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역설 - 비난의 순기능에 관한 대담한 통찰
스티븐 파인먼 지음, 김승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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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의 역설』은 그동안 비난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과거에 비난이 해온 역할도, 비난에 대처하는 개인, 기업, 국가의 자세도 부족함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먼 과거에 비해 요 근래에 들어선 비난에 대한 포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비난에 대처하는 자세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난은 역설적이게도 사회에 필요한 순기능적인 속성뒤틀리고 파괴적인 속성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카를 융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그림자'를 갖고 있는 존재로 남을 비난하고 싶어 하는 충동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고 합니다. 우리 무의식 속에 잘못, 취약함, 불안정, 공격성 등을 담고 있는 '그림자'가 있는데 이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오는 이유는 남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높여 보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뚤어진 그림자가 행하는 부당한 비난의 예로는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들 수 있습니다. 

부당한 비난을 격렬하게 실천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순기능을 몸소 부지런히 실천하고 있는 분들도 우리 사회에 아주 많습니다.
비난의 역할을 맡아 사회적 양심을 대표하고 있는 단체나 사람들로는 NGO(비정부기구), 규제 당국, 감사인, 주주, 언론, 소셜미디어, 내부 고발자 등이 있습니다.

저자는 '비난은 쉽고, 칭찬은 어렵다' 말했지만 전 이 말에 반대합니다. 전 비난이 어렵고 칭찬이 오히려 쉽다 생각해요. 입에 바른 말하는 거 뻔한 말하는 건 쉽잖아요. 내가 생각하는 기준,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비난은 실천(투쟁이든 블로그에 글을 몇 자 쓰든)도 어렵고, 비난한 후에 내가 져야 할 책임감 또한 무겁기 때문이에요. 
 
비난 문화의 반대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이들과 협력해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조직 문화입니다. 이런 조직은 비난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공평하다면 조직 구성원이 희생양이 되거나 앙갚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비판과 경고 등을 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있을 때 이 일의 분석을 맡은 사람(경영자, 감사인, 직원 등)이 현장에 투입되어 맥락과 정책, 기존에 통용되던 통념까지 폭넓게 조사해 애초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었던 건 아닌지를 연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우린 아직 잘못된 사람을 찾아내 그를 비난하고 덮어버리는 수준의 비난 사회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비난 문화에서 공정 문화로 전환되려면 뿌리박힌 관습들, 옛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는 최고 지도층의 강한 의지와 결단력이 필수인데 우린 아래서부터 바꿔나가려니 여간 힘이 들지 싶습니다.

책을 통해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들, 그러니까 대체로 밝고 경쾌하지 못한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정치, 대기업 관련 사례들이 많다 보니 심호흡을 꽤 여러 번 해야 했습니다. 세계의 여러 굵직굵직한 사례들도 교훈적이고 좋았지만 폭을 확- 좁혀서 우리 공동체, 개인 규모 내에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은 사례를 나누고자 합니다.

비난은 국가적으로나 정치적, 사회적으로 보면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으로 규모가 작아지면 매우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비난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난과 응보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법 체제는 가해자의 무죄, 유죄만 판결해 주어 죄책감을 느끼는지, 일을 뉘우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한 중 하나가 '회복적 사법'입니다. 회복적 사법에서도 가해자는 비난을 받지만, 그에 대한 응징이 주 목적은 아닙니다.

15세였던 뉴질랜드 마우리족 소년 위레무는 어머니의 차를 면허도 없이 재미 삼아 몰다 이웃집 담장을 들이 받고 정원을 모두 망가뜨렸습니다. 자동차도 크게 부서졌지만 위레무는 반성하기커녕 건방진 태도를 보이며 이 일을 재미있어했습니다.

마우리족 전통대로 '후이 와카티아카(=일을 되돌리는 회의라는 뜻)'가 열렸고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모여 위레무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는 한 복구를 자발적으로 돕도록 독려했습니다. 모든 이가 위레무의 장점과 그가 잘했던 일, 각자의 삶에서 위레무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이야기했습니다.

