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1장까지는 내가 생각한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공부에 철학이 붙었더니 장황하게 말만 많아진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래도 공부 이야기를 하고 있단 건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2장, 3장으로 갈수록 더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되짚어보면 공부 중에서도 ‘언어’에 편중된 설명 탓인 것 같다. 공부가 아니라 언어에 대한 설명만 이어지는데 내가 원하는 공부와 닿는 접점이 없는 데다 일본에서 쓰인 책이라 그런지 한 장을 차지하고 있는 블랙 유머(아이러니, 난센스)에 대한 설명이  생뚱맞게 느껴졌다.
그래도 꾹 참고 읽었다.

 

 

“‘내 체감과 맞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라고 말한다면 공부를 진행할 수 없다....
오히려 ‘왜 이런 식으로 쓰여 있는 거야?’는 내용이 포함된 사고방식을 배워야 비로소 공부라 할 수 있다.”


지식이나 스킬을 덧입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사고하는 법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이 공부인 것이다.

이 책을 읽은 게 내겐 또 다른 “공부”였음을 부정할 수가 없겠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불완전한 배움에서 또 다른 불완전한 배움으로 옮겨, 옮겨 가는 것이 평생 숙제인 “공부”임을 잊고 있었나 보다.

읽기는 힘들었으나 어쨌든 큰 깨달음을 줬으니 좋다고 해야 할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어벙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의식의 강》에는 올리버 색스의 이야기만 담겨 있지 않다. 과학자 혹은 역사를 이끈 이들의 자서전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찰스 다윈, 프로이트, 한나 아렌트를 비롯해 마크 트웨인, 바그너, 헬렌 켈러, 조지 해리슨 등. 이들의 결과물만 볼 수 있는 우리 세대에 과정이 담긴 에세이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호기심에서 출발해 결과가 나오기까지 겪는 과학자들의 연구 과정, 갈등, 고민을 엿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모든 결과가 밝혀진 지금, 과정을 돌아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전의 희뿌-우연 조금은 답답한 상태를 보는 게 왜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즐거웠다.

 

이 한 마디가 답이 되어줄 수 있을까. :)


"과거의 일이든 미래의 일이든,
...
의식의 흐름을 구성하는 다른 부분에 대한 지식은
늘 현재의 사물에 대한 지식과 혼합되어 있다. "


프로이트는 정신의학을 연구하기 전, 신경학을 연구했는데, 이는 자신이 앓던 편두통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편두통을 더 깊게 연구했다면 지금 내가 먹는 약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편두통이란 난제를 풀 실마리 정도는 찾아놓고 가시지 않았을까.

올리버 색스의《편두통》이란 책에 아주 심한 편두통 환자의 이야기가 있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환자였는데 편두통이 끝난 후의 반동현상이 아주 뚜렷했다. 다량의 맑은 소변을 배설함과 동시에 편두통이 가라앉고 창의적인 수학적 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단 것이다. 편두통이 ‘신체와 정신의 이상한 방정식’임을 감안해 충분히 수용 가능한 결과라지만 나는 왜 이리 놀라운 건지. ㅎㅎ

 

 

올리버 색스의 《의식의 강》에는 찰스 다윈이 적이라 불렀던 신을 측면공격하기 위해 식물을 오랫동안 연구했다던가, 헬렌 켈러가 표절에 휘말려 고생했던 이야기, 푸앵카레(수학자)가 여행 중 월척(푸크스함수를 정의하기 위해 사용했던 변형이 비유클리드기하학 변형과 같았다던가 하는 수학적 발견)을 낚은 이야기, 바그너가 오페라 <라인의 황금>의 관현악 서곡이 떠올린 순간, 그리고 올리버 색슨의 이야기 등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내용도 분야도 상당히 방대하다.

 

역사적인 순간을 코앞에 둔 쫄깃쫄깃한 때의 이야기를 보니 다른 책에서 보던 흑백 사진 속에 검은 옷을 입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 아니라 영화처럼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모습을 본 기분이 들어 마음이 벅차기도 했다. 이 책이 230페이지라는 사실에 놀랐을 정도로  말이다.

 

과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결과보다 과정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 추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심
고은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시작은 작은 오해였다.
“1930년, 여자는 죽었다.”
첫문장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경을 놓친채로 수십장을 읽으며 은휘를 오해했다.

남편에겐 수면제를 먹이고 다른 남자와 몸을 섞는 여자. 그 대가로 돈을 받아 생계를 꾸리는 여자. 남편을 대하는 태도와 내연남을 상대하는 말투가 극과 극을 오갈 때마다 혼란스러웠다.

 

 

“뭐 이런 여자가 다있지?”

 

사랑은 커녕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을 것 같은 그녀였지만 애초부터 이런 성품은 아니었다. 은휘였다가, ‘아가페’였다가, ‘연심’이었다가, 다시 은휘로 돌아오기까지 짧았지만 굴곡진 여정이 시대만큼 애처로웠다.


