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즈 12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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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첫 전집이 셜록 홈즈에요.

그래서 셜록 홈즈 시리즈라면 관심이 많아서 왠만하면 다 찾아보고

상당히 까다롭게 따지듯 봐요.

(어디 전작을 훼손하기만 해봐라 뭐 이런 느낌?ㅎㅎㅎㅎ)


소설은 물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홈즈,

넷플릭스에서 만든 셜록 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까지


모리아티 못지 않은 집착의 광기.... 같지만 애정이라 우겨봅니다.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 12권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범죄 관련 얘기라 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글은 표현을 간소화해서

전체적으로 무겁거나 어둡지 않습니다.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는 아서 코난 도일이 지은 추리 소설 중에서 어린이에게 맞는 내용을 가려 뽑았으며, 어린이가 읽기 쉽도록 재구성하였습니다.

(명탐정 셜록 홈즈) 12권에서는 세 가지 사건 이야기를 한데 묶었습니다.


• 녹주석 보관

• 블랙 피터

• 토르교 사건




첫 장은 목차와 함께 인물의 이름과 캐릭터 설명이 들어 있어요.


인물 설명은

아이들이 소설을 읽고 접하기 한결 가볍게 도와 줍니다.

인물의 이름과 성격을 이해하고 소설을 읽으면

배경을 상상하고 이야기 흐름을 따라잡기 수월하지요. :)




'높으신 분'이 남 몰래 기록을 남기지 않고 급하게 대출을 받기 원한다며 은행을 찾아왔어요.

은행장인 알렉산더 홀더는 녹주석이 박힌 보관(寶冠:보석으로 꾸민 관)을 담보로 5만 파운드를 빌려줍니다.


높으신 분이 맡긴 녹주석 보관은 분실은 물론 흠집도 나선 안되는 아주 귀한 국가 유물이었어요.

이 귀한 물건을 은행 서랍에 둘 수도 없고,

은행 금고는 도둑에게 털리기도 하니 더 안되고

결국 은행장은 집으로 가져갑니다.


집에 숨겨두면서 그는 딸 메리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며 잘 보관해야 한다고 일러둡니다.

그런데 그만 .. 일이 터지고 맙니다. ㅠ

녹주석 보관 한 쪽이 깨진채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거에요.






은행장은 셜록 홈즈를 찾아가 얼마를 부르든 상관없으니

꼭 녹주석 보관과 범인을 찾아달라 말합니다.


셜록 홈즈는 가족들과 이야기한 후 집 밖을 한시간 쯤 둘러본 후 갑자기 돌아갑니다.

"내일 아침 9시에서 10시 사이에 베이커 거리에 있는 저희 집으로 오시면 모든 걸 좀 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은행장 홀더씨를 만나 사건을 해결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셜록이 뚝딱 사건을 추리해 해결해 내는 골자는 같은데

소설은 좀 더 친절해요.

셜록도 아이들을 위해 더 친절하게 설명해요.

(셜록의 진짜 매력은 까칠함이지만)


은행장의 아들이 누명을 쓰고 경찰서에 잡혀가자 메리는 아빠에게 오빠를 석방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면서 "몸이 안 좋은 듯 얼굴이 아주 창백"하고 "눈은 많이 울어서 빨갛게 충혈되어"있다는 등 메리의 상태를 묘사하고 "정말 결백하다"며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

셜록이 심문할 때도 행동이 이상해요.


눈치가 빠른 아이들이라면

셜록이 되어

범인을 추리해볼 수 있게 빵조각이 군데 군데 떨어져 있어요.


또 어휘도 ‘새’가 아닌 ‘사이’로 준말도 표준어로 바꾸어 쓰는 등

아이들이 읽을 글이라 신경을 많이 썼어요.

내용도 (당연히) 아이들의 정서를 해칠 내용없이 추리만 잘 다듬어 담아두었어요.

물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셜록의 재치와 센스는 당연히 들어 있구요. ;)


추리해보는 센스, 눈치가 부족한 아이(우리집?ㅎㅎ)에게

추리소설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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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보정&합성 디자인 사전 - 프로의 110가지 디자인 레시피
쿠스타 사토시 지음, 윤미현 옮김 / 이지스퍼블리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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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 일로 밥벌어 먹고 살았건만 ... 다 잊어버렸어요. 시간 앞에 장사없다더니 아이 둘 키우는 동안 그러니까 십년정도를 포토샵, 일러스트에서 멀어져 지냈거든요.


