자유 의지가 운명보다 강하다고 믿고 있어요.

게브가 겪을 굴곡과 시련을따라가며 지켜볼 생각이에요. 소설을 읽을 때랑 똑같아요. 곧장 결말로 가서 누가 범인인지, 해피엔드인지 아닌지 알면 재미없잖아요.」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잊히는 거예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 선견지명을 가지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있는 한두 사람에게 결정권을 위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에게 영감을준 것은 그의 얼굴에 떨어진 사과가 아니라 고양이 한 마리였다.

사과 이야기는 낙하 운동의 원리를 기억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볼테르가 지어낸 것이었다.

「우리 뇌 속에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있다고 보면 돼요최면이 하는 일은 기존의 지휘자를 새 지휘자로 교체하라고 제안하는 거죠.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조성해서, 속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요구하는 거예요. 상대가 최면사를 충분히 신뢰해야 가능해요.

르네는 상대방과 똑같은 언어 사용 턴을 구사함으로써 무의식적인 동질감을 느끼게 만드는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의 기초 원리를 활용한다.

「그러는 당신은, 안 마셔요?」「의사는 자기가 처방하는 약을 복용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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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같다는 의미예요. 매순간 우리는 우리의 자유 의지와 양심에 따라 선택하고행동한다고 믿지만 실은…….」「.……우리 위에 있는 작가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행동을 결정하고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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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억 상실을 걱정한다면 나는 정반대의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어요. 기억 이상 증진이라는 거죠. 모든걸 지나치게 상세히 기억하는 병이에요.」

「나한테 그는 지나치게 평범한 사람이었던 거죠. 그를사랑했지만, 마치 구멍이 숭숭 뚫린 그뤼에르 치즈 같은정신의 소유자와 사는 기분이 들었어요.

궤변은 허위적 논리, 다시 말해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는 이치에 닿지 않는 논리에 근거한 논법을 말한다. 듣는 이를 기만하는 것이 이 논법의 목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고민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싱겁고 지루할 거예요.」 그녀가 살짝 비아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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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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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허구를 쥐락펴락하는 베르나르의 상상력은 볼 때마다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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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전생은 믿지 않지만, 설득이 가진 힘은 믿는 사람이야.

그는 조카인 엘로디에게 나는 절대 네 몸에 손대지 않았다고 맹세한다〉라는 한 문장을 쓴 유서를 남겼다.

어릴 적부터 그녀를 안에서 갉아먹고 있던, 그의 표현에 의하면 감춰진 진실을 용기 있게 드러냈으니 앞으로는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소녀를 안심시켰다.

엘로디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라는 심리학자의 거짓 기억 이론을 접하게 됐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감정적 충격을 통해 환자들의주의 전환을 유도할 목적으로 어린 시절 거짓 근친상간이나 거짓 신체 접촉의 기억을 불러오게 만드는 정신과의사들과 정신 분석 상담사들의 행태를 문제 삼으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녀는 논문에서거짓 기억을 심은 사람만이 그것을 제거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언어를 쓰진 않지만 한쪽에서 이해를 하니 상대방도 당연히 이해하리라 짐작하면서 르네는 양방향 소통이 정말로 가능한지 실험해 볼 생각이다.

「이번에 쾌감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경우에 따라서 그것은 고통의 중단을 의미하기도 한다는걸요. 고통이 강할수록 그것이 멎을 때의 쾌감은 크기 마련이니까요.

오래 불편함이 지속되고 난 뒤에 찾아오는쾌감은 아무리 소박할지라도 희열의 순간을 선사하죠.」

「나는 자네 과거의 육신이야. 그리고 자넨, 내 미래의육신이지. 나는 과거의 자네이고, 자넨 미래의 나지.」

뇌의 선별 과정에서 실수가 생겨 걸러지지 못했지만무의식에서 저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억의 파편들을다시 끌어모으는 것이 꿈이 하는 역할이다.

「글자를 가지고 역사가들을 보유한 민족은 여럿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결국 역사를 감동적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지닌 역사가들을 보유했던 민족의 역사가 집단 기억의 선택을 받게 됐죠.」

나는 살아 있다. 고로 행동한다. 나머지는 부차적이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하지만 그런 패러독스가 어디내 인생뿐이겠어요. 베토벤은 귀가 어두웠고 니체는 광인이었고 모네는 말년에 앞을 보지 못했으며 마리아 칼라스는 목에 병을 앓았죠. 내 단골 정육점 주인은 채식주의자고 내 주치의는 늘 아픈걸요. 구두장이 신발이 제일엉망이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첫 번째 층위는 가정 교육이다. 두 번째 층위는 학교교육이다. 세 번째 층위는 이 집단 기억을 부단히 매만지고 단단하게 굳히는 미디어다. 마지막 네 번째 층위는 기존 기억의 층위들을 구체화하는 개개인의 경험이다.
개인의 기억은 그 존재의 소멸과 더불어 사라지는 반면 집단 기억은 불멸해 계속 전파된다.
하지만 개인의 기억처럼 집단의 기억 역시 시간이 흐르면 사소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지우고 강렬한 감정과결부된 순간들만 붙들어 남기게 된다. - P258

여기 사직서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양 떼한테 지금처럼 계속 살인자들의 영광을 칭송하도록 가르치세요. 합의가 도출된 주제들만 잔뜩 머릿속에 집어넣어 주면 무식이 자랑인 줄아는 교양 없는 학부모들이 아주 좋아라 하겠네요.

「당신과 대화를 하다 보면 돈과 보상과 처벌이 전부인,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삶의 동력으로 삼는 우리 시대의 낡고즉자적인 사고방식에 내가 길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돼요.」

게브가 했던 말이 있는데, 뭐였더라? 그래, 우리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라고 했어. 정말 그런지 두고보자.

유머의 정석 : 1) 웃기다고 미리 말하지 말 것. 2) 말끝에 웃지말 것. 3) 웃긴 농담이었다고 스스로 말하지 말 것. 이 의사는 심리학의 기본도 모르는군.

나라는 존재는 111개의 기억들이 켜켜이 쌓인라자냐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마르셀 프루스트의 다른 문구 하나가 벽에 붙어 있는 걸 발견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통해서만다른 사람들을 알게 되는 존재이며, 그 반대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거 알아요? 어떤 기억을 자주 불러낼수록 그걸 변형시키게 된다는 사실을?

「SF 작가 필립 K. 딕은 이렇게 말했어요. 현실은 우리가 그것을 믿지 않게 되는 순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 말의 함의는, 우리는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세계에서, 우리 자신이라고 믿는 인격을 연기하면서, 우리가 말을 주고받는다고 믿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존재일뿐이라는 뜻이죠.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건 우리가 바꿀수 있는 기억들의 집합에 불과하다는 의미예요.

「괴물에게 공포를 불어넣으려면 그를 거울 앞에 세우면 돼요.」

「〈애벌레한테는 끝인 것이 사실 나비한테는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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