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감사 노트 (2024 에디션 : 피치 퍼즈 & 스윗 드림) 3·3·3 감사 노트
좋은생각 편집부 지음 / 좋은생각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하루에 숨어 있던 감사!

좋은생각 단행본, 3·3·3 감사노트(‘감사노트 기록단’)

 


3·3·3 감사노트를 꼭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내 간절함이 닿았는지 당첨되었다! 감사 노트에 손을 잠깐 얹고,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이유는 모르지만 떨렸다(나의 하루에 감사할 게 있나 싶어서 그랬을까). 솔직히 나의 하루에 감사한 일을 찾기 힘들 거라고 확신했다. 매일 다이어리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늘 짜증과 한숨뿐이었고 감사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듯 생각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걱정이었다. 하루에 나에게 고마운 일 세 가지, 타인에게 고마운 일 세 가지, 오늘 하루에 기억에 남는 일 세 가지를 써야 한다는 사실이. 시험지면 찍을 수라도 있지만 이 질문에는 내가 아니면 답을 아예 할 수 없는 나만의 감사 노트였다. 그래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여백보다는 뭐라도 채우는 걸 좋아하는 내가 어떻게서든 답을 찾아내 끄적일 거라는 확신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감사 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감사 노트 1일차는 뭔가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쓰는 건가?’라는 질문을 고마운 일 하나하나 적을 때마다 했다. 정답이 없는데, 자꾸 정답을 찾으려고 했다. 나의 하루 중 감사한 일을 이렇게 찾기 힘들었나?, 싶어서 짜증과 한숨으로 하루를 보내는 나를 꾸짖고 싶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다. 마음과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웃음과 행복을 채울 수 있는 하루를, 그렇게 많은 날을 아쉽게 보낸 게 후회돼서 나의 하루 중 꼭꼭, 숨어 있을 감사를 찾기 위해 애썼다. 겨우 찾아 끄적인 감사는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순간에서 나에게 찾아왔다. 그동안 나는 감사를 얼마나 거대한 덩어리로 생각했던 걸까.

감사 노트 2일차1일차보다 아주 조금 수월했다. 감사를 찾는 재미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감사를 찾기 위해서라도 나의 하루를 조금 더 괜찮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꼭 나의 하루 중, 숨은 감사를 찾는데 설레는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었다. 감사 노트를 꾸준히-부지런히-쓰다 보면, 정말 감사로만 가득한 하루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어색해서 주변을 자꾸 둘러보는 것처럼 예시로 나와 있는 감사 노트를 여러 번 보기도 했지만). 감사 노트 3일차에서 작심삼일의 표현이 떠올랐다. 다행히(?) 가장 힘든 3일째 되는 날도 무사히(?) 감사 노트를 썼다. 3일차가 되니 하루를 떠올리며 감사를 떠올리는 내 모습이 제법 익숙했다. 머리를 꽁꽁, 싸매고 찾으려 들지 않아도 감사가 내게 찾아온 것처럼 빠르게 빈칸을 채웠다. 4일차, 5일차, 6일차는 한 달은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펜을 움직였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다이어리를 쓰는 것처럼 감사 노트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감사 노트와 친해졌다. 감사한 일을 기록하니 그날 있었던 일들이 조각조각, 떠오르면서 감사한 날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사가 있었기에 기록한 것을 보고 떠올릴 수 있는 하루가 있었다!

꾸준히 감사 노트를 쓰면서 나의 하루를 값지게 보낼 것이다. 늘 평범해서 지루하게만 느꼈던 하루하루는 지루할 틈 없이 바빴고, 감사가 불쑥- 튀어나와 아주 반갑게 인사했다. 너무 작고 사소해서 내가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감사 노트를 펼치지 않았다면 가장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항상 눈에 보일 만큼 큰 것만 좇았고, 그 뒤에는 텅 빈 숨 가쁨과 외로움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부시게 빛나는 사소한 것들을 마음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하고, 그것들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사 노트를 쓰기 시작하고 나서 나의 하루는 천천히, 조금씩 특별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항상 특별한 하루를 이제야 눈치챘는지도 모르겠다.