위레무의 어머니는 자동차를 구입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했고, 망가진 정원의 주인은 아내가 살아생전 꾸며 놓았던 정원이었고, 아내를 그리워함을 표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위레무는 울고 있었고 이웃 노인에게 용서를 빌며 정원 고치는 것을 돕겠다 말했습니다.

모임이 끝났을 때 울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니, 마우리족의 '회복적 사법'을 보고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어렴풋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물론, '용서받지 못할 잘못'도 있음을 먼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나 스스로가 살인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신이 그들을 용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아이들에게 한 일에 대해 용서받지 못하기를 바랍니다. 절대로"

- 나치 생존자인 엘리 비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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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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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리 제목부터 대 놓고 간질간질한 에세이는 20대 이후로 끊었는데... 제목을 보고 확 꽂히게 된 일이 최근에 있었다.

몇 주 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이야길 나누다 둘째 이야기가 나왔다.
요지는 그 힘든 일을 참 잘 견뎠다. 우리가 다시 이리 마주 앉아 밥도 먹고, 수다도 떨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보기엔 참 여리여리한데 참 대견하게도 잘 지낸다.였다.
그 말에 난 분명 괜찮지 않다는 대답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헌데, 입이 방정맞게 "괜찮아 언니~ 견딜만했어."라고 선수를 쳐버렸다.
세상에. 입이랑 머리가 이리 따로 놀 수가 있나? 내가 말하고 나만 어이가 없었다. 물론 열에 아홉 반은 괜찮고, 잘 지내지만 내 속을 툭 까놓고 말하는 몇 안되는 언니였기에, 내 어리광도 모두 받아주는 언니이기에 그냥 한 번쯤은 힘들다 말하고 싶었다. 근데 타이밍을 놓쳐 며칠이 지난 지금도 영 아쉽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누군가와 만났다 헤어진 뒤, 잠자리에 누워서 문득 "아,, 그때 이렇게 대답할걸." 하고 후회할 때가 있다. 난 왜 내 생각을 제때 말할 줄 모르는 걸까. 

어제 교회에 갔다 이런 얘길 들었다.
"어머 아들 둘이세요? 세상에~ 딸이 좋아~ 딸이 있어야 한다니까. 날 보니까 딸이 있어야 하더라고. 아들 둘은 너무 힘들어. 키워봤자 쓸모가 없다니까."

마치 아들 둘을 키워본 듯 말한 그녀는 두 돌쯤 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마치 자기처럼 살아야 완벽하단 말들이 이어지는 거 같았는데.. (초면이라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녀는 정말 아주 완벽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예상치 못한 폭탄을 맞고 그냥 멍-했다. 잠깐 그리고 깊게. 그러다 시간이 지났다. 밤이 되니 자꾸 떠올랐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아 그래요~ 근데 자식을 뭘 바라고 낳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본전 뽑기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음을 갖고 아이를 낳는 건 옳지 못한 거 같아요. 근데 그쪽은 친정집에 엄~청 잘하시나 봐요. 난 엄마한테 나 같은 딸 낳으란 저주를 받아서 그런가 딸 욕심이 안 생기네요~"

헛고생하고 있단, 헛살고 있단 그녀의 단언. 내 삶이 낙제했단 그녀의 채점에 내 속이 베베 뒤틀렸다.   

그냥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다 생각하면 안 되나. 요 모양 요꼴인 이 나라에서 애 낳은 거 그거 하나만으로도 우린 공평하게 대단한 일을 한거 아닌가. 속이 상하려 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책이 있단다. 이번 생은 망한 걸로 치고, 더 자유롭고 치열하게 살겠다는 역설을 담은 제목이라고 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다. 사계절 순환처럼 내 일상도 반복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계절의 반복처럼 나는 수없이 실패하고 절망하고 비통해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말, '그래도 다시'가 아니라 '이번 생은 망했다'고 낮게 읊조리며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걸을 것이다."

