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시대 - 로맨스 판타지에는 없는 유럽의 실제 역사
임승휘 지음 / 타인의사유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여러 소설 등을 접해왔던 경험에 비추어볼때 소위 '중세 서양의 귀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폭 넓은 세계관과 주제 등에 즐겨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마주한 여러 독자들 또한 나름 서양 귀족의 신분과 역활 또는 체계에 대하여 세세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는데... 물론 위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세세한 역사와 실제 귀족의 정서 등에 대한 정보(공부)를 할 수 있는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가상의 귀족과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개인 또는 사회 전반에 외곡된 이미지가 형성된 것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개인 등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형태는 이른바 무언가의 속박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다. 실제로 저다마 삶의 가운데 부족함으로 허덕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을 위하여 매일 반복되는 노동과 책임에 내리눌리는 것을 감내하는 것에 대하여 이른바 '귀족'이라는 단어는 그 현실과는 다른 이미지를 선사한다.

신분은 출생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 귀족만으로 구성되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이 동일하게 귀족의 특권을 누린다면, 이는 특권이 아니라 권리가 된다. (...)

227쪽

그야말로 (대중들에게 있어) 귀족은 보다 높은 신분을 보장받고 뒤따르는 부와 명예 따위를 누리는 존재다. 때문에 귀족의 삶이란 대부분의 신민들과 구분되는 옷차림과 행동거지 뿐만이 아니라, 애초에 사고방식 자체가 남다르다. 허나 그것이 진정 역사 속에서 보여지는 진짜 (서양)귀족들의 삶의 모습일까? 아니면 과거 한국인들이 흔히양반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졌던 것과 같이 역사와 픽션... 가상의 이야기와 현대의 환상이 어우러진 우리가 되고 싶은 사회적 특권 등을 '귀족'이라는 단어에 덧씌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에 이 책은 보다 실제 역사에 드러난 귀족의 신분을 드러냄으로서 과거와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귀족이 그 어떠한 역사의 과정을 거쳐 변화하였는가를 가늠하게 하는 일종의 기준점과 같은 내용을 드러내고 있다.

왕이라는 직분은 한 인간을 삼켜버렸고, (...) 모든 사생활을 박탈했다. (...)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신분에 걸맞게, 자신을 천가지 일의 노예로 만든 종속 상태에서 살았다.

86쪽

소위 사회적 인간이라는 기준을 넘어, 보다 다른 신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들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그대로 겉모습 뿐만이 아니라 내면의 사고도 갈고 닦았다. 이른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는 유명한 말이 존재하는 것처럼 오래전부터 남다른 역활과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서 귀족은 스스로 개인을 감추고 신분에 속박되어 왔다. 귀족으로서 사회적 역활, 가정 내부의 법도, 귀족 공동체로 구성되어 존재하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조건에 희생되는 것은 과연 어떠한 것이 있었는가? 그리고 점차 사회가 변화하고 더 이상 귀족이 나라의 안위와 사회의 구성 등에 수호자이자 주체가 될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왜 귀족은 '전통'과 '국가' 의 틈바구니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고 또 유지하고 있을까? 이에 과연 우리들은 진짜 귀족의 면모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부러워할 수 있을지... 이에 나 또한 다시끔 역사에 비추어진 서양 귀족의 삶을 통해 진정 자유란 그 바탕에 드리워진 의무와 책임 위에서만 (일부) 허락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때로 사람은 살아가면서 이겨내기 힘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감긴다. 물론 그러한 감정 중에는 기쁨과 흥분이라는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반대로 우울과 절망이라는 감정에 지배당한다면... 이에 이 소설의 이야기는 바로 우울함에 지배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최악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감정은 무엇인가. 또는 그러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저자 나름의 해답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는 감상이 든다.

특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매일 자신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상사와 점차 친구들과도 교류가 단절되어가는 현실 더욱이 스스로 하루를 돌아보는 자신의 일기에 남겨진 감정의 얼룩은 과장하여 "나의 삶은 어떠한 가치가 있는가?" 에 대한 의문과 절망이 가득하다.

이때 그러한 주인공에게 있어서 불쑥 나타난 '남자' 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보다 더 큰 혼란을 가져오는 인물이 된다. 물론 그는 주인공을 '생명이 위험한 위기'에서 구해준 은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주인공에게 그녀를 둘러싼 소중한 사람들이 불행해질 것이며, 주인공 스스로 또한 죽을 운명을 가지고 있다며 사뭇 불쾌한 미래를 던지듯 말해오는 수상한 자이기도 하다.