감사 노트에 오늘의 한마디가 실려 있는데, 그 한마디를 따라가다 보면 현실의 내가 꿈꾸던, 절대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온점 끝엔 가장 행복한 내가 서 있다, 내가 원하던 내가 서 있다. 눈을 감고, 문장에 손가락을 올리고 쓰다듬으면 글자가 툭-하고 튀어나와 따라붙는 것 같다, 나를 안아주려고 말이다(길을 알려주는 북두칠성처럼). 일곱 개의 오늘의 한마디를 내 마음에 깊이 새겼다, 오래오래 나를 붙들어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내일도 오늘의 한마디를 마음에 새길 것이다. 텅 빈 마음을 오늘의 한마디로 새겨서 가득 채울 것이다. 환하게 빛나는 글자들을 새기다 보면 정말 내가 진심으로 웃고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내일도 감사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일 것이다.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사소한 순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감사를, 그 감사를 온전히 느끼며 베풀 수 있는 내가 되는 날까지 감사 노트는 쓰일 것이다. 그러다 보면 차곡차곡- 쌓인 감사 노트를 보며, 감사하는 날이 올 것이다, 분명!

 


감사 노트감사 기록을 위해 좋은생각 단행본에서 받았습니다:D

 


#333감사노트 #좋은생각단행본 #좋은생각 #감사노트 #감사일기 #감사노트챌린지 #감사노트_일주일 #감사 #오늘 #하루 #기록 #습관 #3가지 ##건강 #마음 #힐링 #정리 #서평 #책로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3·3 감사 노트 (2024 에디션 : 피치 퍼즈 & 스윗 드림) 3·3·3 감사 노트
좋은생각 편집부 지음 / 좋은생각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에 3가지씩 찾는 감사한 일을 기록할 수 있는 노트! 쓰기 시작하면 특별한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알아주는 마음
김지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믿음과 기다림, 그리고 의지

김지호 에세이, 마음을 알아주는 마음(은행나무)

 

언어치료사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열한 에세이라고만 생각했다. 언어치료사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펼친 이 책에 빠져드는 건 한순간이었다. 읽는 동안 미소를 짓기도 하고, 마음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물컹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래도 가볍게 책장을 넘긴 나에 대한 이 책의 울림 있는 복수(?)가 아닐까, 생각했다.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런 아이들을 침묵하고 숨어버리게 만드는 세상에 관한 김지호 언어치료사의 이야기는 생각에 긴 꼬리를 물어다 줬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아이들은 수많은 좌절을 경험하고, 불편하고 불쾌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받아내야만 했다. 그 옆을 지키는 보호자들도 마찬가지다. 말의 문턱 앞에서 걸려 넘어진 아이들과 그 옆에서 넘어진 아이를 찢어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하는 보호자들의 꾸밈 없는 이야기에 세상을 향한 원망 그리고 좌절을 경험했다. 그리고 내가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졌다면 또는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의 부모였다면, 그리고 말의 문턱에 걸린 나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을 어땠을지 등 를 대입하여 수많은 가정을 세웠다. 가정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몸을 웅크리고 어둠이 되어 영원히 사라지길 바랐다. 두려움과 불안이 나를 쉴 새 없이 뒤쫓고,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고 사라지길 바랐다. 이런 생각이 들자, 미안함과 감사함이 동시에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생활할 수 있음에 감사함이 더 컸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전혀 자유로울 수 없는 나는 쉽게 흔들리고 약하니까.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면 왜 저러지?’와 같은 질문이 생각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머릿속에 물음으로 떠오르던 몇몇 순간들이 떠올랐다. 읽는 동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깨달았다. 나는 타인에게 시선을 받을 행동과 말을 전혀 하지 않으려고 수많은 계산 끝에 출력한다. 그래서 나와 다른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들이 틀리게느껴진다. 핑계지만, 이 부분이 장애를 향한 나의 부끄러운 편견을 갖게 하는 데 작용했다. 장애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잊고 산다. 장애 가진 사람을 보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는 답답함은 무엇일까? 말하지 않는 게 상황에 좋을 것 같아서 의지대로 말을 안 한 적은 많지만, 말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는 상황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아서 아이들의 답답함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걸, 자신의 이야기를 지저귀는 새들처럼 하루 종일 하고 싶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들과 보호자에게 언어치료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아이의 의지와 보호자의 책임이 필수적이고 중요한지도. 이 책에 등장한 아이들은 하나같이 맑고 푸르렀다. 내가 생각했던 장애와는 전혀 달랐다(장애에 대한 나의 편견이 아주 심했구나, 또 깨닫는다).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졌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본인만의 세계를, 본인의 자리를 잘 간직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 세계와 자리를 위협하는 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와 동정과 안타까움, 불편함을 담은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었다. 아이들은 그 시선에 굴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나는 몸에 힘이 세게 들어갔다.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강하고 단단했다. 자신 때문에 부모님이 힘들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채고, 그 마음을 만져줄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겠지만, 그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건 어른의 몫이다. 답답함에 어른이 개입하면 아이들이 지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성장과 회복을 막아버리게 된다. 아이들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 자신을 믿고 기다리며 지지하는,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어른을 원한다. 아이들은 각각 제 속도대로 오늘도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더딘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들은 수많은 좌절을 경험한 만큼 상처가 많고 덧났겠지만, 상처 위에 굳은살이 생겨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아이들에게 더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건 아이들을 향한 믿음과 기다림이다. 아이들의 특별한 순간을 함께 보내면서 어른들 또한 성장할 것이다. 아이만 어른에게 도움을 받고 의지하는 게 아니라, 어른 또한 아이에게 도움을 받고 의지하니까.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들이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함께 하는 보호자와 언어치료사에게 힘찬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지키며 한 걸음씩 단단하게 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에게도!


