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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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의료 트렌드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식품이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환자들을 진료하며 저자에게 쏟아진 무수한 질문 중 유일하게 답을 할 수 없었던 건 다름 아닌 "뭘 먹어야 몸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였다고 한다.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해 이 책이 탄생했다.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의 1부는 건강을 유지하는 인체 핵심 메커니즘 다섯 가지 '혈관신생, 재생, 마이크로바이옴, DNA 보호, 면역'을 살펴보고, 2부는 이 메커니즘을 이루고 있는 분자와 그에 적합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식, 반대로 우리가 먹는 식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3부는 이 음식들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적당한 양과 식단, 5x5x5 플랜을 소개한다. 이론 설명은 물론 200가지가 넘는 음식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상세하냐면 조리법, 보관법은 물론 품종까지 따져가며 추천해 준다. :)

(책의 두께만큼 글이 길다.ㅜ)

 

 

 

 

 

 

혈관신생은 몸에서 혈관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과정으로 암을 차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어 체계이다.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혈관이 산소와 필수 영양소들을 모든 신체 기관에 보내서 생명 활동을 지원한다. 그러나 혈관을 통제하는 능력이 상실될 경우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p.37) 암세포를 굶어 죽이고 악성 종양을 억제시키는 식품은 백가지 이상으로, 콩, 토마토, 블랙 라즈베리, 석류 등이 있으며, 감초, 맥주, 치즈 같은 의외의 식품도 있다.

 

 

 

줄기세포(재생)는 "우리 몸에 있는 37조 2천억 개의 세포 중 비율로 따지면 고작 0.002퍼센트에 불과"(p.57)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장기를 재생한다. ("심근경색이 있는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 2천만 개을 채취해 손상 부위에 주입한 결과 손상 부위가 50% 감소했다."(p.70)) 줄기세포는 젊음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노화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할 수도 있다.(p.198)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처럼 노화와 관련 있는 질병을 가졌다면 줄기세포를 증강시켜주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좋은 식재료로는 오징어 먹물, 통밀, 그린빈, 아로니아, 쌀겨, 어유, 강황, 적포도주, 맥주, 잎샐러리, 망고 등이 있다. 식단으로는 어류, 야채, 통곡물, 견과류, 올리브오일이 주가 되는 지중해식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p.200 즈음) 이 음식은 운동선수가 근육을 키우거나 수술 후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사람, 병에서 회복 중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줄기세포를 죽이는 음식도 있다. 암을 키우는 줄기세포를 죽이는 음식(다른 좋은 줄기세포는 죽이지 않는다.)으로는 녹차, 자색 감자, 호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등이 있다. (더 많은 정보는 p.230 즈음)

 

 

해수욕장에 놀러 갈 일이 생긴다면, 출발하기 전에 토마토, 수박, 구아바, 핑크 그레이프프루트 주스를 마시면 햇빛으로 인한 피부 DNA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그 양이 한도 끝도 없다. 전문가 수준의 자료를 원한다면 펍메드(pubmed: 미 국립보건원 의학도서관의 검색 DB)에서 2800만 건의 논문을 찾아볼 수도 있다. 이 책에 없는 매주 발표되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만날 수는 있겠지만 장담컨대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만큼 음식과 질병, 건강을 포괄적으로 잘 정리한 책은 이 전에도 없었고 당분간도 없을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이 정리된 책이라면 경기북부 도서관을 다 뒤져가며 찾아 읽었기에, 그만큼 절박한 사정도 있어 노력도 많이 했기에 믿어도 좋다.

책의 말미에는 '만루 홈런 타자' 식품(호박꽃, 생와사비, 여주, 고사리, 초콜릿 등)과 특정 질병에 특정한 양을 섭취했을 때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한 번 더 묶어놓았다. 내용이 너무 많아 (내 뇌가) 산으로 가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머릿속에 콕콕 들어오게 정리도 잘 되어 있다.