"연애 시절, 재우는 여주인공의 독백이 너무나도 아름답다며 찬사에 찬사를 늘어 놓았었다. 어쩌면 저렇게 처연하고 안쓰러운 데도 아름다울 수가 있어요?
 ...
그 독백, 직접 목구멍에 태워보니 아름답지 않았다. 독백의 독자는 독이 아니라 마시면 죽어버리는 독인가.
무대에서나 아름답지. "

 

달콤한 연애가 전부였던 시절, 영원히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다. 관람하던 연극 속 여인같은 삶을 살게 될 줄이야.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길이다.

 

관계는 주고 받는거라 했던가.
그럼 꼬이고 꼬인 그녀의 남자 관계는 그녀 탓인건가. 제 아내가 짙은 화장에, 독한 향수, 화려한 옷을 하고 나가는데, 밤에 나갔다가 아침에 들어오며 돈을 쥐고 오는데 남편이란 작자가 어쩜 이리 무심할 수 있지? 도대체 생각이란게 있는 사람인걸까??

 

 

“뭐 이런 남자가 다있어!!”

 

지금은 회복불능상태인 관계지만, 이들에게도 시선이 닿는 곳마다 붉은 자욱이 남을 것만 같았던, 열렬하게 서로를 사랑하던 연애 시절이 있었다. 은휘는 그를 너무 사랑해 조건 좋은 남자를 차버리고, 편지 한 장 달랑 남겨두고 집을 나와 살림까지 차렸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이 무채색이 되는덴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늘어져버린 두 사람의 화음은 무언가 맞지 않았다.
사랑을 맹신하고 목숨을 걸었던 일들이 우습게만 느껴지는 시간은 정말 문득이었다."

 

남편의 태도에 살짝 꼭지가 돌려고 할 때 즈음 남편인 재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국 신문사에서 일한 덕분에 자유롭게 세계 평화와 정세, 민주 정치를 논할 수 있었던 재우와 동료들은 일본 순사에게 “사회주의 혁명가”란 이유로 잡혀가 모진 고초를 당하게 되고, 결국 여섯 중 둘이 죽고 재우는 숨만 붙은 핏덩이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사고가 아닌 고의로 육체와 정신을 말살시키는  모진 고초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도 살아남은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인지. 평생을 옳다고 생각했던, 믿었던 신념이 나를 죽음으로 내몰 때 느껴지는 배신감과 혼란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그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공포는 또 얼마나 큰지. 전쟁조차 겪어본 적 없는 난 짐작조차하기 어려운 고통이다. 그저 재우의 곁을 어렵게 지키는 은휘를 통해 건너고 건너서 어렴풋이 느껴볼 수밖에 없었지만 은휘의 고통도 내겐 버거웠다.

 

과거를 붙잡아 보려는 그녀의 노력이 어리석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한데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 때를 그리워한다. 더군다나 각박한 현실 속에서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은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어쩌겠는가. 그게 그녀가 살 수 있는 길인 것을. 

 

그러니 남을 보고 “왜 저렇게 밖에 못하고 살까.” 판단하지 말자. 훈수에도 상도가 있은 법. 남의 집 제삿상에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는건 예의가 아니다. 모두의 삶엔 저마다의 십자가가 있고 말로 다 풀어놓을 수 없는 곡절이 셀 수 없이 많은 법이니까.

 

 


+
상황과 감정이 모두 글로 적혀있어 독자가 파고 들 공간이 없었다. But, 첫 술에 어찌 배부르랴. 쓸수록 여유가 생기겠지. :)
어쨌든 아쉬움보단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싶단 마음이 더 크게 남는다.

 

이상의 《날개》데칼코마니 버전(?) 느낌이 짙은데 작가의 글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셔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인 아이들만 가득하던 한 초등학교에 흑인 아이가 처음으로 전학을 왔다.

백과 흑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아주 다른 외모 혹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만 가득한 낯선 곳에 간다면 누구라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이 아이의 내공은 어디서 그리고 어떤 경험에서 나온 건지 주눅드는 모습은 1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 나는 정장을 빼입은 직장인 무리 틈에 스타워즈 악당(?)이 그려진 맨투맨 티를 입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뭔가 빨리 정리하고 일어나야 할 것같은 느낌..ㅎㅎ) 이 아이에게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아이의 당당함마저 마음이 아렸던 건 내가 엄마라서일까 아니면 아이가 흑인이라서일까.


"미미는 운동장과 그 속에서 노는 애들이 실처럼 아무렇게나 서로 교차하다가 이제는 그 실이 한 방향으로 향하도록 배열되고 있다는 감각을 느꼈다. 어떻게 저런 관심을 견딜 수 있을까?"


편안함과 당당함이 뒷모습에서도 느껴질만큼 남다른 아우라를 내뿜는 뉴 보이, 오는 등교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웠다. 친구들 사이에 흐르던 긴장감, 흑과 백의 경계심은 예상보다 빠르게 녹아 사라졌다.

