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파티 : 파티원 구함
노에미 볼라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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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인생은 나혼자! 🎈
: 노에미 볼라 글•그림, 송섬별 옮김, 『인생 파티 : 파티원 구함』 🎉 (문학동네)

뭉끄 6기 6월 마지막 그림책을 읽었다. 마지막 그림책이 <인생 파티>라고 하니 내 앞날을 응원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인생을 즐겁게 파티처럼 즐겨보라고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펼친 노에미 볼라 작가의 <인생 파티 : 파티원 구함>은 여러 번 읽고 나서야 그림책에 담긴 의미를 아주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음? 뭉끄 6기 마지막인데? 이 그림책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생각했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그림책에 꽂힌 문동 그림책 편집자님의 편지 한통을 읽고 나서야 이 그림책과 서먹했던 분위기를 풀 수 있었다. 서먹한 분위기를 만든 건 자꾸 의미를 찾고, 해석을 하려는 나의 태도 때문이었다. 그냥 읽고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정답을 찾으려고 하니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놓치게 되었다. 6번째 그림책을 하마터면 즐거움을 잃고 얼굴을 찡그린 채 마무리할 뻔 했다.
<인생 파티 : 파티원 구함>은 유쾌한 그림책이다. 파티에 필요한 것들이 다 준비되어 있지만 딱 하나가 없다. 바로 ‘파티원‘이다. 파티원을 구하기 위해 애벌레는 친구들에게 전화하지만 친구들은 각자 일정이 있어서 파티에 참석하지 못 한다고 한다. 애벌레는 파티원을 모으지 못 하지만 결국 방법을 찾아낸다. 애벌레가 주최한 파티의 파티원은 바로!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하면 된다!
함께 어울려 지내는 세상이고, 함께 해야 좋은 일은 배가 되고 나쁜 일은 나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혼자여도 좋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혼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 애벌레의 파티에 친구들이 오지 않았지만 애벌레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파티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 바로 혼자만의 시간! 즐거운 파티를 하고 잠에 든 애벌레는 자기와 파티를 즐긴 이들이 떠나는 꿈을 꾼다. 그 꿈은 아마 애벌레가 아직도 파티에 친구들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한 마음이 쓰였기 때문이다. 애벌레가 겪는 마음을 나도 겪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쉽게 괜찮다고, 말할 수 없다. 전혀 괜찮지 않다는 걸 아니까. 하지만 애벌레는 그 시기를 지나고 나면 ‘혼자만의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말 것이다.
유명 개그맨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혼자서 잘 지내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외로워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건 좋지 않다고. 그 말의 의미를 아주 조금씩 깨닫는 시기에 올라서 있는 나는 매일이 아슬아슬한 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불안정하다. 외로움이 분명 누군가를 찾게 만들고, 그 외로움으로 부른 껍데기 뿐인 관계들은 나를 더 다치게 할 거라는 걸 알면서 순간을 참지 못 해 후회할 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애벌레처럼 파티에 초대할 친구들이 없다. 그래서 외로워도 혼자 어찌저찌 지나보낼 뿐이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내가 더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애벌레의 파티는 아주 즐거웠다. 분위기도, 음식도 모두 완벽했다. 앞으로도 애벌레가 자주 파티를 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기만의 파티를 만들어 즐겼으면 좋겠다. 초대에 올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친구들을 불러 더 즐겁게 놀면서.
‘혼자‘에 대한 생각지 못 한 유쾌한 깨달음을 준 <인생 파티 : 파티원 구함> 덕분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내가 더이상 안쓰럽지 않다. 혼자인 이유는 내가 다 부족하고 어울리지 못해서라고 자책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젠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숨구멍을 찾은 것 같다. 또다시 혼자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고 견딜 수 없을 때는 애벌레가 주최한 <인생 파티>에 참석해야겠다. 애벌레는 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니 나를 아주 환하게 맞아줄 것이다. 혼자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싶다면 애벌레 집으로 가서 띵동! 초인종을 누르고 애벌레의 환한 환영 인사를 받으며, 파티를 즐겨보자!

★ 이 책은 뭉끄 6기 6월 활동을 위해 문학동네에서 받았습니다:)

☆ 벌써 뭉끄 6기 활동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뭉끄 6기로 활동하면서 좋은 그림책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뭉끄 7기 활동도 가능하다면 꼭 하고 싶다.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한 달들이었다.

