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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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와 <눈먼 암살자>로 유명한 마거릿 애트우드가 《템페스트》를 새롭게 썼다. 제목은
《마녀의 씨》.
마거릿 애트우드는 2017년 프란츠 카프카상을 받고, <시녀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꽤 화제가 됐었다. 뭐 상이라면 받을 만큼 받아봤고 해외에선 이미 유명해 그녀에게 이런 화제는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처럼 올해 처음 그녀를 알게 된 이들이 국내에 적지 않을 것 같다.

《마녀의 씨》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이라기엔 다소 애매하지만 어쨌든 그녀가 쓴 글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글이 풍기는 느낌이 몹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

 


아내와 딸을 연달아 잃고 방황하던
필릭스 필립스는 함께 일하던 동료(토니)에게마저 배신당해 공연계에서 버림받는 신세가 되고 만다. 자신의 공적이 될 수 있었던 일을 가로채 승승장구하는 토니를 스토킹하며 복수하려 했지만 변변한 기회마저도 그에겐 주어지지 않았고 정신마저 흐트러진다.

그는 죽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체스를 가르쳐주고, 함께 밥을 먹으며 버텼다. 다시 돌아온 그 아이는 감사하게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절망감이 꾸며낸 거짓이었지만 어쨌든 그를 숨 쉬게 했다. 살고자 하는, 버텨내고자 하는 그의 간절함에 손가락질할 수 없었다.

필릭스는 자신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이름까지 바꿨지만 가진 재주가 하나뿐이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제 발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교도소 재소자들을 교화시킬 목적으로 공연 연출을 맡게 되고, 몇 해가 흐르면서 그의 공연이 호평을 받으면서 장관 자리까지 꿰찬 토니가 그의 공연을 보러 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복수를 준비하게 된다!

《템페스트》는 밀라노의 대공 프로스페로가 동생 안토니오의 배신으로 딸 미란다와 함께 외딴섬으로 추방당했다가 끝내 복수를 이루는 이야기이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불화 요소들이 화해와 조화를 이루게 되고 이상적인 세계를 이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지만 나는 "인간은 자신도 같은 처지가 되어봐야지만 반성을 한다는 가시 돋친 교훈을 주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냉소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뉘우치지 않는 자에게 복수는 정당하단걸! (나쁜)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해를 넘겼건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얼굴만 바뀐 채 무한 반복되는 가슴 아픈 사건, 사고들로 마음이 어수선했는데 그들에게 강독을 벌로 내리고 싶다. (책도 아까우려나...)



방금 눈 똥처럼 완벽하게 신선했던 《마녀의 씨》 대박대박작품

원작인 <템페스트>보다 템페스트를 품은 채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마녀의 씨>가 더 다양한 입장에서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음 참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던 드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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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문
버크.베카리아.니체 외 27인 지음, 장정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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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서문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을까?’ 추측해보면 요 최근 몇 년새 꽤 강렬한 서문을 여러번 만나면서가 서문의 중요성이 각인된게 아닐까 싶다. 그 전엔 목차와 같은 급(?)으로 취급해 책을 소개하는 정도로 여겼다.

 

물론 책을 읽기 좋게 가이드해주고 저자가 하고 싶었던 중요한 메시지를 암시해놓는 중요한 페이지라는 건 인정하지만 글로서의 가치를 부여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위대한 서문》은 내 인생의 파란꽃(노발리스의 장편소설로 낭만적 동경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쓰인다.)이 가득한 책이다.

 

