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없이 달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달리기만 할 줄 알고멈출 줄은 모르는 자동차는 아무 쓸모도 없는 물건이듯이, 인생도 그런 것이었다. 언젠가는 멈추기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 있다. 끝까지 달려가 보고 싶은 무엇, 부딪쳐깨어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깨어져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밖에 위로할 수 없다.
우리 삶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는 것이 아버지가 가르쳐 준 중요한 진리였어. 아버지가 잘못한 게 있다면 너무 많이 생각했다는 것이지. 자기 용량을 초과해 버린 거야. 그러면 곤란하다는 것도 우리 아버지가 내게 남긴 교훈이야.
솔직함은 때로 흉기로 변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일 수도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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