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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백서 기적의 독서법 -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이인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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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지식 습득의 차원을 넘어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무릇 독서의 힘이란 비유와 상징의 개념을 이해하고, 현실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활용해보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p6)

 

책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읽는데, 꼭 책 속에서 어떤 의미를 건지려고 노력해야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 그랬다면 책 읽는 즐거움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아이들에겐 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매번 걸리는게 있다. 그냥 읽기만 해서 될까? 독후활동을 해야 하는건 아닐까? 뭔가 생각거리를 제시하고 의견을 끌어내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어쩌면 조바심일수도 있다. 당장은 독후감 쓰기라는 학교 숙제가 일주일에 서너번은 있고, 길게는 논술이라는 대입 장벽을 넘어야 하기에.

이 책의 저자도 얘기한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각종 평가시험등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기 때문에 독서는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권장되기도 한다 (p49)고.

수단이든 일상이든 독서가 중요하다는덴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독서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마구잡이식으로 무조건 많이 읽는 것보다는 단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독서지도를 받아가며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여 마치 백 권을 읽은 것과도 같은 최대 효과를 창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독백서 기적의 독서법의 핵심이자 목적이다. (p29)

평소 내 생각도 저자와 비슷하다. 

우리 아들은 다독스타일이다.

책 읽는 속도가 나보다 빠르다. 아들에게 늘 하는 말이 백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생각하며 깊이있게 읽을것을 주문한다. 그런데, 아들에겐 이 말이 애매할지 모른다. 뭘 생각하고 어떻게 읽는게 깊이있게 읽는 것인지. 나 역시도 서툴다. 내가 독서관련 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문학 작품에서 비유와 상징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야기 따로, 현실따로'가 되어서 문학 작품을 통해서 상상력을 키워갈지 모르지만,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는 길과는 멀어지게 된다. (p115)

이 책엔 다양한 문학작품을 예로 들어 현실과 결부된 사고확장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들의 독서지도에 관심이 많은 부모라면 일독해 볼만한 책이다.

자신의 독서 역량을 높이고 싶은 분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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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김용원 지음 / 하다(HadA)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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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써야 하는 이야기이고, 경험한 자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라서 쓸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자신의 새끼를 낳아 놓고 그 새끼가 종족의 핏줄을 잃을까봐 끊임없이 둥지 주위를 맴돌며 뻐꾹뻐꾹 우짖듯이, 그런 심정으로 이 글을 썼다. 그리하여 자식을 기르는 부모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함께 넘겨 읽고, 공감하여 남자의 구실, 남자다움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집필후기에 남긴 작가의 말이다.

 

이 시대의 아들들이 위태롭다. 학교에선 알파걸들에 치이고 집에선 엄마의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혼해선 아내에게... 아버지 없는 시대에서 아들 없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한다.

아버지들은 아이들의 교육문제에서도 비껴나 있다.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은 필수지만 아빠의 관심은 필요치 않는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여, 아들들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는가?

사내 대장부 답게, 집안의 대들보답게 행동하라고?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라고?

너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라고?

TV만 끼고 사는 다수의 아버지들이여, 아들과 살부비며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아들아』는 아버지가 살아온 시대의 남자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정작 아버지의 육성은 없다.

영민한 6살 귀동이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집안의 대들보이자 사내 대장부로 자라나는 이야기다. 6살 귀동이와 7살 묘숙이의 아지랑이 같은 사랑 이야기도 간지럽고 예쁘다.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까치나라 대장이라 믿고 싶어 하는 귀동이. 

귀동이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아침이면 쟁기를 지고 소를 앞세우고 나갔다가 저녁때가 되면 들어와야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나 딸이 다른 애들한테 맞으면 후닥닥 달려가 때린 애를 혼구멍내줘야 했다. 아버지는 썰매를 만들어 줘야 하고 팽이를 깎아줘야 했다. 또 여름에는 둠벙에서 같이 멱을 감고 등을 닦아주어야 했다.(p 33) 동네 길만이형 아버지가 길만이를 동네 아이들 말 노릇을 하게 만들고 돈을 받아 챙기는 것을 보며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는 대목이다. 폐병환자인 엄마 마저 요양소로 떠나고 귀동은 할머니와 단 둘이 남게 된다. 집안의 대들보가 함부로 눈물을 보여선 안 된다지만 때론 무너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꺼이꺼이 울고 또 울기도 하는 어여쁜 6살이다. 귀동이의 동화 같은 사랑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단풍이 퇴색해질 무렵인 늦가을, 요양원에서 퇴원하는 엄마를 만나면서 비로소 귀동은 김씨집 가문의 대들보와 사내대장부라는 존재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귀동은 엄니가 오시고 난 이튿날, 뒤꼍 지붕 위로 훌쩍 날아 올라 외친다.