여름 쯤 포토샵을 깔았는데 버전이 달라 낯설기도 하고 단축키는 기억하는데 메뉴 이름이랑 위치는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머리는 잊고 몸은 기억하는거 맞죠? ㅎㅎ ㅠㅠ )




초심으로 돌아가 공부하고 있어요. ㅎㅎ

<포토샵 보정&합성 디자인 사전>은 가장 흔히 쓰이는 인물 보정, 누끼(원하는 부분만 따기), 포트폴리오, 아트워크까지 다양한 스킬이 담겨 있어요. 아! 포토샵은 한글버전이에요! (아주 오래된 7.0 이 정도만 아니면 프로그램 버전은 상관없을 것 같아요.)



책은 크게 세 마당으로 나뉘어있습니다.

포토샵이 처음인 분들을 위한 기초가 담긴 첫째마당.

합성이나 리터칭처럼 상황별 해결책을 담은 둘째마당.

디자인 실무 작업에 필요한 스킬이 필요하다면 셋째마당.



가장 기초 첫장은 기본 기능 익히기.

와 라떼는 패치툴도 없었는데.. 복사해서 살짝 문질러 붙였는데 이제 클릭 몇 번이면 끝이라니.

심지어 전 한글버전 없을 때 배워서 한글이 세상 어색하더라고요. 허허. 추억놀이하며 삼천포로 자꾸 빠지게 되지만 오랜만에 포토샵을 하니 두군두군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꿀단지🍯가 따로 없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해보고 있는 풍경 보정.

갖고있는 사진으로 이렇게 저렇게 분위기를 바꿔가며 따라해보고 있어요.

메뉴에 있는 툴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빛, 번짐, 그림자, 반사 등을 브러쉬로 간략하게나마 작업해서 완성도를 높이더라고요. 요런 센스넘치는 팁 좋아좋아 👍🏼



도시, 바다 사진은 반사되는 이미지를 넣어서 더 화려하고 강렬하게 느낌을 살려봅니다! ;)



블로그 하면서 점점 이쁜 사진 욕심이 나는데 폰으로만 찍다보니 색감이나 화질이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

하지만 왠지 추억놀이같은 느낌 ㅎㅎㅎ

이거슨 공부인가 놀이인가

천상 컴퓨터 좋아하는 기질은 초등학생 때나 마흔에나 여전하네요 🤣🤣



다들 즐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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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지구 -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장 작은 종말들
데이브 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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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파트 단지에 장수풍뎅이가 돌아다니는게 눈에 띄었어요. 이웃분이 누가 집에서 기르다 잃어버린게 아니냐며 주인을 찾으시더라고요. 당연히 자연에서 나고 자란게 아니라 생각하신거에요. 저도 '누가 기르다 놔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곤충을 밖에서 보는 일이 드물어졌습니다. 달팽이, 잠자리도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요.



곤충,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나요?

저희 동네는 근처에 실개천에 공원도 있어서 뱀도(?) 다니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고라니도 다닌다고 해요. 하지만 곤충은 참 보기 힘듭니다. 아이들이랑 채집통을 들고 나가도 빈통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는데 전 제가 재주(?)가 없어 그런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나봅니다. “그런가보다...”하고 무심코 지나친 일상 속에 지구의 무서운 경고가 숨어 있었습니다.



10대에 나는 주말과 휴일마다 포충망을 들고 나비를 뒤쫓고, "꿀"로 나방을 꾀고, 덫으로 딱정벌레를 잡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

내가 처음 학교 운동장에서 애벌레를 채집한 이래로 50년간 해마다 나비와 뒤영벌의 수가 감소했다.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거의 모든 작은 동물들이 줄어들고 있었다.

p.10-11





<침묵의 지구>는 지구에 사는 생물 중 가장 작은 곤충을 통해 지구가 어떻게 망가져가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어요. 곤충은 먹이사슬 가장 아래 있어요. 쉽게 잡아먹히고, 가장 흔하단 이유로 하대받고 있지만 꼭대기에 있든 아래 있든 귀하지 않은, 중요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피라미드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가장 아래 있는 곤충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곤충은 인류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약 5억년 전, 지구엔 기이한 절지동물들만 살고 있었습니다 . 그 중 모험심이 뛰어난 동물들이 땅 위로 기어올라왔는데 그게 약 4억 5천만년전입니다. "초기 거미류는 뭍으로 올라와서 거미, 전갈, 진드기로 진화했"(p.21)습니다. "동력 비행은 생명이 시작된 이래로 35억년 동안 단 4차례 진화했"습니다. "가장 먼저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곤충"이었습니다.(약 3억 8천만 년 전 p.23)


