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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린지 C. 깁슨 지음, 박선령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월
평점 :
책을 받아들고
'대인관계에 관한 책이구나.'
'자기계발서와 심리학의 중간쯤 되나? 분야에 비해 책이 무겁네?'라고 생각했다.
목차를 보고 놀랐다. "부모"라니! 그것도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라니. 금기는 아니지만, 부모의 잘못을 들추는건 어쩐지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읽는 것 만으로도 부담이 됐다. 나를 낳아주셨으니 어느 정도의 잘못은 덮어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내 속에 있었나 보다. 내 잘못을 들춘 듯 부끄럽고, 내 얼굴에 침뱉은 것같은 찝찝한 기분도 들었다.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의식적으로 처리하면서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방법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한다. 그들은 필요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미래를 예상하고 현실에 적응하며, 감정 이입과 유모를 사용해 어려운 상황을 완화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그들은 객관적인 것을 좋아하고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할 정도로 자신을 잘 알고 있다.
반면, 감정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은 행동, 감정, 정신적 특성에서 상당히 다른 경향을 보인다. 융통성 없고 외곬수다. 스트레스를 참는 능력이 부족하다. 본인 기분 좋은 일이 최우선이다.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다. 자기 중심적이다. 주관적이다."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은 정서적으로 미숙한 부모를 크게 - 감정적인 부모, 극성스러운 부모, 수동적인 부모, 자녀를 거부하는 부모 - 넷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런 부모들은 부모들이 자녀의 감정에 둔감한 환경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높다. 양육환경이 대대로 대물림된 것이다. "부모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본인의 가장 뿌리 깊은 감정들까지 억눌러야 했던 아이. 이 아이가 부모가 되면 아이를 자신이 원하는 '한정적 수용범위'란 틀에 가두게 되고, 아이는 이 틀에 몸을 맞춰 구부러진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각자의 기질, 건강 상태에 따라 아이들은 내부 발산자가 되거나 외형화되어 자라는데 기질은 극과 극으로 다르지만 오랫동안 부적절한 역할을 연기하며 자란다는 가슴아픈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잘못된 관계를 바로 보려면 일단 내 눈에 씌인 '부모'라는 단어가 갖고있는 프레임을 벗겨내야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존재, 아니고 사람이다. 부모의 모든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다. 부모자식 사이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복종관계도 아니다. 죄책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부모를 회유하고 노력해도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급적이면 감정적으로 얽히지 말고, 관여하지 말고 관계만 유지.관리하길 저자는 권한다. 물론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다.'란 유행어에 걸맞는 파격적인 조언도 불사한다.
우리에겐 인간적으로 불완전하게 살 자유(이는 곧 미성숙한 사람들이 누리는 자유라 쓰고 무책임이라 읽을 수 있겠다.)가 있는 것처럼 내게 해가 되는 사람을 멀리할 자유도 있단 거다. 부모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배신하라는 게 아니다. 부모님을 비난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난 또 하나의 편견을 거둬들였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부모관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과거 부모님이 내게 한 잘못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자녀에게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책은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 부모를 들여다보고 미숙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유형과 어떻게 대처하고 성장하는지, 부모로부터 벗어나 나를 찾는 과정,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까지 문제를 해결해가는 흐름대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경우) 처음엔 읽는게 괴롭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마음의 짐이 덜어졌다.
물론 끝까지 마음 속에 남는 속상함도 있다. 어디 한 곳만 속하면 좋겠건만. '부족하고 미성숙한 부모로서의 나'가 책 곳곳에 숨어 있어 부끄러운 순간이 많았다. 이건 두고 두고 평생을 풀어야 할 숙제되시겠다. 하. 태산이다.
+
번역이 정말 별로인데 내용은 너무 좋아 혼란스러웠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