"꼬끼오!"

한글을 가르쳐 주시던 서울 할아버지는 사내대장부가 뭐냐는 귀동의 물음에 창호지에 초가집을 그리고 지붕 꼭대기에서 수탉이 목을 쭉 빼고 부리도 크게 벌리고 우는 모습을 그리곤 "나보다 잘난 녀석 있으면 나와 봐라. 나한테 덤빌 녀석도 다 나와라. 나는 너희 같은 쫌생이들하고 다르다!" (p139) 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거라 하셨다. 그게 바로 호연지기라며.

다 덤비라고 했다. 고통을 주고 싶으면 얼마든지 주라고 했다. 나는 무섭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나는 나고, 나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내대장부고 우리 가문의 대들보이므로 오늘이 있기까지 매일매일 지붕으로 날아올라 꼬끼오! 부르짖을 것이다. 그렇게 내 존재를 확인하고, 가다 듬었다.

아들아, 나는 그렇게 살아왔단다. (p 231)

 

우리가 살아 온 방법이 옳은지 어떤진 아직 모르겠다. 제각각의 모양으로 살아 온 만큼 나의 아들들도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지 않겠나. 우리는 어땠는데 요즘 애들은 어쩌고 저쩌고 감히 말하지 도 못하겠다. 어떻게 살라고 강요하지도 못하겠다.  

하지만 우리의 아들들아, 기개를 잃지 말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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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날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1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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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어느 번역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영화에서 그들이 수시로 내뱉는 욕들을 가감없이 번역해봤으면 좋겠다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다.^^ 드러내놓고 개 같단 소리 하기가 얼마나 조심스러운가.

이 책을 다 읽었을 무렵, 때마침 신문에 "방치된 어린 시절, 그 분노가 범죄의 뿌리다"란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강력범죄자들은 분노를 억제, 조절하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강력 범죄자들은 부모의 이혼, 외도, 불화,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등으로 성장기에 고통을 받은 경우가 66.7%에 달하고 부적응, 집단 따돌림등 학창시절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도 67.2%로 조사되었다. 강력범죄와 성장기 환경 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라는 기사였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인 강민, 강수, 미나도 올곧게 자라지 못할 환경에 처한 상처투성이 젊은이들이다. 엄마의 교통사고 후 아빠, 강수, 강민은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삶을 살게 된다. 아빠는 형인 강수를 폭행하고, 강수는 아빠에게 맞은 분풀이로 동생 강민을 폭행하는 물고 물리는 폭행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이들 가족의 불행은 다행히도 아빠의 노력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 또 한 명의 인물, 미나. 어린 시절 오빠의 잦은 폭행으로 인해 한 순간의 기억이 사라져 버리고 폭식증에 걸려 몸이 거대해진 애처러운 여인. 엄마의 오빠에 대한 편애, 오빠가 미나를 폭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력하게 대처하지 못한 참 얄미운 엄마. 한데 그 엄마는 자기 변명에 급급하다. 그런 엄마가 싫지만 한편으론 딸한테 당하고 사는 엄마가 불쌍하다는 미나. 엄마라서, 엄마는 무엇이든 다 해 주고, 다 들어줄 것 같아서 원망을 쏟아내 보지만 미나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미나는 오 원장의 권유대로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해 보기 위해 용기를 낸다.

 

찡코, 머루는 강민과 미나의 사랑과 아픔, 상처를 표현하는 또 다른 강민, 미나다.

개 같은 날들의 연속이었던 일상, 하지만 작가는 그런 개 같은 날들에 종지부를 찍어준다.

더 이상 "개 같은 날"은 없을 것이라고.

읽는 내내 참 좋은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참신하고 재치있고 찰진 문장들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도입부 부터 탄탄한 스토리가 흡입력있게 빨아들이더니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다만, 강민 아빠의 막무가내식 폭행의 연유와 미나 엄마의 민욱에 대한 일방적인 애정이 이해가 되지 않아 좀 더 설득력있게 묘사되었음 하는 아쉬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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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우주 최강 울보쟁이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Friends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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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건, 수지 안 맞는 장사다.

부모라는 건, 외로운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슬픈 노릇이다.