네 주변에서 '죽음'의 냄새가 나 (...) 올 겨울, 넌 죽게 돼

더군나다 그는 미래의 불행을 피할 방법도 일러주지 않는다. 그는 그저 '경고자'이며, 만약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롯이 주인공에게 달려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변화는 무엇으로 인하여 바꿀 수 있을까? 이에 결과적으로 정의하자면 그 중심에는 스스로 행동하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남자는 그녀(주인공)에게 반드시 죽을 것이라 예언했다. 그리고 그 죽음의 원인에는 그녀 스스로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녀가 행동하지 않았기때문에 닥쳐온 주변 사람들의 불행에 더해 그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닫은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운명의) 원인도 이유도 몰랐던 그녀임에도 미스터리한 남자의 경고를 기점으로 (먼저) 타인의 불행을 막는데 필사적인 행동을 취한다. 비록 스스로의 불운한 운명에 좌절하고 또 부정적인 마인드에 지배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녀는 친구의 우정을 외면하지 않았고 그 친구에게 닥친 불행에 같이 가슴 아파하며 울어주었으며, 남몰래 고민을 끌어안은 친구에게 고통을 나누자 제안하기도 하고, 심지어 내버려두지 않았기에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다가와도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그 덕분일까? 이야기 끝에 정작 주인공 스스로에게 아쩔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이 닥쳐왔을때도, 그의 곁에는 이전 그녀 스스로가 그러했듯이 자신을 위로해줄 사람들이 있다. 더욱이 이전 미스터리한 남자가 경고한 죽음의 운명을 피한 그녀는 본래 그녀가 마주해야 했던 운명의 모습을 깨달았으며, 그 무엇보다 '그 남자'가 무엇을 위해 자신에게 다가왔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고 그 '사랑'의 본질을 가슴 속에 품는다.

이처럼 이 소설은 내용의 흐름에 있어서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미스터리에 기대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마음을 죽이는 것이 오롯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불행의 씨앗은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타인과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사회에 드리워진 분위기로 인하여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고, 전반에 실질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또한 모두 개인들이 주변의 환경의 영향으로 거의 동통되는 감정의 어느 면면을 느끼고 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마음을 죽이는 것, 절망에 기대어 스스로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포기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만을 내버리는 행위가 아닌 때때로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죽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계하도록 하자,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도 본래 그녀의 운과 환경이 개선되기 이전에 그저 거리낌없이 다가왔던 한 남자의 애정과 선의가 먼저였음을 한번 중요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의 문장을 마주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자의 나열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독자는 글쓴이의 문장에 녹아있는 상대의 지성과 감성의 깊이를 마주하고 또 생각하지 못한 문장의 아름다움 등을 통해서 그 스스로도 보다 더 넓은 마음 속 지평을 확장하는 시도를 하기 위해 이른바 '독서'를 하고 있지 않은가 한다.

이에 인물(극작가인) 셰익스피어는 고전적인 명성을 더해 자세한 설명 또한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더욱이 아직 그의 글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사회의 이곳 저곳에 남아있는 그의 문장과 또 그것을 해석한 영상(영화)과 연극들이 수두룩하기에 말 그대로 문장을 읽지 않고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성을 접하고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일까? 이 책 역시도 그의 작품을 하나에서 열까지 논하는 책이 아니라, 각각의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가장 대표적인 문장이나 대사 등을 소개하면서 그 나름의 뜻과 의미를 음미하게끔 유도한다.

때문에 이미 나름의 작품을 이해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햄릿 등의 대사에 대하여 그다지 신선한 감상을 가질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의 구성에 따라 평소의 독서에서 더 나아가... 평범하게 접해온 '풀이된 단어'가 원문에서는 어떠한 문장으로 표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해당 변화와 차이에 대한 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들여 마주하기를 권한다. 비록 세상이 평가한 명 문장이라 해도 그 해당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내면 또는 표현의 간절함을 이해할 수 없으면 해당 문장의 매력은 상당히 감소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문장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마주할수 있는 간단한 입문서이자 문장의 사전과 같은 용도가 적합할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할 것이라는 감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로서 주목받기도 하는 작가이기에... 이에 우연치 않게 책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각설하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정약전은 무척 생소한 이름일 수 있으나 영화 자산어보(2021)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위인 정약용의 형제로서 신유박해(1801년)를 겪은 이루 유배생활을 하게 된 인물이다.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 대부분이 유배지에서 사망하기까지 주인공의 내면에 피어나는 감정 등에 주목되어 있느나, 때때로 그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하여 과거와 오늘날 '인간의 사회'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이해나 교류에 있어서 적어도 사랑과 정직함 또는 사랑이 대상(정약전)에게 현실의 불행을 떨칠 수 있게 한 가치였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러나 소설을 마주하다보면 정약전의 유배생활은 적어도 조선시대의 유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느 최악의 조건과는 다른 형태의 것이였다. 물론 그것이 가능한 이유에는 자식의 공부길을 열어주기 위한 섬마을 사람들의 열망이 우선되었기 때문이겠지만, 반대로 조정에서 벼슬까지 지낸 양반이 오래지 않아 유배에서 풀려날 경우를 생각한 타산적인 이유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패쇄적이지만 그만큼 순진할 것이라는 인상과는 다르게 정약전이 겪은 섬의 사람들은 저마다 이익과 필요성 또는 가치관으로 대상을 판단하고 이를 감추는 것 또한 능숙했다.

