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이빨 1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간혹 요란한 광고에 현혹되어 책을 샀다가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제목이 맘에 들어서라거나, 평소 관심있는 작가의 신작, 그리고 간혹 신문을 요란하게 장식하고 있는 광고에 눈길이 멈추어 호기심을 유발하게 되는 경우와 근래엔 쭉 지켜봐오던 몇 몇 블로거들의 리뷰라든지 독서록을 보고 책을 선택하게 된다. 

<하얀이빨>은 천재적인 작가의 작품이란 문구에 낚여서 (정말 작가와 출판사에겐 미안한 표현이지만) 손에 쥐게 된 책이다. 

두 권이란 적지 않은 분량 때문이 아니라 읽는 내내 풋내나는 문장과 불협화음을 이루는 단어들 때문에 대단한 인내심을 요구한 책이었다. 

유색인종이 영국이란 나라에 정착하게 되는 이민사를 그려놓은 좀은 진부할수도 있는 소재에 너무나 많은 대사분량들이, 여백없이 오색찬란한 색으로 도배해 놓은 듯 해 숨가쁘기까지 했다. 

문화적인 이질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작가가 보여주려는 의도가 뭔지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고 상식을 벗어난 이야기들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영국인 백인 아버지와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의 출생이 아마도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듯하다. 

잘 쓰고픈 의욕은 눈에 보이는데, 왠지 아직은 어설픈 맛이 폴폴 풍긴다고나 할까.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많은 이들과 매체의 찬사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아빠, 싸우지 마세요! 경독교육동화 6
야나 프라이 지음, 다그마 가이슬러 그림, 이진금 옮김, 경기대학교 아동-청소년 문학연구실 / 경독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엄마 아빠, 싸우지 마세요!>는 아주 리얼한 부부싸움을 보여준다.

점심 준비를 해 놓기로 약속한 아빠가 집 안이 난장판인줄도 모르고 소파에 누워 세상 모르고 잠만 자고 있다.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집에 도착한 엄마는 엉망인 집안 꼴을 보고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아빠 엄마의 싸움 불똥이 자기에게로 튈까봐 전전긍긍하게 되는 아들,톰.

엄마는 눈물을 흘리고 집을 나가 버리고, 뒤늦게 아빠는 청소와 요리를 하게 된다.

톰은 엄마 아빠의 싸움을 통해 사람들은 사랑해도, 가끔은 싸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싸움을 조심하긴 하지만, 비질비질 틀고 올라오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큰 소리 내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싸움의 발단은 대게 사소한 일인데, 이 사소함이 큰 감정의 골을 만들게 된다.

싸움도 요령껏 해야하고, 싸움 뒷끝을 남기지 말아햐 함을 배우게 된다.

 

어른이 읽어도 좋을 동화다.

아이들의 심리상태도 잘 포착이 되어있고, 다양한 감정들을 그림으로 읽을 수 있다.

엄마의 분노, 당황한 아빠, 멀뚱멀뚱 쳐다보는 두 아이들의 복잡함이 앞 표지를 장식하고, 뒷 표지엔 아빠 엄마의 화해의 키스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독일어권의 좋은 책들을 선별해서 출판한다는 경독의 책에 관심이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하는 개구리 - 성인용
이와무라 카즈오 글.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철학의 출발은 생각일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 개구리, 개구리의 그런 모습이 궁금한 생쥐.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 내는 이 둘의 대화가 너무나 깜찍하다.

 

조개의 얼굴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 개구리의 궁금증을 시작으로 개구리와 생쥐는 서로의 얼굴에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지렁이도 얼굴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게도 된다.

지렁이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아무리 지렁이의 얼굴을 찾아도 보이지 않자, 둘은 얼굴 없는 지렁이에 대해서 온갖 얘기들을 해댄다.

 


눈물 흘리지도 않겠네?

코도 풀지 않고?

하품도 안 하고?

기침도 안 해?

뺨도없어?

이마도 없어?

세수도 안 하고?

이도 안 닦아?

이 쯤에서 킥킥거림이 터져 나온다.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으면....

어떻게 알아보지?

친구인지....

친척인지....

모르는 사이인지....

그래도 알긴 알 거야. 지렁이끼리는.....



 

이런 대화를 나누며 점점 멀어지는 개구리와 생쥐.

그림 뿐 아니라 글씨 까지 원근법으로 처리를 해 총총히 멀어지고 있는 모습과 잘 들리지 않을 듯한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얼굴>, <하늘>, <나>란 주제로 철학을 아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무심히 보게 되는 사물이나 주위 환경을 관찰하는 방법, 그리고 생각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4컷 만화형식이라 그냥 술술 읽힌다.