부모라는 것은, 어리석은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애쓰는 노릇이다.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는 건,

부모라서, 다행이다. (p 257~p 258)

 

나에겐 '아빠'라는 호칭이 어색하다. 그렇게 불러 본 기억이 없다. 아니.......어쩜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기억에서만 사라졌을 뿐. 나의 아버진 바다의 사나이셨다. 길게는 1년을 넘게 출렁이는 배 위에서 생활을 하시고 집에 오셔서 생활하는건 몇 개월 남짓이었기에 언제나 조심스럽고 좀 서먹한 그런 관계가 계속되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아버지, 애교없고 까탈스러운 나, 그래서 아버지와 난 그렇게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딸을 걱정하고 챙겨 주는 아버지가 되셨고, 난 아버지가 살아 계심에 감사드리며 살고 있다.

부성애(父性愛). 찐하다. 짠하다. 먹먹하다. 드러냄을 쑥스러워한다.

 

 트럭 운전자 야스, 쑥스러움 많고 무뚝뚝하고 눈물 많은 이 남자, 미사코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 아키라를 낳으면서 이 남자는 행복에 겨워 눈물 훔치는 날이 많아진다.

"어, 다에코 누부야, 내가 왜 이럴까. 눈물이 난다. 왜 그런지 몰라도 미사코랑 아키라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온다. 행복한데 눈물이 나다니.... 내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싶다. 이상하지?"

"행복이란 게 이런 건가. 처음 알았다. 너무 행복하면 슬퍼진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p 43)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고 사는 일이 많다. 가끔씩 정신이 번쩍 든다. 아이들이 깔깔대는 웃음소리, 서로 지지않으려고 투닥거리는 소리, 공부는 뒷전이어도 책은 늘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이 내 행복의 원천임을 자주 잊고 산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두 아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야무지게 닦지 못한 몸 여기저기서 물은 뚝뚝 떨어지는데 옷도 껴입지 않은 벌거벗은 몸으로 장난은 계속 된다. 그런 일상이 행복이란걸 내 무딘 감정은 너무 늦게 깨닫는다.

 

아카라와 동물원에 가기로 약속한 날, 비가 온다. 평소 말귀를 잘 알아듣던 아키라가 그 날 따라 유난히 동물원에 가고 싶다며 떼를 쓴다. 일이 꼬이는 하루다. 꼬인 실타래가 끝내 풀어지지 않고 미사코를 죽음으로 몰고 간 날이다. 무너지는 나무상자더미에 깔릴것 같은 아키라를 지키기 위해 미사코는 몸을 던져 아키라를 지켜낸다. 엄마는 별이 되고 아키라는 성장한다.

유치원에서 가족을 그리는 날, 아키라는 잘 기억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사진을 보며 그려도 된다는 선생님의 허락하에 엄마사진을 가지고 가지고 유치원에 간다. 하지만 아키라가 들고 간 미사코의 사진이 발단이 되 다른 아이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날 이후 아키라는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야스는 그런 아키라를 고추친구인 쇼운 부부에게 보내 잠을 자게 한다. 아이를 가지지 못한 쇼운의 아내 유키에가 아키라를 아들 같이 여겨주고 아키라 역시 엄마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유키에에게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억수같이 눈이 퍼붓던 그 날밤, 쇼운의 아버지 가이운 주지스님은 잠이 든 아키라와 야스를 데리고 해안으로 간다. 자다 깬 아키라가 추위에 몸을 떨자 스님은 말한다.

"엄마가 있으면 등 쪽에서도 안아주지. 그럼 등도 안 춥겠지. 아버지도 있고 엄마도 있는 친구들은 그렇게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져. 그런데 아키라, 너한테는 엄마가 없어. 그러니까 등은 계속 추울거다. 아버지가 아무리 열심히 안아줘도, 등까지 다 안아줄 수는 없으니까. 그 추위를 짊어지는 일이, 아키라 너한테는 살아가는 일이다."

"등이 추운 채로 산다는 거는 힘든 일이다. 외롭다. 슬프고 억울하지."  (p 95)

아키라는 이렇게 야스와, 가이운 주지스님, 쇼운 부부, 다에코의 도움을 받으며 탄탄하게 자란다.

아키라가 성장하는 동안 야스는 많은 눈물을 흘린다. 우는 것 조차 쑥스러워 하는 야스가 맘 놓고 울 수 있는 곳, 다에코 누부의 조그만 가게에서.

 

난, 이 남자, 야스가 너무 좋다. 무뚝뚝하고 쑥스러움 많지만 한없이 정 많고 사려깊은 이 남자가 정말 맘에 든다. 콧등, 찡하게 만드는 그의 부성애를 나의 남편이여, 당신도 좀 배워라.