#인생파티 #노에미볼라 #문학동네 #뭉끄6기 #혼자

#뭉끄6기6월그림책 #마지막그림책 #활동끝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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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없을 뿐 인생그림책 50
이수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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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이수연, <용기가 없을 뿐> (길벗어린이)

개 사원의 하루하루를 따라가면서 나의 하루하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나뿐만 아니라,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이 곧 개 사원의 하루하루였다. 개 사원의 하루에 공감했지만 위로 받지 못 했다.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것도 더이상 위로가 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와 같은 누구 하나 제대로 된 답을 줄 수 없는 질문을 하다가 이내 짜증과 답답함이 뒤섞인 한숨을 여러 번 내뱉는 것으로 마지막장까지 읽고 책을 덮었다. 개 사원이 안쓰러우면서도 우리 모두 이렇게 사는 거고, 그게 우리 삶 아닌가 덤덤하고 냉정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다. 공감하고 위로 받으며 모두의 하루를 응원하면서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앞으로 더 나은 날들이 기다릴 거라고 희망을 품으며 덮고 내 마음에 품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나와 비슷한 삶을 사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더이상 위로가 되지 않았다. 다 함께 힘들게 산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던 건 위로받을 힘조차 있을 때였다. 지금의 나는, 영업사원으로 주말 없이 매일 일에 치여 사는 개 사원의 하루는 나에게 더 무거운 짐이 되어 내 안에 쌓였다. 개 사원의 하루가 나의 하루와 다른 듯 하지만 꼭 닮아 있어서 개 사원에게 어떤 위로도 응원도 해주지 못 했다. 그저 머리를 헝클이고 한숨을 쉬며, 피곤에 찌든 눈으로 개 사원의 하루를 따라가는 것밖에 하지 못 했다. 그게 내 최선이었다. 지금 내 상태가 그렇다. 내가 위로받을 힘이 있을 때, 그때는 개 사원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진심으로 전해줄 수 있지도 모르겠다.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에게 위로와 응원을 하겠나, 그냥 침묵을 하는 게 낫다. 실은 할 말이 없다. 그냥 입을 다물고 있는 게 같은 처지에 있는 서로에게 가장 큰 위로와 응원이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일하면서 말을 줄이고 입을 다물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엔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일하면서 말 거는 동료에게 아주 간단한 답만 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알게 되었다.간단한 답하는 것조차 큰힘이 들어갈 정도로 내가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매일 매순간 깨닫는 중이다. 그럼에도 어른인 나는 아프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지친다는 말을 할 수 없으며 그냥 말수를 줄인 채 아무렇지 않게 내게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고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쓸려 가듯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내가 그리던 삶을 살 줄 알았다. 어른이 된 내게 세상은 차갑고 째째하고 거칠게 대했다. 사람도 그랬다.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울타리가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울타리 밖을 나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겁없이 들었던 어린날들이 한여름밤의 꿈 같다. 그 꿈이 그렇게 달고 안전하고, 다정한지 몰랐다. 뭐든 직접 부딪치고 지나쳐봐야 안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나서부터 매일 느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어른의 삶이라면 감히 어른이 빨리 되고 싶다, 어른이 되어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어리석고 가벼운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안 했을 것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시간에게 멀어지려고 발버둥치며 어른이 되기를 미루고 또 미뤘을 것이다.
사는 건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금요일 오후 개 사원이 지하철에서 들었던 한 청년의 말을 통해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저런 말을 큰 소리로 말하는 그 청년의 마음을 내가 얼마나 안다고, 그게 뭔지 얼마나 안다고 이렇게 마음이 아프다니. 태어나서 처음 만났다. 모든 사람 앞에서 크게 저 문장을 외치는 사람을.’ 문장이 적힌 페이지에 개 사원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마음이 아팠다. 개 사원이 짠해서가 아니라 내가 짠해서. 아등바등 버텨야 하는 우리가 너무 너무 불쌍해서 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기어코 참아냈다. 한 번 터진 눈물을 댐을 방류하듯 어마어마한 물을 뱉어내니까. “사람하고 말하는 게 진짜 좋아요. 너무 외로워요!”라는 말을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 청년의 마음을 감히 짐작했다. 나도 청년처럼 목청껏 외치고 싶은 말들이 속에서 들끓고 휘저어 돌아다닐 때가 있으니까. 청년의 용기는 대단했다. 모두들 다 그렇게 산다고, 다들 속에 가둬두고 산 말들이 저 깊은 심해에서 몸집을 부풀려 아주 천천히 무게감 있게 헤엄치며 사는 물고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심해인데도 겁나서 감히 곁눈질로도 보지 못하고 발을 들이지 못한 채 그렇게. 누군가의 용기가 다수의 마음을 열 수 있고 메말라 있던 눈동자에 물을 뿌려줄 수도 있다. 개 사원의 메마른 눈에 물을 준 청년도 그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용기를 내준 청년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당신의 용기에 개 사원은, 나는 또다시 버텨볼 희망을 품었다고.