세상 기준에 비한다면 내 생도 망한 생일 것이다. 번듯한 집이나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믿는 구석이 되어줄 부동산은커녕 통장조차 얇디얇은 아들 둘 맘이니. 몽매 달아도 시원찮을 수준이겠지. 그래도 난 쿨하게 자유롭게 살 거다.

"아들 잘~ 키워 독립시키고 나면, 나도 여느 아줌마들처럼 친구들과 삼삼오오 형형색색의 잠바를 두르고 등산도 해볼테닷. 손주 맡길 생각 말고 명절에만 와다오~~~"

이 생각을 첫째를 낳은지 삼 일째 되는 날부터 쭉- 해왔다. 앞으로도 변치 않을 예정인데...
이 글을 몇 년 뒤, 몇 십 년 뒤보면 기분이 어떨까? 철부지였구먼~ 할까? 딸 낳을 줄 몰랐구나? 할까? ㅎ

철부지는 '절부지(節不知)'에서 비롯되었다지?
계절을 모르는 절부지. 농사는 철에 따라 심고, 가꾸고, 거두어야 하기에 철을 아는 것이 아주 중요해서 나온 말이란다.
나보다 앞서 자식을 키워본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린 지금이 우리 부부에게 인생의 봄날이라는데... 그럼 그동안 피곤했던 게 춘곤증이었나. 아무래도 철부지가 맞나 부다. 

날 모르는 이 책이, 만난 지 고작 몇 주 밖에 안 된 이 책이 넘나 애틋하게 들이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어쩐지 오늘은 나와 궁합이 맞는구나. 참 신기하다. 책이란 이런 거구나 새로운 걸 깨달았다. 한번 읽고 별로였다고 쉬이 무시하지 말아야겠다.
이 귀한 교훈을 얻으려고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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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따위 - 내 청춘의 쓰레빠 같은 시들
손조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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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의도한 게 아닌데 마치 포샵을 한 듯 사진이 찍혔다. 카메라도 시집을 알아보는 걸까?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좋았다.
그녀의 속을 뻔히 알면서 나는 속도 없이 좋았다.
좋은 시를 만나면 시가 좋아서, 어려운 시를 만나면 그녀의 글이 있어서 다행이라 느꼈다.

 

 

 


이 책은 지극히 평균적인 삶을 살고 있는 청춘의 이야기이다. 내 또래인 것 같은데 나와는 아주 많이 다른 삶을 살았다.
지방에 사는 부모님으로부터 인서울대학에 들어오며 독립해 온 이야기, 고달팠던 서울살이들, 변변치 못 했던 그리고 나이에 비해 다소 짧아 보이는 사회생활 경력 등... 어찌나 솔직한지 책 곳곳에 짠내가 진동했다. 독립을 해본 적도 없고 취직이 어려웠던 경험도 없었던지라 막연하게 힘들다고만 알고 있었다. 요즘 청년들의 퍽퍽한 삶이 내 피부에 와 닿자 예상치 못한 스킨십에 살짝 볼이 발그레 해졌다. 미안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책에 담긴 시는 모두 국내 시인들의 시이다. 외국 유명 시인의 화려하고 멋진 시가 아닌 나와 비슷한 빛깔의 민낯이 담긴 약간은 특별할게 없어 보이는 시를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시따위』에 나온 시는 대부분 최근 몇 년 새 쓰인 시들이다. 그래서 또 좋았다. 뭔가 나도 시의 세계, 그들의 세계에 성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달까. 책을 읽으며 이런 시는 어디서 구해서 읽는 걸까 궁금했다. (답은 책의 가장 끝장에 있었다.) 

