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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시작 노트 - 쉽게 따라 쓰며 배우는 손글씨 수업
이정원 지음 / 비타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취미를 또 하나 더 늘릴 심산인가 봅니다. ㅎㅎ
이건 또 얼마나 갈런지...!
제 마음 속 까칠이와 버럭이가 폭풍잔소리를 해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긍정이와 함께 붓펜이랑 워터브러시까지 샀습니다. 힛 :)
사실 아이랑 함께 있으면서 할 수 있는 힐링은 없을까. 꼭 아이가 (등원하고) 없어야만 내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에 관한 고민이 요 몇주 머릿 속에 맴돌았어요.
병원을 자주 다니다보니 엄마가 24시간 케어해야 하는, 밥 한술 제 스스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저 엄마들은 어떻게 지낼까, 그냥 견디고 버티기만 해도 살 수 있을까. (죄송하지만 솔직히) 궁금했어요.
동시에 아이를 돌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다른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그런게 있긴 할까? 아픈 아이 옆에 두고 스트레스를 푸는 게.. 사치일까? 이런 저런 생각이 많던 차에 책 한권이 제게 왔어요.
이왕 길어진 서두에 몇자 더 추가하자면,
이 책으로 글씨공부하는 엄마 덕분에 글씨쓰기 공부해야할 다섯살 첫째와도, 색연필로 부지런히 손을 쓰는 둘째와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게 됐어요- 앉았다하면 30분은 거뜬히 함께! 즐겁게! 놀 수 있어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
(낙서로 인증샷찍기가 불가능하단게 단점이 될 순 있겠네요. ㅎ)

미리 고백하자면 전 악필입니다.
어려선 연필에 지우개같은 고무를 끼워서 글씨연습도 참 많이 했는데 아무리 정성껏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써도 글씨가 너~~~무 못생겼서 도저히 제 머리론 이해가 되질 않는 필체였어요. ㅎㅎㅎ
중학교 입학해서 사귄 친구들이 얼마나 글씨를 예쁘게 쓰고 필기를 야무지게 잘하던지, 깔끔하게 정리된 노트에 홀딱 반해 1년 내내 노트를 빌려다 따라 썼어요. 그 덕분에 중2땐 서기를 할 수 있었지요~ :)
노력하면 되는구나~라는 깨달음에 덤으로 서기까지 하게 된 귀한 경험덕분에 글씨를 쓰는 것에 대한 애정이 늘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어요.
언젠간 꼭 해보고 싶었던 캘리그라피♡
정복할 수 있을까요?!

펜 종류부터, 직선쓰기(길이, 굵기, 사선연습), 곡선쓰기(기본 획, 자음, 모음), 필압 연습, 획 줄이기 연습을 마치고 나면 다양한 효과를 활용한 캘리그라피와 손그림, 오브제 활용하는 것까지 정말 다양하더라구요.
전 그 중에 특히 찜해 둔게 있는데요. 책에 크리스마스 카드에 쓰기 좋은 캘리그라피가 몇 개 있어서 집중 연습 중이에요. 크리스마스에 멋지게 써서 카드돌리기를 목표!!!로 정하고 열심히 쓰고 있는데 올해는 신세진 분들이 많아 꼭 손카드로 감사 인사 드리고 싶네요~

서점에서 다른 캘리그라피 책도 여러권 봤는데요.
노트처럼 연습용으로 딱 나온 책과 비교하자면 조금 적은 양일 수 있겠지만 요 책은 서체가 다양한게 강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책으로 하는 캘리그라피의 단점이 따라하기에만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보니 어떻게 따라 써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단 건데요. 요 책엔 어떤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 쓰는게 좋을 지도 자세히 알려 줍니다.
예를 들자면, "같은 크기로 쓰는 대신 누르는 힘을 조절하세요"라던가 "한 글자 안에서 굵은 획과 얇은 획을 적절히 배분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글씨의 밸런스가 살아나요."라구요.

나름 중학생 때 서기도 해봤으니 조금만 연습하면 되겠지 했지만 아직은 캘리그라피가 쉽지 않네요~
하긴, 이제 일주일 됐는걸요... ㅎㅎ
그래도 이게 뭐라고 참 재밌습니다. 워터브러시는 솔이 오염되는게 마음아파 자꾸 아끼게 되니 붓펜이 대신 열일 중이에요.
붓펜이 이리 섬세한 도구였는지 처음 알아서일까요.
꺾이는 거에 따라, 힘 주기에 따라 얼마나 글씨가 달라지는지 쓸 수록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사람들이 이래서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하는구나 몸소 느끼고 있어요. ㅎㅎ
당분간은 요 녀석으로 스트레스 풀지 싶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