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와인 환상문학전집 1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애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상문학이란 것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타지쯤 되나 보다는 막연한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내내 왜 이 책이 환상문학이란 장르에 속하는지 그 궁금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판타지와 환상문학의 경계가 무엇일까? 

**지식iN을 잠깐 들여다봤다. 

어느 분이 리얼리티의 유무로 판타지와 환상문학을 구분한다고 써놨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는 환상문학에 포함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감이 잡힌다. 

그리고, 레이 브래드버리의 아름다운 글은 충분히 환상을 자아낼만도 하다. 

문장을 하나하나 머리속에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름다운 환상속에 빠져들만 하다는 얘기다. 

굳이 문학적 장르의 구분을 떠나서 <민들레 와인>은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소설이 될 수도 있다. 

주인공 더글러스가 1928년 여름 한 철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으로 엮어가고 있다. 

"넌 내 동생이야. 어쩌면 언젠가 내가 널 미워할지 몰라. 그래도 내 곁에 있을거지, 그렇지?" 

".... 내 말은 멀리 떠나면 안 된다는 거야, 응? 차에 치여도 안 되고, 절벽에서 떨어져도 안 돼." 

친한 친구와의 이별에 아파하며 동생에게 절대 자기와 떨어지지 말것을 당부하는 더글러스. 

헤어짐을 배우고 삶과 죽음을 이 여름 한 철에 배우게 된다. 

이 세상과의 이별을 눈 앞에 둔 할머니는 더글러스의 동생인 톰에게

"톰, 남쪽 바다에서는 친구와 악수를 하고 작별 인사를 한 후, 배를 타고 멀리 떠나야 하는 날을 안단다. 그날이 오면 모두 그렇게 해야 하고 그건 자연스러운 거란다.... 그게 그 사람의 시간이란다. 오른도 마찬가지야. 때로는 나도 토요일 조조 영화가 시작될 때부터 밤 9시까지 극장에 앉아 있는 너하고 같단다. 밤이 되면 아버지가 널 데리러 오시잖아. 같은 카우보이가 다시 같은 산꼭대기에서 같은 인디언을 쏠 때면 너도 의자에서 일어나 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문을 향해 통로로 걸어 나오는게 최선이잖아. 그래서 난 아직 행복하고 즐거울 때 떠나려는 거란다." 

며 죽음에 초연한 인생을 이야기한다. 

민들레 와인 병 하나하나에 여름의 이야기를 담아두고 기억하는 더글러스. 

읽기에 만만찮은 분량이긴 하나 이야기의 아름다움에 또 흡입력에 지겨운줄 모르고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