어려웠던 시 중 하나였던 유하 시인의 《달의 몰락》 "나는 명절이 싫다 한가위라는 이름 아래/ 집안 어른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김씨 집안의 종손인 나에게 눈길이 모여지면..."으로 시작한다. 김씨 집안의 종손은 편입의 안락과 즐거움 대신 일탈의 고독을 택해 집을 나간다. 그는 굴레가, 모든 예절의 진지함이, 그들이 원하는 사람 노릇이 버겁지만 그런 쓸모없는 자신을 사랑한다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연을 읽고 "뭥?"했다.

"달이 몰락한다 난 이미, 달이 몰락한 그곳에서
둥근 달을 바라본 자이다
달이 몰락한다, 그 속에서 미처 삐져나오지 못한
내 노래도 달과 더불어 몰락해갈 것이다."

작가는 화자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달을 따라간다 말했다. "집이라는 굴레"와 "모든 예절의 진지함"과 "편입의 안락"과 일상과 돈이 가져다주는 6펜스의 세계를 떠나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달의 세계를 향한다고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난 아직도 이 시를 이해하지 못 했을 것이다.

시에 대한 열정에 비해 그의 미래는 그다지 핑크빛이지 않음을 스스로 알고 있지만 《달과 6펜스》에 나온 말처럼 괴로움은 인간의 품성을 높여주지 않고 오히려 천박하고 강하게 집착하도록 만든다. '달'에 홀린 '맹추'가 될지언정 '해를 품은 달'처럼 달도 갖고 6펜스도 가질 수 있었으면 하고 꿈을 꾼다.

나이는 결혼 적령기에 도달했고, 글을 써서 먹고살겠다는 꿈이 이뤄질지 말지는 도박과 같고, 똥줄은 타들어 가도록... 스스로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고백하는 그녀에게 이 책이 6펜스를 가져다주면 좋겠다.

더불어 싱글로 독립해 살고 있는 나의 베프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그녀와 나의 삶이 이리 달랐구나 몰라주어 미안하다 말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질지 모르겠다.

 

+

 

 

 

 

 

 

여행
- 이병률

어느 골목 창틀에서 집어온 대못 하나
집에 가져다 컵에 기울여 꽂아놓았더니
뚝뚝 녹가루를 흘리고 있다

식당에서 먹다 버린 키조개 껍질
뭐라도 담겠다 싶어 가져왔는데
깊은 밤 쩌억쩌억 소리가 들려
집안을 두리번거리다 안다
공기 중이라 조개의 몸이 갈라지는 것을

나는 털면 녹 한 줌 나올는지
나를 공기로 쪼개면 나는 쪼개지기나 할런지

녹가루를 받거나
갈라지는 소리를 이해하는 며칠을 보냈을 뿐인데
머리카락을 남기고 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토록 마음이 어질어질한 것이 나로 인한 것인지

기어이는 숙제 같은 것이 있어 산다
끝나지 않은 나는 뒤척이면서 존재한다

옮겨놓은 것으로부터
나를 이토록 옮겨놓을 수 있다니
그러니 사는 것은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나 또한 "털면 녹 한줌 나올는지/ 공기로 쪼개면 쪼개지기나 할런지" 자신이 없다. 나의 이 열정적인 몸부림이 '뒤척임'수준 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걸까?

작디 작은 못과 조개가 제 속의 녹가루와 제 밖의 껍질을 벗어던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마음의 귀를 쫑긋 세워 봐야 겠다. 그럼 나도 언젠간 남는 장사를 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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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찾아서 살림어린이 그림책 47
세르히오 라이를라 지음, 아나 G. 라르티테기 그림, 남진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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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 나타났습니다. 2권 아니구요. 1권 앞·뒷면이에요.
앞에서부터 읽으면 '행운씨'의 이야기가, 뒤집어서 읽으면 '불운씨'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에요.

두 사람 사이를 묘하게 연결시켜주는 연결고리가 꽤 많다는 점. 그리고 한 끗차이로 얼마나 많은게 달라지는지 등.. 이야기를 되짚어 보니 아이보단 어른들에게 더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왜 그런책 있잖아요. 아이랑 읽다 나도 모르게 "아하~!"소리와 함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런 책- 이 책이 그런 책이었어요.