그림은 단순한데, 그 단순함에 미묘한 표정들이 살아있다.

 

초등1학년인 우리 아들, 재미있다며 단숨에 읽어 버렸다.

재미로만 끝내지 말고, 아들도 깊이 생각 좀 하며 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똑똑한 내 아이를 위한 미술치료 쉽게 하기 미술치료 쉽게 하기 1
김선현 지음 / 진선아트북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많이 부족한 엄마다보니 이런저런 육아서를 조금 읽었다.

결혼을 하고 나선 육아서에만 치중하는 편독현상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한데도 머리로만 읽고 이해하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젠 폼나는 엄마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런데도 좀은 달라지고 싶어 여전히 이런 책들에 곁눈질을 한다.

 

이 책은 육아서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고, 그림과 미술놀이를 통해 상처난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게 쉬운 작업은 분명 아니다.

아이들이 처한 환경을 알아야 그들이 그림으로 담아내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문적인 미술치료사가 되자면 좀 더 체계적인 공부를 해야겠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은 이 책을 통해서도 가능할것 같다.

 

한 때 우리 큰아들은 초록색을 유난히 좋아해서 온통 그림의 바탕색을 초록으로만 칠하던 때가 있었다.

색으로 알아보는 아이의 마음부분에서 초록을 좋아하는 아이는 엄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너무 엄한 규율에 대한 반응으로 초록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내용을 보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정말 그러했나 싶어.

아이들을 많이 억누르고, 제제했던것 같다.

아이들의 심리상태뿐 아니라 부모의 역할과 자세도 돌아보게 만든다.

 

<행복한 미술치료하기>엔 아이가 즐거워지는 7가지 미술활동을 소개하고 있는데, 굳이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아이들과 재미나게 활동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만다라는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고맙게도 이 책 부록으로 들어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들레 와인 환상문학전집 1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애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상문학이란 것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타지쯤 되나 보다는 막연한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내내 왜 이 책이 환상문학이란 장르에 속하는지 그 궁금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판타지와 환상문학의 경계가 무엇일까? 

**지식iN을 잠깐 들여다봤다. 

어느 분이 리얼리티의 유무로 판타지와 환상문학을 구분한다고 써놨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는 환상문학에 포함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감이 잡힌다. 

그리고, 레이 브래드버리의 아름다운 글은 충분히 환상을 자아낼만도 하다. 

문장을 하나하나 머리속에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름다운 환상속에 빠져들만 하다는 얘기다. 

굳이 문학적 장르의 구분을 떠나서 <민들레 와인>은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소설이 될 수도 있다. 

주인공 더글러스가 1928년 여름 한 철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으로 엮어가고 있다. 

"넌 내 동생이야. 어쩌면 언젠가 내가 널 미워할지 몰라. 그래도 내 곁에 있을거지, 그렇지?" 

".... 내 말은 멀리 떠나면 안 된다는 거야, 응? 차에 치여도 안 되고, 절벽에서 떨어져도 안 돼." 

친한 친구와의 이별에 아파하며 동생에게 절대 자기와 떨어지지 말것을 당부하는 더글러스. 

헤어짐을 배우고 삶과 죽음을 이 여름 한 철에 배우게 된다. 

이 세상과의 이별을 눈 앞에 둔 할머니는 더글러스의 동생인 톰에게

"톰, 남쪽 바다에서는 친구와 악수를 하고 작별 인사를 한 후, 배를 타고 멀리 떠나야 하는 날을 안단다. 그날이 오면 모두 그렇게 해야 하고 그건 자연스러운 거란다.... 그게 그 사람의 시간이란다. 오른도 마찬가지야. 때로는 나도 토요일 조조 영화가 시작될 때부터 밤 9시까지 극장에 앉아 있는 너하고 같단다. 밤이 되면 아버지가 널 데리러 오시잖아. 같은 카우보이가 다시 같은 산꼭대기에서 같은 인디언을 쏠 때면 너도 의자에서 일어나 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문을 향해 통로로 걸어 나오는게 최선이잖아. 그래서 난 아직 행복하고 즐거울 때 떠나려는 거란다." 

며 죽음에 초연한 인생을 이야기한다. 

민들레 와인 병 하나하나에 여름의 이야기를 담아두고 기억하는 더글러스. 

읽기에 만만찮은 분량이긴 하나 이야기의 아름다움에 또 흡입력에 지겨운줄 모르고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