세상 유명하지만 읽어본 사람은 본 적 없는 <군사학 논고>를 시작으로, 어른책(?)으론 읽어본 적 없는 걸리버 여행기, 제 자식 버린 걸 안 뒤로 안티가 된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최근 본 유일한 영화 서프러제트로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여성 참정권에 큰 영향을 끼친 <여권의 옹호>, 사디즘의 창시자 사드의 <사랑의 범죄>, 어렸을 때 뭣도 모르고 읽었던 <죽음에 이르는 병>, 읽었다는 것만 기억하는 <종의 기원> 등 쟁쟁한 작품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 중 내 마음을 가장 끈 건 <여권의 옹호>였다.
20세기 최초의 여권운동가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처음 알게 됐다. 얼마 전 본 영화 <서프러제트>로 그 당시 여성참정권을 위해 싸웠던 여성운동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녀의 글을 보니 또 마음이 마구 뜨거워졌다. (참고로 영화 <서프러제트>는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책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가 원작인데 영화에서 그녀는 정신적 지주 역할 정도만 한다.)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 정도로 취급되던 당시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 이성을 가졌고,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외친 그녀의 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고, 여권이 이만큼 자리잡을 수 있었다. 페미니즘을 다룬 요즘 책은 몇 읽어봤는데 이리 오래된 책이 있을 줄은 몰랐다. 더이상 추가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독서목록에 책이 또 한권 추가됐다. (언제 줄어들꺼니ㅜ_ㅜ)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글 잘쓰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저자들의 서문을 한데 모아놓다보니 무엇하나 버릴 글이 없었다. 하지만 날 오라 손짓하는 매력적인 사공들이 너무 많았던 탓일까. 다소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몰입해서 읽으려면 끝나고, 읽으려면 끝나는 데다가 작가들의 개성이 워낙 뚜렷해 어쩔수 없단 걸 알면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한번에 몰아 읽지 않고 관심있었던 저자 혹은 책을 골라 먼저 읽었더라면 이런 아쉬움은 없었겠지? 부지런히 읽는다고 읽는데 아직도 책을 읽는게 이리 서툴다. 내년엔 좀 덜 읽어볼까 했는데.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나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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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재잘재잘 이야기 발음카드 - 언어재활사들이 만든
김재리.최소영.허은경 지음 / 예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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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박또박 재잘재잘 이야기 발음카드는
자음, 이중모음 소리 위주로 만들어져 조음 연습에 좋다고 해요. :)

6컷짜리 이야기 그림카드 60개가 담겨 있는데
ㄱ/ㄲ/ㅋ/ㅇ, ㄷ/ㄸ/ㅌ/ㄴ, ㄹ/이중모음, ㅂ/ㅃ/ㅍ/ㅁ, ㅈ/ㅉ/ㅊ, ㅅ/ㅆ/ㅎ 요렇게
사진처럼 자음과 이중모음 6상자로 나뉘어 있어요.
덕분에 
 아이가 특별히 발음이 약한 부분을 골라 훈련시킬 수 있어요.

한글을 배우는 중인 첫째는 요즘 소리와 글자가 다른걸 혼란스러워 해요.
'구르미' 가 글자로는 '구름이'인데 받침 ㅁ이 뒷글자로 넘어가(?)서
구르미라고 편하게 발음하는거라고 가르쳐주는데
한번 가르쳐주기 시작하니 끝이 없네요. ㅋㅋㅋㅋ
요 카드는 발음이 나와 있어서
함께 읽으며 아이에게 설명해주기 좋게 나와 있어요.

조음 오류를 많이 보이는 음소 ㅅ,ㅆ이 들어있는 카드 하나 보여드릴께요.

 

 

1. 산타는 슴에게 물을 줄 거에요.
4. 이랑 솜사탕이랑 알탕을 에 넣고
5. 자 위에 연필로 사슴의 주요.
6. 산타가
자를 썰매에
사슴고 있는 으로 가요.



둘째가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직 발음이 많이 부족해요.

언어치료 선생님께서는 시키면 잘 하니까 걱정할게 없다시지만
엄마는 또 그게 아니잖아요? ㅎㅎ..

일상에서도 좀 더 발음이 야무졌으면 좋겠는데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이 조음 오류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것 때문인지 어려서인지 잘 분간되지 않지만..
어쨌든 제가 할 수 있는 '부지런히 들려주기.'는 열심히 해보아야 겠지요. :)

책만 읽어주다 카드를 읽어주니
색다른 기분이 드는지 아이들도 재잘재잘 잘 따라하고 좋아하는데...
한번에 너무 많이 읽어달라고 ㅠ_ㅠ
사람 마음 참 갈대 같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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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철학
이현우 지음 / 책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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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내공(=문학 이해도)에 따라 레벨을 나눈다면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오래된 책을 읽는 것 같다. 이런 인식 때문인지 고전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도전”하려고 “작심”해야 가능하다. 고전이 아니라 고전을 소개하는 책마저도 나는 쉽지가 않다. 나 같은 레벨은 이런 책을 꾸주-운히 읽어야 고전 언저리를 기웃거릴 수 있다.