하늘을 나는 초능력을 얻은 곤충은 석탄기(3억 5,900만-2억 9,900만년 전)에 부흥기를 맞아 사마귀, 바퀴, 메뚜기, 하루살이, 잠자리 등 새로운 곤충들이 다수 출현합니다. 그리고 2억 8천만년 전에 한 종이 탈바꿈(변태) 에 성공하면서 또 한번 곤충은 달라집니다. "탈바꿈을 통해 곤충은 애벌레에서 나비로, 구더기에서 파리로 변"합니다.(p.25)




영원히 번성할 것 같던 곤충은 "근대 이래로, 즉 대략 1500년 이래로 포유류 80종과 조류 182종이 사라졌"습니다.(p.66) 이스라엘의 과학자 이논 바르온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만년 전 인류 문명이 출현한 이래로 야생 포유류의 생물량이 83%가 줄었다고 추정했습니다.(p.66)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연구하는 곤충이 극소수에 불과하단 점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곤충들이 죽고 멸종되진 않았을까요. 곤충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종말이 가속화되는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동물, 인류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아직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고갈된 우리 생태계에 회복력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즉 넘어서는 순간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는 전환점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를 예측할 수가 없다.

p.265


『침묵의 봄』 에서 레이첼 카슨은 농약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많은 그리고 더 다양한, 더 독한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고 있어요. (카슨이 살던 당시보다 수천배 더 독한 약도 있다고 해요.) 이런 상태라면 결국 식물도 버티지 못하는 날이 오게 될 거에요. 화학물질이 땅을 오염시키고 곤충(식물, 동물, 그리고 우리까지)을 해치고 있기 때문에 이 일부터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름 밤 고속도로를 달렸을 때 라이트에 벌레들이 부딪쳐 잔뜩 죽어 있어도 기분나빠 하지 않아야 합니다. (🥹)


인류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벌 대신 비행 로봇을 날려 꽃가루를 옮겨보고, 화학물질을 대기에 뿌려 햇빛을 반사하고 구름을 만들기도 합니다.(이 일은 결국 오염을 촉진시켰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추출하는 기계도 만들고, 탄소를 포획해보기도 하고, 유전 공학으로 꿀벌을 새로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인간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p.283)


기후 변화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지만 곤충은 지킬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여기에 열쇠가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후 변화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름을 만들게 아니라 이 결과가 초래되기 까지의 과정을 리플레이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겁니다. 그 과정엔 곤충을 지키고, 땅을 건강하게 회복시키기 위한 일들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거에요.


자연은 "회복력 resilience"이 있습니다. (회복력은 “스트레스나 교란을 겪은 뒤에 회복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p.264) 힘을 믿고 너무 늦기 전에 잘못을 바로잡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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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사회 선생님의 역사가 지리네요 - 10대를 위한 어마어마한 역사×지리 수업 우리학교 사회 읽는 시간
권재원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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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을 꼽으라면 사회를 꼽는다고 해요. 세계사와 지리가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수학, 영어가 아닌 사회라니 의외죠? 어려운 까닭은 다름아닌 '암기'때문이라고 해요. 이해하는 과정없이 외우기 급급한 교육이 참 안타깝죠.

여기, 또 한명의 발로 뛰는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

저자인 사회 선생님께선 "지리 공부와 역사 공부는 서로 돕는 관계다."(p.7)라고 말합니다. 역사와 지리를 따로 배우는 건 연극을 무대 없이 낭독만 듣는 것과 같다고, 꼭 역사적 사건과 지리적 사실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해요. <별난 사회 선생님의 역사가 지리네요>는 역사와 지리를 어떻게 함께 보아야 하는지 한국, 러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알려줍니다.



임진왜란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을 가장 많이 꼽힐 것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업적을 세운 분들이죠. <별난 사회 선생님의 역사가 지리네요>에도 이 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리적 이점을 어떻게 전쟁에 활용해 승리했는지 들여다보면 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으니 오늘은 잊혀진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신립입니다. 낯선 이름이지요.


신립은 "문경새재 험한 산길 안 막고 자기 부하들인 기병에게 공 세울 기회를 주려고 굳이 탄금대 평지에서 배수진 치고 싸우다가 나라를 망친 어리석은 장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본 선봉장 고니시조차 세재를 지나면서 "이런 천하의 요새를 버린 조선의 장수는 분명 바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요.(ㅠㅠp.89)



“조선군이 궤멸된 탄금대전투를 장군의 어리석은 판단의 결과로만 보지 말고 지리의 눈을 뜨고 다시 바라보자. 신립은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장수다. 여진족이 누군가? 그 무시무시한 거란을 멸망시킨 동아시아 최강의 전투 종족이다. ... 전투 경험 없는 유성룡이나 정약용 같은 유학자들도 아는 것을 신립이 몰랐을 리 없다.”

p.92


선비들은 그가 좁고 높은 산새를 가진 새재를 이용해 적들을 모아놓고 공격하지 않아 패했다 평가합니다. 맞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저자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조명해 봅니다.