 

 

이 책 덕분의 나는 아이들에게 코코아를 줄 때마다 드는 죄책감이 사라졌고 장바구니에만 담겨있던 자색 감자(면역, 줄기세포에 좋은데 굽고 찌고 튀겨도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고.)를 주문했다. 친숙한 식재료를 보며 아이들이 먹던 모습이 생각나 난생처음 벽돌책을 읽으며 추억에 잠겨보기도 했다. 둘째의 면역검사가 끝나고 해가 넘어갈수록 면역 식단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는데 더 체계적인 식단으로 업그레이드해봐야겠다. :)

모두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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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라밸 - 행복은 내가 정한다.
김은정 지음 / 담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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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작 「부자는 내가 정한다」에서 돈 경영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번 저서 《머니라밸》은 자기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이 <머니라벨>이라서 돈에 얽힌 자신의 에피소드 그러니까 힘들었던 이야기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담겨있는 묵직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전 저서 이후의 삶 이야기이다. 책을 쓰고 강연하고, 돈과 사업체를 꾸리면서 가정에도 열심인 부지런한 한 사람의 이야기.

"더 높은 성장을 위해

진지하게 고뇌하는 모습들이

나이를 떠나 대단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작가에서 강사로, 선생님으로. 사장이면서 대표라고도 불리는 저자는 부지런함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 아닐까. 이웃 블로거에서 자주 목격하는 '미라클모닝'부터 여러 독서모임까지 세상 바쁘게 산다.

잘하는게 없는 지극히 평범한, 심각한 마이너스 자존감을 가진 (스스로 자평함) 저자가 성실함과 꾸준함만으로 터닝포인트를(p.15) 이룬 저자의 삶은 누구에게나 귀감이 되는 이야기다.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음직한 분들과의 인연이 줄줄이 나오는 것 또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한 증거이겠지.

 

 

 

이 책의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읽었다면 열심히 사는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겠지만 '책'으로 나온만큼 집고 넘어가야겠다. 《머니라밸》 전반적으로 '얼마나'는 좋았는지, 힘들었는지, 아팠는지는 나와 있었지만 '어떻게' 겪었는지 설명이 빠져있어 이해도 공감도 가지 않았다. (아프다만 있고 어디가 아픈지는 빠져있는 식.)

매일경제 주관 머니쇼에서의 강연 이야기(p.146)를 예로 들자면, 강연 내용이 무엇이었고 사람들이 어느 부분을 가장 공감했는지에 대한 설명 대신, 무대 서기 전 긴장감과 무대 위 자신감 강연 후 사람들의 좋았다는 반응이 전부여서 공감하기 어려웠다. (강연을 해 본 사람이라면 나와 시각이 아주 다를 수 있겠다.)

팩트가 아닌 감정선 위주의 진술로 책을 읽는 내내 설명이 부족하단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저자의 전 저서 《부자는 내가 정한다》를 읽지 않아서 그런가?', '전작을 읽었으면 다르게 와 닿았을까?' 의문도 들었다. 전 저서를 읽어야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간다면 그것 또한 문제 아닌가?

그녀의 삶은 응원하지만 책은 ...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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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게 제압하라 -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 여자가 살아가는 법 오만하게 제압하라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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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타이틀을 건 책을 읽을 때면 늘 "얼마나 평등한 기준으로 썼는가"를 유심히 살핀다. "설득력이 없이 유행에 편승해 여자편 드는거라면 가차없이 아웃할테다!" 쌍심지를 켜고 읽었지만 내용은 공감할만한 것들이 많았다.

저자는 "그저 여자들도 똑같이 인정받기를", "직장에서 남녀가 똑같은 무기로 경쟁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 진심을 들여다볼까.

 

 

저자는 '수평적 언어체계'가 권장되는 현상으로 '수직적 언어체계'에 포함되는 추진력, 결단력, 모험심, 서열 의식, 영역 태도를 무시할 순 없다. 저자 또한 조직의 생산성과 관리에 중요한 요소들로 꼽는다.

"직장 내 권력은 일상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이다."