개 사원 아버지의 돌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위험한 강을 헤엄치는 것도 모자라서 무거운 돌을 안은 채 강을 헤엄쳤다니. 정말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는 게 그런 거 아닌가. 살아갈수록 지켜야 하는 것이 늘어나고, 그것이 대부분 내가 지켜야 하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무겁게만 느껴지는 것들이다. 무겁지만 포기하고 내려 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무겁고 지치게 하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나를 무너지지 않고 잃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면 돌도 내가 딛고 일어서는 지지대가 되고 잠깐 쉴 수 있는 의자가 되고, 흔들림에 날아가지 않도록 나를 잡아주는 친구가 될 수 있다.
매번 같은 하루이지만 같은 하루는 없다. 우리는 저마다 어제와 조금이라도 달라져 있을 오늘을, 그리고 오늘보다 나을 내일을 맞이할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은 채 살고 있다. 버티기 위해 살기 위해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서 말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도 벅찬데 용기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마음 다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마음 다치는 일에도 미움 받는 일에도, 마음을 전하는 일에도 용기내야 한다. 산다는 것에 용기가 이렇게 필요했던가. 부모님에 비하면 나는 아직 어린아이지만 젊은 내가 감히 젊은 부모님은 얼마나 지난하고 고된 삶을 사셨나 짐작해본다. 그 삶에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지도 말이다. 짐작하는 것만으로도 무겁다. 어른이 되고 샇회생활을 하면서 어린날의 내가 봤던 부모님의 지친 얼굴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거울을 보면 한두 번씩 어린 내가 눈치봤던 피곤에 찌든 부모의 얼굴이 보인다. 나는 부모님처럼 인상 쓰지 않고 가볍게 살 거라고 다짐하고 뭐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자신했는데, 다짐은 진작에 무너졌고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 못 할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직접 부딪치고 나니 알았다. 매일 용기를 내어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었다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용기를 내야 하는지 두렵다. 용기를 배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무조건 부딪치는 수밖에.
개 사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더 가라앉는다. 곳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개 사원들을 떠올린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매일 용기내어 살고 있다. 개 사원도 나도. 그러니까 용기내어 사는 우리에게 세상이 조금은 다정했으면 좋겠다. 다정함으로 용기는 물론 희망을 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용기가 필수조건인 세상에 발을 들인 우리는 늘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우리의 용기와 애씀을 세상이, 서로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 코가 석자라고 해도 어차피 인생이라는 것은 혼자 살 수 없는 공동체 운명을 타고 난 것 아니겠나. 정힘들면 기대보고,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늑대 사원처럼 먼저 손을 내밀고 그렇게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차갑고 냉정하고 거친 세상을 함께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더딘 것 같고 제자리인 것 같더라도 분명 아주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을, 나약하지만 분명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함이 존재함을, 한번 사는 인생이니까 뭐든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적당히 즐기며 가볍게 살아봐도 좋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그렇게 지루함과 반복함, 피곤으로 찌든 삶에 숨구멍을 스스로 만들어 하루의 즐거움과 개운함을 마음껏 느꼈으면 좋겠다. 단 하루라도, 그렇게 하루하루 늘려가면서 삶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꾸몄으면 좋겠다. 삶꾸! 우리는 삶을 꾸밀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고 있다. 삶을 꾸미는데도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낸 용기를 보면 분명 삶도 멋드러지게 자신만의 방식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별거 없는 하루 같아 보여도 삶꾸를 하는 중이다. 자신이 보내는 시간, 가고 있는 길,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의심 대신 무조건적인 믿음과 칭찬을 쏟아붓자. 오늘도 열일하는 삶꾸인들, 모두에게 <용기가 없을 뿐>을 선물하고 싶다. 위로와 공감이 없어도 좋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나서 시원하게 울거나 쏟아내듯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은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

