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자기조절력부터 - 내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시형 지음 / 지식플러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자기조절력 함양 육아 지침서
부모라면
자기조절력부터

 

 

처음 이 책 제목을 읽곤 부모의 자기조절력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인줄 알았습니다. ㅎㅎ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이 책은 수십년간 이상적 육아로 여겨져 온 허용적 애정과잉 양육의 착오를 뇌과학에 근거하여 설명하는 책이었어요.

애정과잉, 아이 중심 양육이 어떻게 자기조절력 결핍을 만들었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며, 부모로써 어떻게 아이의 뇌를 발달 시켜야 하는지, 어떻게 유지시켜야 하는지 세세하게 알려줍니다.

 

저자 이름을 보고 긴가민가 했는데 저희 첫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하고 있는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을 만드신 분이셨어요.
올해로 2년째 어린이집에서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늘 알던 기초 생활, 그러니까 아침 체조, 밥을 꼭꼭 씹어 먹는 식습관, 마음습관 등 어려서 우리 어렸을 적에 배웠던 아주 기초적인 것들을 바로잡아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프로그램이에요.

저자는
배냇머리 교육을 중요시 합니다.

배냇머리 교육은 조기교육과 다릅니다.
그래도 너무 이르다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까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것을 몸에 익히는 지가 왜 중요할까요?

자기조절 능력이 제대로 생기려면(=자기조절력 중추가 잘 발달하려면) 적어도 세 돌이 되기 전까지 뇌의 전전두엽, 특히 안와전두피질(OFC)이 발달되어 감각, 감정, 이성 간에 제대로 된 연결회로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말이 어려웠나요? 그럼 이렇게 설명해 볼께요. 

'저 아이가 싫다. 때릴까?' 아이들 머리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생각이죠.
싫단 감정은 편도체에서 발생합니다. 편도체가 흥분하면 '때리자'는 반응이 일어나요.
이 때 조절중추가 나서서 '싫다고 때려?' 질문하며 '맞으면 아플텐데..'하는 감정이입현상을 일으킵니다.
전두내측은 그 아이의 무서워하는 표정이나 주위사람들의 표정을 띄워주며 뇌 속에선 '폭행은 안된다'는 공감대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OFC는 편도체의 폭주를 막고 감정과 이성을 균형있게 조화시키는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


자기조절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공격적이고, 감정이입을 할 줄 몰라 공감력이 약하고, 문제 해결력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흔히 눈치없다 말하는 (표정 인지) 비언어적 대화 능력과 참고 기다리는 능력이 부족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 새로운 환경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무엇보다 OFC는 임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3세 이후의 발달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배냇머리교육이 필요한 건데요. 책에서 말한 자기조절력키우는 방법들이 세로토닌 프로그램과 비슷한게 많았어요. 그 점에서 보고 겪은 부모로써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워낙 기초적인 것들이라 정말 이 교육이 도움이 되는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걸 굳이 돈주고 배워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

반년까진 아침마다 체조하는거 말곤 아이가 영어나 중국어처럼 뭘 배워와서 제 앞에서 쫑알쫑알 이야기하는게 아니니 눈에 보이는게 없었는데 반년이 지나고 1년쯤 되니 아이가 배운걸 집에와서 이야기하며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게 알려주기도 하구요. ㅎㅎ

되돌아보니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눈덩이처럼 굴러서 오늘의 아이를 빚어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직 다져지는 중이고 갈길이 멀었지만.. OFC가 잘 발달하지 못한 아이는 아니구나, 잘 발달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사실, 유치원 시기는 일생의 가장 조용하고 말 잘 듣는 모자간의 허니문 시기로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초등학교 입학해서라고 하는데요. '입학'이 주는 엄청난 압박감, 과제, 스트레스가 시너지를 일으켜 아이가 폭발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게 되는데 이를 '초등1 문제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의 OFC가 잘 발달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0~3세까지는 자기조절에 필요한 신경 연결망이 완성됩니다. 이 시기에 OFC가 잘 발달하기 위해선 1.엄마와의 애착과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2. 애착과 신뢰감의 바탕 위에 적절한 통제와 제한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은 방임학대로 인한 OFC 발달 미숙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아이 중심의 애정 양육으로 인한 조절 중추 발달이 미숙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아이의 욕구가 100% 충족되면서 아이는 참고 기다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억제하는 조절 중추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거죠.

반대로 3세까지 자기통제용 회로가 잘 발달되었다 해도 아이가 이 후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응용 발전시키지 않으면 뇌는 회로를 소멸해 버리니 육아란 정말 고비 넘어 고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3세까지 기초 회로인 하드웨어가 완성되고 나면 이후부터 6세까지, 길게는 사춘기의 재성장기까지 우린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3~6세까지는 ① 자기조절력, ② 사회성, ③ 생활습이 균형잡힌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발달해야 합니다.

3세까지가 자기통제력 발달을 위한 부모의 타율적 강제 훈련이었다면 이후 6세까지의 생활은 스스로 깨우치는 자율적 훈련이 필요한 시기로 부모가 해 줄수 있는 것이 적어집니다. 그동안 부모에게 배운 것을 제 스스로 사회에서 부딪치며 다져나가는 기특한 시기 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길 나누면 좋겠지만 신간인지라 여기까지 나누는게 좋을 듯 싶네요. ;)

저자는 애정과잉이 방임학대형 못지 않게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여, 애정만이 육아의 답이라 여기는 분들께선 읽고 버럭 화가 날찌도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무한사랑, 무한애정 육아가 유행이고 대세인 현재에 이 책이 브레이크를 거는 제동장치가 되어 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첫째에겐 모질만큼 강하게 굴면서 둘째에겐 한없이 약한 지킬앤하이드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제게도 마음을, 육아를 한번 더 다잡아 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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