남자들에게 라이벌과의 대결은 일과에 속한다. 대결을 통해 자존감을 얻고 무리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심각한 대결만 아니면) 이런 대결을 즐기는 대부분의 남자에 반해 여자에게 라이벌 대결은 힘든 일이다. 여성은 남성과 반대로 대결을 즐기지 못하고 속히 끝나길 바란다.

여자들이 꼭 남자들의 영역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녀의 의사소통 차이는 개와 고양이만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영역 문제로 트러블이 있을 때, 그들에게 어떤 규칙이 있는지 알아야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책은 실제 사례의 주인공(의뢰인)들과 저자가 역할극으로 상황을 재현해보고 어디가 문제였는지, 어떻게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 조언해준 상담 내용을 담고 있어 신뢰가 갔다.

 

 

물론 같은 경우여도 상대의 성격과 당시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모든 남자가 "남성"에 속하지 않고 모든 여자가 "여성"에 속하지 않듯 단순화해선 안되겠다. 무턱대고 따라하면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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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시작은 아르테 미스터리 9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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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젊은 여자가 늦은 밤길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때 딱 한번 마주친 인연은 아주 강렬했고 도노는 아카리를 잊지 못한다. 잠깐 스친게 전부인데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유일무이한 배경이 준 오묘함에 감정이 헷갈린건 아니었을까?

9년 후 또 다시 동네에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9년전과 똑같은 모습의 여인이 다시 도노 앞에 나타난다. '어떻게 하나도 안 변할 수 있지?'

 

 

《세계의 끝과 시작은》은 작은 해프닝(?) 후, 도노가 9년 전의 그녀, 아카리 아우토리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카리(와 파트너 아오이)가 대학교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있었고 그 대학에 도노가 재학 중이었고 오컬트 동호회원의 도움으로 인연이 닿았다.

이쯤되면 이 소설의 장르가 경찰 혹은 형사와 대학생의 리얼 혹은 스윗 로맨스인가 싶겠지만 실은 흡혈종과 연쇄살인이 휘몰아치는 미스터리 (호러) 로맨스다.

아카리는 국제연합총회 제3위원회 흡혈종 관련 문제 대책실 소속으로 흡혈종 관련 사건들을 맡고 있다. 대학가에 의문의 살인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범인으로 미등록 흡혈종이 의심되어 일본에 파견된 상황이다. 하지만 흡혈종을 범인으로 지목할만큼의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시작이 좀 부실하게 느껴졌다.

흡혈종은 계약자에게 필요량의 피를 얻거나 수혈팩을 이용할 수 있다. 일정량 이상의 피가 필요 없어 사람을 해칠 이유도 없다. 거기다 굳이 목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지나가는 사람을 습격해 해친다? 흡혈종이 사람 사이에서 산다면 기운이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고 봐야 하는거 아닌가? 얼마나 드문건지 설명이 없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화자의 말대로 "백번 양보해서" 흡혈종이 죽였다 치고 넘어가야 했다.

도노가 속한 오컬트 동호회가 도노의 짝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데 이미 의심의 안경을 낀 뒤여서 그런걸까. 수사가 임무인데도 불구하고 아카리와 아오이는 "오컬트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신기하리만치 협조적"인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딱 한번의 심문(?)으로 의심을 거둔다. (촉이 좋다고 쳐야할까.) 이들을 그저 "유연하고 편견없고 똑 부러진" 애들이라고 생각할 뿐. 학생들과는 다른 뭔가 결정적인 판단이나 수사력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한 방이 없어 아쉬웠다.

어쨌든 이 소설도 매력이 있다. 후반에!

중반까지 이야기가 늘어지는 것 같더니 다행히도 세번째 살인사건이 터진 뒤부터 이야기가 재밌어졌다. 안면이 있는 동네 할아버지와 개, 친구의 죽음 이후 이들은 정신을 번쩍 차린 사람들처럼 번개같이 범인을 향해 달려간다.