#용기가없을뿐 #이수연 #길벗어린이 #개사원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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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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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는 이야기, 흉담 들어봤어?
: 전건우, 『흉담』 👻 (래빗홀)

첫 페이지부터 무서운 속도로 읽히기 시작했다. 전건우 작가님 첫 책이 나에게는 『어두운 물』이고, 첫 만남이 너무 좋았어서 그뒤로 나오는 작품을 다 섭렵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 『흉담』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서점을 갔다가 한번 헛탕치고, 두번째 서점 방문에서 재고 1권 남을 걸 구매했다! 쉽지 않은 만남이었고! 어렵게(?) 만난 『흉담』은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무섭고 빠른 속도로 페이지가 넘기게 만들었다. <경고>를 읽으면서 마음이 뭔가 쫓기는 듯 불안했다. 혹시나 이 책을 읽고 뭔가가 느껴지거나 내게 닿을까봐. 혹시, 설마하는 일이 일어나기 좋은 세상이니 말이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별의별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니 읽는 동안 감각과 신경이 더 날카롭고 빠르게 반응했다. 진짜 늦은밤에는 이 책을 넘기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다음 이야기가 자꾸 궁금한 게 아니겠는가. 꼭 공포 영화를 보면 하지 말라는 걸 하고, 가지 말라는 곳을 가는 이가 꼭 있고 그들이 예외없이 죽어서 발견된다. 경고문을 어기지 않기 위해 이 책 페이지를 넘기고 싶은 걸 계속 참고 있다. 퇴근해서 읽기에는 시간이 한밤중이라서. ‘근데 설마 나에게 뭐 일이 일어나겠어?’라는 마음이 고개를 불쑥, 들어올려 내 귀에 속삭인다. 읽어도 상관없다고, 그냥 책 아니냐고. 내 마음의 소리가 꽤 달달하게 들리는 이유는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책을 넘겼다. 넘기고야 말았다. 경고를 무시하고 읽는 내가 감당해야 할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또 감히 감당할 수 있다고 어리석게 자신하며.
흉담을 들으면 반드시 죽는다, 사람을 해치는 이야기. 흉담이라는 단어를 발음만 해도 괜히 주변에 냉기가 한껏 도는 느낌이다. 이 소설을 통해 흉담을 처음 들었고, 흉담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저주에는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해야 한다. 앙심과 상대, 그리고 대가. 내가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고, 다리 한쪽이 부러졌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하면 내 한쪽 다리가 부러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내가 평소에 쉽게 누군가를 저주한 적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내 신경에 거슬리거나 나를 불편하게 한 이들에게 ’저거 가다가 넘어져라, 가다가 타이어에 구멍이나 나버려라.’와 같은 말들을 속으로, 가끔은 밖으로 내뱉었다. 이것도 저주라고 할 수 있을까? 저주의 기준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내가 한 말들로 상대가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으니까. 무엇보다 일면식 없는 이들에게 스치듯 내뱉는 말이어서 저주의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발람이 말한 저주의 원리를 알고 나니 조금 괜히 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볍게 한 말들이 저주가 되고, 그 저주의 대가는 반드시 내가 받아야 하니 저주를 해서 내가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실제 경험이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뭐든 조심하고 경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차문수 교수의 죽음과 딸 차미조(편집자)의 연락을 시작으로 ‘흉담’에 다가가는 스토리. 듣는 것만으로도 반드시 죽게 되는 흉담인데, 이런 흉담을 알기 위해 다가가는 이들은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작가와 차미조가 흉담으로 인해 죽어버리진 않을지 가슴을 졸여야했다. 그들을 긴장과 불안으로 뒤따라가는 나도 죽음에서 자유롭지 않을 듯 해서 여러 번 읽기를 멈춰야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라고 하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 끈을 놓치는 순간 순식간에 차문수 교수가 고통스럽게 죽은 것처럼 고통스러운 결말을 맞이할까봐 두려웠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두려움을 느낀다. 전건우 작가님의 『어두운 물』 이후 오랜만이다. 두려움과 공포의 감각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두려움과 공포의 감각은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는 감각이었다. 나의 두려움과 공포의 감각은 너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흉담 앞에서 비로소 솔직해진 감각이었다.
흉담을 차문수 교수에게 들려준 육모돈이라는 인물의 등장은 스토리를 환기시키기 보다 더 극으로 몬다. 흉담을 퍼트리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지, 흉담을 어디서 들은 건지, 흉담의 시작은 어디인지 등등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책을 빠르게 넘길 수 밖에 없다. 암으로 곧 죽을 육모돈에게 흉담은 어떤 의미인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흉담을 들은 작가에게 악귀 차문수가 찾아오면서 문득 겁이 났다. 저주의 힘이 이렇게 강한가, 저주의 형태가 ‘말’인데 그러면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다는 것인가. 내가 그동안 뱉은 말들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공포 소설을 좋아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공포를 떠나 말의 무서운 힘에 대해 알게 되니 여러가지 생각이 뒤섞여 머릿속이 어지럽다. 나도 뭔가 홀린 게 아닌가 약간 과장을 더해 생각한다.
흉담의 시작을 밝히기 위해, 저주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작가와 차미조는 흉담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것이 흉담을 멈추는 일인지, 아니면 흉담을 더 자극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앙심과 저주로 인해 벌어질 일들에 대한 공포는 너무 잘 알겠다. 저주로 인한 말의 힘을 알아버려서인지 생각과 말은 내 의지와 달리 늘 한걸음 더 빨리 나가는데, 가다가 주춤하고 멈추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겁이 생겼달까, 다행인 걸까.
육모돈에게 들은 저주를 말하지 않고 저주를 멈추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가는 작가의 태도는 작가라는 인물을 구성하는 요소인 겁과 책임감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악귀가 자기를 찾아오고, 이번에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본인이 죽을 수도 있는데 작가는 저주를 전하는 대신 당장 닥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 나라면 일단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저주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을 택할 텐데, 작가는 어째서? 저주를 옮기는 것 자체가 살인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문수 교수 죽음으로 시작된 것이라서? 겁은 나지만 본인이 끝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니면 이 분야에 대해 너무 잘 알지도 너무 모르지도 않아서? 복합적인 거라고 생각하지만 귀신이 실제로 있다고 믿는 나로서는 그의 선택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이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 없기는 하다. 차문수 교수 죽음에 대해 경찰들이 제대로 된 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 고통스럽게 죽을 리는 없으니 타살을 염두해 둘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근데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차문수 교수는 정말 육모돈에게 흉담을 전해들으면서 겁내지 않았을까? 육모돈이 흉담을 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듣는 것만으로도 죽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안다면 전하지 않아야 맞는 게 아닌가? 읽을수록 물음표가 많이 생긴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책장을 덮고 나면 찝찝함이 아닌 개운함을 느끼고 싶다.
흉담의 진실에 다가설수록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는 서늘한 바람에 몸이 자연스레 움츠러 든다.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진실을 들춘다고 움직인 것 같기도 하고. 결국 흉담의 진실에 닿았다. 진실에 닿고 나니 악귀도 악귀이지만, 사람이 악해지면 정말 소름끼치고 무섭다는 것을 제대로 (소설이지만) 경험했다. 진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이다.
공포 소설이라서 재밌게 읽고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틀렸다. 재밌기도 했지만 재미 이상의 많은 것을 경험하고 가질 수 있는 시간을 『흉담』이 선물했다. 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준 전건우 작가님께 감사하다. 너무 잘 읽었다고, 재밌고 소름 돋고 무섭고 가쁜숨을 몰아쉴 만큼 몰입했다고 꼭 전해드리고 싶다.

