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중세는 '암흑시대'로 이해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중세속의 사람들 또한 어둡

고 우울하고 두려움에 지배된 삶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적어도 이 책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그 시대 사람들도 당시의 '시대상'과는 상관없이 인간적인 면모를 잘 유지하고 있

다고 생각하게 된다. 


허나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종교(일신교)의 영향력이 가장 강했던 중세의 사람들이다.   그렇기

에 그들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캔터베리 대성당을 향해 순례를 떠나는 공동체를 꾸리고, 또

개개인의 영혼의 구제를 위하여 자신의 삶 일부를 바치는 희생의 길을 선듯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공통된 '정서'는 거기까지다.   이 '캔터베리 이야기'에서 그들은 각

각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중세의 기사와 성직자, 상인과 여관주인, 음유시인부터 관료에 이

르기까지 신분의 높낮이 뿐 만이 아니라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특수성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이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마침

여관주인이 '심심풀이'로 무대를 마련하자 그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한다.      (힘들

고 고단한 여행길 도중.  그 속에서 피어난 이야기 보따리는 그야말로 중세이기에 맛

볼 수 있는 개성적인 것이였다.)   그렇다.  모닥불이 피어오르는 '휴식의 순간' 그들은 저마

다의 '옛날 옛적 이야기'를 말한다.    기사는 정의와 기사도를, 수녀는 종교의 성스러움, 관료

는 질서의 필요성, 여관주인과 악사같은 사람들은 세속적인 우스갯거리나, 음탕한 이야기들을

말하며, 저마다의 웃음을 유발하고, 또 공감대를 유지하려 한다.


이렇게 보면 그들 역시 현대인들처럼 세속적인 사람들이다.   자신을 신에게 바치는 순례길

을 가면서도 그들은 인생의 즐거움을 말하고, 인생의 성공을 말하고, 목표의 숭고함

을 말한다.   허나 그 이야기 덕분에 먼 훗날의 독자 (나)는 당시 중세의 사람들의 색을 접하

고 또 그들의 정신을 공유하는 묘한 동질감도 느끼게 되었다.   문학성과 예술성을 뒤로 하더

라도,그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닌다.   정의, 목표, 삶, 즐거움,

경고... 이 모든것은 오늘날에도 삶에 밀접한 필수요소가 아니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