 

가이운 스님에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아키라와 병원 복도를 걷던 날을 회상하며 야스는 말한다.

"나란히 걷는 거, 그게 참 좋더라고."

"그래도 이제 아키라도 중학생이라 그런지, 눈 똑바로 뜨고 아버지랑 정면으로 마주 보는 거는 안 해 준다. 아버지랑 아들이란 거는 그런 거겠지. 난 그날 밤에, 이제 아키라랑 마주 보는 일은 점점 줄어들겠구나, 했다. 속내를 말하자면 섭섭하다. 그래도 아버지랑 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해서 걷는 것도, 이것도 참, 어, 뭐라고 말을 해야 되나, 뭐라고 해야 되나, 절절히 사무친다, 응..." (p 225)

나의 남편은 걸음이 빠르다. 언제나 휑하니 앞서간다. 그리곤 느릿느릿 걸어오는 날 한참을 기다린다. 아이들은 뛴다. 아빠보다 앞서 뛴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냅다 뛰기만 한다.

큰 아들은 가끔 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다. 넙적하고 두툼한 손이 이젠 내 손안에 폭 싸이지 않는다. 든든하다는 느낌. 글쎄.....딸이랑 손잡고 가는 맛은 이거랑은 다를래나?

아빠랑 아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모습,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아버지의 눈물, 본 적이 없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 없이 내가 결혼하던 날, 빨갛게 충혈된 눈은 봤다. 원체 무뚝뚝하셨던 분이기도 하지만, 아마 아버지도 쑥스러워 눈물을 삼키셨을게다.

자고로 남자는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며 감정을 함부로 흘리지 말도록 배워온 세대 아니신가.

하지만, 아버지 당신은 참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오자 :

p 204, 18째줄. 쇼우의 말이 - 쇼운의 말이

p 270, 6째줄. 이토록 쓸쓸한 느낌 줄은 몰랐다. - 느낌 줄은

p 277, 3째줄. 강한 자를 무찌르는 변호사 되길 바랐다.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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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악어가 살지
파비오 제다 지음, 이현경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처참한 생활상을 들여다 봤었다. 내용은 세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울분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아프가니스탄을 얘기하는 <바다에는 악어가 살지>는 이 책의 저자가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소년 에나이아트의 실화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살아남기 위한 7년간의 사투. 그 긴 고난의 여정을 아주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에나이아트, 아프가니스탄 하자라족 마을에서 아빠, 엄마, 누나, 동생과 평화롭게 살던 10살 소년.

탈레반의 강요로 트럭 운전을 하던 아빠가 강도떼의 습격으로 사망을 하게 되자 탈레반은 트럭 값 대신 에나이아트와 동생을 데려가려 한다. 에나이아트는 이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집에 파 놓은 구멍에 숨어 지내다 어느 날, 엄마의 손에 이끌려 파키스탄의 공동숙소인 시마바트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사흘을 보낸 후 엄마는 에나이아트만을 남겨 둔 채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그 때부터 홀로 남겨진 에나이아트의 필사적인 생존이 시작된다.

이란, 터키를 거쳐서 그리스를 넘어 이탈리아에 정착하기 까지의 기나긴 여정.

고작 10대의 나이에 오로지 생존을 위해 이겨내야만 했던 온갖 험난한 일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있어요, 파비오.

-뭔데?

-아프가니스탄인들과 탈레반은 다르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 대부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물론 그들 중에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있긴 하죠. 하지만 그들만이 아니랍니다. 그 사람들은 무지한 이들이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무지하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교육받는 것을 막는 거예요. 자신들이 신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일들이, 사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두려워서 그러는 거예요.  (p42~p43)

 

자살폭탄테러를 하고 무역센타를 비행기로 들이받는 사람들. 난 그들의 신념이 그들의 외곬이 무섭다. 이 세상 어떤 종교, 어느 신이 사람 목숨을 함부로 해도 된다고 그러는가.  

종교라는 장막을 치고 신의 이름을 빌어 해선 안 될 만행을 저지르는 무지한 이들.

탈레반에 국한된 얘긴 아닐 듯 하다.

 

에나이아트는 토리노에서 정치적 망명자로서 체류허가증을 받고 그동안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어머니와 다시 연락을 하게 된다. 8년만에.

 

담담하게 읽어 내려오다 결국 엄마와 침묵의 전화를 하는 장면에선 울컥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엄마도 울고, 에나이아트도 울고, 나도 울었다.

 

지구 유일의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 여기도 전쟁의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이런 일이 부디 이 나라에선 일어나지 않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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