 

"그날 아침 흑인 소년이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온 순간, 이언은 무언가 바뀌는 느낌을 받았다. 지진이 나면 이런 기분일까, 땅이 재배치되면서 믿을 수 없게 변했다. ... 단 한 번 공을 어마어마하게 멀리 차고, 단 한 번 소녀의 뺨을 만진 것만으로 질서가 바뀌었다."


꽃길이 펼쳐질 것 같았던 이 학교에서의 생활은 첫눈에 반한 디와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꼬이게 되고 오와 디의 말캉말캉한 핑크빛 우정은 하루만에 끝이 나고 만다.

특별한 것 하나 없는 모난 아이, 이언은 교묘한 음모로 학교와 친구, 종래에는 자신마저도 피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고 만다. 그 날, 그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조차도 이전의 삶으론 돌아가지 못하리라.


 

 

 

하루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긴장감 넘치는 《뉴 보이》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각색한 작품이지만 셰익스피어 프레임을 제하더라도 손색이 없다. 주인공 오처럼.

 

오는 전학생 그리고 흑인이라는 프레임을 거부한다.

 

전학생은 모름지기 어눌한듯 순진해야하고, 도움이 필요할 땐 가장 낮은 자세로, 불쌍한 강아지 코스프레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흑인은 또 어떠한가. “뭔가를 훔치거나, 누군가를 털거나, 돌을 던지거나.” 모가 나고 거칠고 과격한 행동이 흑인의 몫이지 똑똑한건 어울리지 않는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했지만,
오는 프레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선생들의 형식적이었던 ‘동등한 대우’는 몇마디 말 뿐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친절로 포장된 말. 결정적인 순간에 사고의 민낯이 추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보니 오물이 가라 앉아있는 물같이 역겹게 느껴졌다. 누가 조금만 휘저어도 금방 구정물이 되고 마는. 그런 물.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

 

기억하자.
얕은 지식은 결정적인 순간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들고 생각하며 깨우치는 수학 없는 수학 -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어 주는 새로운 개념의 책! 수학 없는 수학
애나 웰트만 지음, 고호관 옮김, 이광연 감수 / 사파리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명절이 지나서 일까요,
서점에 초등 1학년 관련 책들이 눈에 띄는게
아이가 7살이 된게 실감이 나네요.
“내년이면 정말 학교를 가는구나.” 생각하니 벌써부터 뭉클하고 신기하고 대견하고 ㅋㅋ
이래서 졸업식에서 그렇게 우나봐요. :)

아이 아빠가 다른건 별로 욕심을 안내는데
수학은 일찍 눈 떠야 한다고~ 그래서
한글보다 수학을 먼저 시작했다지요. ㅎ

학습지를 하는데 흠...
선생님은 좋은데
교재가 만족스럽지 않네요..

아이들 교육 관련 책, 학습지가 차고 넘치는데
이상하게 문제는 다 거기서 거기
빈칸에 답을 채워넣는 형식-

 


“쉽게, 재밌게, 놀면서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엄마랑 노는 것도 졸업할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동생이랑만 놀 순 없지 싶었는데
제 레이더망에 딱 걸린 책! ㅎㅎ

만들고 생각하며 깨우치는
<수학 없는 수학>

 

 

입체 다각형, 평면 다각형, 눈송이 오려보기, 펜토미노 퍼즐, 입체 프랙털, 폴리오미노 등 그리고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거의 끝 페이지)까지 정말 다양한데요.
전 모눈종이로 놀 수 있는게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어요. @-@!

이름은 낯설어도 보면 “아~ 이거!”하고 다들 알아보실 수 있을만한 것들이에요.

 

 

 

저흰 편하게 해보려고 복사해서 했어요~
아직 어리지만 수준차별하면 넘나 서러워해서 한장 더 뽑아서 함께 했어요. ㅎㅎㅎ

 

정사각형 마술은
저 네 조각이 정사각형인데 그 중에 빨간 네모 하나를 빼도 같은 사이즈의 정사각형이 만들어 진다는 매직매직 어메이직~ @-@!
아이에게 수리수리 마수리 했더니 넘나 재밌어 하더라고요.ㅋㅋㅋㅋ
엄마가 하고도 어리둥절, 어째서 그렇게 되는건진 엄마도 몰라 다른 설명은 못해주고 그냥 재밌게 놀았다능.. 요. ㅋㅋㅋ

 

그리고 요건 모두가 아시는 몬드리안의 작품.
몬드리안은 5가지 색으로 칠했죠.
요걸 겹치는 면에는 같은 색을 칠하지 않는 조건으로 최대한 적은 색으로 칠하면 되는데 마지막 줄에 3가지 색도 되냐고 묻길래 되는건가?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둘다 막판에 틀렸지만 색 덮어쓰기로 저는 4색, 아이는 5색으로 마무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