 

처음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창작 세계로 가는 이정표가 된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궁금했다. 늘 꿈은 당차다. ㅎㅎ 하지만, 역시나 나는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미 볼테르의 작품을 아는 사람들은 여기서 "풋!"하고 코웃음을 쳤을지 모르겠다.

 

나처럼 처음 들어본 이들을 위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악의 문제”를 다룬 콩트다! ㅎㅎ 정말 대단하지 않나?! 현실성 없는 스토리로 외면받기도 하지만 카뮈의 《페스트》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도 영향을 끼친, 코웃음으로 날려 버리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외에도 페미니즘의 뿌리가 된 《안티고네》, 《율리시스》의 초석이 된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 《문학 속의 철학》에 담긴 책은 대체로 무언가의 뿌리가 되고, 누군가의 사상이 된 정말 옛날 작품이다. 그래도 재밌다.

 

당대의 라이벌 볼테르와 루소의 반대를 위해 반대하는 유치한 모습(이를 번역하면 ‘개혁이냐 혁명이냐’ 정도라고.)이나 팬들의 싸움을 유발한 시인 바이런과 테니슨의 이야기는 이십 년 전 H.O.T와 젝키 팬들의 몸싸움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니체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사실.
“여자에게 가려고 하느냐, 채찍을 잊지 말라."
이 문구 하나로 니체가 여성을 혐오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디서 주워들은건진 모르겠지만 이 말 외에도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그건 일단 미뤄두기로 하고-

이 문구는 니체의 여혐 사상을 드러내는 문구가 아니다. 이 문구 속에는 니체가 흠모했던 여인과 그의 삶을 에워싸고 있는 여성들이 얽혀 있었다.

 

 

 

그는 여자를 사랑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강한 여성들에 둘러싸여 치이며 자라느라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가끔은 거친 말을 뱉어야 했다. 그래야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생각하니 니체도, 로렌스(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쓴 작가)도 다르게 보인다.

 

채찍을 준비한 까닭이 무엇인지, 채찍을 누가 쥐게 될 것인지 앞뒤 생각없이 한 문장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것은 정말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좀 더 알고 판단해도 급할 거 없는 문제니까 차근히 알아보고 생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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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컬 라이프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
강상욱.이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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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안죽으면 되는거야."
"피곤하게 그런걸 다 어떻게 따지면서 살아."
"그렇게 대충 먹고 살았어도 다 건강하잖아?"

 

누군가는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혹은 피하고 싶은 피곤한 스타일로 보일지 모르겠다. 나도 귀찮은걸 질색하는 성격이지만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생리대,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 등... 잊을 만~ 하면 자꾸 터지는 화학제품 문제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케미컬 라이프》는 우리 일상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접하는 장소, 음식, 물건,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은 확실히 꺼진 불도 다시 보게 만든다. @-@!


 

 

 

 


친환경 소재, 제품에 관해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정보를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믿어도 되는지 의심도 되고, 궁금한 내용도 많았다. 어디선가 주부들이 많이 쓰는 만능세제(베이킹소다 + 식초 + 세제)가 양잿물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란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뭘 믿어야 할지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처음 쓸 때, 둘이 섞이면서 나는 흰 연기와 매캐한 냄새 때문에 "정말 괜찮은건가?" 의심이 많이 들었고, 뭔가 확실히 알기 전까진 섞어 쓰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케미컬 라이프》를 통해 답을 알 수 있었다.

 

"먹어서 안전하다고 해서, 코로 흡입했을 때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코로 흡입할 경우 기관지에서 못 거르면 폐료 간다는 점을 늘 유의해야만 한다. 폐는 따로 안전망이 없으므로 유해 물질을 흡입할 경우 바로 폐포에 닿는다."

 

완벽한 노케미족이나 컨슈니어는 어렵겠지만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들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고, 하나씩 바꾸다보면 나도 우리 가족도 덜 아프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지금껏 괜찮았다고 앞으로 괜찮을거란걸 어찌 보장하겠는가-


세상에 믿을 건 없다!

 


+
노케미족 :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사람들
컨슈니어 : 가격이 비싸도 성능이 뛰어나거나 고급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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