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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 아이의 공부 저력은 밥상머리에서 만들어진다
심정섭 지음 / 예담Friend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유대인들의 육아법은 우리가 흔히 실천하는 것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태교를 위해 특정 음악이나 태교 동화를 들려주지도, 태교 여행을 떠나지도 않습니다. 출산 방법도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분만만 선호하거나 재왕절개를 기피하지 않습니다. 모유수유를 많이 하지만,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도 제법 많습니다.
유대인들은 아이의 물리적인 성장 환경을 완벽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아이에게 '어떤
환경에서도 강인하게 극복할 수 있는 내성'을 길러주는 데 관심이 더 많습니다.
실제로 첫 아이를 임신 중일 때는 태교며 분만에 대해 공부를 많이하는데요. 실제 육아에 대해선 공부를 많이 하지 않죠. 해도 첫임산부의
필독서인 베이비 위스퍼러 처럼 아이를 돌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한해 두해 키우며 알아가기 급급하죠. 저도 그랬어요. 첫 아이
임신 때는 출산만 하면 고생 끝, 후련할 것 같았죠. 그게 시작이란 육아선배들의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어요. 뭐든 겪어봐야 안다고...
ㅎ
어렸을 때부터 저희집은 맞벌이로 부모님 얼굴 뵙기가 참 어려웠어요. 한끼 둘러앉아 먹기는 커녕 부모님이 집에 계시면 뭔가 어색하달까...
어느 순간 동생과도 놀지 않고 각자 자기 방에서 따로 지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게 마치 당연하단 듯이 말이에요. 헌데 저희집만 그런게
아니더라구요. 많은 집들이 저희같이 지내는 모습에 우리집이 이상한게 아니라는 위로와 동시에 왜?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싱글들이 꿈꾸듯 결혼하면 난 저녁은 꼭 온식구가 같이 먹어야지~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곤 했어요.
헌데 해가 갈수록 힘들더라구요. '하루 한끼, 30분만이라도 마주앉아 밥먹는게 정말 쉬운게 아니구나.'라고 점점 자주 느끼고 있어요.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에서는 시간 적금을 들라고 합니다. '적금'이란게 돈이
생길 때 하는게 아니라 일단 수입에서 적금을 떼 놓고 나머지로 어떻게든 살아보는거잖아요. 가족과의 시간도 그렇게 적금들 듯 쓰라는 거에요.
하루를 정했다면 그 날은 TV는 물론 컴퓨터도 켜지 않고, 급한 일 아니면 전화 통화도 가급적 피하고, 주말에 들어온 메일이나 무나 회신도
월요일로 미루는 거에요. 이렇게 시간의 적금을 조금씩 붓기 시작하면 처음엔 힘들겠지만 어느덧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가 되어 있겠죠?
부모가 이렇게 힘들게 시간을 냈는데, 사춘기 아이가 단답형대답만 하고 핸드폰 하게 해달라고 조르기만 한다면 얼마나 욱할까요?
ㅎ
그렇다고 절대 아이를 비난해선 안됩니다. 살붙이인 부모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 어려워하고 대화하는 게 어색하다면 그건 부모 잘못이
크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어색한 대화를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유대인들은 '빵 떼어 주기'를 권합니다. 먹으며
이야기하라는 뜻이에요. 음식을 씹으면 옥시토신이란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훨씬 쉽게
열리고 대화가 술술 풀리게 됩니다.
그래요.
대화가 술술 풀리면 참 좋을텐데. 서로의 생존여부만 묻던 어색한 사이가 음식 하나로 드라마틱하게 급변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은 오글오글 어색할꺼에요. 부모인 우리가, 변화를 원하는 내가 먼저 다가가고 준비해야 해요. 그리고 노력해야죠. 첫술에 배부르면... 그건
몸이 아픈걸꺼에요!
아이랑 먹을 음식도 준비하고, 자리도 마련하고, 대화할 거리도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야해요. 아이와 같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눈다거나 좋은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공통의 주제로 삼아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되 조금씩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야겠죠.
살가운 수다에서 조금씩 진지하고 깊이 있는 토론으로 수준을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할텐데요. 유대인들은 '삼자 토론'을 통해 질문력을 키우고 다양한
시선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고 합니다. 삼자토론이란, 아빠와 아들 두 사람이 토론하는 방식인데요 그 사이에 공통의 텍스트가 있기 때문에
삼자토론이라고 부릅니다.
질문력.
요즘 저희집 첫째도 한동안 뜸하더니 질문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얼마전엔 오로라가 뭐냐며 발음도 꼬이면서 묻더라구요. 그래서 일단은 아주
솔직하고 어렵게ㅋ 설명해줬습니다. 태양의 플라즈마가 지구에 부딪쳐서 팅겨져 나가야 하는데 일부가 대기권으로 들어와서 비쳐지는 거라고요. ㅋㅋㅋㅋ
그러자 플라즈마 대기권.. 질문이 질문을 낳더라구요. 알아듣던 못알아듣던 전 아는 한도 내에서 팩트에 가깝게 그냥 설명해줍니다. 왜냐, 3세에도
관성의 법칙을 알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미화하고 포장하는거 못하는 곰손같은 성격인지라 다이렉트로 설명하기를 택했습니다. 안하는것보단
낫죠? 그죠?ㅎㅎ 그렇다고 해주세요~
이 책을 읽다 재미있는 놀이를 발견했어요.
3세가 지나면 숫자, 덧셈 많이들 시작하시죠? 어떻게들 하세요?
1+1 = 2 이렇게 많이 시작하잖아요. 하나, 그리고 또 하나가 있으면 하나, 둘! 두개네~~! ㅎㅎ
책에서 한국식 교육과 유대인식
교육의 차이점을 딱 두줄로 표현한 게 있었어요.
2 + 3 = ㅁ
ㅁ + ㅁ = 5
어느게 한국식이고 어느게 유대인식인지 말 안해도 아시겠죠?
이걸 보자 "아차!!"싶더라구요. 내일은 아이랑 유대인식 숫자놀이를 해봐야겠어요. 그리고 (명절준비로 바쁘겠지만 ㅡ.ㅜ) 주말인만큼
오랫만에 예쁜 그릇에 정성껏 음식도 차리고, 겨울 내내 보지 못했던 꽃 한송이사서 식탁에 올려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