일본의 산은 대체로 우리나라보다 정도 높고 험해 고산준령이라 적군이 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나라 지리만 아는 좁은 소견(p.94)입니다. 산은 샛길이 만들어질 있어 고갯마루만 막는다고 해결되는게 아닙니다. 열받지만 현실적으로 군인들의 실력이나 무기, 전술, 머릿수만 보아도 이미 일본에게 유리한 전투였습니다.





신립은 새재를 넘어 충주 벌판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는 단월역에서 공격하려 했지만 성이나 방어 시설이 없어 결국 충주성으로 빠집니다. 그런데 왠걸, "명색이 조선의 중심이라 불리던 충주마저 성곽 상태가 엉망"(p.97)이었습니다. 그 사이 상인, 승려, 사신으로 가장한 첩자들을 통해 조선의 지리를 낱낱이 알고 있었던 일본은 신속하게 중추성을 세 방향에서 공격합니다.

도망갈 길까지 차단된 신립은 결국 최후의 결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신립은 탄금대가 죽을 땅인줄 모르고 결전을 벌인게 아니었습니다. 개인의 잘못으로만 덮고 말면 우린 역사에서 배울 것이 없습니다. 일본이 지리를 이용해 압승을 거둔 것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몰살된 기병들의 핏값이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바다와 인접하고 땅이 험하지 않아 무역하기(물건을 옮기기) 좋은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위치적 특성 때문에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려와 신라가 당나라의 눈치를 보아야 했고, 조선시대엔 왜나라의 침략으로 모진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중국과 일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눈치게임을 알게 모르게 하고 있죠.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이어도 가 그 예입니다. 암초에 불과한 이 섬을 중국과 일본이 탐내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책에서...) 이어도를 지키려면 지리적 특성과 각 국의 사정을 잘 살펴야겠습니다. 신립처럼 우리 땅인데 남이 더 잘 알아서 당하는 일이 다신 반복되어선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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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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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윤복희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미국에서) 입국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속 사정이 있었고 소문에 소문이 더해진 이야기지만 자세한건 책에서 확인하시길.) 미니스커트가 (몇 년 동안) 엄청난 유행을 일으키자 경찰들은 자를 들고 길에 나와 치마 길이를 재며 여성들을 단속했다. 무릎 위 15cm 이상 노출 시 풍기문란으로 처벌되었다.

"1960년대는 여성의 옷차림마저 단속해 억압하려는 당국의 의지와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변화하려는 여성들의 저항 정신이 팽팽히 맞붙는 시기였다."(p.119)



이처럼 <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속 26인은 격변의 한국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춤 그 자체가 된 #최승희 와 한국 최고의 여성 화가로 꼽히는 #천경자 는 가부장적이었던 당시의 한국에 파격 그 자체였다. 그들을 가십거리로 씹는 온갖 말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와도 자기만의 삶과 꿈, 직업을 고수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김동원감독은 <상계동 올림픽>을 통해 제24회 서울올림픽 개최 뒤에 감춰진 "'도시 빈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날것으로 보여"(p.126)주었다.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손을 꼭 붙잡아주는 이웃으로, 사회의 이면을 세상에 드러내는 도구로 "유무형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 박두성은 일제 치하 아래에서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말 점자를 만드는데 헌신했다. 평생 이 일에 몰두한 그는 말년에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조영래 변호사는 1세대 인권변호사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 법대에서 학생 운동을 이끌고 있던 시기에) 전태일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뤘다. 이후 6년동안 수배를 피해 숨어 지내며 ⟪전태일 평전⟫을 쓰고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아궁이에 땔감을 계속 넣어 불을 지폈다.

변호사가 된 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출세와 성공, 부와 명예를 쌓는데 쓰지 않고 약자들의 소리를 대변하고, 억압된 자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전두환 정권이 언론을 통제했던 '보도 지침 사건'(기자들은 무죄를 받았다.), 여성은 결혼하면 조기퇴직시키거나 퇴직금을 적게 주던 관행(남자 60세, 여자 25세)에 막을 내린 '여성 조기 정년제 철폐 사건'(운동이라 부르고 싶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도 참여해 군사독재정권이 무너지는데 일조"(p.143)했다.

조영래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 불리지만 또라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1960-70년대의 미니스커트는 풍기문란인 동시에 매력을 드러내는 패션이었고, 사회적 금기에 대한 도전이었으며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시대에 따라,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아서, 대세를 따르지 않았단 이유로 비난과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뭇 다른 평가를 받는다. 지금을 살고있는 1인으로서, 지나온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재조명하는 사회, 책을 만날 수 있어 기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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