 

김지호 언어치료사님! 잘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아닌 척 숨겨둔 저의 모습에 부끄러웠고, 반성했습니다. 말의 문턱에 걸려 넘어진 아이들과 보호자의 이야기는 봄날 같았어요. 아프기도 했고, 퍽 다정했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언어를 찾아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하는 그날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언어치료사의 역할과 일하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분,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면서 받은 선물들을 알 수 있어서 의미 있고 따뜻한 시간 보냈습니다.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일을 해서 그런지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마음을알아주는마음 #김지호 #언어치료사 #에세이 #은행나무 #아이 #언어 ##보호자 #어른 #아이들의_세계 #치료 #회복 #믿음 #기다림 #의지 #성장 #책로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아이들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건 태양의 아이들덕분이야.

한요나 장편소설, 태양의 아이들(앤드)(SF소설)

 


태양의 아이들은 넥서스 제2회 경장편 작가상을 수상한 한요나 작가의 청소년 SF소설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작품이지만, SF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망설임 없이 책장을 넘겨도 좋다!

좋은 햇빛이 곧 권력과 부가 되는 세상에서 사는 하루와 주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SF소설이라고 해서 내가 이미 접하거나 알고 있는 스토리에 인물과 배경, 인물 간 갈등 등에서 진부한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 좋은 햇빛이 권력과 부가 된다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끌었다. 언젠가 지금 당연하게 매일 쬐고 있는 햇빛이 정말 권력과 부가 되는 세상을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서늘하기도 했다.

하루는 1구역 아이들처럼 까만 머리카락이 아닌 갈색 머리카락을 갖고 있고, 주하는 까만 머리카락과는 전혀 동떨어진 빨간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까만 머리카락은 선망의 대상인 반면, 빨간 머리카락은 오염이나 외계인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출신 구역 상관 없이 머리카락 색을 통해 계급을 나눈다. 주하는 빨간 머리 때문에 통합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괴롭힘을 당한다. 하루는 주하에게 동정이 아닌 진짜 친구로 다가가 주하의 보호자가 되길 자처하고, 후에는 주하가 마음을 놓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된다. 주하는 하루 같은 친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낯설면서도 좋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그것을 알아채는 건 주하 본인이 아닌 빌리다. 빌리는 주하와 하루가 조금 더 진짜 친구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이 주하를 따라다닌 건 주하도 어느 정도 무슨 의미인지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주하는 빨간 머리 때문에 집에서, 학교에서, 연구소에서 끊임없이 의심했을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어쩌면 하루를 만나기 전에는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하루는 주하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명쾌하고 능숙하게 답변을 내놓는다. 주하는 그런 하루가 어른스럽고 능숙해 보여 신기하지만, 하루는 주하와 가까워지고 싶었던 시간에서 느꼈던 감정이라서 주하가 지금 감정이 느끼는 것이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을 알고 주하가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주하의 옆에 있는 하루는 어른보다 더 어른 같고, 주하의 말을 빌려 정말 태양의 아이로 태어났어도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냈을 것이다.