#흉담 #전건우 #공포소설 #래빗홀 #소설적극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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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1
송라음 지음, 서수인 그림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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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대로, 마음껏 상상을 펼쳐봐! 💭
: 송라음 글•서수인 그림,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1』 📕 (창비)(가제본 서평단)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만 있으면 너무 재밌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니까 백과사전을 갖고 있는 새하는 세상을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재밌는 상상을 많이 하는 새하는 백과사전을 올바르게(?) 사용했다. 잘 쓰고, 반납까지 한 새하지만 반납하기 전까지는 새하가 사전을 계속 갖고 있고 제멋대로 굴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새하는 정말이지 재밌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1』 에서는 ㄱ,ㄴ,ㄷ 초성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공룡, 나라, 돈. 각 에피소드마다 새하의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새하가 만들어 낸 공룡과 나라, 돈은 다 사랑스럽고 어렸을 때 한번쯤은 꿈꿔봤을 것들이었다. 새하가 사전을 발견하고 사서 할머니 몰래 빌려온 건 사전을 만나기 위한 운명이었던 것 같다. 놀랍고 특별한 사전이 새하가 아니라 좋지 않은 곳에 사용할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다면 세상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1편 뒤로 이어질 2편에서 사전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 새하와 다르게 좋지 않은 쪽으로 사전을 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다음편이 기대되는 건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의 매력에 새하만큼이나 나도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상상을 하고 ‘그렇다니까’를 덧붙인다면 상상한 그대로 이루어지는 현실이라니 얼마나 놀랍고 재밌고 특별한가. 그런데 상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조금 무서울 것 같다. 어떤 상상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어른인 내가 하는 상상은 새하의 상상처럼 재밌지만은 않으니까. 너무 현실적이어서 차라리 상상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으로 혼자 상상하며 놀던 새하가 자신의 상상을 친구들과 나누며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상상 사전이 만능이라고 생각했다. 궁금한 것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정보도 많이 담고 있고 상상한 것을 이루어주고, 무엇보다 상상에서 확장되어 일상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만약 내가 이 사전을 갖게 된다면 나는 어떤 상상을 할까?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돈? 아주 큰 집? 엄마 아빠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 젊어지는 거? 새하처럼 재밌고 귀여운 상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상상보다는 현실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 같은 것이다. 어른이 되어도 동심이 분명 깊게 뿌리내려 어른의 생활이 힘들 때마다 힘을 빌려서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나의 바람인지 쉽지 않다. 매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쫓기다 보니 아이의 시선으로 뭔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새하는 커서도 어렸을 때 자신이 경험했던 사전과의 추억, 자신을 즐겁게 한 상상들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일 때보다 더 재밌고 독특한 새하만의 상상을 끊임없이 만들길 바란다.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 덕분에 아주 잠깐이지만 즐거운 상상을 했다. 내 상상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부분만 빼면 재밌었다.
그렇다니까 상상 사전이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서 할머니가 주시하고 있듯이 나도 다음 이야기를 주시할 계획이다.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데 상상 사전이 쓰이길 바란다. 새하가 꿈꾸는 세상이 이 이야기에서만큼은 충분히 가능하니까.
어린이의 상상력과 잠재력을 깨우는 웰메이드 판타지 동화!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 이 가제본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창비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