이럴꺼면 반만 쓰지. 앞 부분 읽다 독자 다 떨어져나가겠네. 하는 농담반 진담반 우스개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ㅎㅎ)

인내심을 갖고 처음부터 읽든

앞은 건너뛰고 중반부터 읽든

선택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건너뛰기를 추천한다.

(뒤끝있는 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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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경계선 -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
아포 지음, 김새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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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경계선》은 저자가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웃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여행기는 아니다. 그들의 생활, 풍습, 문화, 갈등의 기원을 찾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역사책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지리 추가요)

 

오랜 역사가 빚어낸 골이 깊은 주름결들이 오늘날 각 나라 사이에 경계선으로 남아 있듯 이 책 또한 둘 사이의 경계선 어딘가에 있다. 책이 내용과 이웃하다.

 

 

 

 

 

이웃한 나라치고 사이좋은 나라 없다고 하지만 어느 나라가 어떤 나라를 좋아한다. 어떤 나라는 또 어느 나라를 좋아한다. 이런 얘기는 드물다. 나라 사이에 미움이 오고간다.

 

 

"베트남 정부가 일본에 고속철도 건설일을 맡겼는데 국회에서 부결된 일이 있었다. 이 일을 중국에 맡기면 원가를 3분의 1이나 줄일 수 있지만 누구도 중국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문을 열면 곧바로 트로이 목마라 쳐들어오기라도 할 것 처럼' 경계를 풀지 않는다." (p.27)

 

베트남인들은 중국인들을 싫어한다. 이 베트남 사람들을 캄보디아가 싫어한다. 심지어는 비하하는 속어가 있다고 한다.(p.61)

 

산업 기반이 약한 라오스는 대부분의 민생물자를 태국으로부터 수입해오는데(p.73) 약점이라고 생각하는건지 태국을 싫어한다. (근데 왜 중국에겐 우호적인지?)

 

라오스에게 미움받는 태국은 중국이 문화회관을 지어주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도로를 깔아주는 중국을 우려한다. 태국의 한 관료는 '중국식 침략'이라고까지 표현했을 정도니 우려가 국민들사이에 정서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중국을 경계하는 나라가 역시나 많았다.

 

 

"중국과 중국인들의 경제력은 거대한 그림자 같다. 온 동남아시아가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큰 그림자 말이다. 그러니 내가 여행 도중 종종 그 그림자에 우연히 걸려든 것도 당연한 일이다." (p.70)

 

 

 


 


"일제에게 황민화란 곧 야만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신체, 문화적 '야만'이 금지되고 탄압받았다. 그러니 전쟁과 살육은 일제가 규정한 야만에 포함되지 않았다. '야만'적인 그들의 신체와 문화가 벗겨진 타이완 원주민들은 충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문명의 척도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비야만적인' 전쟁터로 나갔다." (p.246)

 

 

예민한 외교적, 역사적 문제에도 중립을 지키던 저자도 자국 이야기에는 자유롭지 못했다. 책을 덮고나니 국경이 어쩐지 나라가 아닌 사람 사이의 경계, 정체성과 시민권을 두고 갈등하고 분열하는 경계가 된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아리다.

 

남과 북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저자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한 나라로 느끼는 데에는 동의한다. 얼마전 읽은 역사지리그림책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백두산이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제3자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국 화교. 일본은 밉지만 살기 위해 일본에 붙은 불쌍한 오키나와. 네 등분되어 세 개 국가로 나뉘어진 문화를 상실한 보르네오섬. 한 챕터로는 부족한 홍콩과 미얀마의 이야기까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너~~ 무 많았다.

 

 

아시아의 몰랐던 얽히고 설킨 역사 이야기를 알게 되어 좋았고, 가슴에 남을 말이 생겨 더 좋았다.

"역사는 제 삼자가 아닌 (그 역사를 품고있는) 자국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베트남의 "오늘날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은 '전쟁'이 아니라 '나라'라고 계속해서 강조한다."는 이 말을 흘려들어선 안되겠다. (일본에게) 갚으라고 독촉만하기보단 (전쟁당시 잘못한 것 혹은 도움받은) 빚을 갚는 세대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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