물론 섬마을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서당을 열고, 유배지 내에선 이동이 자유로웠으며, 심지어 양반이자 인격자로서 사람을의 공경을 받으며 교류하는 등의 유배지의 생활이 서서히 만들어짐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가 진정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없었던 이유에는 단순히 죄를 물어 빼앗기고 내몰린 현실에 대한 분노나 원한 만이 아닌 진정 마음으로 교류 할 수 있었던 가족과 형제와의 재외라는 미래의 가능성을 스스로 개척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절망의 감정이 제일 컸을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만들어 가는 행동과 목표의식 등이 단순히 유배지에서의 환경과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행동이 아니라 '삶의 연명에' 가까운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날 그날까지...' 이처럼 정약용은 대부분 술로 방황하는 형에게 당장의 목표를 제시하고 용기를 가져다주려 노력했다. 그 덕분일까? 안타깝게도 정약전은 결국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앞서 언급한 어보를 남기며 스스로 실학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답게 해양생물의 특징과 맛 내부기관의 관찰 등에 대한 자연과학의 가치를 담아낸 책을 펴내는데 성공한다.

생각해보면 그는 분하고 억울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나라 뿐만이 아니라, 천주교를 믿으며 순교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음에도 구원의 길을 비추어주지 않은 '신'에게도 적어도 원망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스스로 생을 마칠때까지 본래 정약전의 삶의 가치를 지닌 인물로 살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한다. 세상에 분노와 원망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술과 약물, 또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은 상대에게 빌붙어 신세 한탄을 쏟아내는 여느 삶의 형태와 비교하여 (주인공) 그의 삶은 분명 굳세고 남다르다.

비록 유배 이후 목표로 했던 진정한 바램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생전 그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있어 '존중받은 것' 특히 그 존중의 단어 속에 녹아있는 정약전의 삶의 모습은 적어도 이 소설의 뼈대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삶의 모습은 앞서 서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해와 사랑'의 형태를 지닌다. 비록 천주를 믿는다 하여 과거와 오늘날의 대부분을 빼앗겼으나, 이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미래에도 여전히 스스로가 믿어 온 가치를 따르며 살아갔다는 것은... 어쩌면 이를 마주하는 독자 중 되도록 '유리하고 가까운 길을 번갈아 쫓으며 살아가고 있는 (여느)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의 신념과 우직함이 주는 '아름다움' 을 발견하게 하는 좋은 이야기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감상을 받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현대사 사건 수행 일기 - 대한민국을 뒤흔든 10·26, 12·12 현장 기록
이재천 지음 / 인사이드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광복을 맞이한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금껏 걸어 온 길을 떠올릴때, 이에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때 어떠한 비극이 닥쳐왔는가?

각설하고 솔직히 고백하지면 나는 이 책의 주제인 12.12 군사반란 등에 대한 내용을 책보다는 최근의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물론 한국사의 과정에서 암기하듯 배웠던 교육의 영역밖에 이 사건으로 인한 불법성과 민주사회가 아닌 군부의 영향 아래 일어났던 수 많은 인권유린이 일어난 까닭에 대하여 그리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이른바 군부가 만들어낸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민주화가 진행된 오늘날과는 다르게, 과거의 이야기 대부분은'성숙한' 그리고 '평화' 라는 단어와는 동떨어진 것이 '일부' 사실이기에, 이에 (나의 감상에 따르면)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접하기에는 상당 부분이 과격하고, 또 야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으로도 생각이 되어지지만, 반대로 오롯이 나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 나름의 시대성을 알 수 있었기에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책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대성과 그 해당 사건이 내가 아닌 '나의 아버지들의 이야기'임을 떠올려보면 이처럼 분명 나 스스로는 책과 글로서 쿠테타의 진실을 마주하기에, 그렇기에 적어도 나는 이 내용 속 저항에 관대한 시선을 주게 된다. 물론 오늘날의 가치관으로 바라본다면 그들은 용서할 수 없는 반란자이자, 죄에 비해서 벌을 받지 않은 일부 기득권 세력이지만... 적어도 꾸준히 '역사의 심판'을 당하고 있으니.그야말로 이 시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한 갈등은 말 그대로 '전쟁'과 같은 격렬함을 띄고 있다고 생각해야 올바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이미 언급한 그대로 이 책은 그 나름의 야만성을 드러낸다. 과거 그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힘에 의한 권력이 형성되고 또 되물림되는 현상을 마주했을때! 이때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그 현실을 부정하며, 강력한 저항을 이어 나아갔고, 또 그 결과로 무수한 사건과 비극 또한 줄을 이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나는 이것이 오롯이 '정의'에 속하는 것인지 결정 할 수 없다. 아니...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그 비극의 잔재는 끝임없이 오늘날의 정치, 사회, 개인의 가치관을 시험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적어도 이 소설 속의 주제는 '저항'의 기억 그리고 그 정당성에 대한 많은 가치관이 드러난다 그 아무리 대한민국이 힘과 폭력에 굴하고 지배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여도 이에 저자는 끝내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오늘날의 세상 가운데 행동이 보여준 힘의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