먼저,
행운씨의 이야기 입니다.

 

 

 

행운씨는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어요.
여행사에서 추천해준 '세레레'섬으로 결정했어요.
공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가 연착되었어요.
덕분에 공항도 둘러보고, 한 시각장애인이 파는
복권도 한장 구입할 수 있었어요. 

 

 

비행기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행운씨는 기차를 놓치고 말았어요.
대신 렌터카를 빌리기로 했어요.
그 때,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께서
몹시 곤란한 상황에 처해 계신걸 보게 됐어요.
행운씨는 얼른 길을 건너가 도와드렸고,
아주머니께서 버스를 놓쳤단 말에
마을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지요.

 행운씨가 여행 중이란걸 알고
아주머니는 감사의 뜻으로 집에 초대해 주셨어요.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고
아주머니의 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아들과 친해진 행운씨는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잠자리에
요트로 여행하는 호사까지! 누리게 되었죠.
그 뒤로도 엄청난 행운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같은 시간,
창 밖에 뛰어가는 불운씨 보이시나요 ㅜ.ㅠ
불운씨는 어떻게 된걸까요?

 

불운씨도 갑자기 여행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직장을 잃었거든요.
즉흥적으로 결정한 탓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아볼 시간도 없었을까요?
여름옷과 겨울옷 가방을 하나씩 챙겨
가방을 둘이나 들고 후다다닥 출발합니다.
앗! 근데 아주아주 중요한 걸
잊고 나가네요? ㅜ.ㅜ

불운씨는 비행기 표도 예약하지 않았어요.
결국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리게 되죠.
나가기 전, 한 시각장애인이 파는 복권을 한장 샀어요.
헌데 어디선가(!) 큰~~ 불이 나서
교통이 마비가 되버렸지 뭐에요.
하지만 이미 차를 렌트해서
길 한복판에 있었던 불행씨는
계속 운전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간신히 버스타는 곳까지 도착한 불운씨는
버스를 타고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버스 종점에서 내리게 되었어요.
그곳은 항구도 없고,
하룻밤 묵을만한 숙소도 없는 동네였어요.
바람이 세차게 분다 싶더니
후두두둑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재난 영화 속 주인공 마냥
세상 모든 불행을 하루에 왕창 몰아서 겪게 된 불운씨.
참 어렵게 항구에 도착해 배를 탔습니다.
그리곤 섬에 도착!

너무 피곤했던 불운씨는 가장 먼저 호텔로 갔습니다.

하 근데 세상에 호텔에 방이 없다네요.
오늘 밤은 또 어디서 어떻게
뭘 뒤집어 쓰고 자야 할까요?
난 왜 이 섬에 여행을 온걸까 후회하던 순간,
호주머니에서 복권이 한 장 만져졌습니다.
할 것도 없는데 숫자나 맞춰볼까?

불운씨에게도
아직 섬을 즐길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답니다 :)

이 섬에서 불운씨는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책을 통해 보시길 -

-------------

 

 

여섯살 아이와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전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권선징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책을 보면 행운씨는 친절하고 착하고 매너좋고 상냥해 보여요. 그리고 불운씨는 이미 얼굴에서부터 나쁜 사람인게 느껴져요. 남을 치고 지나가서 상대방의 가방이 쏟아졌는데도 제 갈길 바쁜 사람이었으니 나쁜 사람인걸까요? 아이들 동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권선징악'대로라면 나쁜 사람은 결국 벌을 받아야 하잖아요? 근데 불운씨는 엄청난 행운을 맞게 되요.
(행운씨는 착한 일을 한 덕분에 복이 굴러 들어오긴 했지만, 불운씨는 나쁜 행동을 해서 모든 일이 꼬인건 아니었어요. 안타깝게도
그의 부주의, 그의 잘못으로 인해 이미 출발하는 순간부터 그의 여행은 꼬여 있었어요.)