#그렇다니까상상사전1 #송라음글 #서수인그림 #창비 #웰메이드판타지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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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비밀 레시피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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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가득 비빔밥!
: 박새한 그림책, 『비빔밥 비밀 레시피』 🥗 (문학동네)(★뭉끄 6기 5월 그림책)

아이가 혼자 만들어 먹는 비빔밥은 건강과 맛을 한번에 잡았다! 아이의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내가 다 아는 맛이기에 그런 것 같다.

명절 때, 명절이 거의 끝나가면 나물들을 한데 모아 고추장, 계란 후라이까지 야무지게 챙겨 비벼서 먹는 비빔밥이 오랜만에 먹고 싶다. 군침이 돈다. 비빔밥 그림이 내 침샘을 제대로 자극했다!

비빔밥 들어가는 재료를 보고 아이처럼 운동회날 친구들, 버스를 타러 달려가는 아저씨들, 뒷산 등과 같이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재미를 나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지난주 본가에 있으면서 내 눈에 담겨진 것들은 전부 음식으로 이어졌다. 넓게 자리 잡고 있는 논이 꼭 시루떡 같았고, 무성한 초록잎 사이로 피운 꽃은 금방 토도독 튀겨진 팝콘 같았고, 하늘을 망토를 입은 듯 넓게 유영하는 구름은 솜사탕 같다며 아빠한테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 하는 참새처럼 계속 떠들었다. 아빠는 그런 내 말에 “너는 어째서 다 먹을 걸로 이어지냐.”라며 웃으며 말했다. 아빠의 말에 나는 방금은 아이 같이 조잘조잘 하다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잖아요. 먹는 게 낙이에요.”라고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미 어른이지만, 아빠한테 나는 여전히 애니까.

아이가 혼자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일이 참 즐거워보였다.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자기가 먹을 비빔밥에 들어갈 재료를 하나 하나 양푼에 정성스럽게 놓는 모습이 다정했다. 혼자서 밥을 챙겨 먹는 아이는 일찍 자신을 챙기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고, 특별한 일인지 깨달을 것이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끼니를 챙겨 먹을 때마다 대충 챙겨 먹는 것보다 정성 들여 준비해서 먹으면 스스로에게 더 좋다. 내가 나를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너무 당연하고 사소한 행동들로부터 나온다. 밥 한끼도, 나를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비빔밥 한그릇도 나를 사랑하는 표현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색이 알록달록해서 그림 따라 가는 눈이 너무 즐거웠다. 싱그러움을 한가득 품은 그림책이다! 연두색이 가득한 책 표지는 봄의 설렘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 🥗 ˚₊· 🥕 ˚₊· 🫜 ˚₊· 🍄‍🟫 ˚₊· 🍳 ˚₊· 🏡 ˚₊· 👦🏻

★ 이 책은 뭉끄 6기 5월 활동을 위해 ‘문학동네’에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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