럭스로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섹터와 럭스 장사꾼들이 어린아이들을 착취하고 있고, 구역이 낮거나 구역 경계에 있는 아이들일수록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주하는 당장이라도 고향이자, 할머니와 사촌 언니와 동생이 있는 5구역에 가려고 한다. 가족 안전의 걱정보다 어린아이들을 구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결국 5구역에 가서 상황을 본 주하는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진과 연구원들, 군인들 사이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그들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니까. 아이들을 착취하면서 위험한 생활에 빠뜨린 섹터와 장사꾼들을 적극적으로 잡아들이지 않고 그저 아이들을 기준에 따라 나눌 뿐이다. 그들도 사실은 럭스를 만들 줄 아는 태양의 아이들을 찾아 연구소로 데려가기 위해 아이들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5구역에 넘어온 것이 아닐까, 의심할 수밖에 없다(섹터와 럭스 장사꾼들과 뭐가 다를까?). 주하는 5구역에서 떠날 때까지 적극적인 개입이 없는 그들을 보고, 무력감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이 아이들을 구해내고 싶다는 의지를 키운다. 주하의 의지에 불을 붙인 건 언제나 주하의 편에서 함께 하는 하루다. 주하,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주하에게 하루의 말은 앞으로 주하가 가는 길, 마주할 상황에서 북두칠성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햇빛과 권력과 부, 그리고 럭스, 경제적인 이득이라는 키워드로 이 소설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책장을 덮고 나면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세상눈부신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을 점령한다. 좋은 햇빛으로 계급이 정해지고, 머리카락이 선망의 대상 또는 괴롭힘의 대상으로 만드는 설정이 꼭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방황과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 갈색 머리의 하루는 다른 친구들이 괴롭히는 빨간 머리의 주하를 전혀 개의치 않고 진짜 친구가 되고 원래 머리 색을 두고 파란색과 흰색으로 염색한 1구역의 아이들인 빌리와 레오니는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고, 빨간 머리 주하는 튀는 머리 색 때문에 관심과 불편한 시선을 받고. 학창 시절 때, 나는 주하였던 것 같다. 수많은 감정이 휘몰아치는 하루하루를 살아냈던 나에게 하루 같은 친구가 있었다면 큰 위로와 더불어 조금 더 괜찮은 시간을 보내면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울적하다. 하루와 주하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 시간을 외롭지 않게 함께 잘 걸어갔으면 좋겠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잿빛이 내려앉은 세상에서 하루와 주하가 개의치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며, 본인만의 세상을 되찾길 바란다. 하루와 주하의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하루와 주하가 세상 곳곳에 있을 테니까. 그들에게 희망이니까. 우리가 좋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건 태양의 아이들, 즉 앞으로 세상을 무지개 색깔로 물들일, 한창 푸릇푸릇하게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 덕분이다(이 점으로 보면 좋은 햇빛이 권력과 부일 수도 있겠다). 예상치 못한 만남과 상황, 감정에서 정체성을 찾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하루와 주하를 통해 경험한 눈부신 성장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배움만큼 끝이 없는 눈부신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 책을 펼칠 청소년들의.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넥서스 앤드러블(&) 52회차 서브미션1(서평) 활동을 위해 넥서스로부터 받았습니다:D

 

한요나 작가님! 잘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표지, 내용까지 삼박자가 아주 딱, 맞는 소설이었습니다. 청소년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어른으로 읽는 청소년소설을 느낌이 색달라요.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괜히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진달까요. SF소설이라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게 잘 읽었고 하루와 주하, 그리고 아이들의 머리 색 등 소설에 등장하는 것들에 제가 생각하는 의미를 부여하여 생각하니 이 소설이 몇 번 다시 태어났어요! 다시 한번 잘 읽었습니다><

 


#태양의아이들 #한요나 #한요나SF #넥서스 #넥서스앤드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SF소설 #SF소설추천 #서평단 #앤드러블5#2회차_서브미션1 #소설추천 #태양 #아이들 #감정 #어른 #성장 #앞으로 #미래 #시간 #감정 #친구 #다름_틀림 ##책로그







태양의 아이들_2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놓아 부르면, 닿으려나요.