행운씨와 불운씨의 이야기가 한 권으로 묶인 것처럼 우리도 선악의 양면성을 동전처럼 한몸에 지니고 있으니 우리가 곧 행운씨이자 불운씨이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행운씨처럼 친절하고 배려하고 사랑해주는 날이 훨씬 많긴 하지만 너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동생이 미울 땐 불운씨같은 얼굴을 되지 않냐 이야기 했더니 발그레한 볼을 하곤 씨익 웃더라구요. ㅎㅎ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게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무조건 나쁜게 아니란걸 얘기해 주고 싶었어요. 비록 엄마가 종종 혼내지만... 말이지요. 좀 더 자라면 네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다독여도 주었어요. 그리곤 행운씨에게도 불운씨에게도 모두 공평하게 행운이 돌아간 것처럼 우리에게도 행운은 결국 공평하게 주어질거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래도 불씨처럼(=불운씬 무조건 독고다이. 그 큰 행운을 누리면서도 독고다이 & 매사에 부정적.) 지내지 말고~ '함께' 행운찾기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고 얘기해줬어요. (저흰 종종 그리고 뜬금없이 "오래오래 행복하자~"란 말을 해요.)

물론, 덧붙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운씨가 겪은 불행들을 보니 이왕이면 착하게 사는게 더 좋긴 하겠다고.. 이야길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 했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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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야호 2 11호 (워크북 1권 + 그림책 4권) 한글이 야호 2 11
한글이아빠 지음 / EBS미디어(주)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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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엔 눈에 익어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몇 개 생기고, 4살엔 이름을 쓰는게 자연스러워지더니, 5세가 되면서부터 부쩍 한글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둘째로 정신이 없다보니 아이가 물을 때 대답해주기만 했지 제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도와주거나, 학습을 해줘 본게 없어 많이 미안했었어요.

야무진 여자아이들에 비하면 많이 느린 편이겠지만 "한글은 학교갈 쯤 하면 되지~ 아직은 어리니 놀 수 있을 때 놀아보자~"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론 내가 너무 애를 무관심하게 방치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찔리기도 해요.

워낙 사교육이 많은 나라에 살다보니 여지껏 학습지 하나 안하고, 학원도 다녀보지 않은 아이들이 이제 겨우 여섯살인데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너무 손놓고 방임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ㅡ.ㅜ  

그래서 두둥 저도 준비해봤습니다~! EBS에서 보내준 한글이 야호 책!! 호홋

아이가 다섯살 때부터 정말 꾸준히 열심히 챙겨보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시간맞춰 틀어주기도 하구요..) 한글이 야호 1이 몇년 전에 엄청 인기가 많았는데 요 방송을 통해 한글을 뗀 아이들이 많았다는 소문을 들어서 챙겨보고 있어요. 

 

 

 

제가 받은건 11권. ㅐ, ㅔ, ㅘ, ㅝ 요 네 자를 배우는 책이에요.
한글이 야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한글이야호2는 아야어- 순으로 진행되요.
1화 제목은 "이야이야오"로 아이, 우유, 요요, 오이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알려주었어요.
2화는 "고기구이"편이었는데 고기(구이), 가구, 여우, 기구로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었고
1화에서 배운 아이가 2화에서도 반복이 되요.
11권은 개, 개미, 게, 게으름뱅이, 사과, 원숭이, 태권도 등이 나와요.


어떻게 아냐구요? 1년 전에 그림책을 다운받아서 제가 정성스레 책을 만들어 아이에게 상납을 했드랬죠. 그게 몇권 아직도 있어요.
그러고보니 1년 전에도 뭔갈 해주긴 했었네요. 힘들고 번거로워서 오래가진 못했지만요 ㅡ.ㅜ

어쨌든 ~
한글이 야호는 통글자로도 알려주고, 자음 모음 결합, 음절 결합도 알려줘서  단어가 통으로 익숙해 지기도 하면서 글자 원리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줘요.
보통은 통글자만 가르쳐 주거나, 대놓고 기역에 아~ 이렇게 가르치는데 한글이 야호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줘서 좋더라구요. 

