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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탑
에도가와 란포 지음,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 민경욱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분명히 에도가와 란포라 하면 '거장'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라고 생각 할 것
이다. 물론 그가 남긴 작품도 같다.그러나 '원로'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는것과 '현역'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큰 차이점이 있기에, 내가 어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하는 것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찾아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미야자기 하야오'에게는 그 이유가 명확해 보인다. 물론 그 스스로도 은퇴한
거장의 위치에 있지만, 그래도 그가 처음으로 이 책을 접하고, 꿈을 키우고, 현역시절 그 것을
바탕으로 '예술'을 완성했을때의 열정은 책머리의 '추천사'의 글만을 보아도 잘 알 수 있을정도
이다. 그렇기에 그는 유령탑의 일러스트와 추천사를 통해서 오늘날의 독자들을 유혹한다. 자
신의 이름을 걸고서라도 '읽어라' 말하는 행동력. 바로 그것에 이끌러 '나 또한 책을 선택
한 것이 아니였을까?
허나 소설은 그야말로 '앤틱'이라는 느낌에 걸맞았다. 에도가와 란포도 어느 이름없는 '작품'(
회색빛 여인)의 영향을 받아 이 책을 지었으니, 그야말로 이 책은 옛 (19세기)영국의 정서와, 일
본의 정서가 합쳐진 소설이라 정의가 가능하다. 그래서일까? 나는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배
경이 일본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읽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영
국신사의 매너가 몸에 익은 '마츠오'와 비극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아키코' 그리고 이들에게 '
만남'과 '미스터리'를 선사하는 시계탑의 존재는 과거 그 시대 사람들이 추구하기 시작한 지성
과 과학기술과 옛 혼령과 전설의 충돌을 보다 적나라 하게 드러낸다. 때문에 이 작품은 미스
터리를 벗어나 당시의 시대상을 엿보는 또다른 재미도 있다.
한 여성을 불행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정의의 신사' 그러나 그 끝도 없는 불행의 늪
의 존재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생각치 못한 '환경과 기술' 바로 그 모든것이 '당시의 독자'들
이였다면 오늘날 공상과학소설을 접하는것 같은 흥분과 충격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
나 그 모든 기술이 상식화 되고 현실화된 세상에 사는 나는 그 충격을 받지 못했다. 반대로 신
사와 숙녀가 서로간의 약속과 이끌림을 이어가며 보여준 그 시대의 (이성)답답함은 실컷 맛보
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