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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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도시 이야기 등으로 익숙한 찰스 디킨스의 에세이다.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여행

을 떠나게되었는지는 모르지만,적어도 1800년대 말 그는 프랑스를 떠나, 제노바 로마로 이어지

는 기나긴 여행을 경험했고, 또 그것을 이 글 속에 녹여냈다.그렇기에 이 책은 그 디킨스의 문

장 뿐 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온전한 모습도 함께 드러난다.   아니 온전히 라는 단어는 거

짓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디킨스의 기억속의 나라들과 사람들이 어떻게 변형되고 외

곡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공정한 글을 통하여 독자와 마주

해겠다고 약속했기에, 나는 그저 그의 약속을 믿고 천천히 글을 음미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맛본 즐거움은 오늘날에는 절대로 접할수 없는 시대의 공기와 분위기

다.    이동하기 위하여 선택한 고통스럽고 위험하기까지 한 이동수단, 그 마차주변에 몰려 목

숨을 걸고 구걸을 하는 빈민자들, 여행지 특유의 종교적인 건축물과 더불어 범죄자를 공개적으

로 처형하는 모습을 구경한 일화에 이르기까지,그가 오랜시간을 들여 둘러본 유럽의 모습은 매

력적이지만 분명 잔인하기도 하다.    디킨스는 유럽의 아름다움만을 음미하지 않았다.    영국

의 양극화를 꼬집은 올리버 트위스트의 작가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모든것

은 종교와 인간 스스로가 이룩한 업적과 그 반대의 그림자 모두를 목격하는 날카로움이 드러

난다.   그러나 그 신랄함에도 불구하고 로마만큼은 그에게 있어 모든것을 용서할만큼의 매력

있는 장소로 느껴진 모양이다.  (실제로 책에 드러난 그의 로마사랑은 당당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18세기의 여행은 끝이나고, 그는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중 하나로서 기억되고 있

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았을때 이 에세이는 디킨스라는 그 이름아래 빛을 발하는 그의 일기

와도 같은 것이기에 순수한 '작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디킨스의

세계를 접하는 입문서가 아니라, 나중에 더욱더 디킨스에 대하여 알고싶은 그 단계에 접해야

한다.  그의 눈은 세계를 어떠한 눈으로 볼까?   어떠한 즐거움을 찾는가?  그의 실생활은 그가

낳은 많은 작품들에게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이에 대하여 책은 그 나름의 대답을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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