 

<워크북, 그림책 4권(방송 4회 분량), 글자딱지, 챈트엽서, 음절스티커, 글자판박이>

생각보다 구성이 무척 다양하고 많아서 엄청 좋았어요. ㅎㅎ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이 많은게 다 자기꺼라고~ 한글이랑 야호가 자기한테 보내줬다고~ 무한애정 ♥_♥
(원래 뿌미만 좋아했드랬죠.)
맨 앞에 새우는 낱말카드가 저렇게 동그란 카드처럼 되어있어 아이들이 열심히 색깔맞춰 카드따먹기 하며 공부했어요.
둘째가 보조교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지요. ㅋㅋㅋㅋ

그리고 카드 뒤에 흰 종이에 출력된 스티커는 판박이에요!! 
 아이들이 자꾸 구겨서 제가 슬쩍 해뒀는데요.
요건 요 아래 ↓ 처럼 병뚜껑이나 동그란 물건을 모으던~ 잘라서 만들던~ 해서 요래 가지고 놀려구요~ 

 

 

저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뿌미 소개해 드릴께요~
뿌미는 새로 배우는 단어를 알려주는 문어에요~ 자음과 모음을 합쳐서 한자 한자 가르쳐 주는 친구이구요.
뿌미 옆에 초롱이는 받침있는 글자를 알려주는 친구이구요~ (아구일까요?)
방송에선 요 두 친구가 글자를 함께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구요.

 

책에도 글자가 어떻게 조합이 되는지 낱자로도 알려주고, 단어로도 알려줘요~
방송은 보기만 하는데 책은 역시 직접 써보면서 할 수 있으니 역시나 훨씬 즐겁네요~~
방송을 맞춰서 보고 학습하면 훨씬 쉽긴 하겠더라구요~~
요즘은 앞부분부터 다시 방송해주고 있으니
한글 시작하는 친구들~ 저희 아이처럼 어설프게 알아서 다시 복습, 학습해야 할 아이들~ 모두 챙겨보면 좋을거 같아요. :)


몇 화인진 잘 기억나지 않는데 한글이 야호를 보곤
"가위 할 때 가!, 가지할 때 가!, 응가할 때 가!...."요 놀이를 아이가 몇 달 째 시도때도 없이 하고 있어요.
잠결에도 할 정도로 정말 많이 하는걸 보면 관심이 어느 정도 인지 감이 오시지요.. 이럴 때 뿜뿜! 해줘야 하는데 작년처럼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제가 마음을 잘 다잡아둬야 할 것 같아요. 그죵~

한글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원리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한글이 야호2를
아이가 딱! 한글을 알아가야 할 나이에 만날 수 있게 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학습이 이뤄지는 거라 아이가 싫어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도 첫회를 본 날 부터 지금까지 쭉~ 변함없이 좋아하고 있으니 믿고 보여줘 보셔요~~  

영상을 보다보면 한글에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면서 스스로 학습이 되고, 
관심이 교재로 자연스레 이어져서 학습이 무척 쉬워지더라구요.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아이랑 앉아서 공부란걸 해본 적이 없는 저도 재미있었으니까요 ;)  
믿고 해보시라 강력- 추천 합니다~!!!


워크북 구경시켜 드리면서 전 이만 뿅- 할께요.

 


+
한글이 야호 교재 구매 주소 : http://www.ebsyaho.co.kr/sub/book_new.php?menu=2
한글이 야호 카페 (한글이 야호, 속담이 야호, 수학이 야호 자료, 활동집 많아요.) : http://cafe.naver.com/hanya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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