조해진, 겨울을 지나가다(작가정신)

 

올해의 소설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따뜻했던 조해진 작가의 소설을 만났다. 조해진 작가와의 만남이 겨울을 지나가다여서, 올해가 끝나갈 때여서, 추울 때여서 좋다.

엄마라는 두 글자는 무슨 힘을 가지고 있길래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목이 메고, 눈시울부터 붉어지는 걸까.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에게 바치는 헌사이다라는 책을 소개하는 강렬한 문장에 마음이 이상했는데, 책장을 펼쳐 조해진 작가가 그려놓은 세상에 들어가 보니 이상한 감정이 무엇인지 대충 형태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엄마라는 두 글자에 목이 메는 이유와 책을 소개하는 한 문장에서 오는 수학 공식처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들이 이 책을 읽고, 마음껏 서로를 위해 웃고 울다가 숨이 쉬어지지 않을 만큼 꼭 안아주면서 서로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임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 잠깐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수시로 내 눈과 마음에 물을 차게 만들었다. 엄마는 이런 내 마음을 알까 싶다가도 나를 위하는 엄마의 마음 또한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어 생각하기를 멈췄다. 내 마음에 거칠게 이는 물결이 잔잔해지면, 엄마께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엄마를 향해 끄적였던 수많은 편지는 (진심이 담겼지만)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해 뻔한 말의 나열이 되었지만, 이 책에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 엄마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담겨 있으니 작은 글씨가 엄마 눈을 괴롭혀도 꼭 끝까지 읽어달라고, 그러다 엄마의 마음을 쏙- 빼닮은 문장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색을 칠해도 좋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존재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 사라진 건 없었다.’/‘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 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132)의 문장을 만나기 위해 나는 정연과 함께 엄마를 떠나보내고, 추운 겨울을 아프면서도 따뜻하게 보냈다. 이 문장을 만나기 위해 너무 아팠던 것 같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울고 웃었다. 마음 한곳이 자꾸 저릿한 게 엄마라는 단어가 너무 따뜻하면서도 아프게 느껴진 건 처음이라 복합적인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숨기도 하고 도망도 다녔다. 고백하면, 엄마의 죽음에서 도망 다녔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되도록 아주 멀었으면 좋겠는(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 ‘엄마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두 눈 가득 물이 채워졌다. 엄마는 나의 세상이고 전부라는 사실을 책에 밑줄을 긋고 내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 이상으로 절감했다.

엄마를 보낸 후, 엄마의 집과 식당에서 엄마가 남겨둔 흔적으로 엄마 없는 삶을 사는 정연이를 보고 분명 추운데, 어디서 온 지 모를 온기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고 느꼈다. 정연이가, 별이 된 엄마를 마음에 품은 딸들이 다시 살아가는 힘이 곧 그 온기이지 않을까.

엄마의 죽음이라는 것이 곧 빈 자리, 공허함 뿐인 자리라고 딱 끊어냈는데, '부재'를 언급하면서 누군가의 죽음 이후 남겨질 사람들의 세계를 '확장'(연결)했고, 남는 사람들이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다정한 시간을 만들었다. 옷깃을 여며도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읽은 나는 다정하고 귀한 시간을 선물 받은 것이 틀림없다. 책장을 펼치고 덮는 순간까지 엄마를 잊은 적 없으며, 갑작스럽지만 엄마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에 울컥을 내포한 분노로 목놓아 부르고 싶다는 충동까지 일었다. 소리 없이 엄마를 부르는 나를 엄마는 알 것이다. 엄마와 딸은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 드리운 햇살과 그늘을 알아내고 웃어주고 토닥여주는 존재이니까. 정말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에게 바치는 헌사가 아닐 수 없다. 세상 모든 엄마와 딸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은 작정단 11기 활동을 위해 6번째로 받은 책입니다:D

 

올해의 소설이라고 생각할 만큼 좋은 작품을 만나게 해준 작가정신 출판사에,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에게 바치는 헌사를 써준 조해진 작가님에게 우주를 담아 고마움을 전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딸 중, 한 명으로서 감사히 작가님이 써준 헌사 잘 받았습니다.



조해진 소설, 『겨울을 지나가다』(작가정신)



조해진 작가님



< 차  례 >



너무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